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편도 있고 다섯살된 아이도 있지만 전 특별하게 어머님과 하고싶은 일이 있답니다.
결혼한지 한달도 안됐을때 군무원으로 근무하시던 아버님께 뜻하지 않은 제주도여행권의 선물이 들어왔습니다. 우리 부부는 청주에서, 시부모님은 대구에서 사셨기에 신혼여행후 다음날 출근해야하는 남편때문에 바로 신혼집으로 올라와버려서 시부모님 두분이 참 서운해하셨어요. 새로 맞은 식구인데 함께 있고픈 마음이 오죽하셨겠어요. 남편도 군인이었고, 아버님도 직장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그 티켓은 뜻하지 않게 저와 어머님 둘만의 여행이 되어야했답니다. "야야, 니캉 내캉 둘이 가야되겠다....안 그라마 이 표 썩혀 버릴끼고...가제이?" "네....어머님...." 내심 참 껄끄럽더라구요. 남편도, 친구도, 친정식구도 아닌 시어머님과의 단둘의 여행이란게 말이죠. 5년간의 연애기간이 있었지만 나중에 아들보다 며느리될 여자가 다섯살이나 많다는걸 아시고는 노발대발 하시며 쌍수를 들고 반대하셨던 어머님이기에 제 나름대로는 참 어려웠던 분이랍니다. 결국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심정으로 승락을 하시며 저에 대한 노여움을 거두긴 하셨지만, 어머님과 단둘이 여행을 갈수 있을 정도로는 편한 고부간은 아니었던 상황이죠. 저의 불안한 마음과는 달리 날짜는 어김없이 찾아와 곧 여자둘만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워낙에 털털한 성격이시기도 하지만 마치 친딸대하듯이 저한테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는 거예요. 며느리가 못마땅한만큼 알게 모르게 시집살이도 깐깐하게 시키실줄 알았는데 같이 여행다니는 동안 한번도 제손으로 뭐하나 만들게 놔두시질 않을 정도였어요. 잠은 콘도에서 자고, 렌트카 하나 빌려서 다니다가 밥은 밖에서 아무데나 자리잡아 여건대는대로 해먹었는데 어머님이 꼬박꼬박 밥을 다하시는거예요. 놔두시라고해도 "내가 하는기 편타마" 하시며 말리셨어요. 경상도분이라 무뚝뚝한 말투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저를 아끼시는 마음을 엿볼수가 있었어요. 여행 마지막밤을 보내며 이부자리에 누웠을때, 어머님께서는 이불속에 있던 제 손을 더듬더듬거려 꼭 잡으시고는 걸걸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어요. "니 내 안밉제? 사실 니하고 니신랑하고 둘이서 우리 속였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분해가 잠이 안오더라. 첨부터 사실대로 말했으마...아이다, 사실대로 말했으마 내 아예 만나지도 몬하게 뿌리를 뽑았을끼다. 잘 속였다마. 안그랬으마 니가 내며느리 됐겠나? 허허허... 너거도 그래서 거짓말했겠지...내가 니 5년동안 지켜본기 있기때문에 속은기 괘씸타 생각되도 결국에는 허락이 되더라. 너거가 아무리 협박하고 사정했어도 니가 맘에 안들었으마 택도 없은 일이지. 내 솔직히 말해가 니 좋다. 내 며느리로 말이다. 그러이 니도 인자 내를 시어무이라 생각치 말고 친정엄마처럼 생각해라. 내가 딸이 없다보이 니한테 간혹 섭섭하게 하는기 있을지도 모르겠다만은 그거는 내가 다 경험이 없어가 그런갑다 생각하고 잘봐도고이~ 나도 시어무이노릇이나 친정엄마 노릇은 첨아이가" 하시며 허허 웃으시는 거예요. 누워있는 양볼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어머니예...저 잘할께예..." 코맹맹이 소리로 이렇게만 계속 되뇌었답니다. 다음날 우린 마지막으로 여미지 식물원에 들러 마지막 관광을 하고 이렇게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도 찍었답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 보세요. 마치 커플룩같죠? 절대로 같이 맞춰입기로 짜고 입은 것도 아닌데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 옷을 입었더라구요. 이러니 보는 사람들마다 엄마랑 딸이 닮았네요...가는곳마다 이 소리를 들었어요. 그럼 우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닮았어요?" 하며 씩~ 웃고 말았죠. 이 사진, 제가 참 좋아하는 사진이예요. 사진속에서 수학여행 온 소녀처럼 활짝 웃는 어머님 모습이 좋아서요. 또 어머님이 무지무지 순수한 분이시라 그런지 하얀눈을 참 좋아하세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경상도엔 눈이 참 귀하잖아요.
