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새댁 한 알2004.12.23
조회4,437

안녕하세요?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날씨도 추운데다가 연말정산에 정신이 없는 새댁 한 알입니다

(매년하는데도 또 매년 모르니 아무래도 바보인가봅니다  ㅠ.ㅠ)

 

 

 

 

 


울 영감탱이는요...... 전화하는 법이 없습니다

마누라가 회사에서 점심을 먹었는지, 업무는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지도 않은가 봅니다

어머님 말씀을 들어보니, 총각 시절에도 집에 전화하는 법이 없었답니다

일찍 들어간다, 늦게 들어간다, 늦으면 얼마나 늦는다, 저녁은 어떻게 한다....

이런 전화를 일절 안 해서 갑자기 집에 일찍 들어온 영감탱이를 위해

어머님께서 밥을 새로해야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네요

반면 한 알 아빠는요........

일찍 간다, 늦는다, 왜 늦는다, 1차 왔다, 2차는 어디로 갈꺼다, 집에 가는 택시 안이다.......

이런 전화를 하도 해서 울 엄마는 맨날 짜증을 냈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분위기의 집에서 각자 30년 가까이 살다가 만난 울 부부...

맨날 전화로 티격태격했었지요

지금은요.............. 그냥 제가 포기합니다

대신 제가 전화해서 언제 오냐, 저녁은 어떻게 할거냐.. 이렇게 물어보는게 속 편합니다

 

 

 

 


어제는 간만에 영감탱이도 한 알도 망년회가 없는 날이었답니다

두 내외가 오붓히 상 앞에 앉아

한 알이 기똥차게 끓인 김치찌게에 감탄하며 밥을 먹고 있었어요

 

영감탱이 - 마누라~ 집에 전화했나?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한 알 -  아니? 왜 뭔 일 있나?

영감탱이 - 아니...별 일은 없지만... 그래도 전화 함 드려야 하지 않을까?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한 알 - 당신... 총각 시절에도 집에 전화 안 하기로 유명했다는거 다 아는데 왜 갑자기 전화타령?

           그러는 당신은 집에 전화 드렸나?

영감탱이 - 아니.....나는 원래 전화 안 하잖아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한 알 - 참 나... 아들도 안 하는 전화를 왜 나보고 하라고 하지?

영감탱이 - 왜냐면~~~ 며느리잖아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애교를 떱니다)

한 알 - (뿌드득~) 여보셔~ 그런 말은 안 통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을텐데?

           신랑이 모범을 보여야 마누라가 잘 하는 법이얏~!!

           자기 부모 효도는 자기가 하자~!! 우리 결혼의 전제 아니었어?

           밥이나 드셧~!!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영감탱이에게 큰소리 함 빵 치고 숟가락을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지요

어머님과 수다를 떨며 슬쩍 영감탱이를 쳐다 보니

영감탱이는 슬그머니 삐져 나오는 웃음을 감춰가며 숟가락질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님과 통화를 끝내고

설겆이용 고무장갑을 영감탱이에게 살포시 넘겨주고 전 빨래를 개고 있었습니다

근데 들려야 하는 물소리가 안 들리고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치~!! 뭐야~!!! 아까 내가 전화했으면 됐지. 그 새 또 어머님께 전화하는거야?

     그럴거면 아까 바꿔달라구 하지~!!

 

무슨 이야기 하나......... 살금살금 주방으로 갔습니다

 

 

영감탱이 - 아뇨? 맨날 저만 부려먹어요~ 지금도 저보고 설겆이하라구 해 놓구

                 한 알이는 방에서 뭘 하는지........ 아마 뒹굴고 있을거예요...

                 네..  맨날 심부름 시키구요...................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아뇨. 설겆이 안 하면 쫓아낸다잖아요~~한 알이는 그러고도 남을 거라는거 잘 아시면서..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아니 저 영감탱이가?

 

 

통화내용을 듣는 순간,

600만불의 사나이가 달려가는 폼과 속도로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전화기를 낚아 챘습니다

 


한 알 - 어머니~ 그게 아니구요~ 오빠가...........

수화기 너머 - 한 알~!! 너 왜 맨날 박서방을 부려먹니?

                     남자들이 나가서 돈 벌려면 얼마나 힘든지 알어?

                     너한테 장가 와서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면 내가 미안해서 잠이 안 온다

                     어디 박서방한테 설겆이를 시켜? 시키기를?

                     으이그~ 내가 누굴 원망해....지 아빠가 저것만 싸고 돌아서 저게 저 모양이지......

 


크헉~!!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울 엄마였습니다

겁 없는 울 영감탱이... 주방에 들어 가서 쪼르르 장모에게 전화한거였습니다

한참을 잔소리를 들었지요

 

 

한 알 - (뿌드득..) 설겆이 안 하고 뭐하셔, 영감?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영감탱이 - 장모님이 하지 말랬어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한 알 - 흠........그렇게 피곤하면 내가 하지 머...

           그럼 자기는 나가서 만화책이나 빌려다 줄래?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영감탱이 - 마누라......... 설겆이 할께 새댁 한 알 영감탱이, 장모에게 전화하다~

 

 

 


솔직히

아들인 본인은 전화 안 하면서 며느리의 의무를 강요하던 영감탱이가 무지 미웠답니다

제가 어머님이랑 수다를 떨 일이 있어서 암말 않고 전화를 했지만요

 

 

 


영감~~

제발......... 그냥 가만 둬도 알아서 잘 하고 있는데

잘난척 하고 톡 나서서 효자인척 하다가

마누라한테 쿠사리 먹는 짓은 안 해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