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져 버린 아이

큰가방200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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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져 버린 아이


없어져 버린 아이  아침 일찍 저의 집 뒤쪽에 있는 대(竹) 밭에서 조그만 새들의 우짓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새들이 아침 일찍 장을 열었나? 왜 이렇게 아침부터 요란하지?”하고 대 밭을 한번 쳐다보다가 늘 조용하기만 하던 대밭에서 무언가 살고 있는 소리를 듣는 것 같아 가만히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우체국으로 출근을 하고 우편물을 정리하여 시골 마을을 향하여 천천히 달려봅니다. 시골마을로 향하는 도로에는 오늘도 많은 차량들이 무엇이 그리 바쁜지 쏜살같이 오가고 있습니다.


없어져 버린 아이  “아이구~우! 천천히 좀 다니지! 무엇이 저리 바쁜 것일까?”하는 생각을 하며 전남 보성읍 용문리 성두마을의 입구에 들어선 순간 “형님! 저 좀 보고 가세요!”하는 저의 후배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며“아니! 왜?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가?”하였더니 “아니요! 그런 게 아니고 저의 우편물 있잖습니까? 그것을 가게로 좀 가져다주시면 안 될까요?” 하고 묻습니다. “아니!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저의 아버님이 저에게 온 신용카드 사용 명세서를 뜯어 보셨나 봐요!


없어져 버린 아이  그런데 무슨 카드를 이렇게 많이 쓰느냐며 막 화를 내시는 거예요! 장사를 하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잖습니까? 그런데 이해를 못하시고 나무라기만 하시니 대꾸를 할 수도 없고 참 난처하더라고요! 미안하지만 저에게 온 우편물은 저의 가게로 좀 배달 해주세요! 자꾸 부탁만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어? 자네 아버님은 구(舊)학문이 많으신 분이라 그런 것은 이해를 잘 하실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요즘 하두 TV에서 카드 문제니 어쩌니 하니까 카드를 사용하면 안 좋은 걸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없어져 버린 아이  “알았네! 그럼 다음부터는 자네 우편물은 가게로 배달해 드림세!” 하고 후배와 헤어져 마을의 세 번째 집을 막 지나고 있는데 어디선가 “어~엉! 어마야! 어마야!”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냐?”하며 고개를 두리번거리자 세 번째 집 옆 골목에서 이제 두 살쯤 먹어 보이는 남자 아이가 얼굴에 온통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엄마를 잃어버렸는지 “어마야! 어마야!”하며 골목길을 빠져나와 차량이 빠른 속도로 오가는 도로를 향하여 걸어가는 것입니다. “아가! 이리와! 너 그쪽으로 가면 안 된다!”


없어져 버린 아이  하며 얼른 빨간 오토바이를 세우고 두 손을 벌린 채 아이를 부르자 아이는 쪼르르 저에게 달려오더니 저의 품에 안겨서 큰소리로“어마야! 어마야!”하며 슬피 울기 시작합니다. “아가! 이제 울지 마! 그래 엄마 찾으러 나왔니?”하였더니 아이는 말을 할줄 모르는지 고개만 끄덕거릴 뿐 울음을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해서 울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그 동안 바지에 쉬를 했는지 바지가 물기에 젖어있는데 오늘 처음 보는 아이인지라 누구의 집 아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없어져 버린 아이  그래서 우선 손수건을 꺼내어 아이의 얼굴에 묻어 있는 눈물과 콧물을 닦아주고 우편물 배달 가방에 들어있는 알사탕 세알을 꺼내어 한 개는 까서 아이의 입에 물려주고 양손에 한 개씩 쥐어주자 아이는 금방 울음을 그쳤습니다. “역시 아이들 우는 데는 사탕이 최고라니까!”하며 한번 빙그레 웃었는데 이때부터 난감한 일이 생긴 것입니다. 아이를 그냥 그곳에 놓아두고 갈수도 그렇다고 데리고 갈수도 또 그냥 그 자리에서 데리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입니다.


없어져 버린 아이  “가만있자! 이제 어떻게 하지?”하고는 “아가! 아빠 이름이 누군지 아니?”하고 물었으나 아이는 이제 마음이 놓였는지 그냥 고개만 끄덕거릴 뿐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참!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아이의 엄마가 누구인지  마땅히 물어볼 사람도 없고!”하고 있는데 마침 할아버지 한 분이 헐레벌떡 도로 쪽으로 뛰어가시더니 사방을 두리번거리십니다. “아저씨! 안녕하세요?”하는 저의 인사는 들은 척 만척하시며 얼굴이 굳어진 채로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몹시 당황한 듯한 모습입니다.


없어져 버린 아이  “아저씨! 혹시 아이 찾고 계세요?”하고 제가 큰소리로 물었더니 그때서야 저에게 고개를 돌리시고 아이를 보시더니“우메! 우리 애기가 여그 와 있었네! 아이고! 나는 그란지도 모르고 애기 잊어 분지 알고 깜짝 놀랬네!”하십니다. “아니! 어떻게 하다 아이를 잃어버리셨어요?” “어지께 김장 준비한다고 며느리하고 손지하고 왔드란 마시 그래서 아까 내가 방에 드러 누웠는디 애기가 내 옆에서 가만히 자드란 마시 그랑께는 우리 집사람하고 즈그 어메하고 둘이 밭에 좀 갖다 온다고 나보고 애기 좀 보고 있으라 글드란 마시


없어져 버린 아이  그래서 나도 애기 옆에 눴는 것이 잠이 들었든 갑어! 아! 그란디 잠을 깨서 본께 애기가 없어져 부렇드란 마시 그란디 동네가 있으문 다행인디 도로가로 나가 불문 큰 일 아닌가? 그래서 부랴부랴 이라고 뛰어 왔당께!”하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십니다. “예! 그러셨어요? 그럼 정말 다행이네요!”하는 순간 할머니와 아이의 엄마가 시장에 다닐 때 사용하는 조그만 손수레에 배추를 가득 싣고 오다가 할아버지를 보더니 할머니께서“아니! 으째 날도 추운디 뭣 할라고 애기를 데꼬 나왔소? 감기 들라고!”하십니다.


없어져 버린 아이  그리고 아이는 얼른 “엄마~아!”를 외치며 엄마의 품속에 안기더니 또다시 울먹울먹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내가 깜박 잠이 들었는디 애기가 그새 깨 갖고는 밖으로 나와 부렇는 갑서 그란디 저 사람이 마침 보고는 데꼬 있었다고 안 그란가! 하마트문 큰일 날 뻔 했단 마시!” 하시자 “그랑께 애기 좀 잘 보고 있으라고 안 합디여! 그나저나 아저씨! 고맙소! 잉!”하시더니 아이에게 “추운께 얼렁 집이 가자!”하시자 아이는 할아버지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잠시 저와 함께 있었던 시간을 기억하는지 몇 번을 뒤를 돌아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