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거 분위기 좋은데요. 상준이 일부러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준이 역시 심드렁한 말투로 말했다. 강인은 그저 술만 마시고 있었고, 미은은 준에게 속삭였다. -나랑 자리 좀 바꿔줄래? -왜? -이거 왜 이러셔. 다 알면서. -알았어. 준은 일어나서 강인과 상준에 인사를 하고 홀로 걸어갔다. 강인은 뒤를 돌아봤다. 준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름이 강인씨라고 했죠? 미은이 잔을 들고 강인 옆에 앉았다. -아, 네. 미은이 부담스럽게 미소를 짓자 강인은 고개를 상준 쪽으로 돌렸다. -전 미은이에요. 준이랑 같이 학교 다녀요. -아. 저 아가씨가 학생인가요? 상준이 물었다. -그럼요. 국문과다녀요. @#대학교.. -아, 그래요... 저 아가씨 소문이 너무 많아서.. 상준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그래요? 저한테 물어보세요. 미은이 정색을 하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우선.. 돈이 그렇게 많다며요? 상준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아, 그거요.. 돈이 많긴 하죠. 아버지가 미국인인데요, 군수업자래요. 미국에서 몇 위안에 드는 군수업자라죠.. 그래서 한국에도 납품차 왔다 갔다하고 그런데요. 한국에도 재산이 좀 있고.. 미은은 목이 마른지 체리콕을 한잔 마셨다. -아, 그래요.. 상준이 또 다시 물었다. -혼자 살아요? -네. 혼자 살아요.. 집 엄청 커요.. 방이 여섯 개구요.. 욕실이 세 개구.. 그런 집에서 혼자 살아요. 나랑 같이 살아두 될텐데. 미은은 여기까지 말하고 큭큭대며 웃었다. -왜 웃어요? 강인이 좀 못마땅한 듯이 물었다. -아뇨, 그냥요.. 사람들이 쟬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젊은 여자가 혼자 살고.. 또 그렇게 부자고.. 알만 하죠. -뭐가 알만 하다는 겁니까? 강인이 노골적으로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묻자, 미은이 움찔 해져서 말했다. -뭐, 솔직히.. 여기 오는 손님들 준이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가끔은 불러서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 하고.. 그런다구요. -뭐, 그렇겠죠. 상준이 맞장구를 치고는 강인의 어깨를 두드렸다. 강인은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다녀오다 강인은 혼자 창가에 서있는 준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저, 준이씨. -어? 왜 나오셨어요? -그냥.. 여긴 저하곤 안맞는 것 같아요. 강인은 그냥 솔직하게 말했다. -그렇죠? 저도 여기가 저한테는 안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이 일을 하죠? 강인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정말 궁금하기도 했다. -아, 그거요.. 그냥. 이 일이 안맞긴 하지만, 저한테 어울리잖아요. 낯선 사람들끼리 모이는 이 곳이 저한테 맞는 것 같아요. 준은 아주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창 밖으로는 가로등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예쁘죠? 준은 무엇에 취한 듯 강인에게 물었다. -예쁘네요. 준은 창문에 손을 댔다. -이상하죠? 물과 기름같이.. 전 이곳에 떠다니는 것 같아요. 강인은 준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자신이 이상하던지.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 는 여자가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강인은 알 수가 없어. 중얼거리며 준을 바라봤다. -아, 이 준씨. 누군가가 준의 이름을 부르자 준과 강인 모두 뒤를 돌아봤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귀공자 형으로 생긴 남자가 장미 꽃다발을 들고 서있었다. -누구신지..? 