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황제의 즉위식은 무탈하게 마쳐졌고, 곧 연회가 몇 주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무는 즉위를 마치면 곧 중림부로 돌아가려 했으나, 황제의 만류로 다시 1주일 이상 황도에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이제는 지체하지 않고 떠나려는 무에게 미란이 마지막으로 셋이서 함께 낚시를 하고자 청했다.
“이제 정말 마지막 청이에요.”
“네 청은 항상 마지막이 아니었느냐?”
“안 되나요? 셋이서 형제의 의를 맺은 그때를 생각하면서… 낚시를 즐기고 싶어요. 그때처럼…”
“전하는 이제 국사에 바쁠 텐데 쓸데 없이 시간을 뺏는 것이다.”
“둘째 사형은 이미 허락 했어요.”
“…”
“마지막 청이에요. 정말로…”
“…알았다”
무는 어쩔 수 없이 승낙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낚시를 위해 묵혀 두었던 장비를 정비하는 미란에게 황급히 황도로 돌아온 악귀가 찾아왔다. 황급히 돌아온 그의 몰골을 보고 미란은 이일 잘 되지 않았음을 글방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대안을 써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전하와 사형한테는 제가 전하겠습니다. 장군은 이 일에 이제 관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다음 날 저녁이 되자 미란은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이미 약속된 장소로 나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무와 적룡 그리고 미란은 헤어진 그날 이후 무려 12년 만에 다시 함께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이렇게 세 사람이 나란히 앉아 낚시를 하게 되는 날이 다시 돌아올 줄은 미처 몰랐어요.”
“나도 그렇단다… 형님은 어떻죠?”
두 사람의 대화에 무는 너무나 무정하게 대꾸했다.
“아무리 그래도… 전 떠날 겁니다.”
무가 이리 냉담하자 적룡은 물론이고 미란은 심히 마음이 상했다. 그렇게 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금 세 사람은 서로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공기는 마치 숨이 막힐 것 같이 밀도 높고 탁했다. 그렇게 숨이 막힐 것 같은 침묵 속에서 결국 미란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사실… 할 말이 있어요.”
“할 말이라니…?”
“더 이상은 청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청 같은 것이 아니에요.”
미란의 목소리는 서서히 미세하게 떨리어 가고 있었다. 그러한 미란의 태도에 무는 갑자기 자그마한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뭘 그리 망설이는 거지…?”
“사형!”
“…”
미란은 갑자기 엎드려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 미란 아?”
갑작스러운 이 태도에 적룡은 무척 놀라 당황했지만, 무는 곧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
“할 말이란 게 무엇이냐?”
“사형!”
“또 무슨 흉계를 꾸미는 것이냐? 어서 말 해라!”
“부인께서…”
“뭐?”
무는 미간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미란은 더욱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부인께서 목진국(木眞國)의 군사들의 전투에 휘말려… 그만 아드님과 함께… 사형!”
“너…”
무의 갑작스러운 노기와 함께 팽팽한 긴장감이 세 사람이 있는 공간을 휘감고 있었다. 그때 적룡이 다급하게 미란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 미란!”
“제 명으로 장군 악귀가 군사들과 함께 전하의 등극식에 두 분을 모시고자 상인으로 위장해 중림부로 향했습니다.”
“누가 너에게 그런 것을 시켰더냐?”
이번에는 적룡마저 미란을 크게 나무라고 있었다. 그리고 무는 이미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한 무를 대면한 미란은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사형…”
적룡은 이 갑작스러운 사태에 직면해서 어찌할 줄을 몰라 크게 혼란스러워 했으며, 미란은 계속 눈물을 쏟으며 고변하고 있었다.
“부인이 있는 산장이 그만 목진국의 진영과 인접한 지라 지나던 목진의 군사와 사사로운 시비가 붙어 그만… 아비귀환 속에서… 악귀는 부인과 아드님을 지키려 하다 그만 수행한 군사를 모두 잃고, 홀로 큰 부상을 입고 목숨만 구명해 살아왔다 하옵니다. 흑…”
노한 무는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심장을 짓누르며 필사적으로 분노를 억제하고 있었다.
‘헉…’
숨이 막힐 듯 헐덕이며 한참 그렇게 떨고 있던 무는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일어나 말을 달려 두 사람 곁을 떠나버렸다.
“형님…”
무가 그렇게 떠나자 황제 적룡은 미란에게 물었다. 적룡도 이미 온 몸에 노기가 가득해 있었다.
“지금의 고변에 한치의 거짓도 없느냐?”
“전하…”
“어서 묻는 말에 답하지 못하겠느냐!”
“제 말에 거짓이 있다면, 제 목을 내어 놓겠습니다. 사형…”
“미란…”
황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중림부의 운산.
