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1부 5막 : 무해대전(舞海大戰) #09)

J.B.G200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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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1부 5막 : 무해대전(舞海大戰) #09)

 

 

철기주와 대전하던 호령은 언제부터인가 자신과 같이 철기주도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서 싸움이 지루해 지자 철기주에게 물었다.

 

“책략을 쓴 것인가?”

“그렇소”

“용의 수군이 먼저 상륙하면 우리 수병이 먼저 바다에 불을 지를 것이다.”

“아마 당장은 어려울 것이요. 우선은 식별이 힘들 것이니…”

“소등한 것이냐?”

“아마도…”

“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인데…”

“내 부장들이 이미 항구를 접수했을 것이오.”

“응…! 하지만, 많아야 200정도의 군사를 보냈겠지… 나마도 너의 수군이 상륙하기 전에 봉의 군사가 곧 가서 그들을 모두 궤멸시킬 것이다.”

“그 전에 우리 수군이 상륙했을 것이오.”

 

그러한 것은 사실 이미 호령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마음이 너무나 화급했다.

 

“…아무래도 이 싸움은 다음으로 미루어야겠군…”

“제안이 있소.”

“제안?”

“여기 있는 4만의 병사를 살리려거든… 지금 곧 운도의 동쪽 해안선을 따라 이동해 바다를 건너 봉국으로 회군하시오. 그 길을 막지는 않을 것이니…”

“…”

 

해안에서는 이미 상륙한 용군의 수군의 뒤를 이어 봉의 대규모 선단이 함정이 있을 지 모를 빈 용의 전함을 회군해서 해안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해진의 후방에서는 이미 용과 봉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결전은 이미 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것은 아무리 제상 무린이 급히 더 많은 병사를 항구로 보낸다 해도 이미 무해진에는 용의 수군이 대부분 상륙한 후였기 때문이었다. 봉은 용의 수군이 바다에 있을 때 바다에 불을 질렀어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미 그 시기를 놓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덫에는 곧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봉군의 선단이 들어서 있었다.

 

“바다에 불을 질러라!”

 

전쟁이 승패를 결정지을 미란의 명이 떨어졌다. 그리고 미란의 이 명과 함께 무해진 앞바다는 순식간에 거대한 불바다가 되었다. 이 거대한 불은 마치 용이 불을 뿜듯이 진에서 바다로 확산되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불길에 봉의 전 함대가 달려들고 있었다. 용광로 속으로…

 

“이건…”

 

봉의 수군은 거대한 불길의 소용돌이기 자신들을 집어삼키기 위해 달려드는 것을 목격했다.뜻밖의 이 사태로 봉의 수군은 정신이 아득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자신들 주위가 온통 불바다가 되고 있는 것에 함대 전체가 혼비백산해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참담한 사태를 모르는 호령은 아직도 철기주와 대치한 채 돌아올 줄 몰랐다. 그때, 멀리 바다가 불타는 것을 목격한 철기주가 말했다.

 

“오늘 봉의 수군은 불바다에 수장 됩니다.”

“이럴 수가…”

 

호령은 그때까지 스스로 부인하고 있던 사태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과 마주선 철기주의 철갑이 진홍빛으로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얼굴빛이 파리해진 호령을 보며 철기주가 말했다.

 

“쓸데없는 희생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호령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철기주에게 말했다.

 

“오늘 여기에서 우리가 많은 수군을 잃어도 이곳에서 5천여 병사로 대치한 대장군 철기주를 잡을 수 있다면 무엇이 더 이득인가?”

“그러나, 봉도 상륙한 5만여의 용군에 의해 대장군 호령과 군사 무위를 잃을 것이오.”

“계산이 좀 복잡해 지는군…그래…”

“당신은 이미 수만의 수군과 수백 척의 전함을 잃었소. 그리고 이제 곧 이곳의 4만의 병사를 잃게 될 것이오.”

 

그때, 제상 위가 말을 타고 달려왔다.

 

“부인… 다음을 기약해야 합니다.”

“젠장…”

 

결국, 호령은 고심 끝에 말을 돌리려 했다. 그때 철기주가 말했다.

 

“호령장군… 광잔성과 연포의 군사도 물리셔야 합니다. 우리 군은 이미 패성(沛城)과 연성(然城)에서 출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 무해가 정리되면 곧 광잔성과 연포를 회복할 것입니다.”

“…기회가 있으면 또 보지…?”

 

그리하여, 무해진의 4만여 봉군은 운도의 동해를 건너 회군했고, 곧 용은 무해일대를 장악했다. 그러나, 봉은 여전히 광잔성과 연포의 군을 회군하지 않은 채 대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불행의 씨를 예고하고 있었다.

 

봉의 황도 천산.

제상 위는 지금 전력을 다해 황제를 설득하고 있었다.

 

“전하! 소신의 뜻을 따라주셔야 합니다. 지금 즉시 연포와 광잔성의 군사를 회군시켜야 합니다.”

