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影舞) 51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30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30
“뭐…, 이걸 날로 먹으라고?”
- 호호호, 아, 아니에요. 오래 되서 안돼요. 익혀서 드세요, 호호호!
정민은 짐정리를 마치고 괴수의 고기를 수액덩어리에 불을 붙여 익혀서 먹기 시작했다. 익히긴 했으나 양념이 안 된 고기를 먹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민은 꾹 참고 약으로 생각하며 먹었다.
이렇게 정민과 연정의 영혼은 신단수의 구멍에서 신접살림 아닌 신접살림을 시작했다. 정민은 연정의 도움을 받으면서 목각들과의 동화를 위한 수련을 하면서 화살을 만들었다. 그리고 칠일 마다 한 번씩 연이에게 영단을 전하기 위한 고통도 괴수의 고기를 먹었기 때문이었는지 정민은 잘 이겨냈고, 괴수들도 정민에게 한 번씩 혼이 난 때문인지 나타나지 않았다.
정민은 연정의 영혼이 곁에 있어 주었기 때문에 굴에 갇혀 있다는 것만을 빼면 그런 대로 지낼만한 생활이었다. 그는 산속에서 백일동안 벙어리 할머니랑 지냈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연정과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작은 행복감마저 느끼면서 지낼 수 있었다.
정민은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틈틈이 나머지 굴을 살펴보기도 했지만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무리해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정민이 연이에게 마지막 영단을 전해주고 난후에 연정은 정민의 곁에 있기보다는 연이에게 가있는 시간이 많아 졌고, 이에 정민은 연정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하면서 사랑싸움을 하기도 했으나 심각한 싸움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
스무 개의 화살이 완성 되자 정민은 연정의 영혼과 함께 활을 쏘는 연습을 했다. 기운용이 어느 정도 숙달되어 괴수의 뼈로 만든 활도 쉽게 시위를 당길 수 있게 숙달된 정민은 드디어 잠에서 깨어 난지 두 달, 굴에 빠진지 거의 구 개월 만에 동굴을 탐험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괴수의 고기는 만일을 위해서 육포로 만들어 3일치 정도를 확보해 챙겼고, 활을 비롯하여 총과 수리검을 대신하여 괴수의 뼈와 송곳니로 만든 검 네 개를 챙겼고, 발톱으로 표창도 30여개를 만들었다.
이렇게 준비를 하는데 한 달을 더 보내고서야 첫 번째 동굴 탐험을 시작했다. 괴수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정민은 뒤쪽에 있는 굴부터 탐험을 시작했다. 그 굴은 불의 기운이 넘치는 곳이었다. 불과 10분여를 걸었지만 정민은 실망이 컸다. 사람의 몸으로는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높은 열기로 인해 연결된 길을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탐험을 실패하고 정민은 일주일동안을 움직이질 않았다. 연정은 그런 정민을 위로하고 달래주면서 다시 다른 동굴을 탐험할 수 있는 용기를 되찾게 해주었다. 정민은 다시 짐을 챙겨 네 번째 금(金)의 기운의 굴을 탐험했으나, 불과 10분도 못가서 끝을 보았다. 여러 가지 광석의 광맥이 엉켜있는 황당한 경우를 보면서 정민은 뒤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소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금맥을 발견했으니 만일 나가게 되면 틀림없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나, 나가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없는 결과였다. 정민은 다시 신단수로 돌아오면서 거의 미친 듯이 중얼거렸다.
“제기랄, 이게 뭐야? 뭐 이따위가 다 있어! 진짜 짜고 치는 거야? 날 이렇게 황당하고 참혹하게 만드는 이유가 뭐야? 그래, 네가 없으면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우아 미치겠다. 제기랄, … 씨, … 지랄 같네! 훅 후! ….”
- 정민 씨 괜찮아요?
보다 못한 연정의 영혼이 정민에게 근심스런 듯 물었다.
“아아, 괜찮아! 헤헤헤, 그냥 생각나는 게 있어서…!”
- 정민 씨, 그 영을 생각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저 때문에….
“뭔 소리야? 그 못된 영보다 날 이렇게까지 만들고 있는 그 숙명이라는 것에 화가 났을 뿐이야. 그러니 쓸데없는 생각은 말아. 근데 이상하네?”
- 뭐가요?
“왜 내 생각을 전처럼 제대로 읽지 못하지?”
