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신데렐라★21★레오가 모르는 이야기

샤랄라200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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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출근길에 제일 먼저 가디언을 산 효은은 자신의 이름을 단 기획 기사가 실린 것을 보고 안심했다. 역시, 요한센의 글 솜씨는 탁월했다. 기자해도 되겠는걸? 효은은 미소지었다. 아무튼, 레오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부러운 딱 한 가지는 요한센이야. 효은은 중얼거리며 지하철에 올라탔다. 또, 한 쪽 구석에는 그로스베너 그룹이 전 유럽에서 동시에 발매되는 패선 잡지 ‘all about U’를 창간한다는 기사도 나와 있었다. 어쩐지.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서 미용실에 가네, 어쩌네 하며 옷장 안에 있는 옷 전부 꺼내놓고 고민하던 베스가 떠올랐다. 효은은 신문을 접고 눈을 감았다. 


가디언 빌딩은 너무 삭막했다. 문을 열고 사무실에 들어온 효은은 편집장 스미스가 벌써 출근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자신도 재빨리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강 기자!

 

스미스가 엄격한 말투로 그녀를 불렀다.

 

-네!

 

벌떡 일어나 달리다시피 스미스의 자리에 섰다.

 

-어제와 같은 일이 또 일어나선 안되네. 알겠나?

 

-네, 편집장님. 죄송합니다.

 

-됐어. 기사는 잘 썼더군.

 

스미스는 하얀 수염이 덮인 얼굴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KFC 앞에 서있는 할아버지 같다는 생각에 효은은 킥, 웃었다.

 

-빨리 자리에 가서 앉지. 경제부 부장이 출근하면 무슨 일을 해야 하는 지 물어보고.

 

-네, 알겠습니다.

 

효은은 고개를 꾸벅 숙이고 자리로 돌아갔다. 조금 있으니 기자들이 하나 둘 출근했다. 다들 효은을 보고 놀라는 눈치였다. 누군가 소근대는 소리가 들렸다.

 

-얼마나 갈까?

 

-글쎄올시다. 한 일주일?

 

-그로스베너, 돈도 많을텐데. 이번에 잡지사도 만든다며?

 

-그러게. 무엇보다 미란다한테 당할 수모가 걱정인걸? 첸이 그만 둔 이후로 미란다 짐꾼이 없어졌잖아?

 

-어제 미란다한테 말하는 거 보니까 그리 호락호락 할 것 같지는 않더구만.

 

효은이 소리나는 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모여 있던 세 사람이 모두 딴청을 부렸다. 효은은 씩 웃더니 자판기로 가서 캔 커피 세 개를 꺼냈다. 그리고는 그 세 사람에게 내밀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들.

 

그리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세 사람은 엉거주춤 눈치를 보다 캔 커피를 하나씩 받아들고 고개를 끄덕였다.

 

-뭘, 강효은씨야 잘 하고 있잖아? 경력도 좋고.

 

-그래도 선배님들만 하겠어요?

 

효은이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기분이 좋아졌는지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래, 뭐, 어려운 일 있으면 말해요. 도와줄게.

 

그들의 말에 효은 감사합니다, 하며 다시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오던 효은은 미란다와 마주쳤다.

 

-뭐야, 왜 웃고 그래? 기분 나쁘게.

 

미란다가 투덜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효은은 못 들은 척 하고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윈즈버그!

 

스미스가 미란다를 불렀다. 미란다가 일어났다. 스미스는 유일하게 그녀를 좋게 봐주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니,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었다. 스미스가 보는 미란다는 능력도 없고 기자 정신도 없었다. 미란다에게 딱 어울리는 직업은 뷰티 샾 사장이었다. 발로 뛰어다니는 직업은 천성적으로 맞지 않아 보였다.

 

-도대체 이게 기사라고 쓴 건가? 너무 챙피해서 신문에 실을 수가 없었네!

 

미란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효은의 옆에 앉아있는 스톤튼이 킥킥대고 웃는 소리가 들렸다.

 

-자네, 도대체 뭣 때문에 기자 하는 거야? 폼으로 하는 거야? 이딴 식으로 기사 쓸라면 그만 둬!

