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명색은 학생이라 겅부도 가끔은 합니다.ㅎㅎ) 바로 지난 1월 초 저희 전공과목의 시험기간때였어여.
저는 전과목시험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에 상처받고 있었지여 남들은 학부도 레포트 대체가 허다하던데...복도 많지여? 과목은 전공필수 민법총론. 교재도 없이 토론식수업으로 진행하고 한학기 내내 주제를 정해 주마다 소논문을 요구하시던 교수님 그것으로도 모자라셨는지 셤까지 보시더군요
소논문은 주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 그저 짜집기하는 수준으로겨우겨우 버텨왔던 저로서는 그야말로 죽으라는 소리로 들리더군요 학부기초없이 그 추상적인 연구과제에 대한 난해한 토론식 강의를 그것도 팔도사투리가 다 섞인 중국어토론발표수업을 듣는다는 것은...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아픔이었는데...
하루는 수업이 끝나고 돌아오는 차창에 기대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군요 8년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정도 각오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 중국어에 제 자신에게 화가 나서요...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전 작년 3월달에 중국에 왔어요
사실 대학전공이 중문학입니다...학교다닐때 기초중국어 2학기, 중국어회화 2학기 들었지요
나머지는 다 문학이나 역사, 정치, 그런 파트입니다...
-중국어과와 중문과는 다릅니다 물론 남이 보기엔 그게 그거지만...중국어 잘하겠네...이럼 전 영어 12년 배운 당신은 영어 잘하냐고 되물었더랬죠^^-
물론 나름대로 학교다닐때 단기코스지만 언어연수도 받아봤고
또 공부...딴에는 열심히 했더랬습니다...중국당대문학 머 이런거 좋아하고 그랬습니다
중국어는 사실 잘 한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스스로 기피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졸업하고 직장다니면서 오히려 학교다닐때마다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매년 직장에서 주최하는 외국어시험 응시하러 설대까지 가서 셤보고 오고
자칫 잘못하면(?) 내 돈 아니라 회사에서 유학 보내줄 수 있었는데 그놈의 IMF덕택에 취소되었던
가슴아픈 사연도 있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결혼하기 전부터 서로 약속을 했거든요
누구든지 먼저 중국으로 발령나면 하나는 휴직하고 가서 공부시켜주기로...
사실 제 직장생활 8년을 지탱시켜준 의지중의 하나도 회사돈으로 유학 한번 가보자 였더랬습니다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아이를 둘이나 데리고 한참 파릇파릇한 중국의 두뇌들과 같이 공부를 한다는거 참으로 흥분되는 일이지만서도 한편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을 주더군요...쓸데없이 말이 넘 길어졌네요^^)
제가 찾은 자료가 맞는지 틀리는지 조차 모르겠더군요 셤범위도 당연히 없고 당연히 사고형문제가 뻔한데 도대체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넘 막막했습니다.
사실 수업시간마다 (연장 3시간강의에 중간에 20분 쉽니다) 온몸의 기운을 모아 정신을 집중해서 들어도 -외국어 수업을 들어보신 분은 아마 그 느낌 아실겁니다 -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은 늘 언제나 허탈함을 안겨주는 과목이었습니다
저 다른 과목은 필기도 합니다. 급하면 중국어 한국어 섞어서 하지만 대충 3시간 강의 분량을 많이는 너덧장도 써내려갑니다. 학부수업을 듣는다면 더욱 수월하지만 그래도 석사과정수업은 무슨내용이나 이론보다는 형이상학적인 개념설명이나 하여간 복잡한 것들이 많아서 좀 필기하기 어렵습니다.
이과목은 제목만 쓰고는 펜들고 고민만 합니다.
각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자기고향말로 자기의견을 말하는건 정말이지 듣기가 넘 힘들더군요
게다가 넘 빠르고...교수님말씀은 정말이지 양반입니다.
늘 신경을 써서 집에 돌아오면 머리가 띵~하죠--;
정말 혼자서 숙제하느라고 인터넷돌아다니며 찾은자료 편집하고 인쇄해서 훑어보는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으면서 스스로 위로하며 지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험이라니...정말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일주일을 고민하다가 제가 내린 결론이 뭐였는지 아세요? 그동안 제가 주마다 소논문준비하느라 모은 60-70여편의 논문들이 떠올랐습니다. 좀 무식하고 엉뚱한 방법이지만 전 그중에 바로 그 담당교수님의 논문하나를 골라 그걸 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암기력이 뛰어나냐? 그건 아니지요...
