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45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24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24
- 캥!
- 우 웅
총성과 함께 괴수의 날카로운 비명이 동굴 광장을 울렸다. 정신없이 먹이를 먹던 다른 괴수가 총성과 동료의 비명에 놀라 고개를 들고 으르렁 거렸고, 정민은 다시 쓰러져 있는 괴수의 복부 중앙을 정조준하고 잠시 기다렸다. 급소를 맞지 않은 듯 괴수가 다시 일어나려고 버둥대기 시작했다. 정민은 속으로 혀를 차며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에는 정민이 원했던 곳에 정확히 명중한듯했다. 총소리와 함께 괴수는 비명도 없이 축 늘어졌다. 그리고 먹이 앞에서 으르렁 거리던 다른 괴수는 동료가 완전히 쓰러지자 즉시 몸을 돌려 개울이 있는 동굴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민은 괴수가 완전히 사라지자 긴장감으로 격양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입구에 잠시 동안 가만히 기대서있었다. 마음이 진정되자 정민은 총을 어깨에 멘 후 조심스럽게 광장으로 내려섰다. 다시총구를 겨누고 쓰러져있는 괴수의 숨이 끊어졌는지 확인했다.
‘이번에도 운이 좋았어! 다음에도 운이 따라 주었으면 좋겠는데…. 이제 세 마리가 남은 셈인가?’
한동안 긴장을 해서 그런지 목이 말랐기 때문에 정민은 쓰러져있는 괴수를 지나쳐 수액 우물을 향해 다가갔다. 정민은 우선 수액으로 목을 축이고 잠시 해야 될 일을 생각 했다.
“나머지 괴수를 처치해야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겠는걸. 빨리 적당한 무기를 만들어야겠어!”
정민은 신단수로 올라가기 전에 괴수의 움직임을 미리 알아야 될 필요성을 느꼈다. 이런 저런 궁리를 하던 정민은 괴수가 먹던 사체를 개울 쪽으로 나있는 동굴 앞에서 수액우물까지 다섯 무더기로 나누어 놓고 그곳마다 돌로 탑을 쌓았다. 만일 미끼를 먹으려고 입을 대면 돌탑이 쓰러지면서 소리가 나게 한 간단한 경보장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미끼를 먹으면서 다가오게 되면 그만큼의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계산도 포함 되어있는 것이었다. 정민은 경보장치의 설치가 끝나자 미처 챙기지 않았던 발톱과 두개골에 박혀있는 이빨을 먼저 챙겼다. 괴수의 발톱은 10cm 정도의 크기고, 송곳니는 15cm나 되었다.
“오호라, 새끼가 이정도 라면 어미의 것은 적어도 두 배는 되겠군. 칼보다 났겠는걸.”
정민은 괴수의 송곳니를 들고 중얼거렸다. 그는 쓰러져 있는 괴수를 끌고 수액 웅덩이 곁으로 옮기고 가죽을 벗기려 수리검을 빼들었다가 다시집어 넣고 대신 괴수의 발톱과 송곳니로 가죽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의 예상대로 칼로 하는 것보다 쉽게 가죽을 벗길 수 있었다.
정민이 괴수의 가죽을 다 벗기고 수액으로 이물질을 씻어내고 있을 때 첫 번째 돌무더기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민이 고개를 들었을 때 괴수 한 마리가 첫 번째 미끼를 먹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 예상했던 것 보다 일찍 나타났군.’
정민은 즉시 가죽을 챙기고 신단수 쪽으로 소리를 내지 않고 산에서 수련한 걸음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줄을 잡고 구멍으로 올랐다. 정민이 신단수의 구멍으로 들어가자 두 번째 돌탑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민은 입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더 이상 미끼를 먹게 되면 곤란하기에 정민은 총을 쏴서 쫒기로 하고 괴수의 눈을 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이 동굴광장을 울리고 괴수가 뒤로 자빠졌다가 잠시 뒤 고개를 흔들며 일어서서 으르렁 거렸다. 정민은 괴수를 겨누고 다시 총을 쏘았다.
