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면접이야기]종교 종교 종교

백쑤 1년2005.01.04
조회496

얼마전 2004년 마지막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서류전형도 통과하게 되서

 

2004년이 가기전에 제발 붙기를 바랬었죠. 평소 제인상이 강하다는 말을 들어서

 

생전 안해본 염색도 해보고 (물론 티나게 노랗게 한건아닙니다.) 압구정에 있는 미장원에

 

가서 머리도 잘랐죠.. 경력은 어쩔수 없으니까  가능하면 외모에서만큼은

 

불이익 받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처음 가서 2명이 면접을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제일 높은 면접관이 제 서류를 보고는

 

꽤 흡족해 하는듯했습니다.

 

면접관  : ㅇㅇㅇ 씨 공부 열심히 하셨네요...

   나     : 네 나름대로 학교 생활에 충실하려고 하였습니다.

면접관 : 컴퓨터도 꽤 잘다루시구요.

   나     : 네 컴퓨터에 관심이 많고 직업훈련기관에서 교육도 받았습니다.

             컴퓨터 업무에 대해선 자신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다가

잠시후 드디어 종교이야기가 나옵니다.

 

면접관 :  우리회사는 기독교를 믿는데.. 음...ㅇㅇㅇ씨 어릴때 교회다니셨는데....지금은 왜안다녀요?

 

참고로 저는 어릴때 7년정도 교회생활을 했습니다. 중간에 다니다 안다니다 한게 아니라

주일마다 거르지 않고 신앙생활을 했죠..

 

나 : 네 어렸을때는 교회를 다니긴 했습니다만 진학문제도 있고, 교회에서 듣는 내용이

    반복되다 보니 사춘기 시절에 많이 식상했었던것 같습니다. 그후로 교회를 멀리 하게 된것같습니다.

 

근데 대뜸,

 

면접관 : 우리회사에 다니면 교회 다닐거예요 안다닐거예요?

 

여기서 좀 짜증이 났지만 2005년은 사회인이 되기 위한 집념으로...

 

나 : 네 어렸을때 신앙생활도 했고 다니는데 큰문제는 없.....

 

면접관 : 아니 다닐거예요? 안 다닐거예요.

 

갑자기 말을 짜르고 들이 데니까 열 받더라고요. 그래서 끝까지 다닌다는 말은 안하고..

 

나  : 네 특별히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은 없습니다..

 

이때부터 그 면접관, 기분나쁘다는 듯이 말을 하면서 하나씩 씹기 시작합니다.

 

면접관 : 음.. 경력사항이 있는데... 나는 이회사 뭐하는덴지도 모르겠네...

         

나 : ...... 아!  전 직장은 이러이런한 곳입니다.

 

면접관 : 사회 생활은 하셨는데 7개월은 이건 그냥 경력으로 칠수도 없는거고....

 

나 : ......

 

사회생활이 적긴하지만 제가 지원했던 이유는 신입으로도 지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원했던겁니다.  그런데 그따위로 말을 하니깐 존심이 상하더군요...

 

그후로 무슨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이라이트는 면접이 끝날때 쯤인데

 

면접관이 책상에 놓여 있던 서류의  제이름이 쓰여있는 부분을 두줄로 쫙쫙 긋더군요..

 

아주 보란듯이..

 

참 어이가 없어서  ..... 욕이 목까지 차올랐지만..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 .. 난 약자인 백수이기때문에....

 

떨어질것을 알고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근데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치더군요... 2004 년 12 월 31일 오후 7시....

 

한해를 보내는 시점에서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이렇게 백수로 한해를 보내는구나 하는 생각때문에

 

침울해있는데.. 한통의 전화가 옵니다.

 

.... : ㅇㅇㅇ씨 여기 서초동에 있는 ㅇㅇ 노인 복지관입니다.

 

나  : 네 안녕하세요..

 

왠일인가 싶어서, 설마와 혹시나가 겹쳐지는 순간...

.

.

.

 

 

.... : 죄송합니다만 저희가 다른 분과 일하게 되었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찬물이 아니라 완전히 얼음물을 붓더군요.

 

덕분에 정말 2004년이 암훌했습니다.

 

설날에 폐인으로 있다가 이제야 정신이 들어 이렇게 하소연하는 글을 써봅니다.

 

전국에 백수 백조 여러분들 힘냅시다.

 

2005년에는 저런 더러운 기독교 단체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