-그, 그건 당신이 하늘님의 선택받은 자로 점점 완벽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제 당신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영은 없어요. 단지 상제님들이나 겨우 당신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것도 정민 씨가 허락하지 않는 다면 읽기 힘들 거예요.
“….”
연정의 말에 정민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고 순간 할 말을 잊었다. 그렇게 거부하고 싶었던 선택받은 자라는 굴레가 이미 자신을 완벽하게 옭아매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침묵하던 정민은 다시 걸음을 옮기며 조용히 읊조리듯 말했다.
“그래 숙명은 받아드리지, 피할 수없는 거니. 그러나 쓰는 것은 나의 의지로만 쓸 것이다. 그 누구도 간섭하는 걸 용납지 않으리라!”
- …!
연정은 정민의 서슬에 놀란 듯 침묵했다.
정민은 다시 신단수로 돌아와 마지막 남은 동굴을 탐험하기위한 준비를 했다. 전과는 달리 정민은 먹을 것 보다는 무기를 챙겼다. 괴수의 가죽으로 만든 수액 주머니를 제외한 먹을 것은 모두 두고 최대한 몸을 움직이기 편하게 준비를 했다. 괴수들과 일전을 결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정민은 무기를 챙기는데 더 시경을 썼다. 출발하기 전 정민은 가기 싫어하는 연정을 연이에게 보냈다. 정민은 혼자서 하고 싶었다. 또 막힌 것을 확인하고 자신이 어떤 짓을 할지 예측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연정의 걱정을 뒤로 하고 정민은 마지막 남은 목(木) 기운의 굴에 들어섰다. 정민은 들어선지 5분을 걸었을 때 살기를 느끼고 긴장했다. 정민은 바로 활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 기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정민은 지난 두 달 동안의 수련을 통하여 완벽하지는 못 하지만 어느 정도 숙달되어 있었다. 정민은 우선적으로 극양의 기로 몸을 가볍게 하고, 극음의 기로 주변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정민이 50m를 전진했을 때 귀를 찢을 것 같은 울부짖음이 들리고 이어서 푸른빛 덩어리가 그의 얼굴을 덮쳐들었다.
- 크악
‘뭐, 뭐야?’
- 파 앙
정민은 재빨리 몸을 숙였고, 이어서 그의 뒤편 동굴의 벽에는 흙먼지가 일어났다. 정민은 곧바로 빛 덩어리가 날아온 곳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자신을 공격한 것에 대한 정체를 알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약간 휘어져 뚫려있는 구조 때문에 정민이 서있는 곳에서는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정민은 할을 겨눈 상태로 동굴 벽에 붙어서 앞으로 조심스럽게 나아가길 20m, 시야가 탁 트이면서 동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 아니…!
정민은 잠시 동안 그를 노리고 있는 살기도 잊은 채 놀라서 그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그 곳에는 정민의 눈에 무릉도원이란 말이 딱 맞는 표현의 전경이 펼쳐져있었다.
신단수가 있는 광장의 오분의 일 밖에 안 되는 규모였지만 똑같은 형태의 광장이 있었다. 광장 왼쪽에는 5m 정도의 높이의 폭포가 작은 호수를 향해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었고, 크기가 3~4m에 이르는 갓이 없는 영지버섯의 일종으로 보이는 것들이 나무모양으로 자라 울창한 나무숲을 이루고 있는 듯 했으나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자란 것이 아닌 완벽한 조화를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었고, 나뭇잎처럼 보이는 겨우살이 같은 기생식물이 가지마다 자라고 있어서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는 듯했다. 바닥에는 이끼류가 자라고 있었는데 잔디가 깔려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빛도 없는데 푸른 이끼가 자랄 수 있는 거지?’
정민이 잠시 멍청하게 있는데 다시 한 번 빛 덩어리가 덮쳐왔다. 정민은 그 자리에서 도약하여 피했고, 그가 서있던 자리에는 다시 흙먼지가 피워 올랐다.
‘이, 이런! 방심하고 있었군. 저놈인가…?’
정민은 빛을 피하면서 그것을 토해낸 주인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 물속에서 사는 괴수 말고도 저놈이 또 있다니! 이거 산 넘어 산이구나. 게다가 저놈은 이상한 빛까지 쏘아대다니….’
정민이 발견한 괴수의 모습은 전에 보았던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크기는 거의 두 배에 달해 거의 송아지만한 크기였다. 공격대상이 발견되자 정민은 지체 없이 활시위를 당겼다.
