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a's 사랑이야기...<2편-첫 느낌>

카라2004.12.15
조회1,558

"아...반가워요~ 오래 기다렸어요?"

"아뇨...뭐..."

좀더 세련된 대답을 하고싶었는데...그를 기다리며 고민했던 인사말들이 하나도 머릿속에 떠오르질 않았다..

유난히도 흰 폴로티에 검정색 기지바지를 입은 그....왠지 까다로울것 같은 비쩍 마른 체형을 가진 그는 아까 내가 전화로 들었던 그 굵직한 목소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런모습의 남자였다..

난 약간의 실망을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만났고...또, 그간 가졌던 좋은 감정도 있고해서...차라도 마시며 간단한 대화만하고 헤어질 생각을 하고있었다...(그렇다고 오해는 마시길...외모를 우선시 하는 그런 속물은 아니구요...너무 말라서 성격에 왠지 결함이 있진않을까...저두 말라서 이 부류의 사람들의 성격을 익히 알고 있기에...그게 걱정되어서 였으니까요..^^)

난 잠깐동안 나의 생각을 정리하느라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 어디...커피샾이라도 들어가죠?" 

"네...그래요"

평소에는 그렇게도 말 잘하던 내가 나 답지 않은 모습으로 그에게 이끌려 가고있었다..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 2층에 보이는 커피샾으로 들어가려고 계단을 오르려는데....그의 손이 자연스레 내 등을..허리쯤인가..살짝 밀어주고 있었다...물론 그 나름의 배려(?)였던거다..그의 행동에 난 소스라치게 놀랐지만...애써 감추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식은땀이 흐르는걸 억지로 참아가며 중간쯤 올랐는데...'임시휴업' 이란 글자가 내눈앞에 딱 버티고 있는게 아닌가...ㅠ.ㅠ

우린 다시 걸어 내려와야했다.

"근처에 마땅히 갈데도 없는거 같은데...어차피 집에 너무 늦게 내려가면 안되니까...차타고 가다가 가는길에 좋은곳 있음 들어가죠"

"저야 좋지만...그래도 다시 서울로 올라올려면 번거로울텐데..."

"괜찮아요...저는....당분간 쉬니까...뭐.. 부담 없어요.."

"네....그럼...."

난 그와 함께 주차장으로 향했다...내가 차를 가지고 친구를 만나러 갈거라는 멜을 보냈었기에 그가 그렇게 혼자 돌아갈 날 생각해서 한 배려였다..

난 운전석에 그는 조수석에 앉은채 시동을 걸었다...낯선(?) 남자를 옆에 태우고 달리는 기분....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온건지..

이상하게 평소에는 절대 있을수 없는 그런 행동들이 그에겐 당연한듯 자연스러웠다..

평소 스피드를 좋아하는 나지만, 그렇게까지 달리고 싶지 않았다...규정속도를 지켜가며 어느덧 우린 교외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한40여분쯤 달렸을까...00대학 앞의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베토벤의 호수'라는 로맨틱한 이름의..)

우린 그곳의 이름이 맘에 든다는 이유로 그앞에 주차를 했다.

분당에서 그곳까지 약 1시간남짓 달린거 같은데...가는 내내 약간의 어색함도 없을만큼 그는 유머있는 남자였다..

연신 내게 이런저런 자신의 무용담(?)등을 말했던거 같다...난 긴장을 했던탓인지.. 어떤 얘기들로 날 미소 짓게 했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지만...단지 즐거웠다는것과 많이 웃었다는것 밖에는...

우린 카페로 들어갔다..

평일이어선지 손님이 단 한사람도 없었다..

편하게 앉으라는 주인장의 말대로...우린 방으로 들어갔다..

테이블을 사이에두고 서로 마주 보았다..첨으로 그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너무많이 떨렸지만...난 애써 아무렇지 않은듯 태연한척했다..

처음 그를 봤을땐 전체적인 그의 모습만을 봤지만 가까이 마주 앉아 보니 그의 얼굴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그의 얼굴에서 눈을떼기가 무섭게 주인장이 메뉴판을 테이블위에 조심스레 펼쳐보였다

"뭐 드실래요?"

"전....쥬스마실께요..오렌지쥬스요.."

