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 46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25

내글[影舞]200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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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影舞) 46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25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25 


정민은 괴수의 괴로워하는 소리에 동굴광장을 내려다보았다. 괴수한마리가 정민이 만들어놓은 덫에 한 마리가 걸려 괴로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한동안 괴수의 출현이 없었다가 나타난 것이다. 급하게 먹이를 삼킨 듯 정민의 의도대로 보기 좋게 한 마리를 낚은 것이었다.

“야호, 잡혔다!”

정민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괴수는 정민의 소리를 듣고 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노려보았다. 괴수는 신단수 쪽으로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입에 힘줄로 묶인 자신의 머리 두 배나 되는 커다란 돌을 끌고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어라, 이거 얘기가 달라지는데. 저걸 매달고도 저렸게 쉽게 움직이다니…!’

정민은 만일을 위해 즉시 괴수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 괴수는 신단수 밑까지 다가와서 정민의 위치를 앙아 내려는 듯 고개를 들어 코를 킁킁 거리더니 정민을 향해 도약을 하려했다. 정민은 예전의 경험을 떠올리고 즉시 총을 거꾸로 잡고 괴수가 뛰어오르면 즉시 내려칠 준비를 했다.

- 휙

- 컥컥!

- 털썩

뛰어오르던 괴수는 10m 정도를 뛰어 오르다 목에 무언가 걸린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져서 괴로운 듯이 긴 목을 바닥에 비벼댔다.

‘그럼, 그렇지! 지가 목에 날카로운 뼛조각이 걸려 있는데 버틸 수 있겠냐, 후후!’

정민은 괴수가 괴로워하자 즉시 총을 쐈다. 총에 맞은 괴수는 더욱 괴로운 소리를 지르며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 정민이 내려가서 괴수의 숨통을 직접 끊어야 될지 말지를 고민하는 사이, 괴수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된 듯 일어서서 잠시 동안 먹은 것을 토하려는 듯 토악질을 하기 시작했다.

정민이 다시 총을 겨누고 쏘려는 순간, 괴수는 낌새를 알아챈 듯 즉시 개울 쪽 동굴로 사라졌다. 괴수는 어른 머리만한 돌을 달고도 전혀 움직임에 구애를 받지 않는 듯 했고, 단지 목에 걸린 뼛조각만이 괴수의 움직임을 약간 부자유스럽게 할 뿐이었다.

“이거야 정말, 갈수록 태산이구만. 서둘러서 저놈들에게 통할무기를 빨리 만들어야겠다.”

동굴광장은 다시 정적에 파묻히고, 정민은 다시 화살을 만들기 위해 돌아서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기 덩어리가 눈에 들어오자, 다시 혼자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면서 다음해야 될 일을 잊고 멍하니 서있었다.

정민의 눈이 붉어지려하는 순간 기 덩어리가 사람의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투명한 물에 노란 물감을 옅게 풀어놓은 것 같은 기 덩어리에 연정의 웃는 모습이 되었다. 정민은 석상이 된 듯 그대로 굳어져 연정의 모습만 한참을 바라보았다. 둘 사이에 오랜 시간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 뭐해요? 오래간만에 온 사람 미안하게 말도 않고….

기 덩어리에 깃든 연정의 영혼은 정민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으응, 헤헤! 드디어 와주었군. 고마워, 헤헤헤!”

어딘가 나사가 풀린 듯 웃는 정민을 아상하게 쳐다보며 연정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 뭐예요, 그 웃음소리는?

“헤헤헤, 이 웃음소리가 어때서?”

- 이상해요. 정민 씨는 저랑 만나면서 한 번도 그런 웃음을 보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왜 그래요? 실없어 보여요. 혹시….

“후후, 웃음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나. 아픈 데는 없고, 그래 좀 이상해진 곳이 있어!”

- 무, 무슨…?

걱정 어린 소리가 다시 연정에게서 신음처럼 흘러나왔다.

“헤헤헤, 연정이 삐져 달아나는 바람에 기다리다 지쳐 여기에서 나사가 하나 빠졌거든.”

정민은 육 개월 동안을 손대지 않아 제멋대로 자라 형편없이 되어있는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말했다.

- 그,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아이 참, 진짜로 어디 아픈데 없는 거죠?

연정은 정민을 염려하며 심각한 소리로 말했고, 정민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 덩달아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으흠, 그러고 보니 아픈 데가 있어. 근데 치료를 못 받으면 머지않아 죽을 것 같아. 빨리 치료를 받아야 돼.”

- 그, 그게 무슨 소리예요? 어, 어디가 아프다고요?

연정의 놀라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더 웃으며 정민은 자신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찌르며 말했다.

“헤헤헤, 여기에 이만한 구멍이 생겼거든. 빨리 때워야 하는데, 그건…, 헤헤헤!”

