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강-13 지리한 재판의 연속이었다. 첫날의 그저 본인 확인만하구 2주가 지나가버렸다. 두번째는 검사와 변호사가 약간의 말장난만 하고서 3분도 채 되지 않아서 종료되었다. 지영은 오늘 세번째 재판을 받고있었다. 오늘은 바짝 긴장하고 있으라던 변호사의 충고가 있는터라서 같은 방 사람들의 도움으로 청심환을 아침일찍 하나 챙겨먹은 후였다. 이곳 법원으로 오는 20여분의 바깥세상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숨을 쉬는 공기마저도 다르게 느껴져서 검찰청에 조사를 받으로 출두하는 사람이나, 법원에 재판을 받으로 출두하는 사람이나 가장먼저 코평수를 넓혀 길게 숨을 쉬는 것으로 반가움을 대신하고 있었다. 불과 얼마되지 않은 기간동안 세상은 많이 변해버린듯. 주저리주저리 말 많던 사람들 조차도 창에 앞이마를 바짝 가져가서 뚤어져라 바깥만을 응시하는 것이었다. 굴비처럼 길게 늘어서 수인들의 걱정어린 모습이나. 그들을 감시하느라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는 교도관들이나 그들 뒤에서 2년이 넘는 군복무를 경교대로 대신 때우고 있는 사람들 모두 어서 빨리 재판이 끝나고 되돌아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송줄이 바닥에 힘없이 떨구어졌다. 수인들은 하나씩 지정된 자리에 엉덩이를 가져갔다. 이제 잠시후면 법정안으로 이곳 사람들의 재판과정을 지켜볼 일가친척이나, 사건 관련자들이 들어설 것이고 그들의 어수선함을 판사들이 입장하면서 자연스레 정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어느정도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이되면 법원 정리의 재판계시와 함께 수인 번호가 하나씩 불리는 것이었다. 맨 앞사람의 손에 조여졌던 수갑이 풀려졌다. 재판이 시작된것이다. 3분이나 흘렀을까... 울면서 들어온다. 이곳에 일렬로 자리맞춰 앉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힘차게 나갔다가 울면서 들어왔다. 두번째 사람도 그러했고, 네번째 사람도 그러했다. [3133.김지영] 정리의 호명 소리와 함께 지영의 손목을 붙들고 있던 수갑이 풀어졌다. 벌써 3번째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도 재판정은 엄숙함 그 자체였다. 검정색 가운을 입은 3인의 재판관이 높은 단상위에서 물끄러미 들어오는 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영은 고개를 돌려 방청석으로 눈을 가져갔다. 출입구 바로앞에 혜영이 앉아있었다. 그녀 옆으로 지영의 어머니도 앉아계셨다. 두 사람 모두 법정에 들어서는 그를 보았는지 눈물부터 흘리고 있었다. 지영의 눈이 혜영과 마주쳤다. 한동안 미동도 없었다. 서로의 마음을 모두 안다는듯이 둘다 눈으로만 대화를 나누었다. 지영이 피고인 석에 앉았다. 검사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재판이 시작되었다. [피고~] [네] [피고는 사건이 일어나던날 저녁 9시 30분쯤 집에서 나와서 동거녀 이혜영의 집으로 간 사실이 있죠?] [네] [피고의 집에서 부터 동거녀의 집으로 가는 길은 그 길뿐인가요?] [아니요.] [그런데 피고는 가장 먼길을 택하여 돌아가고 있었는데 맞지요?] [거리를 제어보지 않아서 가장 빠른길이 어떤 건지 먼 길이 어떤건지는 알지 못하지만, 제가 걷던 그 길이 가장 밝은 길 이었고 넓은 길 이었습니다.] [가장 밝은 길이라고 햇는데 맞나요?] [네] 검사는 자리로 돌아가 노란색 파카를 꺼내어 지영에게 내밀었다. [이옷, 피고의 옷 맞죠?] [네 맞습니다.] [이상입니다.] 변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영에게 다가갔다. [김지영씨..] [.....] [혹시 이상희씨 알고 잇나요?] [아니요] [경찰 조사시에 소지품 검사한 사실 있죠?] [네] [이상입니다.] [피해자 이상희를 증인신청합니다.] 검사가 이상희를 증인석에 세웠다. [증인. 피고 기억하십니까?] 검사의 손끝이 지영을 향했다. 순간 지영과 피해자라는 이상회의 눈이 마주쳤다. [네] [증인. 피고가 증인의 돈을 빼앗은 사실있나요? [네] [증인. 