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한 거품꿀을 퍼다가 아이들과 커다란 다라에 한꺼번에 들어가서 놀기를 잘했다. 거품꿀은 농도가 너무 연해서 팔지는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목욕통에 한바가지씩 퍼다가 서로 묻혀주며 놀았다. 윤희와 은비는 나랑 부비대며 꿀로 머리도 감고 장난을 쳐댔다. 더운 여름이라 셋은 매일같이 그렇게 물장난을 했다. 윤희와 내가 재밌게 놀면 은비도 옆에서 좋아서 다라를 잡고 팔짝팔짝 뛰었다.
가끔 거리 나무에 반란을 일으킨 여왕벌이 분가하기 위해서 지를 따르는 일벌을 데리고 나온게 있었다. 아르헨티나 벌은 아프리카 살인벌과 교미가 된 벌이라 사납고 한 곳에 정착하는걸 별로 안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 있는 벌은 순하고 얌전하며 공격적이지도 않고 한 곳에 정착하는 걸 좋아하는 벌인데 아르헨티나 벌은 안그랬다.
그래서 다루기 어렵고 일을 할 때도 그 더운 여름에 우주복처럼 완전무장하고 벌집을 건드려야한다. 한국 벌은 쫓아다니며 쏘지는 않는데 아르헨티나 벌은 백미터 밖에서도 사람이 오면 쫓아와서 쏴버릴 정도로 공격적이다.
그런 벌들이 집 앞 나무에 윙윙대며 이사를 나왔으니 얼마나 위협적인가 말이다.
난 아이들과 집 안에서 꼼짝도 안했다. 난 쏘이면 완전히 팔뚝이며 다리며 딱 두 배로 붓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벌 있는 곳에 안간다.
아들 녀석은 내가 나가지 말랬는데 나갔다가 벌에 한 방 쏘여서 들어왔다. 동네 사람들도 벌이 윙윙대는 나무 주변을 얼씬거리지도 않았다. 밥을 먹으러 아버님과 랑이 들어와서 그 벌들을 보고 창고에 가서 벌통을 하나 가지고 왔다.
베테랑인 아버님이 벌옷을 입고 접근해서 여왕벌이 있는 벌 뭉텅이를 살살 잡아 벌통으로 옮겼다. 우린 숨어서 그걸 지켜봤다. 벌들은 여왕벌을 따라 벌통으로 날라들어갔다.
이웃집에서 고맙다고 인사들을 해왔다.
아버님이 벗어놓은 옷을 빨래터로 옮기다 난 벌에 세 방이나 쏘였다. 으앙~ 아파라. 아들 녀석도 아빠 벌옷에 딸린 헬멧을 만지다 다섯 방 쏘였다. 알레르기 체질인 우리 둘은 금방 온 몸에 알레르기가 솟기 시작했다.
랑은 우리 둘을 데리고 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가서 항히스타민제 주사를 맞혔다. 그렇게 몇 시간 있다가 나오니 둘다 꼴이 우스꽝스러웠다. 아들 녀석은 눈 주위도 쏘여서 한 쪽눈이 거의 감겨 있었다. 우리가 불쌍한 표정으로 쳐다봤더니 아들 녀석은 지 손가락을 눈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이렇게 하면 보여~"
아기 괴물같아서 너무 웃겼다.
일하러 나갔다 들어온 랑은 종이박스 하나를 가지고 들어왔다. 얼굴엔 땀이 잔뜩 배어있다. 아들 녀석이 아빠가 들고 들어온 박스로 바짝 달라붙었다.
"이게 뭐게."
잉 뭘까? 일꾼이 키우고 있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댄다. 박스를 열어보니 하얀 바탕에 까만 얼룩고양이와 깜장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다. 너무 귀여웠다. 그런데 안아주려다가 기절초풍을 했다. 온 몸에 벼룩 투성인데 지나치게 많았다. 으~ 살아있는게 신기할 정도로 많았다. 도로 갖다주라고 했더니 랑은 바로 나가서 벼룩약을 사왔다.
그 약은 하얀 가루약이었는데 굉장히 독한 약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알게 뭔가. 약국에서 벼룩약이라고 주었으니 그냥 아기 고양이들에게 뿌려줬다. 하얀 가루약을 뿌린 고양이들은 막 자기 몸을 핥았다.