‘이런, 총알을 피하다니!’
정민이 겨누고 쏘았던 괴수는 이미 옆으로 이동했고 총알이 바닥에 박히며 흙먼지만 피워 올랐다. 괴수가 딴것에 관심이 있을 때만 총알을 맞았고 인식하고 있다면 맞히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 정민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으나 괴수는 총알이 날아오는 장소를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또 피했다. 정민은 다시 두 방을 더 쏘고는 더 이상 총으로 상대하는 것을 포기 했다.
‘빨리 저것들을 상대할 무기를 만들어야겠군. 접근전이 아니면 저것 들을 상대할 수 없겠어.’
괴수는 더 이상 총알이 날아오지 않자, 정민을 비웃듯 미끼를 물고 유유히 사라졌다.
“제기랄, 저것들이 나를 놀리는군.”
정민은 괴수가 사라지자, 즉시 광장 바닥으로 내려와 괴수 사체에서 살을 발라 돌탑과 함께 여러 곳에 만들어 놓고 자리를 잡고 앉아 괴수사체에서 뼈와 힘줄을 분리해 나갔다. 두 번째 하는 일이라 불과 여섯 시간 만에 뼈와 힘줄을 분리한 정민은 나머지 살은 수액으로 처리해서 부패하지 않게 만들어 신단수 안으로 모두 옮겼고 황토로 수액을 굳힌 덩어리도 상당수를 확보해서 구멍에 쌓아놓았다. 그리고 괴수의 몸 안에서 나온 구슬 두 개도 역시 챙겼다.
모든 작업을 마친 정민은 즉시 개울로 통하는 곳이 잘 보이는 구멍입구에 자리를 잡고앉아 괴수를 상대할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정민은 우선 신축성이 좋은 뱃가죽으로 여섯 개의 띠를 만들어 목각을 고정하는 용도로 만들고 바로 목각들을 발목과 손목 그리고 팔뚝에 찼다. 그 순간 정민은 주변에 보이는 것들이 색깔이 복잡하게 뒤엉켜 보여 어지러웠으나 적응을 위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계속 차고 있기로 했다.
정민은 띠 만들기가 끝나자 뱃가죽으로 물주머니를 만들고, 수액을 담아 두었다. 작업을 하면서 수시로 내려가서 수액을 마시는 것이 귀찮았고, 오랫동안 내려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정민은 본격적으로 무기를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정민은 괴수의 뼈들을 이것저것 들어보고, 두드리고, 힘을 주어 꺾어도 보면서 만들 무기를 구상해보았다. 괴수의 갈비뼈는 상상외로 탄력이 좋았고 뒷다리의 허벅지 뼈는 거의 대나무와 같았다.
“그래, 이것을 이용해서 활을 만들면 되겠군.”
정민은 괴수의 갈비뼈 두 개와 가슴뼈로 활을 만들 것을 구상하고 작업에 몰두했다. 칼로는 도저히 안 되어 송곳니와 발톱으로 조금씩 다듬어가며 활을 만들어 갔다. 정민이 여러 가지 무도를 익히면서 관련 서적을 많이 본 것이 활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탄력이 좋은 뱃가죽을 줄처럼 가늘게 잘라 갈비뼈와 가슴뼈를 연결하는 끈 대용으로 쓰는 등 자신이 알고 있는 활에 대한 모든 지식을 다 동원하여 그런대로 모양을 갖춘 활을 만들었다. 힘줄로 활시위를 걸고 나니 30cm 정도 크기의 활이 완성 되었다. 가슴뼈를 다듬어 가운데에 두고 갈비뼈 두 개를 양쪽에 뱃가죽 끈으로 묶어 붙인 모습이었다.
“만들고 보니 어린아이 장난감 같군.”