"전...전화받고 바로 나와서 배가 좀 고픈데...밥 먹어도 되죠?"

"아..그럼요.."

"그럼...전 새우덮밥이요.."

우린 그렇게 주문을 하고 차안에서와는 사뭇다른 어색함에 잠시 빠져있었다..

물론 그 어색함도 오래지않아 그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연신 입가에 미소를 머금어가며 내가 얘기 해주었다..

학교다닐때 싸움좀 했다는 이야기며...우리나라 건강한 남자라면 피해갈수 없는 군대 이야기....선배와 단둘이 떠난 오지(엘살바도르)여행기...가족이야기....등등...

평소엔 내가 내 이야기들을 멜로 보내서 조언을 해주는 쪽이던 그가..

오늘은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잘도 내게 풀어놓았다..

난 그의 이야기들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잼있게 듣고 있었다...그는 무슨얘길해도 실감나게 온몸으로 내게 말했다..^^

우린 그 카페에서 장장3시간이 넘게 얘기를 했던거 같다..시계를 보니 7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만 나가야 할거 같은데...너무 오래 있어서 주인장한테 좀 미안하네요.."

"그러게요...그럼, 일어나죠"

주차장으로 걸어나오는데...그가 내게 "잠깐요, 내가 마술 보여줄께요"

"마술이요?" "네~, 이 동전이 어디로 가는지 잘~봐요"

난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그의 손과 동전을 번갈아가며 지켜보고 있었다..

아...그런데 어찌된건지...눈깜짝 할사이에 그의 손에 쥐고 있던 동전이 행방을 감춰버렸다,

잠시뒤, 그가 내 귓가에서 무언가 발견하는듯 하더니...동전 하나를 건내주었다..

"우와~~"난 탄성(?)을 질렀고 신기해 하는 날 보며 그 또한 즐거워했다..

점점 날이 어두워 지고 있었다..

내가 사는곳까지 20분정도는 더 가야 했기에 서둘러 우린 차에 올랐다..

그가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야하기에 우린 터미널로 향했다.

혹시라도 마지막차가 떠났음 어쩌나...이런 걱정에 난 서둘렀다...

그런 내모습에 그는 그럴필요 없다며 천천히 가도 된다며 날 안심시켰다..

마지막버스가 몇시에 있는지 잘 몰랐기에 급하게 왔건만....생각보다 늦은시간까지 막차는 있었다..

터미널 앞에서 갓길에 차를 잠시 정차하고 기다리는 동안 그가 표를 사가지고 왔다..

그는 9시 표를 끊어왔고...우리에겐 1시간 정도 얘길 나눌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무슨 할말이 그렇게도 많은지...우린 끊임없이 대화를 했고....그 시간 내내 웃으며 즐거워했다..

8시40분쯤....그가 조금은 긴장된 목소리로...나즈막히 내게 말을 했다..

"저...5월 초까지 쉬는데...내일도 오면 안될까요?"

"저...내일은 안될거 같은데요...할일이 있어서요..."

"네...ㅠ.ㅠ"

"그럼, 모레 오세요..모레는 시간이 될거 같은데..."

"아..네~"

그는 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쁘게 대답했다.

내일은 안될거라는 말에 실망한 그의 얼굴에 언제 그랬냐는듯 환한 생기가 돌았다..ㅋㅋ

그러나 그는 헤어짐이 아쉬운듯 허벅지를 두손으로 문지르며 차에서 내리질 않았다..

8시55분이 되서야....그는 뭔가 다짐을 한듯...

"그럼, 조심해서 잘 들어가요"

"네...조심해서 잘 올라가세요"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무엇보다 내 얘길 누군가에게 이렇게 한것도 진짜 오랜만이었구요.."

"네...저두 오늘 잼있는 얘기 많이 들어서 시간가는줄도 몰랐어요..."

"그럼, 다음에 내일모레 만날때는 더 잼있는 얘기 많이 해줄께요.."

"네...기대할께요..."

"그럼....저...가요.."

"네..."

"도착해서 메일 보낼께요.."

"네..."

그는 그렇게 아쉬워 하면서 터미널을 향해 성큼성큼 뛰는듯 걸어가고 있었다..두어번 뒤돌아 내게 손을 흔들어보이며...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