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마음 크게 먹고,
냉장고의 문 두 짝을 활짝 열어 고정시켰다.
하루에도 수 십번 열고 닫는 냉장고지만
무심하기 그지 없을 때 많다.
어제 맛나게 먹은 음식을 기약없이 잠자게 하고,
오늘 온 우유가 제 날짜에 먹히지 못해
팽팽한 그리움으로 부풀어 지고,
때로는 값나가는 요리 재료가 식탁에 올라올 수 없는 곳으로
영영 가버리는 일..한 눈 팔고 있으면 그러하기에.
고의적으로 그랬겠뇨. 내 살림의 작은 허물 같은 것.
연푸른 빛이 도는 귀염둥이 작은박 두덩이가 아직도 그대로고,
야채값이 대책없는 이 즈음에 귀한 고추도
살결이 베베꼬여 색이 많이 상해있다.
" 아, 그대 이름이 아줌마 였었나 ! "
이럴땐 무섭고 힘 좋은 시어머니라도 곁에 있어,
혹독한 시집살이 눈물 찔끔거리며 해봤으면 이 허물 고쳐질까.
주식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위아래 눈치라도 있다지만,
이 프리센스한 전업주부의 직책은 혼자서 더 혹독하다네.
"♪~ 마른잎 굴러.... 바람에 흔날릴 때..."
아깝게 상한 부추 앞에서" 아깝다 아깝다" 소리 연발하고,
허물어진 풋고추 앞에서는 ' 어떻해 어떻해..' 라고 또 복창한다.
당근으로 쎄게 머리통 두 세번 쥐어 박지만, 남이 가하는 맛 같으랴 !.
부추와 고추가 웃고, 당근 몸만 상하게 했다. 속보이고 싱겁다한다.
큰 돈보다도, 직접 키운것에는 진품명품 나눌 수 없는
값어치를 양심 떨며 느끼게 된다.
대파와 풋고추를 썰어서 팩에 담아 냉동시켰다.
시들어진 야채-간신히 건진 부추와 호박에
당근 양파를 쓸어 넣고 전을 부쳤다.
이름이 가루인 그 모든것( 감자, 고추, 들깨, 산초...)은
지퍼팩에 넣어 아랫칸에 보관하자.
냉동실은 어디서부터 수습할까.
언 자는 더이상 갈 곳이 없고 녹으면 죽는다..
이래저래 차곡차곡 들여 앉히고,
꺼내서 삶을 건 삶아서 지지고 볶았다.
" 오징어, 오징어가 있었지..."
어디서 동해 바다 파도 소리 들린다.
친구의 모습 눈앞에 그려지고...
맑은 날 별로 없었던 작년 여름의 하늘 아래서,
손끝으로 만지고 다듬어 하이얀 분이 잘 덮힌 친구의 오징어.
떨어진 다리 이쑤시게로 이어가며 말려서
심심하게 맛이 제법 잘 든 오징어.
오징어도 그렇지만, 이 좁은 냉장고에 먹을게 이렇게 많으면서도
혼자 먹겠다는 것도 아니면서 냉장고 구석에 넣어놓고
못 챙겨 주고 안 먹었으니. 한심이다.
솥뚜껑 운전면허 취소는 그렇고
벌점 좀 과하게 받았으면 염치라도 서겠는데,
아무도 그러겠노라고 손 들 사람 없으니
이래 좋은 직업 이 불경기에 어데서 구하랴.
해고도 안시킨다. 정년이라, 아직은 끄덕없고.
잘했다고 나혼자 큰 소리 할 제,
아서라 살펴보면 흉 될게 한 두 가지겠니.
두 시간 남짓 냉장고 잡고 씨름하며 반성하며,
도마에 물보라 일으키고 가스렌지에
불꽃 튀겨가며 일한 것에 대한 수당.
당장은 없다만, 돈보다 더 한 것 얻었으니 아무렴 열심히 몸담아,
승급없는 만년 주방장이지만 이 일이 내 천직이 됐으면 한다.
'여름에는 휴가 같은 것도 좋지...' 내숭떤다.
우선 오징어 한 마리 구워 매운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I'am 주.방.장),
물끄러미 냉장고 열어 놓고 감상하는 이 보람에 찬 풍경.
" 하이, 부라보 주방장.. 아줌마..."
땀 흘리고 나니 부드러운 사람 되어진다.
마음에는 보송보송한 사랑이 피어나길... 또 빌어 본다.
" ♬~ 어이해서 못 오나...낙엽은 지는데..... 생각나는 그사람 오늘도..."
오늘 냉장고속을 살피며...........
