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글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네요...

보수남2004.12.25
조회473

한 6개월 정도 되었나 봅니다..

형님이 계신 지방에 일이 있어서..

혼자 1박2일로 내려간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일을 보고..

친구녀석을 만나 술 한잔 했지요...

11시쯤 형님 댁에 들어가는데... 집앞에 찜질방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목욕이나 해야 겠다 싶어...

들어가면서...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죠...

근데 왠지 장난끼가 발동하더라구요..

 

'어.. 난데.. 지금 좋은데.. 가니까 전화 안될꺼야...'

 

집사람 왈..

 

'그래? 그럼 나도 좋은데 가야쥐...'

 

'ㅡ.ㅡ'

 

어쨌거나.. 찜질방 나와서 전화 해야지..

하고 들어갔습니다..

 

근데..

이 찜질방 정말 사람 짜증나게 하대요..

안에 카운터에는 사람도 없고.. 한참을 기다리다 못해 겨우 찾아서 물어보니..

세신(때밀이)이 안되는 거에요.. 시간이 늦어서..사람이 없다나..

대충 사워만 하고.. 나오니 수건에는 냄새가 나고..

하여튼 그렇게 나오니.. 30분 정도가 흘렀더라구요..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죠...

아 근데.. 전화를 안 받는 겁니다.. 전화기가 꺼져 있대요..

켜져만 있어도 문자라도 보낼텐데...

 

이거 진짜 무슨 단란주점 같은데라도 간 줄 아는거 아냐?

혼자 밤새도록 씩씩 거리고 있을 집사람을 생각하면...

막 안달이 나는 겁니다...

놀려 줄려고 장난 한 번 쳤다가.. 내가 안달이 나는 상황이 되버렸네요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가...

 

집 근처의 닭집 전화번호를 114를 통해 물어서..

닭을 배달을 시켰습니다..

'배달 가시면 집 앞에 가셔서 전화 한 번 주세요...' 하면서요..

잠시 후 전화가 오더라구요...

집에 아무도 없나보다라구요...

'아니에요 있으니까.. 좀더 두드려 보세요..'라고 하는데..

집 사람이 그때야 문을 열어 주었나 보더라구요..

그래서 바꿔달라 그랬죠...

 

'왜 전화기를 꺼놓고 있어!'

 

'자기가 닭 시켰어?'

 

'그래 통화를 할 수가 있어야지..'

 

'근데 계산은 했어?'

 

'무슨 수로 계산을 하냐? 자기가 일단 계산하고.. 전화기부터 켜'

 

그렇게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입장이구요...

 

통화내용은 나중에 보시고

 

그 와중의 집사람 입장을 한 번 보실래요?

 

신랑이 외박을 하러 나가서는...

 

안그래도 혼자 있자니 싱숭생숭한데..

 

전화가 와서는 그 밤에 좋은데 간다고 전화를 안받을 거라니...

 

화가 날 밖에요..

 

그래서 자기도 전화기 꺼놓고..

 

닭을 시켜서 혼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답니다..

 

근데 갑자기 12시가 다 된 시간에.. 누가 문을 두드리더래요..

 

신랑도 없는데.. 늦은 시간이라 겁이 나더라네요..

 

그래서 숨죽이고 있는데..

 

배달하시는 분이 문 앞에서 저랑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나 봐요..

 

그래서 문을 빼꼼 열고 보니...

 

제가 시켜 보낸거라는걸.. 알았는데...

 

문제는 혼자서 닭을 먹고 있는데...

 

또 닭이 온겁니다..

 

근데 계산은 자기보고 하라지요..

 

황당했겠지요...

 

그렇게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니 왜 전화기는 꺼놓고 난리야..'

 

'전화 안된대메 그래서 나도 꺼놨다 왜!'

 

'아니 그래도 그렇지 무슨 일이라도 나면 어떻게 연락하라구..

 전화기를 꺼 놓으면 어떡해!'

 

'몰라'

 

'난 자기가 밤새도록 씩씩대고 있을까봐 놀래서 혼자 환장하는줄 알았잖아'

 연락할 방법은 없지 어떡하냐?'

 

'그런데 좋은데는 금방 나왔나 보네..'

 

'아 이사람이  내가 자기두고 어딜 좋은델 가겠어... 찜질방 갔다왔다 세신도 안되고..

수건엔 냄새나고 짜증나서 나왔는데.. 자기는 연락도 안되지.. 얼마나 답답했겠어'

 

'누가 그런 장난치래? 근데 안그래도 닭 먹고 있는데.. 또 닭을 시키면 이거 누가 먹어'

 

'그러게 누가 전화기를 꺼 놓으래?'

 

'먼저 장난친게 누군데..'

 

'아 알았으니 낼 가서 보자..'

 

장난 한번 잘못쳤다가.. 내가 혼났네.. 젠장...

 

집사람은 지금도 닭시켜 먹을때 마다 그때 생각이 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