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저, 한석민입니다만. 석민이 말하자 그때서야 그의 얼굴이 생각난 준은 미소를 지었다. 예쁘다. 석민과 강인, 동시에 생각했다. -아, 그러신데.. 왜요? 석민이 우물쭈물하자 강인은 왠지 고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과의 표시로 이 꽃을.. 좀 유치하지만요. -아시는 분이 왜 이런 걸 사 오신거죠? -그래도 받아주시죠. 성의가 있는데.. 석민이 꽃을 내밀자 준이 석민을 한번 쳐다보고는 꽃을 받았다. 강인은 왠지 입맛이 씁쓸해졌다. 4. 안개 속으로 -야! 너 그이야기 들었냐? 아침부터 상준이 큰소리를 치며 집으로 들어오자 강인은 눈살을 찌뿌렸다. -뭔데? -오빠, 시끄러워! 현인이 핀잔을 주자 상준이 씩 웃고는 신문을 내밀었다. -뭐냐? -야, 여기 재개발된단다. 여기 아파트 값 엄청나게 오르겠어! -그럼 뭐하냐? 우린 전센데.. 잠깐, 재개발? 강인은 너무 놀라 신문을 낚아챘다. -그럼..여기서 나가야하는 거잖아? -그러게.. 상준은 분위기 파악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 -오빠, 우리 이사가? 현인이 숟가락을 들고 물었다. -응,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싫어.. 그럼 엄마 우리 못 찾아 오잖아. 현인의 말에 상준이 말했다. -엄마가 오긴 어딜 와. 너네 엄마 안와. 그러다 상준은 강인의 눈빛을 보고 말을 끊었다. -애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다. 괜찮아. 현인아, 밥 먹어라. 강인은 현인 앞에 밥 한 공기를 놓았다. -나두 밥 좀 줘라. -알았다. 강인은 상준에게 밥을 퍼주면서도 심란했다. -너네 동네 재개발 된다더라. 강사장이 말했다. -네, 사장님. -그럼 너 이사갈 데나 있는거냐? 강사장은 진심으로 걱정 된다는 듯 말했다. 강인은 걸레를 주워들며 대답했다. -아니오, 사장님. 걱정입니다. 강인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안개를 헤매는 것 같다. -그래.. 강사장은 말꼬리를 흐르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차 한대가 카센터로 들어온다. -어서 오십시오! 크게 소리치며 달려가는 강인의 뒷 모습을 보며 강사장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감사장은 아내가 건네는 커피를 한모금 들이켰다. 차 문을 연 강인은 깜짝 놀랐다. 준이었다. 준도 깜짝 놀란 듯 했다. -어머, 강인씨! 호들갑스러운 목소리는 미은이었다. -여기서 일하세요? -네. 강인은 별로 보여주기 싫은 모습을 보인 듯 고개를 숙였다. -저, 세차 좀 하려구요. -그래요, 그럼. -있다 저녁에 찾으러 올 건데요. -네. 강인이 자꾸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것을 느낀 준은 아무말 없이 차키를 건네주고 공부방으로 향했다. -야, 저 남자 다시 봐도 괜찮다, 야. -그러냐? 준은 미은의 말에 지나치듯 말했다. -저 정도면 킹카 아니냐? 이런데서 일하는 게 아깝지, 머. -그래. 준은 말을 그만하고 싶었다. 공부방 안에서는 난리가 아니었다. 아이들은 울고 있고, 공부방 안은 난장판이었다. -무슨 일이에요? -여기를 재개발 조합에서 쓴다고.. 그냥 나가라지 뭐야. 공부방 원장이 울상을 하고 말했다. 건장한 청년들이 구둣발로 소파며 책상에 앉아 있었다. -나가라니까. 거, 애들 우는 소리 시끄럽네. 나가라면 나갈 것이지. -여긴 애들이 공부하는 곳이에요. 돈 없어서 학원 못가는 애들이 공부하는 데라구요! 준이 말했다. 그러자 제일 나이 먹어 보이는 남자가 준에게 다가왔다. -뭐라고? 여기 꽁짜로 쓰고 있지? 여기 주인이 우리한테 돈 받고 넘겼다니까. 왜 우리가 나가야 돼? 남자가 계약서를 흔들어 보이며 준에게 다가서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선생님, 선생님! 미은이 준의 소맷부리를 잡아당겼다. -야, 그만해. -뭘 그만해? 준이 미은의 손을 뿌리치고 한발 앞으로 나갔다. -이 새끼들아, 너네들은 자식도 없냐? 니 새끼들이 공부하는 데서도 그러냐? 준이 세게 나오자 남자들은 움찔했다. 