아시다시피 전 이미 아이가 둘 이나 있는 서른넘은 아줌만데 -사실 또 임신7개월째였습니다. 애 둘 데리고도 공부하러 왔다니까 어디 놀다가 졸업장 타가려고 왔나 하고 볼까봐서 늘 펑퍼짐한 옷으로 배를 가리고 막달까지 수업들었습니다. 친한 친구들도 9개월 접어들면서 알게될정도로...좀 무식하게 했죠^^- 왜 여자들은 애낳고나면 기억력이 감퇴가 되는건지...근데 정말 암만 생각해도 방법이 없더군요
남편은 스트레스받는 절 보고 애한테 무리간다고 더 난립니다
엄마가 힘들어하면 예민한 애 낳는다고 아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은근히 저도 걱정은 되더군요...이거 낳아놨더니 회초리 들면 가정폭력운운하며 적법이니 위법이니 우리집 가훈에 때려도 된다는 말 있냐는 ...머 이런거 찾는 넘을 낳으면 어쩌나 싶어서여^^;
그래서 살살하기로 했습니다.--;;
첫날 하루종일 외운 것 같은데 한단락 외우기도 힘들데요.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마침내 시험당일...
물론 어느정도 외우기는 했지만 두시간반동안 쓰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시험문제는 중국의 민법전에 대한 자신의 견해제시형 단 한문제였고 전 8장이나 되는 답안용갱지를 바라보며 두시간반동안의 저와의 고투에 빠졌습니다. 첫장은 제가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안을 작성하지 않고 그렇게밖에 할수 없었던 저의 신세타령(?)을...그리고 나서는 조심스럽게 제가 외운 -다행히도 그 논문의 내용역시 민법전 관련내용이었음- 논문을 제목부터 써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백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2시간 이십여분이 흐르도록 아무도 강의실을 빠져나가지 않더군요
그렇게 두시간 반동안 갱지의 7면을 큰...아주 큰글씨로 메꿨습니다.
교수님도 걱정은 스러우셨는지 슬쩍 제 답안을 힐끔 쳐다보시더니 좀 당혹스런 빛이 스치더이다...
모른척하고 답안지를 냅다 집어 던지고 그렇게 시험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하던 수업이었지만 이렇게 한 학기가 끝나고 나니 저도 모르게 첫학기부터 스스로 수많은 소논문들을 작성도 해보고 다른 중국연구생들과 같은 조건으로-물론 수준은 넘 차이나겠지만- 시험도 보았다는 것이 뿌듯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그보다는 허전하고 왠지 모르게 속이 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면 처음부터 제가 너무 많은걸 바란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자랑스런 한국인이 되고 싶었는데 아직은 그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경쟁이 되지 못한다는 느낌이 저를 몹시 초라하게 했습니다. 그야말로 기분이 너무 꿀꿀해서 어디가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더랬습니다.
지금 저는 이번학기 숙제도 하나도 못하고 또 이렇게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시원찮으니까 집에 있는 물건마다 다 말썽이네요 컴이 문제가 생겨서 시스템을 다시 깔았는데요mp3에 다 저장해 놓는다고 다 저장한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세상에 ...그렇게 힘들게 찾아서 편집해 놓은 논문 70여편과 제가 피땀흘려 완성해놓았던 소논몬 과제 20여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거 있죠...ㅠㅠ
내손으로 직접할걸...해준다고 그걸 믿은 내가 바보입니다...ㅠㅠ 침대에다 막 머리를 박는 저를 보고 보모 아줌마가 무슨 일이냐고 묻습니다 대답도 할 수가 없군요... 정말 너무 답답해서 잠이 안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제 시험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공부는 혼자하나...잘난척한다고 머라하지 말아주세요
미국가서 영어만 배우는거 아니죠...중국어배우러 중국오겠다면
한국에서 열심히 학원다니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세디즘이 있는건지...힘들면 더 깡다구가 생기네여^^; 제가 선택한 길이고...지금도 후회없는 길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비오는 날이 있습니다
매일 날씨가 좋으면 사막이 된다고 하잖아요~!
인생에 비가 내리는거 좋지는 않겠지만 또 그렇게 비가 개고나면 더 맑아질 것을 믿쓉니다~!!!
늙은학생중국생활기- 지난학기민법총론...시험의 추억
갑자기 학업에 대한 안좋은 기억 이 떠오르네여.
(저도 명색은 학생이라 겅부도 가끔은 합니다.ㅎㅎ)
바로 지난 1월 초 저희 전공과목의 시험기간때였어여.
저는 전과목시험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복병에 상처받고 있었지여
남들은 학부도 레포트 대체가 허다하던데...복도 많지여?
과목은 전공필수 민법총론.
교재도 없이 토론식수업으로 진행하고 한학기 내내 주제를 정해 주마다 소논문을 요구하시던 교수님
그것으로도 모자라셨는지 셤까지 보시더군요
소논문은 주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찾아 그저 짜집기하는 수준으로겨우겨우 버텨왔던 저로서는 그야말로 죽으라는 소리로 들리더군요
학부기초없이 그 추상적인 연구과제에 대한 난해한 토론식 강의를 그것도 팔도사투리가 다 섞인 중국어토론발표수업을 듣는다는 것은...그 자체만으로도 내게는 아픔이었는데...