잉 저거 먹음 안될텐데...하면서도 아기도 돌봐야하고 일도 많아서 한쪽 구석에 밀어놨다.
오후에 아가를 재워놓고 박스를 봤더니 고양이가 없었다.
냉장고 뒤에서 야옹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냉장고 옆에 쌓아놓은 물건이 많아서 도무지 고양이를 꺼내줄 수가 없었다. 고양이 울음소리가 꽉 막힌게 뭘 잘못먹었지 싶었다.
그러다 이상한걸 발견했다. 고양이 꼬리는 냉장고 오른쪽 부분에 있는데 머리 부분은 냉장고 왼쪽 부분에서 살짝 보이며 야옹대는게 아닌가. 괴기스러웠다. 내가 꿈을 꾸나? 뱀도 아니고 어떻게 고양이가 저렇게 길 수가 있지? 으앙~ 무서워라.
난 너무 무서워서 애들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갔다.
집에 들어 온 랑은 고양이를 잡으려고 했는데 좁아터진 냉장고 뒤에 숨은 고양이들은 좀체로 꺼내기가 어려웠다. 가까스로 꺼낸 고양이들은 벼룩약에 중독이 되어있었다. 온 몸이 마비가 되어가는 고양이는 앞다리 부분은 가는데 뒷다리 부분이 쫓아오지 않아서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거였다. 으......무서워라. 랑은 얼른 가축 병원에 고양이들을 데리고 갔지만 이미 너무 많은 약을 핥아 먹어서 가망이 없댄다. 고양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 뒤로 난 고양이는 절대로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무섭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리고 이젠 고양이들을 보면 그 예전 슈퍼마켓 할 때 키웠던 목에 잔뜩 구더기가 있던 페르샤 고양이 미취와 벼룩약인지 농약인지 먹은 늘어나는 고양이가 연상이 되어서 도무지 쓰다듬어지지가 않았다. 나와 고양이는 안 맞는게 아닐까 싶다.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79. 고양이는 이제 안 키울래
수확한 거품꿀을 퍼다가 아이들과 커다란 다라에 한꺼번에 들어가서 놀기를 잘했다.
거품꿀은 농도가 너무 연해서 팔지는 못한다고 해서 우리가 목욕통에 한바가지씩 퍼다가 서로 묻혀주며 놀았다.
윤희와 은비는 나랑 부비대며 꿀로 머리도 감고 장난을 쳐댔다.
더운 여름이라 셋은 매일같이 그렇게 물장난을 했다.
윤희와 내가 재밌게 놀면 은비도 옆에서 좋아서 다라를 잡고 팔짝팔짝 뛰었다.
가끔 거리 나무에 반란을 일으킨 여왕벌이 분가하기 위해서 지를 따르는 일벌을 데리고 나온게 있었다. 아르헨티나 벌은 아프리카 살인벌과 교미가 된 벌이라 사납고 한 곳에 정착하는걸 별로 안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 있는 벌은 순하고 얌전하며 공격적이지도 않고 한 곳에 정착하는 걸 좋아하는 벌인데 아르헨티나 벌은 안그랬다.
그래서 다루기 어렵고 일을 할 때도 그 더운 여름에 우주복처럼 완전무장하고 벌집을 건드려야한다. 한국 벌은 쫓아다니며 쏘지는 않는데 아르헨티나 벌은 백미터 밖에서도 사람이 오면 쫓아와서 쏴버릴 정도로 공격적이다.
그런 벌들이 집 앞 나무에 윙윙대며 이사를 나왔으니 얼마나 위협적인가 말이다.
난 아이들과 집 안에서 꼼짝도 안했다.
난 쏘이면 완전히 팔뚝이며 다리며 딱 두 배로 붓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벌 있는 곳에 안간다.
아들 녀석은 내가 나가지 말랬는데 나갔다가 벌에 한 방 쏘여서 들어왔다. 동네 사람들도 벌이 윙윙대는 나무 주변을 얼씬거리지도 않았다.
밥을 먹으러 아버님과 랑이 들어와서 그 벌들을 보고 창고에 가서 벌통을 하나 가지고 왔다.