- 팅
- 크 앙!
- 우 웅 웅
화살은 정민의 의도한 곳에서 약간 빗맞긴 했어도 괴수의 어깨에 박혔고, 고통에 찬 괴수의 포효가 동굴을 울렸다.
‘제기랄, 빗맞았네! 소리 한번 되게 크네.’
정민은 다시 화살을 재고 괴수를 향해 두 번째 활을 겨누려고 하다가 기겁을 하고 발을 재빨리 놀려 흙먼지와 잔돌들을 앞을 향해 날리고 그곳에서 도약을 하였다. 정민이 화살을 꺼내기 위해 잠간 눈을 돌린 사이, 괴수가 바로 코앞까지 덮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민은 괴수를 간발의 차이로 피하면서 괴수를 뛰어넘어 버섯들이 자라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괴수는 정민이 피하자, 바로 그의 뒤를 쫒아 재도약하며 입을 벌려 정민을 향해 빛을 토했다. 정민은 사슴이 범이 덮칠 때 피하듯이 그 자리에서 90도 방향전환을 해서 옆으로 움직여 괴수가 토한 빛을 피했고, 다시 뛰어올라 공중제비를 넘으면서, 괴수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그러나 괴수는 여유 있게 정민의 화살을 피하고 정민을 재차 공격하기위한 준비를 위해 숨을 고르듯 정민을 노려보며 버티고 섰다.
정민은 두 번의 공격에서 한 번을 성공했고, 괴수는 세 번의 공격에서 한 번도 정민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다. 이는 정민이 흡혈갑충에게 정신없이 쫒기며 보냈던 때에 비하면 지금의 정민은 거의 일반인의 육체적 능력을 뛰어넘는 초인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었다. 더불어 괴수의 입에서 나오는 빛은 일반인은 볼 수 없는 기가 발출 되는 것이었지만, 정민은 몸에 지니고 있는 목각들의 도움으로 기를 빛의 형태로 볼 수 있었다.
그림자의 춤 51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30
그림자의 춤(影舞) 51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30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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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걸 날로 먹으라고?”
- 호호호, 아, 아니에요. 오래 되서 안돼요. 익혀서 드세요, 호호호!
정민은 짐정리를 마치고 괴수의 고기를 수액덩어리에 불을 붙여 익혀서 먹기 시작했다. 익히긴 했으나 양념이 안 된 고기를 먹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민은 꾹 참고 약으로 생각하며 먹었다.
이렇게 정민과 연정의 영혼은 신단수의 구멍에서 신접살림 아닌 신접살림을 시작했다. 정민은 연정의 도움을 받으면서 목각들과의 동화를 위한 수련을 하면서 화살을 만들었다. 그리고 칠일 마다 한 번씩 연이에게 영단을 전하기 위한 고통도 괴수의 고기를 먹었기 때문이었는지 정민은 잘 이겨냈고, 괴수들도 정민에게 한 번씩 혼이 난 때문인지 나타나지 않았다.
정민은 연정의 영혼이 곁에 있어 주었기 때문에 굴에 갇혀 있다는 것만을 빼면 그런 대로 지낼만한 생활이었다. 그는 산속에서 백일동안 벙어리 할머니랑 지냈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연정과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작은 행복감마저 느끼면서 지낼 수 있었다.
정민은 한 달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틈틈이 나머지 굴을 살펴보기도 했지만 깊숙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무리해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정민이 연이에게 마지막 영단을 전해주고 난후에 연정은 정민의 곁에 있기보다는 연이에게 가있는 시간이 많아 졌고, 이에 정민은 연정에게 투정을 부리기도 하면서 사랑싸움을 하기도 했으나 심각한 싸움이 되는 경우는 없었다.
스무 개의 화살이 완성 되자 정민은 연정의 영혼과 함께 활을 쏘는 연습을 했다. 기운용이 어느 정도 숙달되어 괴수의 뼈로 만든 활도 쉽게 시위를 당길 수 있게 숙달된 정민은 드디어 잠에서 깨어 난지 두 달, 굴에 빠진지 거의 구 개월 만에 동굴을 탐험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괴수의 고기는 만일을 위해서 육포로 만들어 3일치 정도를 확보해 챙겼고, 활을 비롯하여 총과 수리검을 대신하여 괴수의 뼈와 송곳니로 만든 검 네 개를 챙겼고, 발톱으로 표창도 30여개를 만들었다.