 

-죄.. 죄송합니다.

 

미란다는 얼굴이 빨갛게 변해서 더듬더듬 말했다.

 

-차라리 발로 뛰는 거 말고 앉아서 편하게 할 만한 걸 찾아봐!

 

스미스는 미란다가 낸 기사 원고와 디스켓을 던지듯 책상위에 올려 놓았다.

 

-원래 저렇게 무서우세요?

 

효은이 스톤튼에게 물었다.

 

-누구? 아, 편집장님?

 

효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경제부 출신 편집장님 아니야. 요즘 같은 때엔 신문 경제면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을 하시지. 강 기자도 조심해. 한번 찍히면 국물도 없는 분이야.

 

효은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컴퓨터를 바라봤다.


 

-강 기자, 식사나 하러가지.

 

스톤튼이 일어서며 말했다. 그 말에 효은이 벌떡 일어났다.

 

-벌써 식사 시간이에요?

 

-그래. 우리는 요 앞에 식당에서 간단히 때우는데. 같이 갈거면 같이 가자구.

 

효은은 레오가 사준 자켓을 걸쳤다. 엘리베이터를 타러 나오니 미란다가 서 있었다.

 

-어, 윈즈버그. 어디 가나?

 

-아, 네.

 

미란다는 그저 짧게 대답하고는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기자들은 불쾌하다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지어 보였다. 미란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한 마디도 안했다.

스톤튼을 비롯한 다른 기자들이 즐겨 가는 곳은 패스트푸드 전문점이었다.

 

-여기가 보기에는 이렇게 허름해도 양도 많고 특히 채소가 아주 신선해.

 

스톤튼이 말하며 효은에게 자리를 권했다. 효은은 자리에 앉아 두리번거렸다. 미란다가 컨버터블을 타

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저 아가씨는 꼭 저렇게 어디 가서 점심을 먹더구만.

 

스톤튼이 샌드위치를 주문하러 간 사이 그의 동기인 슈마허가 말했다. 그는 미란다에게 불만이 많다는 투였다.

 

-내버려둬. 저런 아가씨가 우리 같은 평민들이랑 한 자리에서 식사하겠어?

 

스톤튼이 말하며 샌드위치를 내려 놓았다.

 

-우와.

 

효은의 입이 벌어졌다. 샌드위치는 두툼한 호밀빵 사이에 베이컨, 치즈, 토마토, 양상치, 양파, 피클이 잔뜩 얹어 있었다.

 

-이거 너무 맛있어요.

 

효은이 입을 우물거리면서 말하자 슈마허가 말했다.

 

-맛 뿐만 아니라 영양도 듬뿍이지. 건 그렇고 강 기자는 정말 그로스베너랑 그렇고 그런 사이야?

 

그러자 스톤튼이 주의를 줬다.

 

-그렇고 그런 사이라니! 그런 말은 실례야.

 

스톤튼의 말에 머쓱해진 슈마허가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했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남자들은 항상 그런 식으로 이야길 하거든. 그런데, 강 기자랑 그로스베너랑 연인사이 맞아?

 

스톤튼과 슈마허의 눈동자가 효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효은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두 사람이 동시에 감탄을 했다.

 

-대단하군!

 

-뭐가요?

 

효은은 기분이 상한다는 표정으로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래. 그로스베너한테도 좋은 일이지. 그런 땍땍거리는 미란다 보다야 효은씨가 훨 나아 보이는데?

 

스톤튼의 말에 슈마허도 인정한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기분이 풀린 효은은 인정한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잘 해보라구.

 

스톤튼은 콜라를 리필하기 위해 일어섰다. 그러자 슈마허가 자기 커피도 리필해 달라며 내밀었다.

 

-으이구, 이 친구야. 그렇게 게으르니 배만 나오지!

 

스톤튼의 말에 모두들 웃음을 터트렸다. 어쨌든, 이 사람들도 좋은 사람들 같은걸. 효은은 입가에 우유

자국을 닦으며 생각했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레오였다.

 

-밥 먹었어?

 

-음, 지금 먹고 있어요. 당신은?