정민은 빈 활시위를 당겨보았다. 그러나 그의 생각처럼 쉽게 당겨지지 않았다. 정민이 전에 쏴보았던 국궁보다도 시위를 당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거, 보통의 힘으로는 당기는 것도 쉽지 않겠는걸. 엉성하지만 이 정도라면 충분히 괴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겠어.”
정민은 활이 완성되자 화살을 만들기 위해 다리뼈를 다듬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도와 많은 시간을 투자해 겨우 두 마리의 괴수 뒷다리 허벅지다리뼈 4개에서 세 개의 화살 재료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정민은 작업을 하다가 시계를 보았다.
“이거 화살 하나를 만드는데 3일이나 걸리다니, 이래가지고는 동굴을 빠른 시간 안에 빠져나가기 힘들겠다.”
정민은 활을 만들면서 가끔 괴수들의 방문을 받았다. 신단수에 가까이 접근할 때마다 총을 쏴서 위협을 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괴수들은 여유 있게 정민이 쏜 총알을 피했고, 계속해서 그를 놀리듯 미끼를 챙겨 사라졌다. 활을 거의 다 완성해 가자 정민은 은근히 화가 치밀었다.
“저놈들에게 완전히 우롱당하고 있는 기분이 드는데 ….”
정민은 궁리 끝에 날카로운 뼈 조각과 힘줄을 이용하여 덫을 하나 만들었다. 괴수들이 미끼를 삼키면 목에 걸리게 만들고, 힘줄 끝에는 큰 돌을 하나 메달아 놓아 움직임이 불편하게 만들었다. 괴수의 힘줄은 칼은 물론 괴수의 이빨이나 발톱으로도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민의 의도대로 미끼를 삼킨다면 괴수들이 꽤나 고생하게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미끼를 다섯 개를 만들어 곳곳에 놓아두고 정민은 화살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작업을 하다 보니 거의 하루작업에 하나를 만들 수 있었다. 날개는 배가죽의 털로 만들고 화살촉은 괴수의 이빨 중에 적당한 것을 골라 수액에 황토를 섞어 붙였다. 수액은 황토를 섞으면 단단하게 굳어지며 접착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드디어 완성 되었군. 이놈들 이젠 죽었다, 하하하!”
정민은 광장으로 내려와 화살을 활에 걸고 시위를 당겼다. 그러나 힘이 모자라 시위를 완전히 당기지도 못했고, 무거운 괴수의 뼈로 만든 화살이 너무 무거운 관계로 불과 20m 도 날아가지 못하고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
정민은 한동안 멍청하니 화살을 바라보다가 화살을 집어 들고 신단수로 돌아와 앉았다. 정민은 활을 만드는데 실패하자, 혼자 있다는 사실이 마음속에 크게 다가왔다.
“제기랄, 어째서 연정은 한 번도 오지 않는 거야?”
정민은 연정과 연이가 보고 싶어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자 육 개월 동안 자라 완전히 장발이 된 머리칼을 쥐고 울부짖었다.
“와아, 보고 싶다! 나가고 싶어! 나 좀 여기서 내보내주라! 누구 없냐? 제발! 와아!”
- 우 웅
정민의 외침에 동굴광장의 울림만이 대답했다. 그는 큰소리를 지르고 나면 속이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더욱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한동안 광장을 내려다보던 정민은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기 위한 작업을 하기위해 활을 개량할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정민은 신단수의 내부가 단단한 나무와 같다는 것에 착안하여 화살을 무겁고 만들기 어려운 괴수의 뼈를 대체해 만드는 게 낳겠다고 생각하고, 괴수의 송곳니를 앞다리 뼈에 붙여 나무를 다듬기 좋은 형태의 단도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단도로 내부 벽에서 화살의 재료를 뜯어내는 것은 쉬웠다. 괴수의 송곳니의 날카로움과 그 강도가 신단수 보다 강했기 때문에 화살을 만들 재료가 제법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림자의 춤 45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24
그림자의 춤(影舞) 45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24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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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캥!
