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강-15 징글벨을 울리며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엇그제 같던 새해가 사연의 꼬리를 물고 흘러가고 있는듯 햇는데. 벌써 연말이라니.. [벌써 크리스마스 2부구나..] 혜영은 머리속에 그려진 많은 사연들을 바닥에 팽개쳐 버리고 싶었다. 한때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 지금 그녀 옆에 있는 남자. 두 남자 사이에 아무것도 할수없이 가만히 놓여있는 그녀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남잔 지금 뭘할까?] 잊겟다고 잊어보겠다고 반드시 잊을 것이라고 생각햇었는데 매번 떠오르는 지영의 생각 때문에 만히 힘들었다. [그럼 지금 이 남잔 뭐지?] 역시 뚜렷한 대답이 없이 지금 이 남자를 만나고 있는 거였다. [어~ 일어났네?] 부시시 눈을 부비며 규현이 말을 건넸다. [네. 잘 잤어요?] [응] 상투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규현은 살며시 혜영을 끌어앉았다. 마치 습관처럼.... 혜영도 습관이 되어버린 그 이끌림에 몸을 맡겼다. [먼저 출근해. 난 일좀보고 천천히 들어갈께] 언제나 그랬다. 규현은 항상 그녀가 먼저 출근을 하면 뒤 늦게 출근 하곤햇다. 주위 사람들의 눈총이 두렵기도 했고, 같이 출근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밤새도록 내린눈은 도시 전체를 덮어놓았다. 문을 나선 혜영은 한동안 도시 끝부분을 바라보았다. 아름답다는 감정이 일어나지 않았다. [예전엔 참 아름다왔는데....] 유난히 자주 미끄러지고 잘 넘어지는 그녀는 골목 벽을 짚어가며 조심스럽게 내려오기 시작했다. [선생님..안녕하세요?] 들어오는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혜영에게 인사를 했다. [응 안녕] 혜영도 별 느낌없이 대꾸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그녀에게 또 한통의 편지가 손에 쥐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발신자는 지영 이었다. [휴~]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벌써 몇일째 하루도 거름이 없이 매일 같은 사연의 편지가 배달되고 있었다. 책상속엔 지영으로부터 온 편지로 수북하게 쌓여져있었다. 더러는 규현몰래 버리기도 했었는데 ... 편지를 읽으면 언제나 눈물이 흘렀다. 안울겟다고 다짐하며 개봉을 하지만 그건 그녀의 욕심이었다. 매번 흐르는 눈물... 크리스 마스 2부에 온 그 남자의 편지.. [선생님..크리스마스 선물 안주나요?] [응. 줘야지] 책상아래에 놓여져있던 커다란 봉투를 힘겹게 들어올렸다. 같은 포장의 내용물들이 혜영의 책상위에 쏟아졌다. [이건 철호꺼..이건 미현이꺼..이건 훈이꺼....] 학생들을 하나 하나 호명하며 선물이 건네졌다. [야호~~. 아싸뵤~~] 선물을 쥐어든 학생들 모두가 비명인지 탄성인지 모를 한마디씩을 던져데고 있었다. [얘들아..선생님이 선물 주는데 너희는 선물없니?] 뻔히 학생들이 선물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생님...학생이 돈이 어디있어요...] [나도 돈 없어..그래도 선생님은 선물 주는데 너무한다 니들...] [대신요 제가 노래불러드릴께요.] [오~그래? 알았어 그럼.] 까까머리 훈이가 제의를 했다. 사실 그녀도 선물받고싶은 마음이 있었던건 아니였다. [훈이가 벌써 중학생이 되어가는 구나...] [벌써라뇨..당연한걸...] [그래 무슨 노래 부를껀데?] [보이지 않는 사랑이요] 한참 유행하던 노래였다. TV 어디를 틀어도 그 노래 일색이었다. [사랑해선 안될게 너무많아~ 그래서 더욱 슬퍼지는 것같아~~ 그 중에서 가장 슬픈건~~ 날 사랑하지 않는그대~~] 혜영은 밖으로 눈을 가져갔다. 뭔지모를 공허함이 가슴에 내려 앉고 있었다. 텅 비어 버린 머리위로 또 지영이 떠올랐다. [내 곁에 있어달라는 말 하지 않았지~~ 하지만 떠날 필요 없잖아~~ 보이지 않게 사랑할꺼야~~ 너무 쉽게 눈물 흘리지만~~ 학생의 노래는 계속되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미성이었다. [이렇게 떠나가는 나를 그는 이해할까? 얼마간에 시간이 지나야 난 그를 완전하게 잊어갈 수 있는걸까? 왜 그는 나에게 그래야만 했던걸까? 지금 내가하는 이 행동들 옳은걸까? 난 단지 외로울뿐인데..] [...... 하지만 나 이렇게 슬프게 우는건~~ 내일이면 찾아올 그리움 때문일꺼야~~] 노래는 끝났다. 짝짝짝 ...학생들의 박수소리에 혜영은 정신을 차렸다. [자. 오늘은 수업이 없어. 내일 잘쉬고 모레보자. 모두 조심히들 들어가라..