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인권 선언문

kojms200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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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야사본 백수인권선언문의 본문.

ㄱ은 가난에 허덕이는 만백수의 소리이니.
지금까지 정부의 실업정책은 백수들에게 ‘그림의 떡’임을 뜻하노라.

ㄴ은 내각 총사퇴를 외치는 소리이니,
백수들의 숫자가 500만을 넘었어도 백수들에 대한 복지정책은 하나도 없는
500만 공노할 상황에 대하야 정부는 책임을 져야 함을 뜻하노라.

ㄷ은 대한민국 백수들의 아우성이니, 백수도 대한민국 백성임을 소리 높여 외치노라.

ㄹ은 레임덕이니 백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곧 레임덕에 이를 것임을 의미하노라.
또한 레지스탕스란 뜻도 있으니 백수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는
궁극에는 전 백수들의 레지스탕스에 직면한다는 사실을 뜻하노라.

ㅁ은 문화현상이니, 백수란 대한민국에서 보편적인 문화현상임을 의미하노라.

ㅂ은 ‘백수광부’의 노래이니, 백수 현상이 이대로 방치될 경우에는
백수광부(白手狂夫와 白手狂婦, 미치는 백수)들이 늘어나
전사회적인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경고하노라.

ㅅ은 四五停(사오정)이니 45세 정년퇴직은 피할 수 없음을 뜻하노라.

ㅇ은 二太白(이태백)이니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작금의 현실을 뜻하노라.
또한 五六盜(오륙도)란 뜻도 있으니, 50대 60대에 직장을 가지면
'도둑‘으로 몰린다는 비참한 상황을 뜻하노라.

ㅈ은 잠자리이니, 알바비의 절반을 주거비로 써야하는 불안한 백수들의
가련한 주거생활을 개선하기 위하여 정부는 획기적인 주택정책을 세워야 함을 뜻하노라.

ㅊ은 취업이니, 취업을 원하는 백수는 누구나 취업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함을 뜻하노라.

ㅋ은 킬링타임이니, 무릇 무료한 백수생활들이 하루하루를 즐겁게 지내기 위해
모든 문화적 활동들이 보장되어야 함을 뜻하노라.

ㅌ은 테레비이니, 백수를 무능력한 인간으로, 사회 낙오자로 비하하는
모든 언론 및 백수 관련 방송프로그램들은 축출되고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 PD들은 마땅히 백수가 되어야함을 뜻하노라.

ㅍ은 피씨방이니 세상과의 소통을 원활케 하야 백수들이 세상사에
어둡지 않도록 인터넷 접근권이 보장되어야 함을 뜻하노라.

ㅎ은 백수가 된 홍사덕을 의미하니, 무릇 모든 광명을 본 자,
광명을 보지 못한 자, 백수를 혐오하는 자, 백수를 사랑하는 자,
백수인 자, 아직 백수가 아닌 자도 종국엔 모두 백수로 돌아가니,
백수는 모든 인간이 돌아가야할 근본임을 뜻하노라.


한편 4일 발표된 실제 백수인권선언은 다음과 같다.전문은 야사본과 같다.

백수생활이 궁극에 다라 생존이 여의치 아니할 새,
이런 전차로 어린 백수가 이루고자 할 배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실컷 펴지 못할 노미 하다.
이를 어엿비 여겨 새로 백수인권선언을 맹가노니 백수마다
쉽게 먹고 삶에 편안케 하고저 할 따름이다.

제1조(총론) 백수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적 견해,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기타 어떠한 종류의 구별도 없이 평등한 권리와
존엄성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직업의 유무, 직업의 종류,
직업의 안정성 등과 관련해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제2조(백수의 범위) 백수의 범위는 통계에 드러나는 것보다 광범위하므로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구직활동에 여념이 없는 실업자는 물론,
구직단념자, 극히 적은 시간만을 일하는 준실업자, 실업과
취업을 넘나드는 비정규직 근로빈곤층, 파산상태에 놓인 영세자영업자 등을
백수로 칭하는 것이며, 언제 해고될지 모를 상태에 놓인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예비백수'들도 본 선언문의 취지에 포함된다.

제3조(사회적 책임) 백수는 개인적 무능력함이 아닌 사회적 현상이다.
토익 토플 각종 자격시험 취업준비 등으로 과거 세대보다 몇 배나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백수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다.
평균 1년 6개월에 이르는 구직기간 동안 백수로 지내야 하는 것 역시 사회의 책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백수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풍조가 만연한 바,
정부 정책과 언론은 백수 개개인이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는 이에 단호히 반대하며, 백수로서 받는 불이익을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함을 천명한다.

제4조(백수의 직업성) 백수는 할 일없이 노는 사람이 아니다.
백수는 비정규직이었던 취업준비생이던 나름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백수는 신문 방송 등에서 '무직' 매도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사회가 인정한 직업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소개될 권리가 있다.

제5조(사회적 권리) 백수는 편견에 시달리지 않을 권리가 있다
백수 또한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사회적 천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과 방송에서는 위아래 세트로 갖춰입은
추리닝(트레이닝 복), 재떨이에 가득한 담배꽁초, 씻지 않아 더부룩한 머리,
공짜만 밝히는 근성 등으로 백수의 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사실과 부합하지도 않으며, 백수는 희화화 혹은 동정의 대상이 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제6조(정치적 권리) 백수는 정치적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백수가 가지는 정치적 의견이 한 단계 낮은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아니 된다.
평등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백수가 모이는 집회,
백수가 표출하는 정치적 견해가 백수라는 이유로 폄하될 수 없다.

제7조(문화적 권리) 백수는 문화적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문화생활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상품화되는 자본주의는 백수의 문화적 권리 행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으며, 따라서 사회는 백수의 문화생활 진작을 위해 노력할 책무가 있다.

제8조(정책결정 참여의 권리) 백수는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정부의 백수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정부의 결정 과정에 정작 백수들은 참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백수의 삶과 백수의 목소리에 무지한 사람들이 백수 관련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실정이다. 백수들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제9조(사회보장의 권리) 백수는 생활과 건강을 유지할 권리가 있다.
백수 개인의 노력이 있는 한 정부는 사회보장제도로 그들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하며,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할까 근심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10조(행복추구권) 모든 인간이 그러하듯이 백수들도 백수로서 행복할 권리가 있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으나
백수들은 이 사회에서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직장이 없다 하더라도
일반 직장인들의 행복에 준하는 수준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위해 사회와 정부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