“제상! 그 무슨 참언이요. 잃은 땅도 모자라 빼앗은 땅까지 내어주다니?”

“봉은 그 땅을 지킬 수 없습니다.”

“그만두시오.”

 

모든 대신들이 그의 청원에 반대했고, 황제도 그의 청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재상 위는 연포와 광잔성의 군사라도 구하기 위해 필사적이었지만 왕과 대신들은 이미 패주해 후퇴한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있었다. 이리하여 그의 요구는 황제에게 거부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제상 위는 속히 연포로 가서 용군을 맞아 봉의 영토를 사수하시오.”

“전하?”

“어명을 듣지 못한 것인가?”

 

이리하여 황제의 어명을 받은 제상 위는 연포로 직접 나아가 목숨을 내어놓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그는 끝내 연포의 하늘에서 탄식했다.

 

“이런 곳에서 봉의 해가 지는 것을 보게 되는구나…”

 

그리하여 연포에서 2달을 항전하던 제상 위는 그곳에서 용군에 의해 죽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봉은 연포와 광잔성의 8만 대군을 모두 잃고 말았다.

 

“장군님 이것은…”

 

지금 철기주를 비롯한 미란과 여러 장수들은 제상 위의 시신 앞에 둘러 있었다.

 

“제국을 9개로 분할한 장본인이 이리 허무하게 죽다니…”

 

철기주는 자신의 겉옷을 벗어 제상 위의 시신을 덮어 주었다. 그러자 그의 그러한 행동을 본 미란은 다시 한번 잔인한 계략을 궁리하기에 이르렀다.

 

“사형! 그를 시신만이라도 고국에 보내주시는 것이 어떠한지요.”

“그래야겠구나. 이것에 그와 대장군 호령에 대한 예가 될지 모르겠구나…”

 

철기주는 미란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의 시신을 거두어 관에 담아 봉국에 보내 주었다. 철기주의 이 행동은 그로서는 최대한의 예를 갖춘 것이었다. 그리하여 제국력(帝國曆) 1329년 마침내 용은 운도와 무해도를 얻어 대양의 서쪽 영토를 얻었다.

 

한편, 철기주의 예를 다한 행동은 대장군 호령에게는 너무나 큰 악재였다. 그 일로 봉에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철기주의 호의는 봉의 여러 대신들에게 정적을 제거하는 더 없이 좋은 도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남편의 시신을 수급한 호령은 이미 이성을 잃고 심히 통곡하고 있었다.

 

“령아…”

 

남편의 죽음에 통곡하던 호령은 급기야 어전에서 황제를 참소하다가 옥에 가치게 되었고, 이 일은 그의 정적들에게는 그녀를 참소할 더 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리하여 무린과 호령의 정적들의 노도 같은 참언에 황제는 그만 호령과 제상 위가 용국과 연횡하여 봉국에 반역을 했다는 죄목을 씌우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실로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황제는 결국 만 백성과 그들을 따르던 많은 제후를 억압하면서 마침내 호령마저 참수하기에 이르렀다.

 

용의 황도 진양.

미란의 지금 첩자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런 일이 있었단 말이냐?”

“그렇습니다.”

 

미란은 지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모든 면에서 그녀는 단 한번의 실패 없이 통일대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봉의 황도 천산.

두 사람의 참수 소식이 전해지자 봉국은 더욱 뜨겁게 들끓고 있었다. 많은 백성과 학자 그리고 제후들까지 천산으로 몰려들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가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는 황제 유달에게는 분노를 넘어 참담하게 하는 것이었다.

 

“저자들이 과연 누구의 백성이란 말이냐?”

“전하! 이것으로 제상 위와 호령이 역모를 꾀했음이 더욱 확실해진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 이것들을…”

 

천산에서 발생한 이러한 사태는 전국적으로 퍼져나갔고, 그것은 곧 황제를 더욱 위태하게 하기에 이르렀다. 그럴수록 황제는 더욱 대노 하였고, 결국에는 제상 위와 대장군 호령의 무덤을 파내서는 그 시신을 훼손해 패림의 영림강에 버려 물고기의 먹이로 던져 주었다. 그리고 어명을 내려 전국에서 백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을 금지시키고 이를 어기는 자는 참수하기에 이르렀다.

 

목진의 군영.

어둠 속에서 한 여인의 한스러운 통곡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어머니… 아버지…”

 

부모님의 참담한 부고 앞에서… 그만 적령은 홀로 어두운 막사에서 식은땀에 젖어 통곡하고 있었다.

 

“용서하세요…”

 

그녀는 속죄했다. 그러나 그 속죄와 함께 용국에 대한 원한도 깊어져 갔다.

 

“아들과 남편도 모자로… 부모님까지… 절대로 용서 못해! 절대로…”

 

적령은 용국에 대한 원망과 함께 봉국의 운명에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