- 우 웅
총성과 함께 괴수의 날카로운 비명이 동굴 광장을 울렸다. 정신없이 먹이를 먹던 다른 괴수가 총성과 동료의 비명에 놀라 고개를 들고 으르렁 거렸고, 정민은 다시 쓰러져 있는 괴수의 복부 중앙을 정조준하고 잠시 기다렸다. 급소를 맞지 않은 듯 괴수가 다시 일어나려고 버둥대기 시작했다. 정민은 속으로 혀를 차며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에는 정민이 원했던 곳에 정확히 명중한듯했다. 총소리와 함께 괴수는 비명도 없이 축 늘어졌다. 그리고 먹이 앞에서 으르렁 거리던 다른 괴수는 동료가 완전히 쓰러지자 즉시 몸을 돌려 개울이 있는 동굴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민은 괴수가 완전히 사라지자 긴장감으로 격양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입구에 잠시 동안 가만히 기대서있었다. 마음이 진정되자 정민은 총을 어깨에 멘 후 조심스럽게 광장으로 내려섰다. 다시총구를 겨누고 쓰러져있는 괴수의 숨이 끊어졌는지 확인했다.
‘이번에도 운이 좋았어! 다음에도 운이 따라 주었으면 좋겠는데…. 이제 세 마리가 남은 셈인가?’
한동안 긴장을 해서 그런지 목이 말랐기 때문에 정민은 쓰러져있는 괴수를 지나쳐 수액 우물을 향해 다가갔다. 정민은 우선 수액으로 목을 축이고 잠시 해야 될 일을 생각 했다.
“나머지 괴수를 처치해야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겠는걸. 빨리 적당한 무기를 만들어야겠어!”
정민은 신단수로 올라가기 전에 괴수의 움직임을 미리 알아야 될 필요성을 느꼈다. 이런 저런 궁리를 하던 정민은 괴수가 먹던 사체를 개울 쪽으로 나있는 동굴 앞에서 수액우물까지 다섯 무더기로 나누어 놓고 그곳마다 돌로 탑을 쌓았다. 만일 미끼를 먹으려고 입을 대면 돌탑이 쓰러지면서 소리가 나게 한 간단한 경보장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미끼를 먹으면서 다가오게 되면 그만큼의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계산도 포함 되어있는 것이었다. 정민은 경보장치의 설치가 끝나자 미처 챙기지 않았던 발톱과 두개골에 박혀있는 이빨을 먼저 챙겼다. 괴수의 발톱은 10cm 정도의 크기고, 송곳니는 15cm나 되었다.
“오호라, 새끼가 이정도 라면 어미의 것은 적어도 두 배는 되겠군. 칼보다 났겠는걸.”
정민은 괴수의 송곳니를 들고 중얼거렸다. 그는 쓰러져 있는 괴수를 끌고 수액 웅덩이 곁으로 옮기고 가죽을 벗기려 수리검을 빼들었다가 다시집어 넣고 대신 괴수의 발톱과 송곳니로 가죽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의 예상대로 칼로 하는 것보다 쉽게 가죽을 벗길 수 있었다.
정민이 괴수의 가죽을 다 벗기고 수액으로 이물질을 씻어내고 있을 때 첫 번째 돌무더기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민이 고개를 들었을 때 괴수 한 마리가 첫 번째 미끼를 먹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어, 예상했던 것 보다 일찍 나타났군.’
정민은 즉시 가죽을 챙기고 신단수 쪽으로 소리를 내지 않고 산에서 수련한 걸음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줄을 잡고 구멍으로 올랐다. 정민이 신단수의 구멍으로 들어가자 두 번째 돌탑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민은 입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더 이상 미끼를 먹게 되면 곤란하기에 정민은 총을 쏴서 쫒기로 하고 괴수의 눈을 조준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이 동굴광장을 울리고 괴수가 뒤로 자빠졌다가 잠시 뒤 고개를 흔들며 일어서서 으르렁 거렸다. 정민은 괴수를 겨누고 다시 총을 쏘았다.