메리 크리스마스~] [선생님도 메리 크리스마스요~~] 썰물처럼 학생들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혜영은 책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어수선하게 나뒹구는 책상과 걸상을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규현이 멍하니 앉아 있는 혜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실 학생들이 나간 후 바로 학원에 들어온터라 꽤 긴시간동안 혜영을 바로보고 있는 거였다. 미동도 없이 앉아있는 혜영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던 거였다. [이선생~~] 침묵은 깨어졌다. 혜영은 가만히 고개를 돌려 규현을 바라보았다. [울었네? 무슨일 있어?] [아니요. 눈에 머가 들어가서요.]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언제 왓어요?] [아까..] [네.. 학생들은 모두 갔구요..여기....] 혜영은 수강료 봉투를 건네 주었다. 항상 규현은 잠시와서 혜영이 건네주는 수강료 봉투를 받았다. [이거 뿐이야? 오늘은 많이 안들어왔네?] [네 거기서 학생들 간식좀 사고...] [잘햇어..잠깐만 수강료 정리좀하고...이선생은 교실 정리좀해.] 규현은 원장실로 들어가 장부를 정리했다. 수입과 지출을 적는 장부였다. 규현이 장부정리를 하는 이 시간마다 혜영은 청소를 했다. 흐트러진 교실안 책상을 반듯하게 맞추고 교실바닥을 쓸었다. 물걸레질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나면 등줄기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청소가 끝날즈음이면 규현도 장부정리를 끝냈다. 항상 그렇게 둘이 같이 학원을 나선 것이다. [오늘 크리스마스 2부인데...뭐 사줄까?] [아무것도 필요없는데요?] [그러지 말고 필요한거 있음 말해봐] [됫어요. 그냥 술이나 한잔 사줘요.] [또 술?] [....] 혜영은 르네로 향했다. 규현도 말만 그렇게 할뿐 르네로 향하는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둘은 나란히 창가에 앉았다. [커피주세요.] 둘을 따라온 웨이터를 바라보지도 않은체 혜영이 주문을 했다. [나도 커피주세요] 커피라고 쓰여진 종이 위에 두개의 작대기를 긋고 웨이터는 이내 사라졌다. [술 마신다더니....] [.......] 혜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규현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통유리 밖으로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아니었다. 수없이 지나다니는 자동차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혜영의 고개가 창을 향했고 눈만 뜨고 있을 뿐이었다. [혜영씨...커피식어..] 그때서야 혜영은 규현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하게 해?] [아니에요..그냥 사람들을 바라보았어요.] [혹시....] 규현은 알고 있었다. 그녀가 저런 표정과 넋이 나간듯한 표정을 지을때면 그녀의 머리속에 그려진 희미한 초상화를... 그때마다 규현은 지영이라는 그 사람이 부럽기도 했고,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매번 물어보지만 한번도 대답을 하지 않는 혜영이었기에...무슨 사연이 있겠거니 짐작할 뿐이었다. 사실 지영이 수감생활을 한다는것도 최근에야 알게된 규현이었다. [혜영씨. 우리 오늘은 이야기좀 하지?] [무슨 이야기요?] [나 정말 미칠거 같은데...] [머가요?] [그 사람 말이야...김 지영이라는 ....] 혜영의 이맛쌀이 찌뿌려졌다. 규현이 지영에 대해 물을 때마다 혜영은 저런 표정을 지었던 거였다. [도데체 뭐가 궁금한거죠?] [.....] [알만큼 알지 않나요?] [오늘도 편지 왔어?] [네 왓어요.] 또 다시 두사람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제 규현도 창밖을 응시할 뿐이었다. 피아노 소리와 기타 소리가 감미롭게 들려왔다. 혜영은 홀 중앙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규현도 그랫다. [목이메어 불러보는 그 사람을 아시나요~~ 사랑햇던 내 님은 철새따라 가버렸네~~ 허무한 마음으로 올리는 기도 소리 그대는 아나요 무정한 내 사람아~~ 몸부림 쳐봐도 재회의 기약없이 ...............] [무슨 노래지? 첨 듣는 노래인데.] [옛날 노래야..어린 애들이 저런노래도 부르네..] [가사 좋네요...] [....] 규현은 생각에 잠겼다. [이 여자 아직 그 남자를 생각하는구나.] 또 다시 말이 없는 그녀를 보며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술한자 사주세요]
애증의강-15
애증의강-15
징글벨을 울리며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엇그제 같던 새해가 사연의 꼬리를 물고 흘러가고 있는듯 햇는데. 벌써 연말이라니..