정민은 또 한 번 실없는 웃음으로 연정을 놀렸다.

- 정민 씨 이…! 놀랬잖아요!

연정은 정민의 자신을 놀리고 있음을 알고 소리쳤다.

“헤헤헤! 그래 이 웃음도 괜찮은데, 헤헤헤!”

- 그만해요! 진짠 줄 알았잖아요.

“아, 알았어, 하하하!”

- 그런데, 어떻게 된 거예요? 그 영이 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연정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정민에게 물었고, 정민은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

“응,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거야. 그녀와 인연의 끈은 끊어졌어. 이젠 볼일이 없어진 거지. 그러니 신경 쓰지 말고 내 안주인 역할이나 잘 하라고.”

연정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되물었다.

- 아니, 그렇게 쉽게…!

“쉽지는 않았어. 하여간 더 이상 그 이야기는 잊자고…. 그래 연이는?”

정민은 연정의 말을 끊으며 연이에게로 화제를 돌렸다.

- 사, 사실은 우리 연이에게 문제가 있어요.

연정은 잠시 머뭇거리다, 풀죽은 소리로 정민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 아니! 무,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거야?”

정민은 연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

- 그 아이가 날을 채우지 못하고 일직 태어났기 때문에 몸도 약하고, 저로 인해 정민 씨랑 연이가 딴 몸이면서도 한 몸처럼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요. 정민 씨가 저를 위해 이 기 덩어리를 만들어줄 때도 연이도 정민 씨처럼 위험한 상황에 빠질 뻔 했어요.

연정은 더욱 풀죽은 소리로 말했다고, 정민은 더욱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 그래! 그, 그럼 어떻게 하지?”

연정의 말에 정민은 말까지 더듬으며 말했다. 자식이 아픈 모습을 보아야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정민의 마음을 때렸다. 연이가 날을 채우지 못하고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정민이 그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 연이가 정민 씨나 저의 영향을 받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저항력을 가지게 빠른 시간 내에 해주어야 되요. 늦게 되면 앞날을 기약할 수가 없어요. 그러자면 약을 구해서 써야 되는데….

정민은 연이를 걱정하는 마음이 앞서 연정의 말을 자르며 되물었다.

“약이라고? 그렇다면 어떤 약이든 구하면 되잖아?”

- 그, 그게 간단치 않아요. 연이가 너무 어려서 아직 약기운을 이기지 못해요. 게다가 우유도 소화 못시키는 처지인데 약을 먹인다는 것은 무리에요. 도리어 해가 될 수 있어요.

정민의 반응에 연정은 흥분한 그를 달래듯 침착하게 이야기했고, 효과가 있어 정민은 격앙된 마음을 어느 정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 녀석, 누굴 닮아서 그렇게 까다롭게 구는 거야?”

정민은 마음이 안정되자 방금 전까지 침착하지 못하고 호들갑을 떨었던 것이 쑥스러워 퉁명스럽게 말했다. 연정은 정민이 다시 안정을 찾고 나서 괜스레 연이를 걸고넘어지자 정민의 어머니가 한말을 상기하고 말했다.

- 호호, 남 말하지 마세요. 어머니께서 연이가 정민 씨가 어렸을 때 똑같았다고 하시던데…. 입 까다로운 것도 어쩌면 그렇게 같은지 정민 씨를 한 번 더 키우는 것 같다고 하시던데요.

“아니야, 난 그런 기억이 없어. 그 놈이 돌연변이인 게 틀림없어!”

- 호호호, 당신이 태어났을 때를 어떻게 기억할 수 있어요?

“뭔 소리야, 난 분명히 기억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뭐든 가리는 법이 없었어. 정말이야!”

- 목소리 높이지 말아요. 왜 그렇게 열을 내요. 흥, 강한부정은 긍정이에요. 그만 억지 부리고,연이 문제나 의논해요.

연정은 쓸데없는 말싸움이 길어질 듯하자 연이 문제를 다시 꺼냈다.

“아, 알았어. 잠깐 이게 무엇인지 알겠어? 괴수의 몸속에서 나온 것들인데 머리하고 가슴에서 하나씩 나왔어.”

정민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챙겨 두었던 괴수의 몸에서 나온 푸른빛과 붉은빛이 도는 투명하고 말랑말랑한 구슬을 각기 두 개씩 네 개를 꺼냈다. 정민의 손바닥에 놓여있는 네 개의 구슬을 보고 연정은 한참을 드려다 보더니 기쁨에 찬 소리로 말했다.

- 정민 씨, 이것을 연이에게 주면 되요! 이건 새끼의 것이라 연이에게는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연이를 누구보다도 튼튼하게 해줄 수 있는 영단(靈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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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 되었습니다. 한주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주 월요일에 다시 오겠습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