하루는 수업이 끝나고 돌아오는 차창에 기대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군요
8년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면서 그정도 각오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 중국어에 제 자신에게 화가 나서요...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전 작년 3월달에 중국에 왔어요
사실 대학전공이 중문학입니다...학교다닐때 기초중국어 2학기, 중국어회화 2학기 들었지요
나머지는 다 문학이나 역사, 정치, 그런 파트입니다...
-중국어과와 중문과는 다릅니다 물론 남이 보기엔 그게 그거지만...중국어 잘하겠네...이럼 전 영어 12년 배운 당신은 영어 잘하냐고 되물었더랬죠^^-
물론 나름대로 학교다닐때 단기코스지만 언어연수도 받아봤고
또 공부...딴에는 열심히 했더랬습니다...중국당대문학 머 이런거 좋아하고 그랬습니다
중국어는 사실 잘 한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스스로 기피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졸업하고 직장다니면서 오히려 학교다닐때마다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매년 직장에서 주최하는 외국어시험 응시하러 설대까지 가서 셤보고 오고
자칫 잘못하면(?) 내 돈 아니라 회사에서 유학 보내줄 수 있었는데 그놈의 IMF덕택에 취소되었던
가슴아픈 사연도 있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결혼하기 전부터 서로 약속을 했거든요
누구든지 먼저 중국으로 발령나면 하나는 휴직하고 가서 공부시켜주기로...
사실 제 직장생활 8년을 지탱시켜준 의지중의 하나도 회사돈으로 유학 한번 가보자 였더랬습니다
물론 시간은 많이 오버 되어 나이도 생각보다 더 들고
남편이 먼저 중국에 발을 디디게 되어서 공부시켜주겠다는 말에 그저 고마와서
급한 마음에 기다리지 못하고 회사에다가는 유학휴직신청하고 비록 내돈으로 학교다니고 있지만
정말이지 이 약속 지켜준 남편한테 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전 이렇게 작정하고 8년을 기다리다 왔습니다...
첨에 중국어가 안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물론 제가 만족하는 경지는 물론 아니지만
그럭저럭 생활에 불편함은 거의 없이 살아갑니다
오고나서 바로 어학코스 들어갈 작정이었지만 작년 봄 전 세계를 휩쓴 사스의 열풍 때문에
아이들이랑 밖에는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문닫고 도닦았더랬습니다
그래도 그간 준비해온 것이 헛되진 않았는지 어느정도 적응되고 나니 그럭저럭 말은 터지고
사스때 할일없어 중국드라마에 집중을 해댄탓에 귀도 제법 뚫리고 생활하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한다는 건 또 별개더군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찌 1000개 아님 2000개의 단어로 다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물론 그보단 많이 알겠지요...
아니 내가 지금 아는 단어가 수만개가 된다 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아이를 둘이나 데리고 한참 파릇파릇한 중국의 두뇌들과 같이 공부를 한다는거 참으로 흥분되는 일이지만서도 한편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을 주더군요...쓸데없이 말이 넘 길어졌네요^^)
제가 찾은 자료가 맞는지 틀리는지 조차 모르겠더군요
셤범위도 당연히 없고 당연히 사고형문제가 뻔한데 도대체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넘 막막했습니다.
사실 수업시간마다 (연장 3시간강의에 중간에 20분 쉽니다) 온몸의 기운을 모아 정신을 집중해서 들어도 -외국어 수업을 들어보신 분은 아마 그 느낌 아실겁니다 -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은 늘 언제나 허탈함을 안겨주는 과목이었습니다
저 다른 과목은 필기도 합니다. 급하면 중국어 한국어 섞어서 하지만 대충 3시간 강의 분량을 많이는 너덧장도 써내려갑니다. 학부수업을 듣는다면 더욱 수월하지만 그래도 석사과정수업은 무슨내용이나 이론보다는 형이상학적인 개념설명이나 하여간 복잡한 것들이 많아서 좀 필기하기 어렵습니다.
이과목은 제목만 쓰고는 펜들고 고민만 합니다.
각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이 자기고향말로 자기의견을 말하는건 정말이지 듣기가 넘 힘들더군요
게다가 넘 빠르고...교수님말씀은 정말이지 양반입니다.
늘 신경을 써서 집에 돌아오면 머리가 띵~하죠--;
정말 혼자서 숙제하느라고 인터넷돌아다니며 찾은자료 편집하고 인쇄해서 훑어보는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으면서 스스로 위로하며 지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시험이라니...정말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일주일을 고민하다가 제가 내린 결론이 뭐였는지 아세요?