‘이런, 총알을 피하다니!’
정민이 겨누고 쏘았던 괴수는 이미 옆으로 이동했고 총알이 바닥에 박히며 흙먼지만 피워 올랐다. 괴수가 딴것에 관심이 있을 때만 총알을 맞았고 인식하고 있다면 맞히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 정민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으나 괴수는 총알이 날아오는 장소를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또 피했다. 정민은 다시 두 방을 더 쏘고는 더 이상 총으로 상대하는 것을 포기 했다.
‘빨리 저것들을 상대할 무기를 만들어야겠군. 접근전이 아니면 저것 들을 상대할 수 없겠어.’
괴수는 더 이상 총알이 날아오지 않자, 정민을 비웃듯 미끼를 물고 유유히 사라졌다.
“제기랄, 저것들이 나를 놀리는군.”
정민은 괴수가 사라지자, 즉시 광장 바닥으로 내려와 괴수 사체에서 살을 발라 돌탑과 함께 여러 곳에 만들어 놓고 자리를 잡고 앉아 괴수사체에서 뼈와 힘줄을 분리해 나갔다. 두 번째 하는 일이라 불과 여섯 시간 만에 뼈와 힘줄을 분리한 정민은 나머지 살은 수액으로 처리해서 부패하지 않게 만들어 신단수 안으로 모두 옮겼고 황토로 수액을 굳힌 덩어리도 상당수를 확보해서 구멍에 쌓아놓았다. 그리고 괴수의 몸 안에서 나온 구슬 두 개도 역시 챙겼다.
모든 작업을 마친 정민은 즉시 개울로 통하는 곳이 잘 보이는 구멍입구에 자리를 잡고앉아 괴수를 상대할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정민은 우선 신축성이 좋은 뱃가죽으로 여섯 개의 띠를 만들어 목각을 고정하는 용도로 만들고 바로 목각들을 발목과 손목 그리고 팔뚝에 찼다. 그 순간 정민은 주변에 보이는 것들이 색깔이 복잡하게 뒤엉켜 보여 어지러웠으나 적응을 위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계속 차고 있기로 했다.
정민은 띠 만들기가 끝나자 뱃가죽으로 물주머니를 만들고, 수액을 담아 두었다. 작업을 하면서 수시로 내려가서 수액을 마시는 것이 귀찮았고, 오랫동안 내려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정민은 본격적으로 무기를 만드는 작업에 돌입했다. 정민은 괴수의 뼈들을 이것저것 들어보고, 두드리고, 힘을 주어 꺾어도 보면서 만들 무기를 구상해보았다. 괴수의 갈비뼈는 상상외로 탄력이 좋았고 뒷다리의 허벅지 뼈는 거의 대나무와 같았다.
“그래, 이것을 이용해서 활을 만들면 되겠군.”
정민은 괴수의 갈비뼈 두 개와 가슴뼈로 활을 만들 것을 구상하고 작업에 몰두했다. 칼로는 도저히 안 되어 송곳니와 발톱으로 조금씩 다듬어가며 활을 만들어 갔다. 정민이 여러 가지 무도를 익히면서 관련 서적을 많이 본 것이 활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탄력이 좋은 뱃가죽을 줄처럼 가늘게 잘라 갈비뼈와 가슴뼈를 연결하는 끈 대용으로 쓰는 등 자신이 알고 있는 활에 대한 모든 지식을 다 동원하여 그런대로 모양을 갖춘 활을 만들었다. 힘줄로 활시위를 걸고 나니 30cm 정도 크기의 활이 완성 되었다. 가슴뼈를 다듬어 가운데에 두고 갈비뼈 두 개를 양쪽에 뱃가죽 끈으로 묶어 붙인 모습이었다.
“만들고 보니 어린아이 장난감 같군.”
