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특이한 이름은 줄줄이 딸만 낳은 집에서 아들을 낳기 위해 딸애에게 남자 이름을 붙이는 옛 풍습 때문이라고 했다. 그 때 그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 부모님이 그 풍습을 알지 못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했었다.
난 강병진이란 이름으로 살다보면 안 그래도 우울한 인생이 더욱 우울해 질 것만 같건만 병진이는 자신의 이름에 주눅이 들거나 창피해 하는 것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 뿐 아니라 자신의 별명에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
병진이의 별명은 ‘닭가슴’이었다. 사실 그녀와 지독히도 어울리지 않는 별명이었다. 슬픈 일이지만 병진이는 내가 본 여자 중에 제일 예뻤다. 텔레비전에서 본 여자들을 통털어서 말이다. 항상 병진이를 보면서 성형도 안했는데 저렇게 예쁘면 안 되는 데라고 생각했었다. 무슨 기집애가 살결은 백옥 같고, 코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직선이며, 이마는 공을 넣은 듯 동그란 건지. 거기다가 눈은 약간 잿빛이 돌면서도 한없이 깊었다. 나도 꽤나 예쁜 편이었지만 병진이에는 감히 비할 수도 없었고, 병진이가 단독 1등 미인이었다면 나는 한참 뒤처진 2등이었다.
이런 병진이의 치명적인 단점은 싸가지라는 말이 모자를 정도로 재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대부분의 공주과 애들처럼 잘난 척을 하는 거라면 잘난 외모에 대부분 넘어가 줄 수도 있을 일이었는데 병진이는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한 예를 들면 면식만 있는 옆반의 아이에게는 인사도 건네지 않는 것이 정상인데 병진이는 옆 반 아이의 교복 엉덩이라도 쳐져 있다면 당장 달려가 “너 똥 쌌냐? 좀 다려 입어.” 이런 식이었다.
난 병진이가 싸가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정신병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별명 이야기로 돌아가서, 별명은 유래는 이렇다.
그녀의 기이한 행동에 어느 날 착한 한 여학생이 분노하며 폭발한 사건이 있었다.
식곤증에 모두들 잠에 취해 살던 5월의 어느 날이었다. 당시 17살의 소녀들이 빽빽이 앉아서 5교시 수업을 받고 있었다. 모두들 졸음에 겨울만한 그 시간은 절대 졸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강심장이 아니라면...
새로 부임한 잘 생기고 키도 휜칠한 총각 선생님을 두고 누가 감히 졸 수 있겠는가.
그날도 모두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숫자놀이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착한 여학생이 점심에 뭘 잘 못 먹은 모양이었다.
“뿡~~~~.”
무려 5초라는 시간을 잡아먹으며 뿜어진 소리에 모두들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고, 범인을 가려내기 충분한 시간이었기에 소리의 주인공은 책상에 엎드려 고개도 들지 못했다. 하필 총각 선생님 앞에서라니 그 창피함이야 말로 표현될 수나 있을까. 거기서 막을 내려야 할 사건은 아쉽게도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어휴, 드러. 누가 똥싸나봐. 너지?”
병진이는 수업시간에 학생은 조용히 해야한다는 규칙마저 깨가며 소리의 주인공을 정확하게 노려보았고, 그것으로 미처 소리의 주인공을 깨닫지 못했던 뒷자리의 아이들과 총각 선생님마저 범인을 정확히 알게 된 것이었다.
그 범인도 사람이었다. 병진이의 말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었다.
착한 그 학생은 수업이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총각 선생님이 사라지기 무섭게 병진이에게 다가갔다.
“너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었어?”
“너 냄새나. 저리가.”
내가 단언하건데 냄새는 그리 심하지 않았었다.
“너 말 좀 이쁘게 해. 우리 반 애들 너 싸가지 없다고 다 욕해.”
“옛날에 방귀 뀐 년이 승질 낸다더니 왜 나한테 화내고 지랄이야.”
보통은 몰상식한 말만 뱉는 병진이를 그쯤이면 상대를 안 하고 마는데 착한 그 여학생은 총각 선생님을 어지간히 좋아했었나 보다.
“뭐? 지랄? 지랄하는 거 한번 볼래?”
여학생은 병진이에게 달려들었으나 병진이는 싸움에도 탁월한 소질을 가진 아이었다. 착한 학생이 병진이의 몸에 손을 대기도 전에 병진이는 착한 학생의 싸대기를 올려 부치더니 그 다음으로 왼쪽 주먹으로 눈 밑 광대뼈를 정확하게 때려 눕혔다.