신혼때 어머님이 청주로 올라오신적이 있는데 같이 집에서 맥주를 한잔하고 치우려는데 베란다 창너머로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겁니다.
우리어머님, 알딸딸한 술기운에 그러셨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저더러 이따가 치우고 빨리 나가보자며 어린아이마냥 막 보채시는 거예요.
어서 외투하나 걸치라면서...
그래서 우리 두 고부...뭐 했냐구요?
아파트 가장자리에 세워진 노~란색 가로등 불빛 아래서 서로 손맞잡고 썰매끌어주기하며 놀았답니다.
이런 눈 언제 다시 보겠냐면서요... 상상이 안되시죠^^
노란 불빛속에 펑펑 쏟아지는 눈꽃, 환상적으로 아름답답니다.
그때의 행복해하던 어머님 얼굴이 몇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그래서인지 전 화이트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무뚝뚝한 남편보다는 어머님이 먼저 생각이 나요.
올해 만약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된다면 어머님이랑 다시한번 썰매끌기도 하고, 눈사람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니면 다시한번 어머님과 둘만의 눈꽃여행도 좋을것 같구요.
대구로 오고나서 눈구경을 거의 못했는데 올해 크리스마스엔 꼭 하얀 눈이 비처럼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꿈꾸며...
올해는 꼭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얀 눈밭에서 귀한 사람과 꼭 다시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 있거든요.
그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시죠?
사랑하는 남편도 있고 다섯살된 아이도 있지만 전 특별하게 어머님과 하고싶은 일이 있답니다.
결혼한지 한달도 안됐을때 군무원으로 근무하시던 아버님께 뜻하지 않은 제주도여행권의 선물이 들어왔습니다.
우리 부부는 청주에서, 시부모님은 대구에서 사셨기에 신혼여행후 다음날 출근해야하는 남편때문에 바로 신혼집으로 올라와버려서 시부모님 두분이 참 서운해하셨어요.
새로 맞은 식구인데 함께 있고픈 마음이 오죽하셨겠어요.
남편도 군인이었고, 아버님도 직장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그 티켓은 뜻하지 않게 저와 어머님 둘만의 여행이 되어야했답니다.
"야야, 니캉 내캉 둘이 가야되겠다....안 그라마 이 표 썩혀 버릴끼고...가제이?"
"네....어머님...."
내심 참 껄끄럽더라구요.
남편도, 친구도, 친정식구도 아닌 시어머님과의 단둘의 여행이란게 말이죠.
5년간의 연애기간이 있었지만 나중에 아들보다 며느리될 여자가 다섯살이나 많다는걸 아시고는 노발대발 하시며 쌍수를 들고 반대하셨던 어머님이기에 제 나름대로는 참 어려웠던 분이랍니다.
결국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심정으로 승락을 하시며 저에 대한 노여움을 거두긴 하셨지만, 어머님과 단둘이 여행을 갈수 있을 정도로는 편한 고부간은 아니었던 상황이죠.
저의 불안한 마음과는 달리 날짜는 어김없이 찾아와 곧 여자둘만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워낙에 털털한 성격이시기도 하지만 마치 친딸대하듯이 저한테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는 거예요.
며느리가 못마땅한만큼 알게 모르게 시집살이도 깐깐하게 시키실줄 알았는데 같이 여행다니는 동안 한번도 제손으로 뭐하나 만들게 놔두시질 않을 정도였어요.
