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강-22 지영이 머무는 감방에도 청승맞은 봄비는 내려왔다. 긴터널을 숨가쁘게 달려온 것처럼 세월은 빠르게 흘러갔다. 가을과 겨울과 봄을 지나 이제 여름의 문턱이 조심스럽게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그곳엔 20분의 운동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관에서는 제소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함이라고하지만 제소자들 어느 누구도 비오는 날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 소중한 20분의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지영아..장기나 한판두까?] [할것도 없는데 그럴까요?] 습관처럼 되어버린 짧은 대답이 서서히 길어지고 있었다.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건지 아님 적응이 되어가고 있음인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분명한건 지영 스스로도 처음과 달리 비교적 방 안의 군상들과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고, 그런만큼 쓸데없는 농담에도 인상을 찌뿌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찌알랴.... 그의 가슴에 타오르는 그리움과 분노를.... [큰 형님. 장기알이 없는데요?] [왜 없어 어제까지만 해도 다 있었는데..] 지영은 방장을 큰형님으로 부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지영은 방장을 그렇게 존칭하고 잇는 거였다. [아침에 검방 나왓자나요?] [언제?] 특별히 정해진 날짜나 요일은 없었지만 이따금 이곳에서 제소자들의 물품을 뒤지기 일쑤였다. 가끔 건전지를 둘러싼 껍데기를 벗겨 날카로운 칼을 만드는 이도 있었고, 멀쩡한 칫솔의 뒷부분을 갈아 그 끝을 뾰족하게 다듬는 이도 있었다. 빼앗긴 장기알이나 바둑알 정도는 우유곽을 잘라 글씨를 써넣거나 색깔을 입혀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었지만, 사정에 따라 그것도 불법이긴 매한가지 였다. [형님 변호사 접견간 사이에 와서 한바탕 뒤집고 갓거든요] [그 씨벨넘들은 맨날 그지랄이네..] [하하. 그거야 그넘들의 일이 그건대요 머] [하는수 없지..아이고 쓰벌...오늘은 멀로 시간을 죽이냐?] [옛날 이야기나 할까요?] [애들이냐. 옛날 이야기나 하게?] [할것도 없으니까...] [행님요...제가 잼난 이야기 하나 해줄까요?] 둘 사이의 말을 가로챈건 물총이었다. 물총의 이야기는 언제나 뻔한 것이었지만,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물총만큼 재미있게 말을 하는 사람도 없었고, 시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왜. 머 잼나는 이야기라도 있어?] [제가 저번에 징역살때 같은 방 얼라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거든요] [너 경상도 아니자나 서울 아냐? 왠 사투리를 쓰고 쥐랄이야] [걍 심심해서 그래봣죠. 나만 미워하고 그러실까..] 방장은 물총을 별로 달가와하지 않았다. 강간범은 같은 남자로서도 용서하지 말아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였던 것이다. 그건 방 안, 아니 이곳에 수감된 거의 대부분의 제소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지영도 그랬다. [할까요 말까요?] [해봐 대신 재미가 없으면 죽는다.] [네 그럼 시작해보죠] 방안 사람들 모두 귀를 곧추세웠다. 뻔한 이야기 이겠지만 그 뻔한 이야기를 늘상 좋아하는 사람들 이었다. 좋아한다기보다 어쩌면 본능이었다. [제가 저번에 안동에 있었거든요. 그때는 2년 정도 있엇드랬죠.] [뭔일로 2년 이나 있었는데?] [여자가 하두 저를 좋다고 하길래 같이 노라줬는데..강간이라고 하데요] [너가 그렇지...지 버릇 개주냐?] [아뇨 그땐 정말 억울햇어요] [너가 언젠 안억울하냐? 그때가 정말 억울했으면, 지금은 안억울하고?] 방안 사람들 모두 킥킥대기 시작했다. 물총의 말은 항상 그랬다. 억울하다... 이곳에 수감된 사람들 대부분은 모두 자신이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물총도 자신의 입장에서보면 억울한 한 사람의 제소자 일뿐이었다. [그 넘은 뽕쟁이였어요] [뽕쟁이? 마약 이야기하는거야?] [네. 머 사실 그넘은 판매상 이었다고나 할까? 그랬구요. 