정민은 빈 활시위를 당겨보았다. 그러나 그의 생각처럼 쉽게 당겨지지 않았다. 정민이 전에 쏴보았던 국궁보다도 시위를 당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거, 보통의 힘으로는 당기는 것도 쉽지 않겠는걸. 엉성하지만 이 정도라면 충분히 괴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겠어.”
정민은 활이 완성되자 화살을 만들기 위해 다리뼈를 다듬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도와 많은 시간을 투자해 겨우 두 마리의 괴수 뒷다리 허벅지다리뼈 4개에서 세 개의 화살 재료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정민은 작업을 하다가 시계를 보았다.
“이거 화살 하나를 만드는데 3일이나 걸리다니, 이래가지고는 동굴을 빠른 시간 안에 빠져나가기 힘들겠다.”
정민은 활을 만들면서 가끔 괴수들의 방문을 받았다. 신단수에 가까이 접근할 때마다 총을 쏴서 위협을 했지만 별로 효과가 없었다. 괴수들은 여유 있게 정민이 쏜 총알을 피했고, 계속해서 그를 놀리듯 미끼를 챙겨 사라졌다. 활을 거의 다 완성해 가자 정민은 은근히 화가 치밀었다.
“저놈들에게 완전히 우롱당하고 있는 기분이 드는데 ….”
정민은 궁리 끝에 날카로운 뼈 조각과 힘줄을 이용하여 덫을 하나 만들었다. 괴수들이 미끼를 삼키면 목에 걸리게 만들고, 힘줄 끝에는 큰 돌을 하나 메달아 놓아 움직임이 불편하게 만들었다. 괴수의 힘줄은 칼은 물론 괴수의 이빨이나 발톱으로도 끊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민의 의도대로 미끼를 삼킨다면 괴수들이 꽤나 고생하게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미끼를 다섯 개를 만들어 곳곳에 놓아두고 정민은 화살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작업을 하다 보니 거의 하루작업에 하나를 만들 수 있었다. 날개는 배가죽의 털로 만들고 화살촉은 괴수의 이빨 중에 적당한 것을 골라 수액에 황토를 섞어 붙였다. 수액은 황토를 섞으면 단단하게 굳어지며 접착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드디어 완성 되었군. 이놈들 이젠 죽었다, 하하하!”
정민은 광장으로 내려와 화살을 활에 걸고 시위를 당겼다. 그러나 힘이 모자라 시위를 완전히 당기지도 못했고, 무거운 괴수의 뼈로 만든 화살이 너무 무거운 관계로 불과 20m 도 날아가지 못하고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
정민은 한동안 멍청하니 화살을 바라보다가 화살을 집어 들고 신단수로 돌아와 앉았다. 정민은 활을 만드는데 실패하자, 혼자 있다는 사실이 마음속에 크게 다가왔다.
“제기랄, 어째서 연정은 한 번도 오지 않는 거야?”
정민은 연정과 연이가 보고 싶어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자 육 개월 동안 자라 완전히 장발이 된 머리칼을 쥐고 울부짖었다.
“와아, 보고 싶다! 나가고 싶어! 나 좀 여기서 내보내주라! 누구 없냐? 제발! 와아!”
- 우 웅
정민의 외침에 동굴광장의 울림만이 대답했다. 그는 큰소리를 지르고 나면 속이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더욱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한동안 광장을 내려다보던 정민은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기 위한 작업을 하기위해 활을 개량할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정민은 신단수의 내부가 단단한 나무와 같다는 것에 착안하여 화살을 무겁고 만들기 어려운 괴수의 뼈를 대체해 만드는 게 낳겠다고 생각하고, 괴수의 송곳니를 앞다리 뼈에 붙여 나무를 다듬기 좋은 형태의 단도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단도로 내부 벽에서 화살의 재료를 뜯어내는 것은 쉬웠다. 괴수의 송곳니의 날카로움과 그 강도가 신단수 보다 강했기 때문에 화살을 만들 재료가 제법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 크르릉
- 캑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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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