잠은 콘도에서 자고, 렌트카 하나 빌려서 다니다가 밥은 밖에서 아무데나 자리잡아 여건대는대로 해먹었는데 어머님이 꼬박꼬박 밥을 다하시는거예요.
놔두시라고해도 "내가 하는기 편타마" 하시며 말리셨어요.
경상도분이라 무뚝뚝한 말투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저를 아끼시는 마음을 엿볼수가 있었어요.
여행 마지막밤을 보내며 이부자리에 누웠을때, 어머님께서는 이불속에 있던 제 손을 더듬더듬거려 꼭 잡으시고는 걸걸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어요.
"니 내 안밉제? 사실 니하고 니신랑하고 둘이서 우리 속였다는 생각에 처음에는 분해가 잠이 안오더라. 첨부터 사실대로 말했으마...아이다, 사실대로 말했으마 내 아예 만나지도 몬하게 뿌리를 뽑았을끼다. 잘 속였다마. 안그랬으마 니가 내며느리 됐겠나? 허허허... 너거도 그래서 거짓말했겠지...내가 니 5년동안 지켜본기 있기때문에 속은기 괘씸타 생각되도 결국에는 허락이 되더라. 너거가 아무리 협박하고 사정했어도 니가 맘에 안들었으마 택도 없은 일이지. 내 솔직히 말해가 니 좋다. 내 며느리로 말이다.
그러이 니도 인자 내를 시어무이라 생각치 말고 친정엄마처럼 생각해라. 내가 딸이 없다보이 니한테 간혹 섭섭하게 하는기 있을지도 모르겠다만은 그거는 내가 다 경험이 없어가 그런갑다 생각하고 잘봐도고이~ 나도 시어무이노릇이나 친정엄마 노릇은 첨아이가"
하시며 허허 웃으시는 거예요.
누워있는 양볼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습니다.
"어머니예...저 잘할께예..."
코맹맹이 소리로 이렇게만 계속 되뇌었답니다.
다음날 우린 마지막으로 여미지 식물원에 들러 마지막 관광을 하고 이렇게 활짝 웃으며 기념사진도 찍었답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 보세요.
마치 커플룩같죠?
절대로 같이 맞춰입기로 짜고 입은 것도 아닌데 어쩌면 이렇게 비슷한 옷을 입었더라구요.
이러니 보는 사람들마다 엄마랑 딸이 닮았네요...가는곳마다 이 소리를 들었어요.
그럼 우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닮았어요?" 하며 씩~ 웃고 말았죠.
이 사진, 제가 참 좋아하는 사진이예요.
사진속에서 수학여행 온 소녀처럼 활짝 웃는 어머님 모습이 좋아서요.
또 어머님이 무지무지 순수한 분이시라 그런지 하얀눈을 참 좋아하세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경상도엔 눈이 참 귀하잖아요.
신혼때 어머님이 청주로 올라오신적이 있는데 같이 집에서 맥주를 한잔하고 치우려는데 베란다 창너머로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겁니다.
우리어머님, 알딸딸한 술기운에 그러셨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저더러 이따가 치우고 빨리 나가보자며 어린아이마냥 막 보채시는 거예요.
어서 외투하나 걸치라면서...
그래서 우리 두 고부...뭐 했냐구요?
아파트 가장자리에 세워진 노~란색 가로등 불빛 아래서 서로 손맞잡고 썰매끌어주기하며 놀았답니다.
이런 눈 언제 다시 보겠냐면서요... 상상이 안되시죠^^
노란 불빛속에 펑펑 쏟아지는 눈꽃, 환상적으로 아름답답니다.
그때의 행복해하던 어머님 얼굴이 몇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그래서인지 전 화이트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무뚝뚝한 남편보다는 어머님이 먼저 생각이 나요.
올해 만약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된다면 어머님이랑 다시한번 썰매끌기도 하고, 눈사람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니면 다시한번 어머님과 둘만의 눈꽃여행도 좋을것 같구요.
대구로 오고나서 눈구경을 거의 못했는데 올해 크리스마스엔 꼭 하얀 눈이 비처럼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