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 64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43

내글[影舞]200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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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影舞) 64 - 제2장 죽음과 삶의 기록들 43 - 내글 -
     - 죽음은 삶의 마침표가 아니다, 단지 삶의 쉼표이지… 

 

43


정민은 곤란한 표정으로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 그렇군요. 이제 알았어요!

연정의 소리를 들은 정민은 머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렸다. 정민은 전후사정을 설명하기가 곤란해지자 의식의 기억 속에 연정의 영혼을 들어가게 했다. 모든 것을 알게 된 연정의 영혼은 힘없이 대답을 했다. 정민은 연정의 힘없는 소리를 듣자 곧바로 앞으로의 일을 말했다.

“그래, 이제 알겠지? 그러니 연정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당장 선택받은 영이 깨어나게 되면 내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소. 나머지 반쪽을 얻기 전까지는 나는 아마도 극심한 정신분열증을 겪게 될 것이니, 그것을 극복하려면 당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 하다오.”

- 정민 씨, 저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우선은 저기 광장에 잠들어 있는 괴수로 하여금 연이를 지키는 수호신수로 삼아 동방상제가 연이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하지 못하게 할 거요. 그리고 당신은 선택받은 영이 깨어나기 시작하면 솔의 몸에 들어가서 나를 돌봐주어야 할거요.”

- 잠깐만, 아니 어떻게 저 괴수가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지요?

연정의 영혼이 정민의 말을 듣다가 괴수가 이곳을 나갈 수 있다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을 하자 물었다.

“그건 이 신단수의 그림자 몸체가 지상에 있어 가능 한 일이지. 사람의 몸은 이동이 불가능 하지만 신수들은 가능한 일이니 걱정 말고. 자, 나는 지금부터 두가지일을 할 거니까 당신은 지금 즉시 연이에게 가서 연이가 신단수의 그림자 몸체가 있는 곳으로 가도록 이끌어 주어야 하오. 그곳에도 내가 동방상제의 능력이 간섭하지 못하도록 결계를 칠 것이고 이곳도 원래의 모습으로 만들어 놓을 작정이니까. 그래야 지하상제의 봉인도 풀 수 있으니…!”

- 안돼요, 그럼 당신이 어렵게 얻은 힘을 모두 쓴다는 이야기잖아요! 고통 속에서 지내는 걸 전…!

스스로 고통을 받아들이려는 정민이 안타까워 연정의 영혼이 정민의 말을 끊었다. 그러나 정민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을 계속했다.

“후후, 힘은 다시 기르면 되고, 고통은 참으면 되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만 이천 년간의 안배는 물거품이 되고 말거야. 당신도 나를 위해 겪은 고초가 한, 둘이 아니지 않은가! 이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야. 자어서 서두르자. 시간이 별로 없어, 연이가 앞으로 7일 안에 내가 백일 동안 지내던 산으로 와야 된다고!”

정민은 다시 한 번 연정의 영혼을 재촉했다.

- 아, 알았어요! 그럼 ….

정민이 뒷머리가 시원해지며 연정의 영혼이 떠나갔다.

“허 억, 이건 도대체 적응이 안 돼!”

정민은 서둘러 일을 시작했다. 우선 정민은 새로 잡은 괴수의 사체를 처리해서 구슬 두 개를 챙겼고, 전과 마찬 가지로 고기는 신단수 수액으로 처리해서 식량으로 쓸 수 있도록 한쪽에 쌓아 두었다. 정민은 자신이 정신 분열이 일어나면 가장문제가 되는 것이 먹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대비하기 위함 이었다.