미친 듯이 말을 달려 2주일 길을 5일 만에 도달한 무는 곧바로 산장으로 향했다. 그는 멀리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 산장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가 산장에 도착했을 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실로 참담한 광경이었다. 모두 타고 재만 남아 아직 따뜻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산장을 바라보며 무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이… 이건…”
그는 무덤으로 가득 찬 자신의 집을 목격하고 말았다.
“안돼!”
외마디 비명이 메아리의 통곡이 되어 온 운산의 골짜기로 흘러 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곳에 답해줄 사람은 이미 아무도 없었다.
“이럴수는 없어… 이럴수는… 으~아아악~!”
그는 미친 듯이 맨 손으로 무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썩어서 벌레들이 득실거리는 살과 뼈가 그의 손에 뜯겨 나왔다. 그 악취에 그만 무는 구토를 하고 말았고, 그럴수록 그의 노기는 더해가고 있었다. 그렇게 이잡듯이 무덤을 파헤치던 그는 문득 아들 비와 부인 운향의 이름이 적힌 패가 있는 무덤을 발견했다.
“이… 이건…”
그는 그 무덤에 앞에서 무릎을 끓고 며칠을 통곡하며 사죄했다.
“날… 용서해줘… 모두 내 죄야… 날…”
며칠이 지났을까…? 하루…? 이틀…? 아니 일주일…? 어쩌면 한달…? 그러한 무의미한 시간이 한없이 흐른 뒤에야 굳은 마음을 정한 적청은 결국 다시 황도로 향했다. 사실, 무가 황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나 였다. 오직 하나…
‘용서 못해…! 절대로…!’
운선을 떠난 지 일주일도 채 못 되어 다시 황도에 입성한 그는 그 길로 곳 장검을 들고 미란의 집을 찾았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뜻밖의 사태였다.
“사형!”
“너…”
미란은 목욕재계를 한 후에 흰 옷을 곱게 차려 입고 머리를 풀어 헤치고는… 목을 길게 늘여 그의 검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형이 저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지금 여기서 제 목을 쳐서 형제의 의를 그만 끊어 주시기 바랍니다.”
“…어찌 이리도… 너는…”
무는 스스로 죽기를 청하는 그녀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
그는 칼을 떨어뜨리고, 쓸쓸히 미란의 집을 나와 성 밖 걸인촌에 칩거하기 시작했다. 처음… 중림부로 쫓겨났을 때처럼… 그는 다시 죽은 자가 되어 버렸다.
영웅 (1부 2막 : 적청(赤靑)의 추억 #15)
우려했던 황제의 즉위식은 무탈하게 마쳐졌고, 곧 연회가 몇 주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무는 즉위를 마치면 곧 중림부로 돌아가려 했으나, 황제의 만류로 다시 1주일 이상 황도에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이제는 지체하지 않고 떠나려는 무에게 미란이 마지막으로 셋이서 함께 낚시를 하고자 청했다.
“이제 정말 마지막 청이에요.”
“네 청은 항상 마지막이 아니었느냐?”
“안 되나요? 셋이서 형제의 의를 맺은 그때를 생각하면서… 낚시를 즐기고 싶어요. 그때처럼…”
“전하는 이제 국사에 바쁠 텐데 쓸데 없이 시간을 뺏는 것이다.”
“둘째 사형은 이미 허락 했어요.”
“…”
“마지막 청이에요. 정말로…”
“…알았다”
무는 어쩔 수 없이 승낙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낚시를 위해 묵혀 두었던 장비를 정비하는 미란에게 황급히 황도로 돌아온 악귀가 찾아왔다. 황급히 돌아온 그의 몰골을 보고 미란은 이일 잘 되지 않았음을 글방 깨달을 수 있었다.
“…어찌… 되었습니까”
“…대안을 써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전하와 사형한테는 제가 전하겠습니다. 장군은 이 일에 이제 관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다음 날 저녁이 되자 미란은 무거운 마음을 이끌고 이미 약속된 장소로 나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무와 적룡 그리고 미란은 헤어진 그날 이후 무려 12년 만에 다시 함께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이렇게 세 사람이 나란히 앉아 낚시를 하게 되는 날이 다시 돌아올 줄은 미처 몰랐어요.”
“나도 그렇단다… 형님은 어떻죠?”
두 사람의 대화에 무는 너무나 무정하게 대꾸했다.
“아무리 그래도… 전 떠날 겁니다.”
무가 이리 냉담하자 적룡은 물론이고 미란은 심히 마음이 상했다. 그렇게 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지금 세 사람은 서로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공기는 마치 숨이 막힐 것 같이 밀도 높고 탁했다. 그렇게 숨이 막힐 것 같은 침묵 속에서 결국 미란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사실… 할 말이 있어요.”
“할 말이라니…?”
“더 이상은 청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청 같은 것이 아니에요.”
미란의 목소리는 서서히 미세하게 떨리어 가고 있었다. 그러한 미란의 태도에 무는 갑자기 자그마한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뭘 그리 망설이는 거지…?”
“사형!”
“…”
미란은 갑자기 엎드려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 미란 아?”