지도 조금씩은 햇겠죠] [응] [근데 이 뽕이라는게 한번 시작하면 끝이 나질 않는다잖아요?] [그런다구 하더라구.]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작을 한다는 거에요] [뭔 소리냐 그게...지도 모르게 어케시작을해?] [그니깐 제 이야기를 잘 들어보세요...말좀 끈지 말구요.] [알았다 씨블넘...먼 말을 못하게 하네...옘병] 더 이상 방장은 물총의 말을 가로채지 않았다. 방 안의 누구도 주절대는 물총의 말에 끼어들지 않았다. 오직 이 순간은 물총만의 무대였다. [이 뽕이라는 왜 자신도 모르게 하냐면..대체로 첨에 시작할때..유흥업소나. 머 그와 비슷한 곳에서 웨이타나 접대부 아가씨들이 지들 손님 유치를 목적으로 서비스로 음료수에 타서 준다네요.] [....] [몇몇 남자 손님들이나 일부 여자들은 SEX를 즐길 목적으로 알면서 모른척하고 그렇게 시작하기도 한다더라구요.] [음~`] [머 뽕을 하고 섹을 하면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나....홍콩을 간다나 어쩐다나...저는 함도 안해봐서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나도 나가서 함 해봐야쥐] [말좀 끈지마요...] [알았어..미안해] [여튼 문제는 그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약을 구하러 찾아오게 된데요..그럼 그때는 파는거죠..더 이상 서비스는 없는거구...손톱만큼에 30만원 정도를 받는데..없어서 못판데요] [그게 끝이냐? 너 죽을래?] [그게 아니구요. 첨엔 그거사서 여자나 남자 낚아서 자고, 또 그거 찾고,,,,이게 반복되다가..난중엔 돈 구할 방법이 없으니...몸한번 주고 조금 얻어먹고...이런데요.] [미친년 놈들 많은 세상이야 하여튼...] [그 약장수란 넘이 하는 말이, 그쯤되면 그 여자들도 거의 막나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시키는거는 뭐든지 다 한다나봐요..이놈하고 자라..저놈하고 자라..그러면 그렇게 하고 약 조금 얻고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 새끼가 더 나쁜 새끼네..] [한번은 이름대면 알만한 기업의 과장이라나 부장이라나 하는 사람의 마누라가 호스트 바에 출입햇더래요. 거기서 한 꼬맹이..흔히들 선수라고 하던데...머 그 꼬맹이를 만나서 약에 손을 댔데요...얼굴도 이쁘구 몸매도 40대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근사했더래요.] [.....] [그여자가 약 때문에 이놈 저놈 상대하고, 거의 현대판 노예생활을 했다구 하더라구요. 골때리는 건 그 회사 다니던 부하직원이 와서 알게되었고, 남편오고, 경찰오고, 난리 났었데요...그 바람에 그넘도 10년 받아서 5바퀴째 돌아가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완존 남편 개망신 당했겟구만..] [짤렸겠죠.] [여하튼 세상은 요지경인가봐요 형님] [시끄럽고...또 짜증나니깐 걍 자빠저 자라..] [형님 전 먼저 자겟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지영아...너도 잘 자라. 참 너 이번주 쯤에 이감될텐데 알고는 있냐?] [그게 먼데요?] [너 항소했자나. 보통 항소하고 일주일 전후에 이감되는데 여긴 화요일날 이감이더라.] [내일이 화요일 아닌가요?] [그치..어쩌면 너 여기서 마지막 밤이 될런지도 모른다. 맘 독하게 먹어.] [네. 알겠습니다.] [이감이라.....] 지영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어김없이 한 여인의 얼굴이 희미하게 투영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연락도 면회도 되지 않는 그녀가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다가도 한편으론 그 그리움의 목마름이 자신을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위로하고 있던 지영이었다. 이제 이쯤해서 끈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터질듯한 그의 가슴이 먼 발치에 서있는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다른곳으로 이동된다면...더 이상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온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하지만 그 떨림의 순간 끝자락에서도 지영의 가슴은 온통 혜영으로 다가갈 뿐이었다.
애증의강-22
애증의강-22
지영이 머무는 감방에도 청승맞은 봄비는 내려왔다.