모처럼 마음 크게 먹고, 냉장고의 문 두 짝을 활짝 열어 고정시켰다. 하루에도 수 십번 열고 닫는 냉장고지만 무심하기 그지 없을 때 많다. 어제 맛나게 먹은 음식을 기약없이 잠자게 하고, 오늘 온 우유가 제 날짜에 먹히지 못해 팽팽한 그리움으로 부풀어 지고, 때로는 값나가는 요리 재료가 식탁에 올라올 수 없는 곳으로 영영 가버리는 일..한 눈 팔고 있으면 그러하기에. 고의적으로 그랬겠뇨. 내 살림의 작은 허물 같은 것. 연푸른 빛이 도는 귀염둥이 작은박 두덩이가 아직도 그대로고, 야채값이 대책없는 이 즈음에 귀한 고추도 살결이 베베꼬여 색이 많이 상해있다. " 아, 그대 이름이 아줌마 였었나 ! " 이럴땐 무섭고 힘 좋은 시어머니라도 곁에 있어, 혹독한 시집살이 눈물 찔끔거리며 해봤으면 이 허물 고쳐질까. 주식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위아래 눈치라도 있다지만, 이 프리센스한 전업주부의 직책은 혼자서 더 혹독하다네. "♪~ 마른잎 굴러.... 바람에 흔날릴 때..." 아깝게 상한 부추 앞에서" 아깝다 아깝다" 소리 연발하고, 허물어진 풋고추 앞에서는 ' 어떻해 어떻해..' 라고 또 복창한다. 당근으로 쎄게 머리통 두 세번 쥐어 박지만, 남이 가하는 맛 같으랴 !. 부추와 고추가 웃고, 당근 몸만 상하게 했다. 속보이고 싱겁다한다. 큰 돈보다도, 직접 키운것에는 진품명품 나눌 수 없는 값어치를 양심 떨며 느끼게 된다. 대파와 풋고추를 썰어서 팩에 담아 냉동시켰다. 시들어진 야채-간신히 건진 부추와 호박에 당근 양파를 쓸어 넣고 전을 부쳤다. 이름이 가루인 그 모든것( 감자, 고추, 들깨, 산초...)은 지퍼팩에 넣어 아랫칸에 보관하자. 냉동실은 어디서부터 수습할까. 언 자는 더이상 갈 곳이 없고 녹으면 죽는다.. 이래저래 차곡차곡 들여 앉히고, 꺼내서 삶을 건 삶아서 지지고 볶았다. " 오징어, 오징어가 있었지..." 어디서 동해 바다 파도 소리 들린다. 친구의 모습 눈앞에 그려지고... 맑은 날 별로 없었던 작년 여름의 하늘 아래서, 손끝으로 만지고 다듬어 하이얀 분이 잘 덮힌 친구의 오징어. 떨어진 다리 이쑤시게로 이어가며 말려서 심심하게 맛이 제법 잘 든 오징어. 오징어도 그렇지만, 이 좁은 냉장고에 먹을게 이렇게 많으면서도 혼자 먹겠다는 것도 아니면서 냉장고 구석에 넣어놓고 못 챙겨 주고 안 먹었으니. 한심이다. 솥뚜껑 운전면허 취소는 그렇고 벌점 좀 과하게 받았으면 염치라도 서겠는데, 아무도 그러겠노라고 손 들 사람 없으니 이래 좋은 직업 이 불경기에 어데서 구하랴. 해고도 안시킨다. 정년이라, 아직은 끄덕없고. 잘했다고 나혼자 큰 소리 할 제, 아서라 살펴보면 흉 될게 한 두 가지겠니. 두 시간 남짓 냉장고 잡고 씨름하며 반성하며, 도마에 물보라 일으키고 가스렌지에 불꽃 튀겨가며 일한 것에 대한 수당. 당장은 없다만, 돈보다 더 한 것 얻었으니 아무렴 열심히 몸담아, 승급없는 만년 주방장이지만 이 일이 내 천직이 됐으면 한다. '여름에는 휴가 같은 것도 좋지...' 내숭떤다. 우선 오징어 한 마리 구워 매운 고추장에 찍어 먹으며(I'am 주.방.장), 물끄러미 냉장고 열어 놓고 감상하는 이 보람에 찬 풍경. " 하이, 부라보 주방장.. 아줌마..." 땀 흘리고 나니 부드러운 사람 되어진다. 마음에는 보송보송한 사랑이 피어나길... 또 빌어 본다. " ♬~ 어이해서 못 오나...낙엽은 지는데..... 생각나는 그사람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