[벌써 크리스마스 2부구나..]
혜영은 머리속에 그려진 많은 사연들을 바닥에 팽개쳐 버리고 싶었다.
한때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 지금 그녀 옆에 있는 남자. 두 남자 사이에 아무것도 할수없이 가만히 놓여있는 그녀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남잔 지금 뭘할까?]
잊겟다고 잊어보겠다고 반드시 잊을 것이라고 생각햇었는데 매번 떠오르는 지영의 생각 때문에 만히 힘들었다.
[그럼 지금 이 남잔 뭐지?]
역시 뚜렷한 대답이 없이 지금 이 남자를 만나고 있는 거였다.
[어~ 일어났네?]
부시시 눈을 부비며 규현이 말을 건넸다.
[네. 잘 잤어요?]
[응]
상투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규현은 살며시 혜영을 끌어앉았다. 마치 습관처럼....
혜영도 습관이 되어버린 그 이끌림에 몸을 맡겼다.
[먼저 출근해. 난 일좀보고 천천히 들어갈께]
언제나 그랬다.
규현은 항상 그녀가 먼저 출근을 하면 뒤 늦게 출근 하곤햇다.
주위 사람들의 눈총이 두렵기도 했고, 같이 출근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밤새도록 내린눈은 도시 전체를 덮어놓았다.
문을 나선 혜영은 한동안 도시 끝부분을 바라보았다.
아름답다는 감정이 일어나지 않았다. [예전엔 참 아름다왔는데....] 유난히 자주 미끄러지고 잘 넘어지는 그녀는 골목 벽을 짚어가며 조심스럽게 내려오기 시작했다.
[선생님..안녕하세요?]
들어오는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혜영에게 인사를 했다.
[응 안녕]
혜영도 별 느낌없이 대꾸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 그녀에게 또 한통의 편지가 손에 쥐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발신자는 지영 이었다.
[휴~]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벌써 몇일째 하루도 거름이 없이 매일 같은 사연의 편지가 배달되고 있었다.
책상속엔 지영으로부터 온 편지로 수북하게 쌓여져있었다.
더러는 규현몰래 버리기도 했었는데 ...
편지를 읽으면 언제나 눈물이 흘렀다. 안울겟다고 다짐하며 개봉을 하지만 그건 그녀의 욕심이었다.
매번 흐르는 눈물...
크리스 마스 2부에 온 그 남자의 편지..
[선생님..크리스마스 선물 안주나요?]
[응. 줘야지]
책상아래에 놓여져있던 커다란 봉투를 힘겹게 들어올렸다.
같은 포장의 내용물들이 혜영의 책상위에 쏟아졌다.
[이건 철호꺼..이건 미현이꺼..이건 훈이꺼....]
학생들을 하나 하나 호명하며 선물이 건네졌다.
[야호~~. 아싸뵤~~]
선물을 쥐어든 학생들 모두가 비명인지 탄성인지 모를 한마디씩을 던져데고 있었다.
[얘들아..선생님이 선물 주는데 너희는 선물없니?]
뻔히 학생들이 선물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생님...학생이 돈이 어디있어요...]
[나도 돈 없어..그래도 선생님은 선물 주는데 너무한다 니들...]
[대신요 제가 노래불러드릴께요.]
[오~그래? 알았어 그럼.]
까까머리 훈이가 제의를 했다. 사실 그녀도 선물받고싶은 마음이 있었던건 아니였다.
[훈이가 벌써 중학생이 되어가는 구나...]
[벌써라뇨..당연한걸...]
[그래 무슨 노래 부를껀데?]
[보이지 않는 사랑이요]
한참 유행하던 노래였다.
TV 어디를 틀어도 그 노래 일색이었다.
[사랑해선 안될게 너무많아~
그래서 더욱 슬퍼지는 것같아~~
그 중에서 가장 슬픈건~~
날 사랑하지 않는그대~~]
혜영은 밖으로 눈을 가져갔다.
뭔지모를 공허함이 가슴에 내려 앉고 있었다.
텅 비어 버린 머리위로 또 지영이 떠올랐다.
[내 곁에 있어달라는 말 하지 않았지~~
하지만 떠날 필요 없잖아~~
보이지 않게 사랑할꺼야~~
너무 쉽게 눈물 흘리지만~~
학생의 노래는 계속되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미성이었다.
[이렇게 떠나가는 나를 그는 이해할까? 얼마간에 시간이 지나야 난 그를 완전하게 잊어갈 수 있는걸까? 왜 그는 나에게 그래야만 했던걸까? 지금 내가하는 이 행동들 옳은걸까? 난 단지 외로울뿐인데..]
[......