이렇게 준비를 하는데 한 달을 더 보내고서야 첫 번째 동굴 탐험을 시작했다. 괴수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정민은 뒤쪽에 있는 굴부터 탐험을 시작했다. 그 굴은 불의 기운이 넘치는 곳이었다. 불과 10분여를 걸었지만 정민은 실망이 컸다. 사람의 몸으로는 도저히 통과할 수 없는 높은 열기로 인해 연결된 길을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탐험을 실패하고 정민은 일주일동안을 움직이질 않았다. 연정은 그런 정민을 위로하고 달래주면서 다시 다른 동굴을 탐험할 수 있는 용기를 되찾게 해주었다. 정민은 다시 짐을 챙겨 네 번째 금(金)의 기운의 굴을 탐험했으나, 불과 10분도 못가서 끝을 보았다. 여러 가지 광석의 광맥이 엉켜있는 황당한 경우를 보면서 정민은 뒤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소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금맥을 발견했으니 만일 나가게 되면 틀림없이 백만장자가 될 수 있을 것이나, 나가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없는 결과였다. 정민은 다시 신단수로 돌아오면서 거의 미친 듯이 중얼거렸다.
“제기랄, 이게 뭐야? 뭐 이따위가 다 있어! 진짜 짜고 치는 거야? 날 이렇게 황당하고 참혹하게 만드는 이유가 뭐야? 그래, 네가 없으면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우아 미치겠다. 제기랄, … 씨, … 지랄 같네! 훅 후! ….”
- 정민 씨 괜찮아요?
보다 못한 연정의 영혼이 정민에게 근심스런 듯 물었다.
“아아, 괜찮아! 헤헤헤, 그냥 생각나는 게 있어서…!”
- 정민 씨, 그 영을 생각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저 때문에….
“뭔 소리야? 그 못된 영보다 날 이렇게까지 만들고 있는 그 숙명이라는 것에 화가 났을 뿐이야. 그러니 쓸데없는 생각은 말아. 근데 이상하네?”
- 뭐가요?
“왜 내 생각을 전처럼 제대로 읽지 못하지?”
-그, 그건 당신이 하늘님의 선택받은 자로 점점 완벽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제 당신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영은 없어요. 단지 상제님들이나 겨우 당신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그것도 정민 씨가 허락하지 않는 다면 읽기 힘들 거예요.
“….”
연정의 말에 정민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고 순간 할 말을 잊었다. 그렇게 거부하고 싶었던 선택받은 자라는 굴레가 이미 자신을 완벽하게 옭아매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한참을 침묵하던 정민은 다시 걸음을 옮기며 조용히 읊조리듯 말했다.
“그래 숙명은 받아드리지, 피할 수없는 거니. 그러나 쓰는 것은 나의 의지로만 쓸 것이다. 그 누구도 간섭하는 걸 용납지 않으리라!”
- …!
연정은 정민의 서슬에 놀란 듯 침묵했다.
정민은 다시 신단수로 돌아와 마지막 남은 동굴을 탐험하기위한 준비를 했다. 전과는 달리 정민은 먹을 것 보다는 무기를 챙겼다. 괴수의 가죽으로 만든 수액 주머니를 제외한 먹을 것은 모두 두고 최대한 몸을 움직이기 편하게 준비를 했다. 괴수들과 일전을 결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정민은 무기를 챙기는데 더 시경을 썼다. 출발하기 전 정민은 가기 싫어하는 연정을 연이에게 보냈다. 정민은 혼자서 하고 싶었다. 또 막힌 것을 확인하고 자신이 어떤 짓을 할지 예측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연정의 걱정을 뒤로 하고 정민은 마지막 남은 목(木) 기운의 굴에 들어섰다. 정민은 들어선지 5분을 걸었을 때 살기를 느끼고 긴장했다. 정민은 바로 활을 준비하면서 세 가지 기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정민은 지난 두 달 동안의 수련을 통하여 완벽하지는 못 하지만 어느 정도 숙달되어 있었다. 정민은 우선적으로 극양의 기로 몸을 가볍게 하고, 극음의 기로 주변을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정민이 50m를 전진했을 때 귀를 찢을 것 같은 울부짖음이 들리고 이어서 푸른빛 덩어리가 그의 얼굴을 덮쳐들었다.