베테랑인 아버님이 벌옷을 입고 접근해서 여왕벌이 있는 벌 뭉텅이를 살살 잡아 벌통으로 옮겼다. 우린 숨어서 그걸 지켜봤다.
벌들은 여왕벌을 따라 벌통으로 날라들어갔다.
이웃집에서 고맙다고 인사들을 해왔다.
아버님이 벗어놓은 옷을 빨래터로 옮기다 난 벌에 세 방이나 쏘였다.
으앙~ 아파라.
아들 녀석도 아빠 벌옷에 딸린 헬멧을 만지다 다섯 방 쏘였다. 알레르기 체질인 우리 둘은 금방 온 몸에 알레르기가 솟기 시작했다.
랑은 우리 둘을 데리고 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가서 항히스타민제 주사를 맞혔다. 그렇게 몇 시간 있다가 나오니 둘다 꼴이 우스꽝스러웠다. 아들 녀석은 눈 주위도 쏘여서 한 쪽눈이 거의 감겨 있었다. 우리가 불쌍한 표정으로 쳐다봤더니 아들 녀석은 지 손가락을 눈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이렇게 하면 보여~"
아기 괴물같아서 너무 웃겼다.
일하러 나갔다 들어온 랑은 종이박스 하나를 가지고 들어왔다.
얼굴엔 땀이 잔뜩 배어있다.
아들 녀석이 아빠가 들고 들어온 박스로 바짝 달라붙었다.
"이게 뭐게."
잉 뭘까?
일꾼이 키우고 있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댄다.
박스를 열어보니 하얀 바탕에 까만 얼룩고양이와 깜장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다.
너무 귀여웠다.
그런데 안아주려다가 기절초풍을 했다.
온 몸에 벼룩 투성인데 지나치게 많았다. 으~ 살아있는게 신기할 정도로 많았다.
도로 갖다주라고 했더니 랑은 바로 나가서 벼룩약을 사왔다.
그 약은 하얀 가루약이었는데 굉장히 독한 약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알게 뭔가. 약국에서 벼룩약이라고 주었으니 그냥 아기 고양이들에게 뿌려줬다.
하얀 가루약을 뿌린 고양이들은 막 자기 몸을 핥았다.
잉 저거 먹음 안될텐데...하면서도 아기도 돌봐야하고 일도 많아서 한쪽 구석에 밀어놨다.
오후에 아가를 재워놓고 박스를 봤더니 고양이가 없었다.
냉장고 뒤에서 야옹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냉장고 옆에 쌓아놓은 물건이 많아서 도무지 고양이를 꺼내줄 수가 없었다. 고양이 울음소리가 꽉 막힌게 뭘 잘못먹었지 싶었다.
그러다 이상한걸 발견했다.
고양이 꼬리는 냉장고 오른쪽 부분에 있는데 머리 부분은 냉장고 왼쪽 부분에서 살짝 보이며 야옹대는게 아닌가.
괴기스러웠다. 내가 꿈을 꾸나?
뱀도 아니고 어떻게 고양이가 저렇게 길 수가 있지?
으앙~ 무서워라.
난 너무 무서워서 애들을 데리고 집 밖으로 나갔다.
집에 들어 온 랑은 고양이를 잡으려고 했는데 좁아터진 냉장고 뒤에 숨은 고양이들은 좀체로 꺼내기가 어려웠다.
가까스로 꺼낸 고양이들은 벼룩약에 중독이 되어있었다.
온 몸이 마비가 되어가는 고양이는 앞다리 부분은 가는데 뒷다리 부분이 쫓아오지 않아서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거였다.
으......무서워라.
랑은 얼른 가축 병원에 고양이들을 데리고 갔지만 이미 너무 많은 약을 핥아 먹어서 가망이 없댄다. 고양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 뒤로 난 고양이는 절대로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무섭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기 때문에...
그리고 이젠 고양이들을 보면 그 예전 슈퍼마켓 할 때 키웠던 목에 잔뜩 구더기가 있던 페르샤 고양이 미취와 벼룩약인지 농약인지 먹은 늘어나는 고양이가 연상이 되어서 도무지 쓰다듬어지지가 않았다.
나와 고양이는 안 맞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