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11월을 보내며 넋두리 한 마디....)

들국화200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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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


세상의 기후가 늘 햇빛 쨍쨍 내리쬐는 따스한 봄날일 수 없듯
사랑 또한 화창한 날의 그것일 수만은 없습니다

나는 우리들의 사랑이 나무 같은 것이기를 바랍니다.

나무는 자신 이외의 것을 말없이 받아들일 줄 아는 미덕을 지니고
있습니다. 햇빛이 내리쬐어도, 비가 내려도 스스로 모든 것을 넉넉히 받아들일 줄 압니다. 나무는 그 어떠한 것들도 자신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그 무엇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따스하게 감싸는 햇살도, 그토록 혹독하게 몰아치던 매서운 바람도 모두 자신의 뿌리를 더욱 굳건하게 해주는 자양분임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무는 단 하루도 자신의 성장을 멈추는 법이 없습니다 비록 눈에 띄지 않을 만큼의 미미한 양이지만 호들갑스럽지 않게 묵묵히 하늘 높이로 사랑을 키워갑니다 바라고 또 바랍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사랑법이라는 것이 이처럼 밝음과 어두움, 환희와 상처를 함께 보듬으며 머나먼 길 서로의 길이 되어 어깨동무를 풀지 않고 늘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그리하여 단 하루도 사랑이 줄어드는 법 없이 묵묵히 그 사랑을 키워갈 수 있게 되기를 박/성/철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 中에서]
     

 

11월을 보내며 나의 넋두리 한 마디...

 

며칠 전 남편은 사촌 형수의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를 듣고는

삼백이란 돈을 빌려 주었다. 몇 년전 만해도 떵떵거리며 살던 분이다. 

 

남편은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내게 의논을 하지만 ,늘 그랬듯이 내겐 허락이 안되는 부분이다.

보증을 서준다거나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일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안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좀 인정없어 보이고 서운하겠지만 그 서운한 감정은 잠시일 뿐이라고...

잠시만 나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하며 산다.

내 생각이 너무 잘못 된 생각일까... 

 

그래서 내 허락 받을 생각 말고 혼자 생각으로 혼자 알아서 하라고 했다.

남편의 그런 모습을 보면 어쩔때는 나보다도 더 정에 약하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같은 월급쟁이한테 삼백이란 돈은 참 큰 돈이다.

 

그렇게 울먹이면서 남편의 마음을 약하게 했던 그이의 형수님..

은행이 그렇게 분주한 날인 25일에 부쳐 주었건만...

잘 받았다는 전화 한 통이 없다.

전화를 붙들고는 그렇게 숨 넘어 가듯이 울먹였다던 사람이...

참 많이 서운했다.

잘 받았네...고마우이...약속한대로 꼭 갚겠네...이 한마디 말이 그렇게 어려울까.. 

 

예전에 회사  상사한테도 두 번에 걸쳐 이백 오십이란 돈을 빌려 주었었다.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못 받고 있다.

아니 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이도 나도 이미 받기를 포기한 상태니까...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갚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 사람한테 한번도 갚으라는 말을 안해 보았다.

아니 여기저기 빌렸음에도 불구하고 쪼들리며 사는 사람을  매일 회사에서 보면서도

그이 역시 달라는 말을 못한다.

그 사람의 지금 처지가 어떤지를 뻔히 잘 알기에...

 

토요일 밤 두 녀석들을 재우고 남편과 술 한 잔을 하면서

그 얘기가 나왔고..남편이 그런 일을 처리 할 때마다 난 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떻게 모아 두었던 돈인데...50원 싸다고 가까운 곳에 두고도 조금 더 먼 곳에 있는 마트로 다니고,

비닐 봉투 사는 돈 10원,20원 아깝다고 갈 때마다 시장바구니 챙겨 다녔는데.... 

내가 얼마나 아끼고 안쓰면서 살아왔는데...

 

나 앞으로는 아끼는 일 안 할거야...바보같이 그렇게 아둥바둥 힘들게 살지 않을거야..

애들 메이커 옷도 못 사입히며 키웠는데 앞으로 메이커 옷 다 사 입히며 살거야..

