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프리즘]강한 표정연기 어필 소지섭

tomasson200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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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프리즘]강한 표정연기 어필 소지섭  
`카리스마 침묵男` 계보 바통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월ㆍ화요일 안방극장을 달구며 `폐인`들을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남자주인공 소지섭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에 대한 찬사가 높다.

극중 사생아 채무혁 역의 소지섭은 생모인 여배우 오들희(이혜영 분)에 대한 애증의 감정과 송은채(임수정 분)에 대한 깊은 사랑, 그리고 죽음을 목전에 둔 남자의 두려움과 고뇌를 몇 마디 안 되는 대사에 눈빛과 표정연기만으로 절절하게 연기해내고 있다. 대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눈빛과 표정으로 연기하는 `카리스마 침묵남` 캐릭터의 대성공은 소지섭이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인 1994년 `귀가시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 국민적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SBS `모래시계`는 주연배우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 외에 시청자의 폭발적인 호응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스타 한 명을 배출했다. 극중 혜린(고현정 분)을 그림자처럼 따르며 말없이 지켜내다 결국 목숨을 잃는 재희 역을 열연한 탤런트 이정재다. 혜린을 향한 마음을 속으로만 감내하는 재희의 캐릭터를 극도로 대사를 자제하며 눈빛으로 연기한 이정재는 당시 여성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얻으며 `카리스마 침묵남`의 모델로 떠올랐다.

비교적 최근에 방영된 드라마에서는 2002년 MBC `네 멋대로 해라`의 주인공 고복수 역을 맡았던 양동근을 꼽을 수 있다. 양동근은 서서히 죽어가는 가난한 스턴트맨으로 출연해 극중 신분이 확연히 차이나는 전경(이나영 분)과의 애절한 사랑을 툭툭 내던지는 많지 않은 대사에 특유의 `어눌한 카리스마`로 소화해 큰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를 좀더 극단적인 모습까지 밀어붙이는 영화의 영역으로 가면 김기덕 감독의 2001년작 `나쁜 남자`의 조재현을 만날 수 있다. 단 한 마디의 말도 없이 시종 독하지만 깊은 속내를 간직한 눈빛 하나로 바닥인생을 연기한 조재현은 드라마 속 `카리스마 침묵남`의 영화적 버전이다.

이정재, 양동근, 소지섭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결말에 가서 죽음에 이른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극의 주제와 맞닿은 자신들의 가장 강하고 분명한 마지막 메시지마저 `대사`가 아닌 죽음, 즉 `말없는 행동`으로 표현하는 셈이다. 아울러 캐릭터상 이들이 출연한 드라마 속 장면들은 대사를 대신해 BG음악과 영상미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다.

시청자들에게서 "그의 눈빛만 쳐다봐도 울어버릴 것 같다"는 찬사를 듣고 있는 소지섭은 얼마 남지 않은 2004년의 대표적 `카리스마 침묵남` 자리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환 기자(cd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