하지만 나 이렇게 슬프게 우는건~~
내일이면 찾아올 그리움 때문일꺼야~~]
노래는 끝났다.
짝짝짝 ...학생들의 박수소리에 혜영은 정신을 차렸다.
[자. 오늘은 수업이 없어. 내일 잘쉬고 모레보자. 모두 조심히들 들어가라..메리 크리스마스~]
[선생님도 메리 크리스마스요~~]
썰물처럼 학생들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혜영은 책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어수선하게 나뒹구는 책상과 걸상을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규현이 멍하니 앉아 있는 혜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실 학생들이 나간 후 바로 학원에 들어온터라 꽤 긴시간동안 혜영을 바로보고 있는 거였다.
미동도 없이 앉아있는 혜영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던 거였다.
[이선생~~]
침묵은 깨어졌다.
혜영은 가만히 고개를 돌려 규현을 바라보았다.
[울었네? 무슨일 있어?]
[아니요. 눈에 머가 들어가서요.]
흘러내린 눈물을 닦아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언제 왓어요?]
[아까..]
[네.. 학생들은 모두 갔구요..여기....]
혜영은 수강료 봉투를 건네 주었다.
항상 규현은 잠시와서 혜영이 건네주는 수강료 봉투를 받았다.
[이거 뿐이야? 오늘은 많이 안들어왔네?]
[네 거기서 학생들 간식좀 사고...]
[잘햇어..잠깐만 수강료 정리좀하고...이선생은 교실 정리좀해.]
규현은 원장실로 들어가 장부를 정리했다.
수입과 지출을 적는 장부였다.
규현이 장부정리를 하는 이 시간마다 혜영은 청소를 했다.
흐트러진 교실안 책상을 반듯하게 맞추고 교실바닥을 쓸었다. 물걸레질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나면 등줄기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청소가 끝날즈음이면 규현도 장부정리를 끝냈다.
항상 그렇게 둘이 같이 학원을 나선 것이다.
[오늘 크리스마스 2부인데...뭐 사줄까?]
[아무것도 필요없는데요?]
[그러지 말고 필요한거 있음 말해봐]
[됫어요. 그냥 술이나 한잔 사줘요.]
[또 술?]
[....]
혜영은 르네로 향했다.
규현도 말만 그렇게 할뿐 르네로 향하는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둘은 나란히 창가에 앉았다.
[커피주세요.]
둘을 따라온 웨이터를 바라보지도 않은체 혜영이 주문을 했다.
[나도 커피주세요]
커피라고 쓰여진 종이 위에 두개의 작대기를 긋고 웨이터는 이내 사라졌다.
[술 마신다더니....]
[.......]
혜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규현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통유리 밖으로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도 아니었다.
수없이 지나다니는 자동차를 바라보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혜영의 고개가 창을 향했고 눈만 뜨고 있을 뿐이었다.
[혜영씨...커피식어..]
그때서야 혜영은 규현을 바라보았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하게 해?]
[아니에요..그냥 사람들을 바라보았어요.]
[혹시....]
규현은 알고 있었다. 그녀가 저런 표정과 넋이 나간듯한 표정을 지을때면 그녀의 머리속에 그려진 희미한 초상화를...
그때마다 규현은 지영이라는 그 사람이 부럽기도 했고,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매번 물어보지만 한번도 대답을 하지 않는 혜영이었기에...무슨 사연이 있겠거니 짐작할 뿐이었다.
사실 지영이 수감생활을 한다는것도 최근에야 알게된 규현이었다.
[혜영씨. 우리 오늘은 이야기좀 하지?]
[무슨 이야기요?]
[나 정말 미칠거 같은데...]
[머가요?]
[그 사람 말이야...김 지영이라는 ....]
혜영의 이맛쌀이 찌뿌려졌다.
규현이 지영에 대해 물을 때마다 혜영은 저런 표정을 지었던 거였다.
[도데체 뭐가 궁금한거죠?]
[.....]
[알만큼 알지 않나요?]
[오늘도 편지 왔어?]
[네 왓어요.]
또 다시 두사람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제 규현도 창밖을 응시할 뿐이었다.
피아노 소리와 기타 소리가 감미롭게 들려왔다.
혜영은 홀 중앙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규현도 그랫다.
[목이메어 불러보는 그 사람을 아시나요~~
사랑햇던 내 님은 철새따라 가버렸네~~
허무한 마음으로 올리는 기도 소리 그대는 아나요 무정한 내 사람아~~
몸부림 쳐봐도 재회의 기약없이 ...............]
[무슨 노래지? 첨 듣는 노래인데.]
[옛날 노래야..어린 애들이 저런노래도 부르네..]
[가사 좋네요...]
[....]
규현은 생각에 잠겼다.
[이 여자 아직 그 남자를 생각하는구나.]
또 다시 말이 없는 그녀를 보며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술한자 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