- 크악
‘뭐, 뭐야?’
- 파 앙
정민은 재빨리 몸을 숙였고, 이어서 그의 뒤편 동굴의 벽에는 흙먼지가 일어났다. 정민은 곧바로 빛 덩어리가 날아온 곳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자신을 공격한 것에 대한 정체를 알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약간 휘어져 뚫려있는 구조 때문에 정민이 서있는 곳에서는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정민은 할을 겨눈 상태로 동굴 벽에 붙어서 앞으로 조심스럽게 나아가길 20m, 시야가 탁 트이면서 동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아, 아니…!
정민은 잠시 동안 그를 노리고 있는 살기도 잊은 채 놀라서 그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그 곳에는 정민의 눈에 무릉도원이란 말이 딱 맞는 표현의 전경이 펼쳐져있었다.
신단수가 있는 광장의 오분의 일 밖에 안 되는 규모였지만 똑같은 형태의 광장이 있었다. 광장 왼쪽에는 5m 정도의 높이의 폭포가 작은 호수를 향해 끊임없이 떨어지고 있었고, 크기가 3~4m에 이르는 갓이 없는 영지버섯의 일종으로 보이는 것들이 나무모양으로 자라 울창한 나무숲을 이루고 있는 듯 했으나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자란 것이 아닌 완벽한 조화를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었고, 나뭇잎처럼 보이는 겨우살이 같은 기생식물이 가지마다 자라고 있어서 마치 잘 가꾸어진 정원을 보는 듯했다. 바닥에는 이끼류가 자라고 있었는데 잔디가 깔려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빛도 없는데 푸른 이끼가 자랄 수 있는 거지?’
정민이 잠시 멍청하게 있는데 다시 한 번 빛 덩어리가 덮쳐왔다. 정민은 그 자리에서 도약하여 피했고, 그가 서있던 자리에는 다시 흙먼지가 피워 올랐다.
‘이, 이런! 방심하고 있었군. 저놈인가…?’
정민은 빛을 피하면서 그것을 토해낸 주인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 물속에서 사는 괴수 말고도 저놈이 또 있다니! 이거 산 넘어 산이구나. 게다가 저놈은 이상한 빛까지 쏘아대다니….’
정민이 발견한 괴수의 모습은 전에 보았던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크기는 거의 두 배에 달해 거의 송아지만한 크기였다. 공격대상이 발견되자 정민은 지체 없이 활시위를 당겼다.
- 팅
- 크 앙!
- 우 웅 웅
화살은 정민의 의도한 곳에서 약간 빗맞긴 했어도 괴수의 어깨에 박혔고, 고통에 찬 괴수의 포효가 동굴을 울렸다.
‘제기랄, 빗맞았네! 소리 한번 되게 크네.’
정민은 다시 화살을 재고 괴수를 향해 두 번째 활을 겨누려고 하다가 기겁을 하고 발을 재빨리 놀려 흙먼지와 잔돌들을 앞을 향해 날리고 그곳에서 도약을 하였다. 정민이 화살을 꺼내기 위해 잠간 눈을 돌린 사이, 괴수가 바로 코앞까지 덮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민은 괴수를 간발의 차이로 피하면서 괴수를 뛰어넘어 버섯들이 자라는 곳으로 몸을 날렸다. 괴수는 정민이 피하자, 바로 그의 뒤를 쫒아 재도약하며 입을 벌려 정민을 향해 빛을 토했다. 정민은 사슴이 범이 덮칠 때 피하듯이 그 자리에서 90도 방향전환을 해서 옆으로 움직여 괴수가 토한 빛을 피했고, 다시 뛰어올라 공중제비를 넘으면서, 괴수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그러나 괴수는 여유 있게 정민의 화살을 피하고 정민을 재차 공격하기위한 준비를 위해 숨을 고르듯 정민을 노려보며 버티고 섰다.
정민은 두 번의 공격에서 한 번을 성공했고, 괴수는 세 번의 공격에서 한 번도 정민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다. 이는 정민이 흡혈갑충에게 정신없이 쫒기며 보냈던 때에 비하면 지금의 정민은 거의 일반인의 육체적 능력을 뛰어넘는 초인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었다. 더불어 괴수의 입에서 나오는 빛은 일반인은 볼 수 없는 기가 발출 되는 것이었지만, 정민은 몸에 지니고 있는 목각들의 도움으로 기를 빛의 형태로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