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싶지 않습니다

미씨2004.11.27
조회1,660

첫눈이 너무 험악하게 내리더니

오늘은 바람이 자네요

내 안엔 분명 내 자신이 살아 있는데 왜 드러내놓구 내가 되어

살수가 없는 걸까요?

저 웃고 싶지 않아요 말하고 싶지도 않아요 밥도하고싶지 않아요

잠만 자고 싶어요 아무생각도 꿈조차 없이 그냥요

하지만 늘 생각 뿐이네요

난 내가 아니거든요

두 애들의 엄마구 한남자의 아내구 팔순을 바라보시는 시엄니의 며느리거든됴

그것도 막내며느리

우울합니다 웃고 싶지 않습니다웃고 싶지 않습니다

많이요

엊그제 남편이 제게 그러더군요

사채는 안썼냐구

안썻죠 사채까지는 대출에 카드에

원금만 거의 5천이네요

제가 빚으로 안고 있는 금액이

정말 죽어버리고 싶었네요 작년에 말이죠

빚 독촉에 시달리는라 살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아직도 살아있네요

자식둔 죄인이라 아니 죽음이 두려워서 아니 살아서 빚 갚고 죽어야 하기 땜에

애써 태연한척 살고 있는 난데

뜬금없이 잠자리에서 남편이 묻대요

자기 옆회사 사람이 사채를 써서 빚독촉에 견디다못해 자살했노라구

그거 보니까 너무 심란하다구

그러면서 넌 어쩔셈이냐구 집팔구 월세라도 얻어서 맘편히 살자구

엄마는 형들한테 모시라하자구

네 저두 그러구 싶죠 집팔면 월세라도 얻을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내빚에 집대출에

워크아웃도 알아보구 했지만 금액에 비해 소득이 부족해서 안된다고 하더라

카드사는 한두군데도 아니구 일단 보험사 대출부터 조금씩이나마

갚아가구 있다구

나 열심히 살려구 노력중이라구

내가 태평해 보인답니다

그럼 맨날 인상쓰고 징징대고 울고 그러구 사란말이냐구 화를 냈습니다

내가 어쩌다 그리 됐는지 잊고만 싶습니다

절대 돌이키고 싶지도 않습니다

내몸이 아파서 병 고치느라 빚을 졌다 저 이러면서 주문을 외우며 삽니다

저 카드로 옷한번 신발한켤레 사신은적 없는데

내가 미쳐서 속아서 사기당한거 겉 똑똑이 짓한거 남좋은일 시킨거

그거 잊어버리려 노력중인데 화병 안생기게

이런 내맘을 몰라주는 남편이 야속합니다

차압들온다구 카드사에서 전화가 오더군요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준비 시엄니 아시면 뒤로 넘어가실테죠

시댁식구들 난리가 나겠죠

어차피 겪을일이라면 빨리 겪어 버리고 싶네요

남편은 매일 늦습니다

일주일내내

거래처 사람들과 밥 술 먹으며 일얘기 한다 그러대요

간밤엔 4시반에 기어들어와 3시간 자고 나가더군요

때돈을 버나 봅니다 쥐꼬리만한 월급 받으며 얼마나 충성을 하는지

물론 압니다 자기 자리를 더 견고히 하기위해 자기일을 즐기며

인정받으며 하고 있다는거

하지만 ㄴ싫습니다

쥐꼬리만한 봉급 받아오며 그 고생하는 것도 싫구

또 틈만나면 친구들 만나 늦는것도 싫구 능력없어서 애초에

내가 돈벌러 나가야해서 오늘날 내 신세가 이리 된것도

다 남편탓인거 같구 시엄니랑 있기 싫어서 직장다니겠다고

밖으로 나온 나도 싫구 다 싫기만 합니다

누구 탓하는 내 자신이 제일 싫습니다

전 웃고싶지도 말하고 싶지도 집에 들어가고 싶지도 않아요

나도 싸돌아 다니고 싶구 술도 마시고 싶구 울고도 싶구 미치고 싶어요

하지만 늘 감춥니다 난 아무일 없는듯

퇴근하구 밥하고 먹고 시엄니랑 드라마보구

이러는 내가 싫어요 힘들어됴

아무 재미도 없구 낙도 없고 희망도 없구

그냥 오늘 떠들어 봅니다 이래야 살거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