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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여2004.11.27
조회2,703

귀여워 영화정보

이해할 수 없고, 이해될 수도 없는 현실의 버거움에 휘청거리는 인간들을 위한 굿판 한마당같은 영화였다.

답답하고 탈출구 없는 지옥같은 혼돈의 세상에서
현실의 부조리, 집착과 인연, 감정의 그물에서 허우적대는 인간들의 모습을 처연한 아름다움(?)으로 담으며,
환타지로 위무하려하는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의 원제는 '말눈 가리개'였다고 한다.
왜 달려야 하는지도 모른채 앞만 보고 달리게 하는 가리개에 가린 말들처럼
우리 인간들도 왜 살아야하는지도 모른채 여러가지 굴레의 그물에 걸려 헉헉대는 모습을
영화는(혹은 순이(예지원)은)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을 한편으론 아름답기도 하다고 보는 것 같고.
--<동물의 왕국>같은 것을 봤을때의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영화에서 순이는(예지원)은 막가는 여자라기 보단 구원을 위해 내려온 성녀(혹은 천사)의 이미지 같다.
--영화에서 난간위에서 두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흡사 예수의 이미지이고, 셋째(정재영)을 젖가슴으로 안아주는 이미지는 성모 마리아같다. 영화속 결혼식 장면에서 순백의 이미지도 그렇고--
가족들은 모두 그녀에게 관심이 있다. 현실의 엿같음과 답답함에서 구원을 얻고 싶은 욕망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녀의 처녀성의 피로 가련한 인간들을 구원한다.
첫째(김석훈)이 순이의 처녀막에서 피를 어쩌구하는 일기는 구원받고자하는 강한 욕망처럼 느껴진다.
영화에서 구원을 얻는 이는 아버지(장선우)다.
그는 결혼식이라는 한판의 굿판을 치르고 순이의 처녀성의 피로 구원을 얻고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부적을 남기고 떠난다.
죽음만이 자유로움을 주는 것이 인생이라는 씁쓸함이 느껴진다.

김장 장면이 영화에서 나온는데, 김장이라면 각종 양념이 버무려지지 않나.
우리 사는 세상도 그렇게 얽히고 설키고 뒤죽박죽이며,
우리의 삶이라는 것도 짜고 맵고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

갠적으로 유쾌하기보단 상당히 슬프게 봤다.
김석훈이 연기한 첫째에게서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셋째(정재영)이 지체 부자유자들이 사는 집에 들어가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에서 눈물이 핑 돌더라.
슬픈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