그동안 제가 주마다 소논문준비하느라 모은 60-70여편의 논문들이 떠올랐습니다.
좀 무식하고 엉뚱한 방법이지만 전 그중에 바로 그 담당교수님의 논문하나를 골라 그걸 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제가 암기력이 뛰어나냐? 그건 아니지요...
아시다시피 전 이미 아이가 둘 이나 있는 서른넘은 아줌만데 -사실 또 임신7개월째였습니다. 애 둘 데리고도 공부하러 왔다니까 어디 놀다가 졸업장 타가려고 왔나 하고 볼까봐서 늘 펑퍼짐한 옷으로 배를 가리고 막달까지 수업들었습니다. 친한 친구들도 9개월 접어들면서 알게될정도로...좀 무식하게 했죠^^-
왜 여자들은 애낳고나면 기억력이 감퇴가 되는건지...근데 정말 암만 생각해도 방법이 없더군요
남편은 스트레스받는 절 보고 애한테 무리간다고 더 난립니다
엄마가 힘들어하면 예민한 애 낳는다고 아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은근히 저도 걱정은 되더군요...이거 낳아놨더니 회초리 들면 가정폭력운운하며 적법이니 위법이니 우리집 가훈에 때려도 된다는 말 있냐는 ...머 이런거 찾는 넘을 낳으면 어쩌나 싶어서여^^;
그래서 살살하기로 했습니다.--;;
첫날 하루종일 외운 것 같은데 한단락 외우기도 힘들데요.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마침내 시험당일...
물론 어느정도 외우기는 했지만 두시간반동안 쓰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시험문제는 중국의 민법전에 대한 자신의 견해제시형 단 한문제였고
전 8장이나 되는 답안용갱지를 바라보며 두시간반동안의 저와의 고투에 빠졌습니다.
첫장은 제가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답안을 작성하지 않고 그렇게밖에 할수 없었던 저의 신세타령(?)을...그리고 나서는 조심스럽게 제가 외운 -다행히도 그 논문의 내용역시 민법전 관련내용이었음-
논문을 제목부터 써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백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2시간 이십여분이 흐르도록 아무도 강의실을 빠져나가지 않더군요
그렇게 두시간 반동안 갱지의 7면을 큰...아주 큰글씨로 메꿨습니다.
교수님도 걱정은 스러우셨는지 슬쩍 제 답안을 힐끔 쳐다보시더니 좀 당혹스런 빛이 스치더이다...
모른척하고 답안지를 냅다 집어 던지고 그렇게 시험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저를 가장 힘들게 하던 수업이었지만 이렇게 한 학기가 끝나고 나니
저도 모르게 첫학기부터 스스로 수많은 소논문들을 작성도 해보고 다른 중국연구생들과 같은 조건으로-물론 수준은 넘 차이나겠지만- 시험도 보았다는 것이 뿌듯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시험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그보다는 허전하고 왠지 모르게 속이 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쩌면 처음부터 제가 너무 많은걸 바란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자랑스런 한국인이 되고 싶었는데 아직은 그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경쟁이 되지 못한다는 느낌이 저를 몹시 초라하게 했습니다.
그야말로 기분이 너무 꿀꿀해서 어디가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더랬습니다.
지금 저는 이번학기 숙제도 하나도 못하고 또 이렇게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시원찮으니까 집에 있는 물건마다 다 말썽이네요
컴이 문제가 생겨서 시스템을 다시 깔았는데요mp3에 다 저장해 놓는다고 다 저장한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까 세상에 ...그렇게 힘들게 찾아서 편집해 놓은 논문 70여편과
제가 피땀흘려 완성해놓았던 소논몬 과제 20여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거 있죠...ㅠㅠ
내손으로 직접할걸...해준다고 그걸 믿은 내가 바보입니다...ㅠㅠ
침대에다 막 머리를 박는 저를 보고 보모 아줌마가 무슨 일이냐고 묻습니다
대답도 할 수가 없군요...
정말 너무 답답해서 잠이 안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제 시험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공부는 혼자하나...잘난척한다고 머라하지 말아주세요
미국가서 영어만 배우는거 아니죠...중국어배우러 중국오겠다면
한국에서 열심히 학원다니라고 하겠습니다
제가 세디즘이 있는건지...힘들면 더 깡다구가 생기네여^^;
제가 선택한 길이고...지금도 후회없는 길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비오는 날이 있습니다
매일 날씨가 좋으면 사막이 된다고 하잖아요~!
인생에 비가 내리는거 좋지는 않겠지만 또 그렇게 비가 개고나면 더 맑아질 것을 믿쓉니다~!!!
정말로 잠이 안오는 밤이될것 같습니다...
왜냐면 낮에 승질나서 잤거덩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