“너, 주먹으로 쳤, 쳤어?”
“방귀 뀐 년이 어디서 드럽게 덤벼?”
병진이는 그 말을 남기고 몸을 돌려 교실 밖으로 향했다. 그 때 착한 학생은 병진이의 뒷통수에 대고 소리를 쳤다.
“이 닭가슴 같은 년아!”
욕을 해보지 않은 착한 학생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병진이가 사라진 후에 싸움 구경만 하던 아이들이 몰려와서는 착한 학생의 상태는 살피지 않고 ‘닭가슴’의 뜻만 물어보았다.
“닭가슴이 무슨 뜻이야?”
“몰라. 그냥 생각나는 데로 뱉은 말인데.”
착한 학생이 아무 뜻도 없이 말을 뱉은 그 후로 병진이는 ‘닭가슴’으로 불렸고, 이 것은 ‘병진이 가슴이 양쪽에 하나씩 있는 게 아니라 닭 가슴처럼 전체적으로 튀어나왔대’라는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와 함께 전교로 퍼져 나갔다. 나중에 착한 학생은 이 별명 제공의 이유로 몇 대를 더 맞아야 했다.
병진이는 고등학교 때 사이코였고, 나는 착한 학생이었다.
착한 학생이 학교 생활하는데 있어 병진이에게 사사건건 태클이 걸린 이유도 방금 말한 내용과 같다.
그런 그녀가 왜 오늘 같은 날 내 눈앞에 있는 건지 아주 불안했다.
“찜질방 오면서 옷 차려 입고 오는 애는 첨 봤다. 누군가 하고 봤더니 너더라.”
‘한밤중에 어떤 미친 여자가 대로변에서 자고 있나 봤더니 너였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맞는 것도 두려웠지만 싸가지가 없긴 해도 예전에 비교하면 순화된 단어 선택을 하고 있는 그녀가 신기해 말문이 막힌 이유도 있다.
“아, 이 옷? 어디 좀 다녀오느라고.”
“암튼 잘 됐다. 같이 씻자.”
‘같이 씻자고? 드디어 닭가슴의 진상이 밝혀질 기회가 온 것인가? 참, 내가 붙여줬지. 그 별명은.’
“미안한데. 나 일해야 돼.”
“너 여기서 일하니?”
“응.”
“수입은 어때?”
“그냥 그런 데로.”
“나도 여기서 일하면 안 될까?”
“여기서? 일할 자리가 없어.”
“너 그만두면 되겠네.”
갑자기 친절을 베푸는 병진이가 이상했는데 다행히 미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여기 부모님이 하시는 곳이라 일 도와드리는 거야.”
“정말이야? 그럼 더 잘됐다. 나 좀 취직 좀 시켜달라고 해라.”
“니가 왜 여기서 일을 해? 너처럼 이쁜 애가.”
“이쁜 애는 여기서 일하면 안된대?”
‘이런 교묘한 말을 하다니. 안된다면 내가 못생긴 애가 되는 것이고, 된다고 하면 일을 줘야하는 거잖아.’
“아니. 나도 일하잖아.”
자존심이 더 중요했다.
“그럼, 시켜줘.”
무슨 말 못할 이유라도 있는지 병진이는 나의 팔짱까지 끼더니 알랑거리며 졸랐다.
“부모님 어디 계셔? 인사부터 드리게.”
“으. 응. 저쪽에.”
내가 거절하기보다 부모님이 거절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일단은 데려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혜림이한테 이렇게 예쁜 친구가 있었나? 일단 앉아. 일하고 싶다고?”
“예. 어머니.”
앗! 저 겸손, 다소곳한 작태는 무엇이란 말인가?
“언제부터 나올 수 있는데?”
“내일부터요. 오늘은 곤란하고.”
“그럼. 내일부터 나와. 10시까지만 나오면 돼.”
누워서 떡을 먹어도 저보다 쉽지는 않을 듯싶다. 돈 아낀다고 자식들 월급을 다달이 깎으시는 이 마당에 사람을 한 명 더 쓴다는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엄마, 도대체 왜 그래? 우리 사람 안 필요하잖아.”
“예쁘잖아. 남자 손님 많아지면 재 월급 주고도 남겠다.”
남자 손님들 잠시는 병진이를 좋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병진이가 손님들한테 냄새난다고 저리가라고 한다면 그 때 화가 난 손님들은 누가 책임 지냐고.
kiwi (키위) - 12. 닭가슴 그녀
kiwi - 12
정병진.
