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옥의 버스

박민수2004.12.06
조회775

※ 이 이야기는 픽션이 아니며 현실, 인물, 단체와 관련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상쾌하지 못했다.

요새들어 수면부족과 두통등 때문에

아침에 기지개를 펴고 일어날때면 항상 상쾌하지 못했다.

 

그랬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 고통속에서 잠시나마 해방되어보고 싶은 마음에

난 내 작은입에 약가루를 털어넣었다.

 

그 약가루가 내 위를 조금은 달래준것일까

어느새 콧물과 두통은 멎고..

12시정각을 알리는 거실의 걸려있는 시계에서 알람이 울려대기 시작했다.

 

항상 입던 똑같은 옷을 걸쳐입고

오래간만에 머리를 감지 않은채 터벅터벅 시장을 통하여 버스정류장에 다다랏다.

언제부터였을까 난정말 운이 없는것인지..

버스정류장의 10m부근에만 가면 내가 타야할 그 버스가 먼저 출발하고 있는것이었다.

 

의문이었다..버스 운전기사는 날 싫어하는 것일까..

그렇게 난 추운바람을 견디며 두번째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36번..

13번..

20번..

22번..

....하물며 마을버스까지...

정확히 13대의 버스가 천천히 천천히 정류장에 남아있던

승차객들을 하나하나 태우고 다음 행선지로 떠나가는 것이었다..

어째서..어째서 6번만..없는거냐!!!!!!!!!(직장까지 가는 버스는 유일하게 한대뿐인 6번이었다)

내 얼굴표정은 이미 필사적이었고 지금이라도 버스가 오지않는다면

나의 오른쪽에서 차표를 팔고 있는 매표소 할아버지의 얼굴을

사정없이 팔꿈치로 찍고 싶다는 생각도 사실 간절했다.

 

꿈☆은☆이루어진다.

버스가 도착했다. 

그리고 버스 안에는 많은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다.

난 평상시처럼 젊은 사람들이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비워둔

"노약자석"에 편안한듯 미소를 지으며 착석 하였고,

이내 버스는 푸르릉~소리를 내며 출발을 감행하고 있었다.(웃으라고 하는소리다;)

 

'난..어째서 이 버스에 탄거냐...'(회상)

 

 

"다음 정류장은 희망백화점 희망백화점 입니다"(직장까지 반정도왔음)

 

잠시 눈을 붙인 사이에 버스는 희망백화점에 다다랏고,

왠지 범상치않은 기운을 느낀 나는 붙인 눈을 힘겹게 떠 창가를 바라보았다.

 

음..정확히 5m정도?

왠  돼지가 한마리..아니 밍크코트와 떡칠한 화장의턱살의 조화를 이룬

한명의 돼지..아니 귀족같은 여인네가 전신에 땀을 휘날리며

내가 타고 있는 6번버스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젊어보이는 운전기사 아저씨는 마음이 착해서인지

그 돼지..아니 귀족아주머니를 기다리며 버스를 정차하고 있었다.

 

힘겹게 버스에 오른 귀족아주머니는 비싸보이는 악어가죽뺵을 들어

돈을 집어 요금통에 넣으려 하고 있었다.

 

이내 그 악어가죽빽에서 나온 지폐는 미소를 짓고 있는 운전기사 아저씨의

표정을 일그러뜨리게 만들었다.

 

만원짜리였다.

 

운전기사 아저씨는 은근히 웃어보이며 귀족아주머니에게

동전이나 천원짜리가 없으시냐고 물어보았다.

허나 귀족아주머니는 그런 종이쪼가리를 누가 가지고 다니냐고

하며 호통을 쳤고, 모든 승객의 인상을 찌부려 뜨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온화한 미소의 운전기사 아저씨는 쓰고있는 선글라스를 잠시 접어두고

자신의 주머니에서 잔돈을 꺼내어 귀족아주머니에게 거실러 주었다.

그 모습에 감동해서인지 뒤에서 조용히 웃으며 지켜보시던 할머니는

착한 젊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셧다.

 

그렇게....몇분이 지났다..

 

"다음역은 간석 간석역입니다"

 

그때였다!!!

힘겹게 장애인석에 앉아있던

귀족아주머니는 턱살을 흔들며 사정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뭐에요!!아저씨!!!!"

 

"네??무슨 일이십니까 손님?"