괴수의 사체를 처리 하는 것이 끝난 정민은 쇠의 동굴로 갔다. 그리고 막혀있던 바위를 기로 날려 버리고 그 안에 있는 조그만 광장을 연결했다. 그리고 그 안에 죽어있는 괴수들의 어미의 사체를 가운데 광장으로 끌어냈다. 괴수의 어미의 살은 이미 썩어 사라졌고, 썩지 않는 가죽과 뼈, 그리고 뿔들만 남아 있었다. 정민은 악취를 참고 신단수 수액으로 처리해서 잘 갈무리해두었다. 괴수가 망가 뜨려놓은 불의 동굴도 원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정민은 정리가 끝나자 괴수들의 뿔과 이빨, 그리고 발톱을 제외한 모든 뼈들을 신단수 꼭대기 평평한 곳의 가운데로 모았고,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있는 괴수를 신단수 안으로 옮긴 후, 그를 따라 다니던 솔에게 말했다.

“솔아 너는 이제 이곳 신단수에서 내가 말하기 전에는 나오지 마라. 이제부터 두 가지일 중 하나를 할 것이다, 알았지!”

- 뾰롱, 뾰롱!

“하하하, 걱정하지마라! 이건 쉬운 일이야. 옛날에도 한 번 했던 일 아니냐!”

- 뾰로롱!

“그래그래, 귀여운 것! 앞으로 연정에게도 그래야한다, 하하하!”

정민은 신단수위 뼈가 쌓여 있는 곳으로 날아올라서 그 앞에 정좌하고 앉았다. 목의 상태를 다시 살피고 두 손을 가슴에 모았다.

“모든 물질의 중심은 빈곳에서 시작되어 따듯함과 차가움을 나누고 그 부족함을 중으로 채워 삼 태극의 힘이 된다. 하~!”

정민은 외침을 끝냄과 동시에 양손을 활짝 펴서 뼈가 쌓여있는 곳을 향했다. 그 순간 뼈 무더기에서 강열한 빛과 열기가 나왔고, 신단수의 표면에서도 밝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정민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솟기 시작하자 모든 빛이 한곳으로 모이고, 이어서 동굴광장의 천정의 한가운데를 비추기 시작했다. 잠시 후, 힘에 부친 듯 정민의 얼굴이 붉어지며 핏발이 솟기 시작하자 청정가운데로부터 균열이 시작되더니 돌처럼 보이던 것들이 녹아 안개처럼 피워 오르기 시작했다.

광장의 변화가 시작 된지 한 시간이 흘렀다. 거대한 동굴광장 안은 전과는 다르게 어둠속에 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밝았다. 다만 희뿌연 안개 속에 파묻혀있어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뿐이었다. 정민은 정좌한 자세 그대로 있었고, 얼굴은 평온을 찾으려는 듯 눈을 감고 있었다.

다시 시간이 흐르자 안개가 걷히고 광장의 모습이 확연하게 들어났다. 광장은 처음 정민이 발견했을 때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있었다. 거대한 바위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던 모습과는 달리 천정은 도자기의 표면처럼 매끈하였고, 네 개의 긴 동굴로 연결되었던 물, 나무, 불, 그리고 쇠 등, 네 개의 작은 광장들도 실제로는 거대한 광장에 바로 붙어있는 구조로 변했다. 그리고 거대한 광장 천정한 가운데에는 태양빛에 가까운 밝은 빛을 내는 지름이 30m에 가까운 반구가 있어 광장전체를 밝게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정민의 앞에 쌓여있던 뼈는 완전히 녹아 농구공 크기의 덩어리로 변했다.

정민은 감았던 눈을 뜨고 주위를 살폈다. 광장 전체를 둘러본 정민은 흡족한 듯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하, 그 옛날에 처음 만들어진 모습을 어느 정도 되찾게 되었구나! 드디어 하늘님의 안배가 빛을 보는 구나. 이제부터는 그 누구도 이곳을 더럽히지 못하게 될 것이다.”

정민은 몸을 일으키려다 비틀거리다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기력을 너무 많이 허비했구나. 아직 한 가지가 더 남았는데…!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구나,  그 방법을 써보는 수밖에…!’

정민은 뼈 덩어리를 들고 신단수 안으로 들어갔다. 신단수 안에는 신수로 변한 괴수가 잠든 채로 솔과 함께 있었다.

“솔아, 지금부터 나를 도와다오.”

- 뾰로롱!