피고가 증인이 돈을 주지 앉자 칼로 증인의 머리를 찌를 사실이 잇나요?] [네] [아닙니다.. 저는 그런 사실이 없어요.] 지영은 오열하고 있었다. 순간 법원안은 소란스러워졌다. [아~모두 조용하세요. 피고 한번만 더 소리치면 법정모독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판사는 낮은 목소리로 지영을 훈계하고 있었다. 재판은 계속 진행되었다. [증인. 증인이 머리에서 피가나고 겁에 질려서 지갑을 준다음 어떻게 했나요?] [저기 앉아 있는 저 사람이 저를 어둑한 벽쪽으로 밀고간다음에 제 바지를 벗겼습니다.] [그래서 벗었나요?] [아니요. 벗는척 하다가 도망쳐서 슈퍼로 갔습니다.] 이상입니다. 검사는 더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다시 법원은 어수선해 졌다. 지영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증인. 잘 보세요. 사건이 일어난 시각은 겨울 저녁 11시 쯤이었습니다. 어떻게 피고의 얼굴을 볼수가 있었죠?] [당시 그 곳에는 가로등이 켜져 있었고, 그 가로등 불빛으로 제가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칼로 찔렸는데도 나이어린 여자가 피고를 똑똑히 볼 수 있엇다구요?] [.....] 이상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럼 증인이 빼앗긴 돈은 모두 얼마인가요?] [6300원 입니다.] [어딜가고 있었죠?] [배가고파서 빵을 사려고 슈퍼에 가고 있는 길이었습니다.] [증인의 집은 사건이 일어난 장소와 가깝나요?] [네 10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변호사는 검사의 책상위에 놓여진 노란색 잠바를 손에 들었다. 그리곤 다시 이상희 앞으로 다가서며 물었다. [이 옷이 당시 피고가 입고 있던 옷이 맞나요?] [네. 틀림없습니다.] [증인은 칼로 머리를 찔렸다고 햇는데 피를 많이 흘렸겟군요?] [네. 다음날 제가 사건현장에 경찰아저씨와 가보니, 바닥에 피가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상입니다.] 변호사도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증인은 자리로 돌아가도 좋습니다. 다음 재판은 2주후 10시에 속개토록 하겠습니다.] 3번의 나무망치울림이 법정안을 가득메웠다. 들어설때와는 달리 혜영과 지영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지영이 머리를 숙여 눈물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런 그의 모습을 혜영은 볼 수가 없었기에 고개를 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영의 모친만 애타가 지영을 부르고 있었으나 끝내 지영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채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오전의 재판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재판과 조사를 마친 사람들이 다시 흰 포승줄에 묶였다. 여기 저기서 한숨소리가 끈이지를 않았다. 앞사람의 줄에 이끌려 뒷사람이 따라올뿐, 어느 누구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지하의 계단끝에 다다르는 동안 지영도 끌려만 올뿐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지영씨~ 자기야~] 낯익은 목소리에 지영이 고개를 들었다. 혜영이었다. 교도관에 둘러싸인 그 틈속으로 하얀손이 내밀어 졌다. 포승줄에 묶이고 수갑이 둘러진 손으로 혜영의 손을 스치듯 비켜갔다. [나 걱정하지 말고 밥 잘먹고 기운네~] 혜영은 꼰지질을 하며 한손을 들어 흔들어보였다. 호송 버스에 올라탄 지영은 밖을 볼수있었지만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혜영은 이리저리 뛰고 두리번 거리고 창을 두드렸다. 저쪽 담 밑에서 울고계신 그의 어머니. 그리고 버스창문을 두드리며 지영을 외치며 우는 혜영. 그들을 바라보며 채 가시지도 않은 그의 눈물이 코끝으로 떨어졌다.
애증의강-13
애증의강-13
지리한 재판의 연속이었다.