준은 한 발 더 앞으로 나가며 남자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었다. -야, 이 애들은 여기 나가면 하루 내내 집에서 티비만 봐야 돼. 너네 들이 돈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만, 돈이 많은 들 나보다 더 많냐? -이 년이, 터진 주둥이라고 말.. 그때였다. 준이 가방에서 작은 권총을 꺼냈다. -이거, 우리 아빠가 미국에서 보내준건데. 내가 호신용으로 가지고 다니거든? 이거 한대 맞을래? 나 돈 많아서 너 같은 새끼 목숨은 돈으로 그냥 때울 수 있거든? 어떡할래? 가서 경찰 데려오든지. 법대로 해, 그럼. 나 미국 시민권자야. -얘 아버지가 미국 대통령하고도 친해요. 미은이 한마디 던지고 뒤로 발을 뺐다. -누구 대가리에 먼저 총알 박을래? 그러자 남자들은 우물우물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 한 놈이 먼저 문을 열고 내빼자 우루루 공부방을 나갔다. -우와, 선생님 멋있다! 울고 있던 애들이 준에게 달려들었다. 준은 권총을 가방에 넣고 아이들을 하나하나 전부 안아 눈물을 닦아줬다. -괜찮아요, 원장님? -그래. 어떡하니, 이선생. 우리 여기서 나가야겠다. -예?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 -돈이 문제가 아니야. 이 건물까지 다 헐릴 거 아냐. 지금은 애들 있어도 이제 재건축 시 작되면 여기 동네 싹 헐릴텐데. 원장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했다. 현인이 준의 다리를 끌어안고 소리내서 울기 시작했다. -선생님, 선생님. -울지마. 울지마. 괜히 준까지 눈물이 났다. 많은 분들이 격일 연재를 반대하시지만..당분간은 격일로 연재해야할 것 같아요.. 일이 너무 많아서...ㅠ.ㅠ 연말이다 보니.. 그렇지만 더 길게길게 써드릴게요...추천이랑 댓글 많이 써주시믄...ㅋ
Knockin' On Heaven's Door *5*안개속으로
-아, 이거 분위기 좋은데요.
상준이 일부러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요.
준이 역시 심드렁한 말투로 말했다. 강인은 그저 술만 마시고 있었고, 미은은 준에게 속삭였다.
-나랑 자리 좀 바꿔줄래?
-왜?
-이거 왜 이러셔. 다 알면서.
-알았어.
준은 일어나서 강인과 상준에 인사를 하고 홀로 걸어갔다. 강인은 뒤를 돌아봤다. 준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름이 강인씨라고 했죠?
미은이 잔을 들고 강인 옆에 앉았다.
-아, 네.
미은이 부담스럽게 미소를 짓자 강인은 고개를 상준 쪽으로 돌렸다.
-전 미은이에요. 준이랑 같이 학교 다녀요.
-아. 저 아가씨가 학생인가요?
상준이 물었다.
-그럼요. 국문과다녀요. @#대학교..
-아, 그래요... 저 아가씨 소문이 너무 많아서..
상준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 그래요? 저한테 물어보세요.
미은이 정색을 하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우선.. 돈이 그렇게 많다며요?
상준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아, 그거요.. 돈이 많긴 하죠. 아버지가 미국인인데요, 군수업자래요. 미국에서 몇 위안에 드는 군수업자라죠.. 그래서 한국에도 납품차 왔다 갔다하고 그런데요. 한국에도 재산이 좀 있고..
미은은 목이 마른지 체리콕을 한잔 마셨다.
-아, 그래요..
상준이 또 다시 물었다.
-혼자 살아요?
-네. 혼자 살아요.. 집 엄청 커요.. 방이 여섯 개구요.. 욕실이 세 개구.. 그런 집에서 혼자 살아요. 나랑 같이 살아두 될텐데.
미은은 여기까지 말하고 큭큭대며 웃었다.
-왜 웃어요?
강인이 좀 못마땅한 듯이 물었다.
-아뇨, 그냥요.. 사람들이 쟬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젊은 여자가 혼자 살고.. 또 그렇게 부자고.. 알만 하죠.
-뭐가 알만 하다는 겁니까?
강인이 노골적으로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묻자, 미은이 움찔 해져서 말했다.
-뭐, 솔직히.. 여기 오는 손님들 준이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가끔은 불러서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 하고.. 그런다구요.