그러니 당신 이젠 많이 벌어...나 앞으로는 씀씀이 커질테니까... 하고는 그이한테  말도

안돼는 억지를 부렸다.  그냥 속이 너무 상해서 눈물이 흘렀다.

그이가 왜 그렇게 때로는 바보 같이 느껴지는지.. 자기가 힘들게 일해서 벌어 한 푼 두 푼  모은 돈인데..  

얼마나 소중한 돈인데...그래서 함부로 헐지도 못하고 못 썼는데....

 

한 번씩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내 자신이 후회스럽고 허탈감에 빠진다.

분명 살아가는데 돈이 다는  아니건만....

돈이란 게 있어야 가정의 모든 것이 원만하게 돌아갈 수 있기에

행복의 조건 중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돼는 것이 돈이기도하다.   

 

난 또 이번 일도 받지 못하리라고 어느 정도 체념을 한다.

그이는 형수가 약속한 날에 갚지 않으면 사촌 형과 형수를 쳐다도 안보고 인연을 끝겠다고

내 앞에서 말을 하지만  살아가면서 사람이 그러면 안되는 일이다. 

내가 너무 속상해하니 그이도 그렇게 말을 했을 것이다.

 

남편은 다시는 앞으로 이런 일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지켜봐 달라고 내게 말을 한다.

하지만 그날 형수의 울먹이던  목소리는 일을 하면서도 하루종일 귓가에  쟁쟁해서

도저히 그냥 넘기지를 못하겠다고....하지만 돈을 부치고도

잘 받았다는 전화 한 통 못 받고 나니 자기도 사실은 속상하다고....

 

 

남한테 손 내밀어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사는 우리는 그래도 행복하다고 남편은 말을한다.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몇 년째 이곳에서 제 자리 걸음하고 있는 게 나는 싫다고

그이한테 속상한 김에 짜증을 내본다. 

 

그런 내게 남편이 말하기를 ...그럼 서구로 이사 갈래?

거긴 이 돈으로 30평 이상 아파트 충분히 사는데..이곳 떠나서 거기로 갈까? 라고

말하는 남편한테 난 또 더 속상하게 아니...요 앞 아파트로 가고 싶어..라며 바로 앞

46평 아파트를 가리켜 본다. 그이는 그런 나를 바라보며 내 코를 한 번 찝어주며 웃는다.

내가 속상해서 말도 안돼는 떼쓰고 있는 거 뻔히 알기에....

 

자기가 이럴 때는 꼭  바보같아 나 너무 속상해....라고 말하니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울 일도 많다. 그런 일에 눈물을 흘리다니..

나도 눈물 좀 흘려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말을 한다.

어쩌면 그이가 더 맘이 아플텐데....

난  내 생각만 내 욕심만 부리고 있다.

 

부부는 참 묘하게 만나 살아가나 보다.

너무나 상반된 성격에...너무나 다른 두 사람...

하지만 섞어 놓으면 마치 두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이

서로 모자란 부분 채워주며 용케도 잘 살아간다.

 

난 또 그이가 약속한 말(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다)을 믿어 본다.

아내가 너무 속상해서 흐르는 눈물을 보고 마음이 아팠을테니

앞으로는 조금 나아지리라 생각하면서....

 

살아가는데 돈이 분명 다는 아니건만....왜 이렇게 허탈한건지....

전화 한 통 없는 게 꼭 갚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져 섭섭한건지...

어쩌면 남편이 그동안 빌려 준 돈은 처음부터 내 돈이 아니였는지도 모르겠다.

 

툭툭 털어 버리고 웃고 다시 힘내서 하루를 살아가야지..

비록 풍족하게 쓰며 살 진 못해도  가족들 건강하고 마음만은 늘 행복했으니까..

요만큼만이 내게 주어진 복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야겠지....

 

 





 

고운님들 12월이 되면 이젠 가을이라고 하는 분이 안 계시겠지요.

가을인가 했는데 어느새 겨울이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11월 마무리 잘 하시고 활기찬 12월 맞이하세요~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이 있듯이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엔 고운님들 가정에 좋은 일만이 가득하기를 바래봅니다.

12월에도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살아가면서....(11월을 보내며 넋두리 한 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