갑작스러운 이 태도에 적룡은 무척 놀라 당황했지만, 무는 곧 얼굴이 굳어져 버렸다.
“할 말이란 게 무엇이냐?”
“사형!”
“또 무슨 흉계를 꾸미는 것이냐? 어서 말 해라!”
“부인께서…”
“뭐?”
무는 미간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그리고 미란은 더욱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부인께서 목진국(木眞國)의 군사들의 전투에 휘말려… 그만 아드님과 함께… 사형!”
“너…”
무의 갑작스러운 노기와 함께 팽팽한 긴장감이 세 사람이 있는 공간을 휘감고 있었다. 그때 적룡이 다급하게 미란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 미란!”
“제 명으로 장군 악귀가 군사들과 함께 전하의 등극식에 두 분을 모시고자 상인으로 위장해 중림부로 향했습니다.”
“누가 너에게 그런 것을 시켰더냐?”
이번에는 적룡마저 미란을 크게 나무라고 있었다. 그리고 무는 이미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한 무를 대면한 미란은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사형…”
적룡은 이 갑작스러운 사태에 직면해서 어찌할 줄을 몰라 크게 혼란스러워 했으며, 미란은 계속 눈물을 쏟으며 고변하고 있었다.
“부인이 있는 산장이 그만 목진국의 진영과 인접한 지라 지나던 목진의 군사와 사사로운 시비가 붙어 그만… 아비귀환 속에서… 악귀는 부인과 아드님을 지키려 하다 그만 수행한 군사를 모두 잃고, 홀로 큰 부상을 입고 목숨만 구명해 살아왔다 하옵니다. 흑…”
노한 무는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는 지금 자신의 심장을 짓누르며 필사적으로 분노를 억제하고 있었다.
‘헉…’
숨이 막힐 듯 헐덕이며 한참 그렇게 떨고 있던 무는 갑자기 아무 말 없이 일어나 말을 달려 두 사람 곁을 떠나버렸다.
“형님…”
무가 그렇게 떠나자 황제 적룡은 미란에게 물었다. 적룡도 이미 온 몸에 노기가 가득해 있었다.
“지금의 고변에 한치의 거짓도 없느냐?”
“전하…”
“어서 묻는 말에 답하지 못하겠느냐!”
“제 말에 거짓이 있다면, 제 목을 내어 놓겠습니다. 사형…”
“미란…”
황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중림부의 운산.
미친 듯이 말을 달려 2주일 길을 5일 만에 도달한 무는 곧바로 산장으로 향했다. 그는 멀리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 산장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가 산장에 도착했을 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실로 참담한 광경이었다. 모두 타고 재만 남아 아직 따뜻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산장을 바라보며 무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이… 이건…”
그는 무덤으로 가득 찬 자신의 집을 목격하고 말았다.
“안돼!”
외마디 비명이 메아리의 통곡이 되어 온 운산의 골짜기로 흘러 들고 있었다. 그러나 그 곳에 답해줄 사람은 이미 아무도 없었다.
“이럴수는 없어… 이럴수는… 으~아아악~!”
그는 미친 듯이 맨 손으로 무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썩어서 벌레들이 득실거리는 살과 뼈가 그의 손에 뜯겨 나왔다. 그 악취에 그만 무는 구토를 하고 말았고, 그럴수록 그의 노기는 더해가고 있었다. 그렇게 이잡듯이 무덤을 파헤치던 그는 문득 아들 비와 부인 운향의 이름이 적힌 패가 있는 무덤을 발견했다.
“이… 이건…”
그는 그 무덤에 앞에서 무릎을 끓고 며칠을 통곡하며 사죄했다.
“날… 용서해줘… 모두 내 죄야… 날…”
며칠이 지났을까…? 하루…? 이틀…? 아니 일주일…? 어쩌면 한달…? 그러한 무의미한 시간이 한없이 흐른 뒤에야 굳은 마음을 정한 적청은 결국 다시 황도로 향했다. 사실, 무가 황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나 였다. 오직 하나…
‘용서 못해…! 절대로…!’
운선을 떠난 지 일주일도 채 못 되어 다시 황도에 입성한 그는 그 길로 곳 장검을 들고 미란의 집을 찾았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뜻밖의 사태였다.
“사형!”
“너…”
미란은 목욕재계를 한 후에 흰 옷을 곱게 차려 입고 머리를 풀어 헤치고는… 목을 길게 늘여 그의 검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형이 저를 믿지 못하시겠다면 지금 여기서 제 목을 쳐서 형제의 의를 그만 끊어 주시기 바랍니다.”
“…어찌 이리도… 너는…”
무는 스스로 죽기를 청하는 그녀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
그는 칼을 떨어뜨리고, 쓸쓸히 미란의 집을 나와 성 밖 걸인촌에 칩거하기 시작했다. 처음… 중림부로 쫓겨났을 때처럼… 그는 다시 죽은 자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