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V '일요일이 좋다' 당연하지 게임의 폭력성

kojms200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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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V '일요일이 좋다' 당연하지 게임의 폭력성 [스포츠서울] TV프로그램의 폭력성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TV라는 미디어가 등장한 이후 이 문제는 끊임없는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STV 드라마 ‘야인시대’를 들 수 있다. 종로 주먹에서 국회의원까지 오른 김두한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당시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시청자, 특히 청소년들에게 ‘폭력의 미학’을 은연 중에 심어줄 수 있다는 비난도 동시에 받았다.

지난 12일 오후 방영한 STV ‘일요일이 좋다-특집 X맨’의 ‘당연하지’ 게임을 보면서 ‘TV 폭력성’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 게임은 출연 연예인들이 1대 1로 얼굴을 마주본 채 상대방이 물어보는 질문에 무조건 “당연하지”라고 수긍을 해야만 이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외모를 지나치게 비하하거나 인신 공격에 해당하는 ‘언어 폭력’이 가해지기도 한다. 선·후배 간의 예의도 당연히 무시되기 일쑤다.

이 날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신정환에게 “너 극장에서 울면 사람들이 아침인 줄 알고 깨지”라고 공격했고, 에릭은 윤은혜의 면전에서 “너 변비는 나았어”라는 질문을 스스럼없이 던졌다. 조정린은 “세수하다가 세숫대야에 얼굴 낀 적 있지”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사실 프로그램의 폭력성보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 시청자들이 이런 류의 정신적 혹은 언어적 가해를 그냥 ‘재미’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혹은 드라마의 폭력성에 비해 오락 프로그램의 폭력성은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오히려 ‘즐기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지 모른다.

연예인의 말 장난과 게임이 주를 이루는 일부 오락 프로그램들이 ‘재미’라는 옷으로 위장한 채 쏟아내는 ‘언어 폭력’에 유아 및 청소년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만약 당신의 자녀가 혹은 조카들이 웃어른에게 반말을 일삼고, 남의 약점을 찌르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오락 프로그램의 ‘폭력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