첫날의 그저 본인 확인만하구 2주가 지나가버렸다.
두번째는 검사와 변호사가 약간의 말장난만 하고서 3분도 채 되지 않아서 종료되었다.
지영은 오늘 세번째 재판을 받고있었다.
오늘은 바짝 긴장하고 있으라던 변호사의 충고가 있는터라서 같은 방 사람들의 도움으로 청심환을 아침일찍 하나 챙겨먹은 후였다.
이곳 법원으로 오는 20여분의 바깥세상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숨을 쉬는 공기마저도 다르게 느껴져서 검찰청에 조사를 받으로 출두하는 사람이나, 법원에 재판을 받으로 출두하는 사람이나 가장먼저 코평수를 넓혀 길게 숨을 쉬는 것으로 반가움을 대신하고 있었다.
불과 얼마되지 않은 기간동안 세상은 많이 변해버린듯. 주저리주저리 말 많던 사람들 조차도 창에 앞이마를 바짝 가져가서 뚤어져라 바깥만을 응시하는 것이었다.
굴비처럼 길게 늘어서 수인들의 걱정어린 모습이나. 그들을 감시하느라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는 교도관들이나 그들 뒤에서 2년이 넘는 군복무를 경교대로 대신 때우고 있는 사람들 모두 어서 빨리 재판이 끝나고 되돌아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송줄이 바닥에 힘없이 떨구어졌다.
수인들은 하나씩 지정된 자리에 엉덩이를 가져갔다.
이제 잠시후면 법정안으로 이곳 사람들의 재판과정을 지켜볼 일가친척이나, 사건 관련자들이 들어설 것이고 그들의 어수선함을 판사들이 입장하면서 자연스레 정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어느정도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이되면 법원 정리의 재판계시와 함께 수인 번호가 하나씩 불리는 것이었다.
맨 앞사람의 손에 조여졌던 수갑이 풀려졌다.
재판이 시작된것이다.
3분이나 흘렀을까...
울면서 들어온다.
이곳에 일렬로 자리맞춰 앉은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힘차게 나갔다가 울면서 들어왔다.
두번째 사람도 그러했고, 네번째 사람도 그러했다.
[3133.김지영]
정리의 호명 소리와 함께 지영의 손목을 붙들고 있던 수갑이 풀어졌다.
벌써 3번째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도 재판정은 엄숙함 그 자체였다.
검정색 가운을 입은 3인의 재판관이 높은 단상위에서 물끄러미 들어오는 지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영은 고개를 돌려 방청석으로 눈을 가져갔다.
출입구 바로앞에 혜영이 앉아있었다. 그녀 옆으로 지영의 어머니도 앉아계셨다.
두 사람 모두 법정에 들어서는 그를 보았는지 눈물부터 흘리고 있었다.
지영의 눈이 혜영과 마주쳤다.
한동안 미동도 없었다. 서로의 마음을 모두 안다는듯이 둘다 눈으로만 대화를 나누었다.
지영이 피고인 석에 앉았다.
검사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재판이 시작되었다.
[피고~]
[네]
[피고는 사건이 일어나던날 저녁 9시 30분쯤 집에서 나와서 동거녀 이혜영의 집으로 간 사실이 있죠?]
[네]
[피고의 집에서 부터 동거녀의 집으로 가는 길은 그 길뿐인가요?]
[아니요.]
[그런데 피고는 가장 먼길을 택하여 돌아가고 있었는데 맞지요?]
[거리를 제어보지 않아서 가장 빠른길이 어떤 건지 먼 길이 어떤건지는 알지 못하지만, 제가 걷던 그 길이 가장 밝은 길 이었고 넓은 길 이었습니다.]
[가장 밝은 길이라고 햇는데 맞나요?]
[네]
검사는 자리로 돌아가 노란색 파카를 꺼내어 지영에게 내밀었다.
[이옷, 피고의 옷 맞죠?]
[네 맞습니다.]
[이상입니다.]
변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영에게 다가갔다.
[김지영씨..]
[.....]
[혹시 이상희씨 알고 잇나요?]
[아니요]
[경찰 조사시에 소지품 검사한 사실 있죠?]
[네]
[이상입니다.]
[피해자 이상희를 증인신청합니다.]