 

버스안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소리를 지르는 귀족아주머니의

목청에도 불구하고 운전기사 아저씨는 다소곳히 손님을 불렀다.

 

듣자하니 귀족아주머니가 동암역에 가야하는데 지금 반대방향으로 온것같다고 하는것이다.

이런 상황에선 당연히 손님측에서 버스를 내려 택시라던가 반대측 차선에서

버스를 타야 정당하다고 생각했다.

허나 그 귀족아주머니의 한마디는 내 상식을 무너뜨렸고,

모든 손님의 일체화된 동의를 깨뜨렸다

 

"빨리!!!차 돌려요!!!나 바뻐요!!!"

 

쿠쿵!!!!!!

이..이 무슨 마..말도 안돼는 개소린가!!!!?

 

"소..손님 무슨 소리십니까 잘못타신 분이 내리셔서 다른 버스를 타고 가셔야죠"

 

"뭐요!?손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에요!?이 아저씨 왜 이래!"

 

그때서부터 였다.

손님들은 아까부터 참아왔던 울분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아!아줌마 아줌마가 잘못하고 왜 소리는 지르고 난리야 난리가!"

"기사 아저씨 그냥 무시하고 가세요."

"저 아줌마 완전 싸이코네"

 

등등의 메세지가 내 귓속을 파고 들었고

나역시 통쾌해 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난 귀족아주머니의 한마디에 가지고 잇던 상식을 버렸고

조용히 고개를 떨구게 되었다.

 

"이 아저씨가 동암역 간다고 해서 탓단 말이에요!!!어떻할거야!!!차 돌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차를 돌린다는 상식에 벗어난 발언은

내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그때였다!

조용히 미소를 짓던 아저씨는 얼굴이 고추같이 시뻘게 진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귀족아주머니의 귀청에 대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뭐 돼지같은 년이 다있어!!!내가 간석역 간다고 했지 동암역 간다고 했어!!!앙!?"

드디어 흥분상태

 

"어머머 이 아저씨 말쳐하는것좀 봐. 완전 재수 제로네 제로"

 

.....아줌마 아줌마의 말도 그렇게 높은 레벨은 아닌것 같은데요...

 

이미 버스는 아수라장이 되있었다.

운전기사를 말리는 손님들과

버스 뒷편에서 멜빵바지를 입고 춤을 추고 있는 초등학생 소년들..

이에 질세라 노인석의 할머니들도 덩달아 소리를 지르며

그 둘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 둘의 싸움은 이미 주먹다짐으로 퍼져있었고

돼지 아줌마는 턱살실드(sheld) 덕분에 아무리 맞아도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그 싸움을 지켜보던 샐러리맨의 분위기를 풍기던 한명의 대머리 아저씨가

운전수를 말려보았지만

실수로 기사의 선글라스를 짓밟아 부숴뜨리는 바람에

대머리 아저씨는 기사아저씨에게 얼굴을 가격당하고 말았다.

 

마침 라디오에서 나오는 태진아의 국민곡 사랑은 아무나 하나 가 흘러나와

아수라장의 버스 분위기를 한층 무르익게 만들어 무도회장으로 레벨업 되었다.

 

시간은 어느덧 12시 45분

 

15분만 더 있으면 당연시리 난 알바를 지각하게 된다. 

사실상 소극적인 성격의 나는 아무리 버스안이 아수라장이 되어있어도 어떠한 소리도 낼수없었고 조용히 지켜봐야 했다. 허나

이미 지각이란 지옥을 경험해보았기에 그 긴장감을 무너뜨리고 소리를 지르게 되었다.

 

"문열어 줘요 아저씨!!!!!!!"

 

무도회장의 손님들은 모두 날 주목하게 되었고

운전기사 아저씨는 조용히 문을 열어주었다.

 

"푸쉬쉭.."

 

그 곳이 간석역이었다.

난 주안역까지 온힘을 다하여 달리고 또달렸다.

 

아까 내가 탓던 그 버스는 아직도 분위기를 틈타 미동도 하지않고

흔들거리기만 하고있었다.

 

하지만 간석역과 주안역의 거리는 상당했다.

평소처럼 오늘도 지각을 하게 되었고

다시한번 난 지옥을 경험하게 되었다..

 

앞으로 난 12시20분대의 버스는 타지않겠다고 마음먹었고

주안역과 간석역의 루트를

 

"지옥의 루트" 라고 이름지었다.

 

이제부터 택시를 타야할것 같다...

난 인천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