-뭐, 그렇겠죠.
상준이 맞장구를 치고는 강인의 어깨를 두드렸다. 강인은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다녀오다 강인은 혼자 창가에 서있는 준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저, 준이씨.
-어? 왜 나오셨어요?
-그냥.. 여긴 저하곤 안맞는 것 같아요.
강인은 그냥 솔직하게 말했다.
-그렇죠? 저도 여기가 저한테는 안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이 일을 하죠?
강인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정말 궁금하기도 했다.
-아, 그거요.. 그냥. 이 일이 안맞긴 하지만, 저한테 어울리잖아요. 낯선 사람들끼리 모이는 이 곳이 저한테 맞는 것 같아요.
준은 아주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창 밖으로는 가로등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다.
-예쁘죠?
준은 무엇에 취한 듯 강인에게 물었다.
-예쁘네요.
준은 창문에 손을 댔다.
-이상하죠? 물과 기름같이.. 전 이곳에 떠다니는 것 같아요.
강인은 준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자신이 이상하던지. 무엇 하나 부족할 것 없
는 여자가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강인은 알 수가 없어. 중얼거리며 준을 바라봤다.
-아, 이 준씨.
누군가가 준의 이름을 부르자 준과 강인 모두 뒤를 돌아봤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귀공자
형으로 생긴 남자가 장미 꽃다발을 들고 서있었다.
-누구신지..?
준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저, 한석민입니다만.
석민이 말하자 그때서야 그의 얼굴이 생각난 준은 미소를 지었다. 예쁘다. 석민과 강인, 동시에 생각했다.
-아, 그러신데.. 왜요?
석민이 우물쭈물하자 강인은 왠지 고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과의 표시로 이 꽃을.. 좀 유치하지만요.
-아시는 분이 왜 이런 걸 사 오신거죠?
-그래도 받아주시죠. 성의가 있는데..
석민이 꽃을 내밀자 준이 석민을 한번 쳐다보고는 꽃을 받았다. 강인은 왠지 입맛이 씁쓸해졌다.
4. 안개 속으로
-야! 너 그이야기 들었냐?
아침부터 상준이 큰소리를 치며 집으로 들어오자 강인은 눈살을 찌뿌렸다.
-뭔데?
-오빠, 시끄러워!
현인이 핀잔을 주자 상준이 씩 웃고는 신문을 내밀었다.
-뭐냐?
-야, 여기 재개발된단다. 여기 아파트 값 엄청나게 오르겠어!
-그럼 뭐하냐? 우린 전센데.. 잠깐, 재개발?
강인은 너무 놀라 신문을 낚아챘다.
-그럼..여기서 나가야하는 거잖아?
-그러게..
상준은 분위기 파악 못한 자신을 원망했다.
-오빠, 우리 이사가?
현인이 숟가락을 들고 물었다.
-응, 그래야 할 것 같은데?
-싫어.. 그럼 엄마 우리 못 찾아 오잖아.
현인의 말에 상준이 말했다.
-엄마가 오긴 어딜 와. 너네 엄마 안와.
그러다 상준은 강인의 눈빛을 보고 말을 끊었다.
-애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다. 괜찮아. 현인아, 밥 먹어라.
강인은 현인 앞에 밥 한 공기를 놓았다.
-나두 밥 좀 줘라.
-알았다.
강인은 상준에게 밥을 퍼주면서도 심란했다.
-너네 동네 재개발 된다더라.
강사장이 말했다.
-네, 사장님.
-그럼 너 이사갈 데나 있는거냐?
강사장은 진심으로 걱정 된다는 듯 말했다. 강인은 걸레를 주워들며 대답했다.
-아니오, 사장님. 걱정입니다.
강인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안개를 헤매는 것 같다.
-그래..
강사장은 말꼬리를 흐르며 사무실로 들어갔다. 차 한대가 카센터로 들어온다.
-어서 오십시오!
크게 소리치며 달려가는 강인의 뒷 모습을 보며 강사장은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감사장은 아내가 건네는 커피를 한모금 들이켰다.
차 문을 연 강인은 깜짝 놀랐다. 준이었다. 준도 깜짝 놀란 듯 했다.