검사가 이상희를 증인석에 세웠다.
[증인. 피고 기억하십니까?] 검사의 손끝이 지영을 향했다.
순간 지영과 피해자라는 이상회의 눈이 마주쳤다.
[네]
[증인. 피고가 증인의 돈을 빼앗은 사실있나요?
[네]
[증인. 피고가 증인이 돈을 주지 앉자 칼로 증인의 머리를 찌를 사실이 잇나요?]
[네]
[아닙니다.. 저는 그런 사실이 없어요.] 지영은 오열하고 있었다.
순간 법원안은 소란스러워졌다.
[아~모두 조용하세요. 피고 한번만 더 소리치면 법정모독의 책임을 묻겠습니다.]
판사는 낮은 목소리로 지영을 훈계하고 있었다.
재판은 계속 진행되었다.
[증인. 증인이 머리에서 피가나고 겁에 질려서 지갑을 준다음 어떻게 했나요?]
[저기 앉아 있는 저 사람이 저를 어둑한 벽쪽으로 밀고간다음에 제 바지를 벗겼습니다.]
[그래서 벗었나요?]
[아니요. 벗는척 하다가 도망쳐서 슈퍼로 갔습니다.]
이상입니다. 검사는 더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다시 법원은 어수선해 졌다.
지영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증인. 잘 보세요. 사건이 일어난 시각은 겨울 저녁 11시 쯤이었습니다. 어떻게 피고의 얼굴을 볼수가 있었죠?]
[당시 그 곳에는 가로등이 켜져 있었고, 그 가로등 불빛으로 제가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칼로 찔렸는데도 나이어린 여자가 피고를 똑똑히 볼 수 있엇다구요?]
[.....]
이상희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럼 증인이 빼앗긴 돈은 모두 얼마인가요?]
[6300원 입니다.]
[어딜가고 있었죠?]
[배가고파서 빵을 사려고 슈퍼에 가고 있는 길이었습니다.]
[증인의 집은 사건이 일어난 장소와 가깝나요?]
[네 10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변호사는 검사의 책상위에 놓여진 노란색 잠바를 손에 들었다.
그리곤 다시 이상희 앞으로 다가서며 물었다.
[이 옷이 당시 피고가 입고 있던 옷이 맞나요?]
[네. 틀림없습니다.]
[증인은 칼로 머리를 찔렸다고 햇는데 피를 많이 흘렸겟군요?]
[네. 다음날 제가 사건현장에 경찰아저씨와 가보니, 바닥에 피가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상입니다.]
변호사도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증인은 자리로 돌아가도 좋습니다. 다음 재판은 2주후 10시에 속개토록 하겠습니다.]
3번의 나무망치울림이 법정안을 가득메웠다.
들어설때와는 달리 혜영과 지영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지영이 머리를 숙여 눈물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런 그의 모습을 혜영은 볼 수가 없었기에 고개를 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영의 모친만 애타가 지영을 부르고 있었으나 끝내 지영은 고개를 돌리지 않은채 법정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오전의 재판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재판과 조사를 마친 사람들이 다시 흰 포승줄에 묶였다.
여기 저기서 한숨소리가 끈이지를 않았다.
앞사람의 줄에 이끌려 뒷사람이 따라올뿐, 어느 누구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지하의 계단끝에 다다르는 동안 지영도 끌려만 올뿐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지영씨~ 자기야~]
낯익은 목소리에 지영이 고개를 들었다.
혜영이었다.
교도관에 둘러싸인 그 틈속으로 하얀손이 내밀어 졌다.
포승줄에 묶이고 수갑이 둘러진 손으로 혜영의 손을 스치듯 비켜갔다.
[나 걱정하지 말고 밥 잘먹고 기운네~]
혜영은 꼰지질을 하며 한손을 들어 흔들어보였다.
호송 버스에 올라탄 지영은 밖을 볼수있었지만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혜영은 이리저리 뛰고 두리번 거리고 창을 두드렸다.
저쪽 담 밑에서 울고계신 그의 어머니. 그리고 버스창문을 두드리며 지영을 외치며 우는 혜영.
그들을 바라보며 채 가시지도 않은 그의 눈물이 코끝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