 

-나는 먹었는데. 뭐 먹어? 그, 싸구려 음식 먹지 말고 비싸고 맛있는 거 먹어. 내 카드라도 보내줘?

 

-또 그런다. 그러지 말랬죠? 난 괜찮아요.

 

-그래도 난 자기 걱정에..

 

레오가 웅얼거리며 말했다.

 

-됐어요. 나 잘 있으니 걱정 말아요. 있다 전화할게. 안녕.

 

효은이 전화를 끊고 나자 스톤튼이 말했다.

 

-와, 이거. 그로스베너가 완전히 꽉 잡혀 사는거 아냐?

 

-그러게. 아주 기세가 등등한데, 응? 효은씨.

 

슈마허도 맞장구를 쳤다. 효은은 혀를 낼름 내밀어 보이고 샌드위치 조각을 입안에 몽땅 밀어 넣었다. 아일랜드 드레싱에 버무려진 아채들이 상큼하게 입안을 채웠다.

 

-어쨌든 그리 나쁘진 않아.

 

효은은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중얼거렸다.


 

사무실은 거의 비어있었다.

 

-다른 분들은 어디서 식사하시나요?

 

효은의 질문에 스톤튼이 대답했다.

 

-음, 구내 식당도 있고 밖에 나가서 먹기도 하지.

 

-구내 식당은 맛있어요?

 

효은이 칫솔에 치약을 짜며 물었다.

 

-먹을 만해. 그런데 우린 당최 줄서는 게 싫어서.

 

슈마허가 칫솔을 효은에게 내밀었다. 효은은 슈마허의 칫솔에도 치약을 짜 줬다.

 

-그래요?

 

효은은 치약 뚜껑을 닫고 화장실로 향했다. 양치질을 한 효은은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때, 밖에서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그거 들었니? 그로스베너 새 애인이 경제부에 들어 왔다던데?

 

-뭐야? 어떻게 생겼든? 사진은 괜찮던데?

 

-키도 크고 예쁘고 괜찮더라. 이코노믹스에서 짤렸대. 스켄들 때문에. 그런거 보면 능력도 있나봐.

 

그 여자들도 양치질을 하는 것 같았다.

 

-그래? 하긴. 이제 미란다 나이가 서른이잖아. 서른 보다야 한살이라도 어린 여자가 더 낫지 않겠어?

 

두 여자가 깔깔거리고 웃는 소리가 났다.

 

-그렇긴 해. 그래도 동양인이잖아.

 

-마늘냄새 날까?

 

다시 웃음소리가 크게 났다. 물을 내린 효은이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거울 앞에서 머리를 손질하던 여자들이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효은을 바라봤다.

 

-나 마늘 싫어해요.

 

딱 한마디 한 효은은 눈을 치켜뜨고 화장실을 나왔다. 사무실로 돌아온 효은은 칫솔을 던져두고 컴퓨터 앞에서 열심히 기사 자료를 찾고 있었다. 그때였다.

 

-강효은씨!

 

낯 익은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헨리였다.

 

-어머, 스완씨!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효은에게 헨리는 장미 한 다발을 건넸다.

 

-이게 뭐에요?

 

-인사도 못하고 보냈잖아요. 잘하라는 의미에요. 잠간 차 한잔 할 수 있어요?

 

-음, 좋아요. 선배님, 저 휴게실에 좀 다녀올게요.

 

스톤튼이 걱정 말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

 

-지내기는 괜찮은 거에요?

 

헨리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아, 그럼요.

 

효은은 정말 좋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왠지 편하지는 않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로스베너씨는 잘 해줘요?

 

-아, 그 분요..

 

-아직도 그 분이에요?

 

헨리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음, 잘 해줘요. 생각보다 따뜻하고 친절해요.

 

자신도 모르게 레오의 칭찬을 하고만 효은은 얼굴이 달아 오르는 것을 느꼈다.

 

-보기 좋네요.

 

헨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커피를 마셨다. 커피 맛이 쓰다.


 

 

내일은 신데렐라★21★레오가 모르는 이야기아이고..다 올려놓고 한번 날려부렀네요..내일은 신데렐라★21★레오가 모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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