긴터널을 숨가쁘게 달려온 것처럼 세월은 빠르게 흘러갔다.
가을과 겨울과 봄을 지나 이제 여름의 문턱이 조심스럽게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그곳엔 20분의 운동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관에서는 제소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함이라고하지만 제소자들 어느 누구도 비오는 날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
소중한 20분의 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지영아..장기나 한판두까?]
[할것도 없는데 그럴까요?]
습관처럼 되어버린 짧은 대답이 서서히 길어지고 있었다.
어느정도 안정을 찾은건지 아님 적응이 되어가고 있음인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분명한건 지영 스스로도 처음과 달리 비교적 방 안의 군상들과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고, 그런만큼 쓸데없는 농담에도 인상을 찌뿌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찌알랴....
그의 가슴에 타오르는 그리움과 분노를....
[큰 형님. 장기알이 없는데요?]
[왜 없어 어제까지만 해도 다 있었는데..]
지영은 방장을 큰형님으로 부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지영은 방장을 그렇게 존칭하고 잇는 거였다.
[아침에 검방 나왓자나요?]
[언제?]
특별히 정해진 날짜나 요일은 없었지만 이따금 이곳에서 제소자들의 물품을 뒤지기 일쑤였다.
가끔 건전지를 둘러싼 껍데기를 벗겨 날카로운 칼을 만드는 이도 있었고, 멀쩡한 칫솔의 뒷부분을 갈아 그 끝을 뾰족하게 다듬는 이도 있었다.
빼앗긴 장기알이나 바둑알 정도는 우유곽을 잘라 글씨를 써넣거나 색깔을 입혀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일은 없었지만, 사정에 따라 그것도 불법이긴 매한가지 였다.
[형님 변호사 접견간 사이에 와서 한바탕 뒤집고 갓거든요]
[그 씨벨넘들은 맨날 그지랄이네..]
[하하. 그거야 그넘들의 일이 그건대요 머]
[하는수 없지..아이고 쓰벌...오늘은 멀로 시간을 죽이냐?]
[옛날 이야기나 할까요?]
[애들이냐. 옛날 이야기나 하게?]
[할것도 없으니까...]
[행님요...제가 잼난 이야기 하나 해줄까요?]
둘 사이의 말을 가로챈건 물총이었다.
물총의 이야기는 언제나 뻔한 것이었지만,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물총만큼 재미있게 말을 하는 사람도 없었고, 시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왜. 머 잼나는 이야기라도 있어?]
[제가 저번에 징역살때 같은 방 얼라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거든요]
[너 경상도 아니자나 서울 아냐? 왠 사투리를 쓰고 쥐랄이야]
[걍 심심해서 그래봣죠. 나만 미워하고 그러실까..]
방장은 물총을 별로 달가와하지 않았다.
강간범은 같은 남자로서도 용서하지 말아야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였던 것이다.
그건 방 안, 아니 이곳에 수감된 거의 대부분의 제소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지영도 그랬다.
[할까요 말까요?]
[해봐 대신 재미가 없으면 죽는다.]
[네 그럼 시작해보죠]
방안 사람들 모두 귀를 곧추세웠다.
뻔한 이야기 이겠지만 그 뻔한 이야기를 늘상 좋아하는 사람들 이었다.
좋아한다기보다 어쩌면 본능이었다.
[제가 저번에 안동에 있었거든요. 그때는 2년 정도 있엇드랬죠.]
[뭔일로 2년 이나 있었는데?]
[여자가 하두 저를 좋다고 하길래 같이 노라줬는데..강간이라고 하데요]
[너가 그렇지...지 버릇 개주냐?]
[아뇨 그땐 정말 억울햇어요]
[너가 언젠 안억울하냐? 그때가 정말 억울했으면, 지금은 안억울하고?]
방안 사람들 모두 킥킥대기 시작했다.
물총의 말은 항상 그랬다.
억울하다...
이곳에 수감된 사람들 대부분은 모두 자신이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물총도 자신의 입장에서보면 억울한 한 사람의 제소자 일뿐이었다.
[그 넘은 뽕쟁이였어요]
[뽕쟁이? 마약 이야기하는거야?]