그녀의 특이한 이름은 줄줄이 딸만 낳은 집에서 아들을 낳기 위해 딸애에게 남자 이름을 붙이는 옛 풍습 때문이라고 했다. 그 때 그 설명을 들으면서 우리 부모님이 그 풍습을 알지 못해서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했었다.
난 강병진이란 이름으로 살다보면 안 그래도 우울한 인생이 더욱 우울해 질 것만 같건만 병진이는 자신의 이름에 주눅이 들거나 창피해 하는 것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 뿐 아니라 자신의 별명에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듯 보였다.
병진이의 별명은 ‘닭가슴’이었다. 사실 그녀와 지독히도 어울리지 않는 별명이었다. 슬픈 일이지만 병진이는 내가 본 여자 중에 제일 예뻤다. 텔레비전에서 본 여자들을 통털어서 말이다. 항상 병진이를 보면서 성형도 안했는데 저렇게 예쁘면 안 되는 데라고 생각했었다. 무슨 기집애가 살결은 백옥 같고, 코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직선이며, 이마는 공을 넣은 듯 동그란 건지. 거기다가 눈은 약간 잿빛이 돌면서도 한없이 깊었다. 나도 꽤나 예쁜 편이었지만 병진이에는 감히 비할 수도 없었고, 병진이가 단독 1등 미인이었다면 나는 한참 뒤처진 2등이었다.
이런 병진이의 치명적인 단점은 싸가지라는 말이 모자를 정도로 재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대부분의 공주과 애들처럼 잘난 척을 하는 거라면 잘난 외모에 대부분 넘어가 줄 수도 있을 일이었는데 병진이는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한 예를 들면 면식만 있는 옆반의 아이에게는 인사도 건네지 않는 것이 정상인데 병진이는 옆 반 아이의 교복 엉덩이라도 쳐져 있다면 당장 달려가 “너 똥 쌌냐? 좀 다려 입어.” 이런 식이었다.
난 병진이가 싸가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정신병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별명 이야기로 돌아가서, 별명은 유래는 이렇다.
그녀의 기이한 행동에 어느 날 착한 한 여학생이 분노하며 폭발한 사건이 있었다.
식곤증에 모두들 잠에 취해 살던 5월의 어느 날이었다. 당시 17살의 소녀들이 빽빽이 앉아서 5교시 수업을 받고 있었다. 모두들 졸음에 겨울만한 그 시간은 절대 졸 수 없는 시간이었다. 강심장이 아니라면...
새로 부임한 잘 생기고 키도 휜칠한 총각 선생님을 두고 누가 감히 졸 수 있겠는가.
그날도 모두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숫자놀이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착한 여학생이 점심에 뭘 잘 못 먹은 모양이었다.
“뿡~~~~.”
무려 5초라는 시간을 잡아먹으며 뿜어진 소리에 모두들 박장대소를 하며 웃었고, 범인을 가려내기 충분한 시간이었기에 소리의 주인공은 책상에 엎드려 고개도 들지 못했다. 하필 총각 선생님 앞에서라니 그 창피함이야 말로 표현될 수나 있을까. 거기서 막을 내려야 할 사건은 아쉽게도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어휴, 드러. 누가 똥싸나봐. 너지?”
병진이는 수업시간에 학생은 조용히 해야한다는 규칙마저 깨가며 소리의 주인공을 정확하게 노려보았고, 그것으로 미처 소리의 주인공을 깨닫지 못했던 뒷자리의 아이들과 총각 선생님마저 범인을 정확히 알게 된 것이었다.
그 범인도 사람이었다. 병진이의 말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었다.
착한 그 학생은 수업이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그리고 총각 선생님이 사라지기 무섭게 병진이에게 다가갔다.
“너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었어?”
“너 냄새나. 저리가.”
내가 단언하건데 냄새는 그리 심하지 않았었다.
“너 말 좀 이쁘게 해. 우리 반 애들 너 싸가지 없다고 다 욕해.”
“옛날에 방귀 뀐 년이 승질 낸다더니 왜 나한테 화내고 지랄이야.”
보통은 몰상식한 말만 뱉는 병진이를 그쯤이면 상대를 안 하고 마는데 착한 그 여학생은 총각 선생님을 어지간히 좋아했었나 보다.
“뭐? 지랄? 지랄하는 거 한번 볼래?”
여학생은 병진이에게 달려들었으나 병진이는 싸움에도 탁월한 소질을 가진 아이었다. 착한 학생이 병진이의 몸에 손을 대기도 전에 병진이는 착한 학생의 싸대기를 올려 부치더니 그 다음으로 왼쪽 주먹으로 눈 밑 광대뼈를 정확하게 때려 눕혔다.
