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45만원 인생역전 51 (난 단지 나일 뿐이다)

fdf2007.01.26
조회1,778

난 단지 나일 뿐이다.

 


신정 연휴를 이용하여 울산에 외삼촌 고희잔치에 갔었습니다.

 

많은 외가댁 친지 분들이 오셨습니다.

 

간단하게 외가댁 친지 분들을 설명하자면 다들 너무나 잘나가시는 분들이십니다...^^

 

집안으로 따지면 우리 집안이 가장 불안하고

 

돈으로 따지더라도 우리 집안이 가장 가난하고

 

나이로 따지더라도 우리 어머니께서 가장 막내였습니다.

 

 

 


특히 우리 집안의 경우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혼으로 인하여 외가댁 식구들이 저희를

 

바라다보는 관점이 너무나 불쌍한 고모의 자식이라는 이미지, 내지는 미운 고모부의 자식

 

이라는 이미지, 내지는 그저 그렇고 그런 집안의 자식들뿐이었습니다.


 

 

 


예전에 외가댁에 가면 이상하게 주눅이 들었습니다.

 

같은 나이 또래에 재산으로 구미에서 몇 등 안에 드는 외사촌 누나의 아들인 조카의 경우에

 

는 언제나 당당한 모습이었지만 전 그렇게 당당할 여유가 그 때에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 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친척이라고 해도 돈 많으면 이상하게 당당해 지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돈 없으면 이상하게 초라해지고 목소리에 힘이 없어지는 거요....

 

특히 저는 나이까지 한참이나 어려서 그런 어려움이 더 심했습니다.

 


 

 


제가 지금 아무리 먹고 산다고 하여도 그런 분위기에

 

그런 인생의 업(業)이 찍힌 분위기를 이겨내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쉽게 말해서 제가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차를 타고 가면

 

외사촌 형님들은 (거의 우리 아버지 나이 뻘 입니다)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너도 니 아버지 닮아간다. 니 아버지도 그렇게 하다가 망했다.”

 

잔치에 춤을 추고 있노라면

 

“노는 꼴이 니 아버지하고 똑같다.”

 

참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우리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줄곧 우리 어머니가 저희를 키워오셨기 때문에

 

저에게 아버지의 이미지는 그렇게 좋은 이미지가 아닙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저도 애를 키우는 입장에서 가슴 한구석에서는 아버지를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아버지를 존경하고 싶은 마음은 아직도 전혀 없습니다.


먼 훗날 저라는 인간이 완전한 인격체가 된다면 넓은 가슴으로 맞이해야 되겠지만

 

아직은 저라는 인간이 부족한 것이 많아서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저에게 “아버지 같다는 말”은 작은 충격입니다.

 

아직도 아버지에 대한 업을 깨지 못했다는 충격이며,

 

아직도 그런 말을 듣고 마음 상해 한다는 점에서 충격이며,

 

아직도 저의 영혼과 육체가 초라하다는 각인의 태(胎)를 벗지 못한 충격입니다.

 

 

 


저라는 인간은 외가에 갈 때에는 왜 이다지도 약해지는지...

 

도저히 그 업을 어떻게 깰 것인가에 대하여 갈등을 하였습니다.


 



2006년 12월 31일도 마찬가지로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외사촌 형님들과 외삼촌 고희잔치에 있는데도 어떤 외사촌 형님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

 

습니다.

 

“니는 천상 니 아버지네. 근데 찬아 니는 니 아버지 닮으면 안 된다.”

 

“.................."

"...................."

 

 


그런데 제 속에서 이상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예전에만 해도 그런 말을 들으면 이상하게 기분이 나빠지고 얼굴이 상해졌고 노래도 못하고

 

제대로 기분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냥 그 자리가 굉장히 부담스럽게만 느껴졌고 기분이 나빠

 

서 “괜히 외가댁에 와서 이렇게 앉아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날은 예외로 그냥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전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형님 저는 단지 저 일 뿐입니다.

 

  제가 우리 아버지가 될 수는 없으며 저는 배종찬일 뿐입니다.“

 

라는 생각이 들을 뿐이었습니다. 예전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하여 무대 위로 올라가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가족

 

들을 대표하는 자리에서도 제가 일부러 가서 외삼촌의 고희를 축하드리며 만수무강을 기원

 

한다는 인사말도 멋드리지게 했었습니다.

 

 

 


왜냐구요?

 

전 예전의 약하디 약한, 작은 것에 상처를 받는 고모의 아들이 아니라,

 

그 분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고모부의 아들이 아니라,

 

전 단지 저 일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 자신도 참 바보같다 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이쁘게 멋지게 꾸밀 수도 있는데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런 글을 쓰면 결국 저 얼굴에

 

침뱉는 행위밖에 더 되겠습니까? 하하하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왜냐구요?

 

전 저일 뿐이니까요.......

 




2차로는 30여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노래방에 갔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전 노래를 불렀고, 춤을 제 마음껏 쳤습니다.

 

사실. 전 노래 솜씨가 엄청나게 음치이거든요. 노래 공포증도 있을 정도 였으니까요.

 

하지만 그것 또한 무시했습니다.

 

 


언제 제가 노래 잘한 적이 없었거든요.

 

노래를 못하면서 잘할려고 하니까 노래라는 것이 더 무섭고 두렵고....

 

결국 노래를 못하게 되죠. 하지만 못하는 노래지만 남들을 위해서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부르는 노래는 못하고 잘하고 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날 막 부르면 되니까요.

 

 


노래를 부르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그 외사촌 형님이 또 저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찬아 니는 노는 것도 니 아버지 닯았다.”

 

“.................”

 

 

전 그 형님을 향해 전 빙긋이 웃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형님. 형님께서는 제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계속 니 아버지 닯았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요. 저는 배종찬이지 우리 아버지가 아닙니다. 형님도 이제 저를 배종찬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형님에 비하면 나이가 많이 적지만 그래도 37살입니다.

 

 

그리고 저도 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제 배종찬은 배종찬이지

 

우리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 주시고요, 오늘 그냥 재밌게 놀아봅시다.”

 

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이제 외가댁 친지 분들도 더 이상 예전의 찬이가 아니라 배종찬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문득 살아가면서 가장 깨기가 어려운 것이 업(業)하고 태(胎)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업이란 불교 용어로 전생에 이어진 선악의 결과라고 하여 쉽게 깨기가 어려운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업 때문에 일이 안 풀린다. 저애는 나의 업이다. 등의 이야

 

기를 쓰죠.

 


또한 태란 아기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오듯이 인생의 굴레를 뚫고 나오는 것을 태를 끊었

 

다. 라고 표현들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태는 노력여하에 따라서 끊을 수 있는 것이고 업은 아무리 노력을 많이 하여도 결국

 

업을 깨뜨릴 수는 없다고 생각들 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업이든, 태든 자기하기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어릴 적 힘듦과 가난이 나의 업이었다면 현재도 전 그 업을 원망하면서 살았을 겁니다.

 

외가댁이나 친가댁에서 언제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저의 태였다면 그러한 태를 원망하면서

 

살았을 겁니다.

 

 


하지만 업도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며

 

태는 당연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깨드리는 존재의 대상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은 자기하기 나름이며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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