-어머, 강인씨!
호들갑스러운 목소리는 미은이었다.
-여기서 일하세요?
-네.
강인은 별로 보여주기 싫은 모습을 보인 듯 고개를 숙였다.
-저, 세차 좀 하려구요.
-그래요, 그럼.
-있다 저녁에 찾으러 올 건데요.
-네.
강인이 자꾸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것을 느낀 준은 아무말 없이 차키를 건네주고 공부방으로 향했다.
-야, 저 남자 다시 봐도 괜찮다, 야.
-그러냐?
준은 미은의 말에 지나치듯 말했다.
-저 정도면 킹카 아니냐? 이런데서 일하는 게 아깝지, 머.
-그래.
준은 말을 그만하고 싶었다.
공부방 안에서는 난리가 아니었다. 아이들은 울고 있고, 공부방 안은 난장판이었다.
-무슨 일이에요?
-여기를 재개발 조합에서 쓴다고.. 그냥 나가라지 뭐야.
공부방 원장이 울상을 하고 말했다. 건장한 청년들이 구둣발로 소파며 책상에 앉아 있었다.
-나가라니까. 거, 애들 우는 소리 시끄럽네. 나가라면 나갈 것이지.
-여긴 애들이 공부하는 곳이에요. 돈 없어서 학원 못가는 애들이 공부하는 데라구요!
준이 말했다. 그러자 제일 나이 먹어 보이는 남자가 준에게 다가왔다.
-뭐라고? 여기 꽁짜로 쓰고 있지? 여기 주인이 우리한테 돈 받고 넘겼다니까. 왜 우리가 나가야 돼?
남자가 계약서를 흔들어 보이며 준에게 다가서자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선생님, 선생님!
미은이 준의 소맷부리를 잡아당겼다.
-야, 그만해.
-뭘 그만해?
준이 미은의 손을 뿌리치고 한발 앞으로 나갔다.
-이 새끼들아, 너네들은 자식도 없냐? 니 새끼들이 공부하는 데서도 그러냐?
준이 세게 나오자 남자들은 움찔했다. 준은 한 발 더 앞으로 나가며 남자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밀었다.
-야, 이 애들은 여기 나가면 하루 내내 집에서 티비만 봐야 돼. 너네 들이 돈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만, 돈이 많은 들 나보다 더 많냐?
-이 년이, 터진 주둥이라고 말..
그때였다. 준이 가방에서 작은 권총을 꺼냈다.
-이거, 우리 아빠가 미국에서 보내준건데. 내가 호신용으로 가지고 다니거든? 이거 한대 맞을래? 나 돈 많아서 너 같은 새끼 목숨은 돈으로 그냥 때울 수 있거든? 어떡할래? 가서 경찰 데려오든지. 법대로 해, 그럼. 나 미국 시민권자야.
-얘 아버지가 미국 대통령하고도 친해요.
미은이 한마디 던지고 뒤로 발을 뺐다.
-누구 대가리에 먼저 총알 박을래?
그러자 남자들은 우물우물 뒤로 물러섰다. 그러다 한 놈이 먼저 문을 열고 내빼자 우루루 공부방을 나갔다.
-우와, 선생님 멋있다!
울고 있던 애들이 준에게 달려들었다. 준은 권총을 가방에 넣고 아이들을 하나하나 전부 안아 눈물을 닦아줬다.
-괜찮아요, 원장님?
-그래. 어떡하니, 이선생. 우리 여기서 나가야겠다.
-예?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
-돈이 문제가 아니야. 이 건물까지 다 헐릴 거 아냐. 지금은 애들 있어도 이제 재건축 시
작되면 여기 동네 싹 헐릴텐데.
원장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했다.
현인이 준의 다리를 끌어안고 소리내서 울기 시작했다.
-선생님, 선생님.
-울지마. 울지마.
괜히 준까지 눈물이 났다.
많은 분들이 격일 연재를 반대하시지만..당분간은 격일로 연재해야할 것 같아요..
일이 너무 많아서...ㅠ.ㅠ 연말이다 보니..
그렇지만 더 길게길게 써드릴게요...추천이랑 댓글 많이 써주시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