“너, 주먹으로 쳤, 쳤어?”
“방귀 뀐 년이 어디서 드럽게 덤벼?”
병진이는 그 말을 남기고 몸을 돌려 교실 밖으로 향했다. 그 때 착한 학생은 병진이의 뒷통수에 대고 소리를 쳤다.
“이 닭가슴 같은 년아!”
욕을 해보지 않은 착한 학생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병진이가 사라진 후에 싸움 구경만 하던 아이들이 몰려와서는 착한 학생의 상태는 살피지 않고 ‘닭가슴’의 뜻만 물어보았다.
“닭가슴이 무슨 뜻이야?”
“몰라. 그냥 생각나는 데로 뱉은 말인데.”
착한 학생이 아무 뜻도 없이 말을 뱉은 그 후로 병진이는 ‘닭가슴’으로 불렸고, 이 것은 ‘병진이 가슴이 양쪽에 하나씩 있는 게 아니라 닭 가슴처럼 전체적으로 튀어나왔대’라는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와 함께 전교로 퍼져 나갔다. 나중에 착한 학생은 이 별명 제공의 이유로 몇 대를 더 맞아야 했다.
병진이는 고등학교 때 사이코였고, 나는 착한 학생이었다.
착한 학생이 학교 생활하는데 있어 병진이에게 사사건건 태클이 걸린 이유도 방금 말한 내용과 같다.
그런 그녀가 왜 오늘 같은 날 내 눈앞에 있는 건지 아주 불안했다.
“찜질방 오면서 옷 차려 입고 오는 애는 첨 봤다. 누군가 하고 봤더니 너더라.”
‘한밤중에 어떤 미친 여자가 대로변에서 자고 있나 봤더니 너였지.’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맞는 것도 두려웠지만 싸가지가 없긴 해도 예전에 비교하면 순화된 단어 선택을 하고 있는 그녀가 신기해 말문이 막힌 이유도 있다.
“아, 이 옷? 어디 좀 다녀오느라고.”
“암튼 잘 됐다. 같이 씻자.”
‘같이 씻자고? 드디어 닭가슴의 진상이 밝혀질 기회가 온 것인가? 참, 내가 붙여줬지. 그 별명은.’
“미안한데. 나 일해야 돼.”
“너 여기서 일하니?”
“응.”
“수입은 어때?”
“그냥 그런 데로.”
“나도 여기서 일하면 안 될까?”
“여기서? 일할 자리가 없어.”
“너 그만두면 되겠네.”
갑자기 친절을 베푸는 병진이가 이상했는데 다행히 미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여기 부모님이 하시는 곳이라 일 도와드리는 거야.”
“정말이야? 그럼 더 잘됐다. 나 좀 취직 좀 시켜달라고 해라.”
“니가 왜 여기서 일을 해? 너처럼 이쁜 애가.”
“이쁜 애는 여기서 일하면 안된대?”
‘이런 교묘한 말을 하다니. 안된다면 내가 못생긴 애가 되는 것이고, 된다고 하면 일을 줘야하는 거잖아.’
“아니. 나도 일하잖아.”
자존심이 더 중요했다.
“그럼, 시켜줘.”
무슨 말 못할 이유라도 있는지 병진이는 나의 팔짱까지 끼더니 알랑거리며 졸랐다.
“부모님 어디 계셔? 인사부터 드리게.”
“으. 응. 저쪽에.”
내가 거절하기보다 부모님이 거절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일단은 데려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혜림이한테 이렇게 예쁜 친구가 있었나? 일단 앉아. 일하고 싶다고?”
“예. 어머니.”
앗! 저 겸손, 다소곳한 작태는 무엇이란 말인가?
“언제부터 나올 수 있는데?”
“내일부터요. 오늘은 곤란하고.”
“그럼. 내일부터 나와. 10시까지만 나오면 돼.”
누워서 떡을 먹어도 저보다 쉽지는 않을 듯싶다. 돈 아낀다고 자식들 월급을 다달이 깎으시는 이 마당에 사람을 한 명 더 쓴다는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엄마, 도대체 왜 그래? 우리 사람 안 필요하잖아.”
“예쁘잖아. 남자 손님 많아지면 재 월급 주고도 남겠다.”
남자 손님들 잠시는 병진이를 좋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병진이가 손님들한테 냄새난다고 저리가라고 한다면 그 때 화가 난 손님들은 누가 책임 지냐고.
안 그래도 복잡했던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빨리 찜질방 인수를 해서 병진이를 잘라야해.’
결혼을 위한 절실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생긴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