[네. 머 사실 그넘은 판매상 이었다고나 할까? 그랬구요. 지도 조금씩은 햇겠죠]
[응]
[근데 이 뽕이라는게 한번 시작하면 끝이 나질 않는다잖아요?]
[그런다구 하더라구.]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작을 한다는 거에요]
[뭔 소리냐 그게...지도 모르게 어케시작을해?]
[그니깐 제 이야기를 잘 들어보세요...말좀 끈지 말구요.]
[알았다 씨블넘...먼 말을 못하게 하네...옘병]
더 이상 방장은 물총의 말을 가로채지 않았다.
방 안의 누구도 주절대는 물총의 말에 끼어들지 않았다.
오직 이 순간은 물총만의 무대였다.
[이 뽕이라는 왜 자신도 모르게 하냐면..대체로 첨에 시작할때..유흥업소나. 머 그와 비슷한 곳에서 웨이타나 접대부 아가씨들이 지들 손님 유치를 목적으로 서비스로 음료수에 타서 준다네요.]
[....]
[몇몇 남자 손님들이나 일부 여자들은 SEX를 즐길 목적으로 알면서 모른척하고 그렇게 시작하기도 한다더라구요.]
[음~`]
[머 뽕을 하고 섹을 하면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나....홍콩을 간다나 어쩐다나...저는 함도 안해봐서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나도 나가서 함 해봐야쥐]
[말좀 끈지마요...]
[알았어..미안해]
[여튼 문제는 그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약을 구하러 찾아오게 된데요..그럼 그때는 파는거죠..더 이상 서비스는 없는거구...손톱만큼에 30만원 정도를 받는데..없어서 못판데요]
[그게 끝이냐? 너 죽을래?]
[그게 아니구요. 첨엔 그거사서 여자나 남자 낚아서 자고, 또 그거 찾고,,,,이게 반복되다가..난중엔 돈 구할 방법이 없으니...몸한번 주고 조금 얻어먹고...이런데요.]
[미친년 놈들 많은 세상이야 하여튼...]
[그 약장수란 넘이 하는 말이, 그쯤되면 그 여자들도 거의 막나가는 분위기이기 때문에..시키는거는 뭐든지 다 한다나봐요..이놈하고 자라..저놈하고 자라..그러면 그렇게 하고 약 조금 얻고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 새끼가 더 나쁜 새끼네..]
[한번은 이름대면 알만한 기업의 과장이라나 부장이라나 하는 사람의 마누라가 호스트 바에 출입햇더래요. 거기서 한 꼬맹이..흔히들 선수라고 하던데...머 그 꼬맹이를 만나서 약에 손을 댔데요...얼굴도 이쁘구 몸매도 40대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근사했더래요.]
[.....]
[그여자가 약 때문에 이놈 저놈 상대하고, 거의 현대판 노예생활을 했다구 하더라구요. 골때리는 건 그 회사 다니던 부하직원이 와서 알게되었고, 남편오고, 경찰오고, 난리 났었데요...그 바람에 그넘도 10년 받아서 5바퀴째 돌아가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완존 남편 개망신 당했겟구만..]
[짤렸겠죠.]
[여하튼 세상은 요지경인가봐요 형님]
[시끄럽고...또 짜증나니깐 걍 자빠저 자라..]
[형님 전 먼저 자겟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지영아...너도 잘 자라. 참 너 이번주 쯤에 이감될텐데 알고는 있냐?]
[그게 먼데요?]
[너 항소했자나. 보통 항소하고 일주일 전후에 이감되는데 여긴 화요일날 이감이더라.]
[내일이 화요일 아닌가요?]
[그치..어쩌면 너 여기서 마지막 밤이 될런지도 모른다. 맘 독하게 먹어.]
[네. 알겠습니다.]
[이감이라.....]
지영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어김없이 한 여인의 얼굴이 희미하게 투영되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연락도 면회도 되지 않는 그녀가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다가도 한편으론 그 그리움의 목마름이 자신을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위로하고 있던 지영이었다.
이제 이쯤해서 끈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터질듯한 그의 가슴이 먼 발치에 서있는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다른곳으로 이동된다면...더 이상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온몸이 부르르 떨려왔다.
하지만 그 떨림의 순간 끝자락에서도 지영의 가슴은 온통 혜영으로 다가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