“그래, 잠시면 되니까.”

정민은 뼈 덩어리를 품에 안은 채로 다시 정좌를 하고 앉았다.

“솔아, 이리 오렴! 그리고 나를 완전히 감싸다오.”

정민은 솔이 다가와 자신과 뼈 덩어리를 완전히 감싸자 입을 열었다.

“자, 너희 목각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빌려야겠다. 솔아 시작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에게서 떨어지면 안 된다.”

정민은 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음양과 중은 셋이되 힘은 하나로다, 하!”

신단수 안이 밝은 빛으로 가득 찼다. 정민의 앙다문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정민이 괴로워하자 솔이 움직이려고 했다.

“으으, 아, 안 돼! 솔아 그대로 있어라, 으으!”

솔의 움직임을 막은 정민은 고통을 참아내며 버티기 시작했다. 정민의 머리에 있던 목각에 불이 붙은 것처럼 연기가 나더니 바로 재가 되서 흩어졌고, 이어서 나머지 손목과 발목에 붙어있던 목각들도 같은 모습으로 재가 돼서 흩어졌다. 그렇게 30분이 지나자 빛이 사라지고 솔에 의해서 감싸여 있는 정민의 모습이 다시 보였다. 그의 품에 있던 둥그런 괴수의 뼈 덩어리는 길이가 60cm에 지름이 6cm되는 뭉툭한 봉으로 변했다. 지친 모습의 정민은 솔을 떨어지게 하고 봉으로 변한 것을 손에 들고 힘없이 말했다.

“이거, 영 실망스러운데…! 별수 없이 직접 갈아서 만들어야 되겠어!”

정민은 봉을 집고 일어서려다 포기했다. 정민의 몸에는 한줌의 힘도 남아있지 않았고, 그저 그 자리에 쓰러져 잠을 청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었다. 정민은 마지막으로 동방상제가 더 이상 정연에게 해를 주지 못하도록 신수로 재탄생한 괴수의 몸에 하늘님의 봉인을 새겨야 했기 때문에 쉴 수가 없었다. 괴수가 그대로 깨어난다면 다시 동방상제에게 조정당할 우려가 있었고, 정연도 보호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민은 지친 몸을 끌고 잠들어있는 괴수에게로 다가갔다.

- 뾰롱, 뾰로롱!

“그래그래, 알겠다! 그렇지만 애비 된 자가 어찌 자식의 위험을 외면하겠느냐, 허허!”

정민은 괴수의 송곳니로 잠들어있는 괴수의 이마에 삼 태극을 새기기 시작했다.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는 단단한 괴수의 몸에 지워지지 않을 문양을 새기는 건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더구나 정민은 더 이상 목각의 도움도 바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힘에 부치는 일이였지만 반대로,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만으로 새기는데 성공한다면 그를 제외한 어떤 사람도 지울 수 없게 되는 유리함도 있었다. 그런 까닭에 정민은 마지막 작업으로 이일을 선택한 것이다.

정민은 칠 일 동안 먹고 자는 일을 잊고 봉인을 새기는 일에 매달려 괴수의 몸에 봉인을 새기는데 성공했다. 정민은 봉인을 새기고 나자 솔을 불러 가두어 두었던 괴수의 영을 되돌려 주었다. 일을 끝낸 정민은 지친 몸을 침상에 뉘였고, 연정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솔은 정민에게 먹을 것을 날랐다.

정민의 뒷머리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연정의 영혼이 돌아온 것이다. 정민은 솔을 불러 자리 잡게 한 후 연정의 영혼이 깃들도록 했고, 솔의 주인으로 연정의 영혼을 지정하였다. 그리고 신수가 깨어나자 곧바로 정연의 곁으로 보냈다.

일사 철리로 일을 처리한 정민은 연정의 걱정을 뒤로하고 동굴에 들어온 뒤로 세 번째의 깊은 잠에 빠졌다.

- 잘 자요,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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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이 끝났습니다.

다음 부터는 '제3장 다시 세상으로'가 시작됩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