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애인같이 사랑하고픈 분들

나카시마2005.01.18
조회472

제가 얼마나 좋은 시부모님을 만났는지 자랑하고 싶어서 글 올려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나니 예전엔 쉽게 빠지던 살도 아줌마살이 되어버려서인지 도무지 빠지려고 하질 않아서 고민이었어요.
뭔가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맘먹고 있을 즈음 아버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지금 아양교밑으로 와봐라, 빨리~"
뭣땜에 또 호출이신지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좀 귀찮기도 했죠.
애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도착한 그곳에선 어머님이 한창 어정쩡한 자세로 아버님 손을 잡고 뭔일을 하고 계셨어요.
가까이 가보니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고 계시는 중인거 있죠.
"니도 한번 배워봐라, 아이구~ 허리야~ 미끄러버 죽겠다야!"

하시면서 약간은 민망하신듯 어머님은 허허허 웃으셨습니다.
워낙에 운동신경이 둔한지라 자신없다고 말씀드렸더니
"육십먹은 노인네도 다 하는데 젊은 니가 뭘 못한다말이고! 빨리 온나!"
하시며 아버님께서 불호령을 내리시는 바람에 울며겨자먹기로 일단 신어보았지만 미끄러워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죠.
그런 저에게 아버님은 자세며 운동효과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면서 제 손까지 잡고 코치를 해주셨답니다.
시아버지 손을 잡고 그런다는게 첨엔 많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조금씩 쓱쓱 나아가는 재미에 그런건 신경쓸 여지가 없었어요.
그저 안넘어지려고 발목과 다리에만 신경이 곤두서 있었으니까요.
전 바퀴달린거랑은 영 안친한편인데 예상외로 실력이 늘어가는 재미가 솔솔하여 요즘은 일주일에 두번정도는 일부러 시간내서 시부모님과 인라인을 타러 다닌답니다.
어머님은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는 바람에 물리치료까지 받으셨지만 그것조차도 에피소드로 남아 얘깃거리가 되었어요.
얼마전에는 정식으로 신발이랑 보호장구까지 구입했어요.
아버님은 어머님껄, 제것은 어머님이 사주셔서 그 사랑 또한 너무 고마웠답니다.
대신 5kg을 무조건 감량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긴했지만...
너무 젊게 사시는 저희 시부모님들!
정말 멋진 분들이시죠?
맏아들보다 연상인 며느리가 탐탁찮아 결혼전엔 반대도 많이 하셨지만 지금은 딸처럼 아끼고 사랑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내가 큰복을 안고 살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채찍질도 해봅니다.
또 사돈지간에도 얼마나 정이 넘쳐나는지 어머님은 철마다 한번씩 영덕에 가셔서 게를 사오시는데 그때마다 꼭 친정몫도 같이 챙기신답니다.
그러면 친정에서는 사돈께 고맙다며 며칠후에 술대접을 또 해드리구요.
그러다보니 자주 만나게 되고 정을 나누게 되더군요.
그런 양쪽 부모님을 보는 저희 부부는 우리가 더 잘해서 네분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는 일은 없어야겠다 다짐하게 돼요.
결혼하면서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 것이 더 큰거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족이 늘어났고, 또 가족간의 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친정부모님을 향한 마음은 언제나 못다한 효도로 가슴이 아픈 애절한 사랑이라면 시부모님을 향한 마음은 두고두고 예쁘게 사랑하고픈 애인같은 분들이라고나 할까요.
전 두분이 너무 좋아요.
결혼할때 주위에서 그러더라구요.
신랑만 잘만나서 될일이 아니고 그 집안환경을 봐야한다구요.
살아보니 정말이네요.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이렇게 만나서 웃고 정을 나눌수 있는 가족이 되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고 행복합니다.
친구들중에서도 시부모님과 뜻이 맞지않고 마음고생하는 경우도 많이 봤거든요.
아버님께서는 올 유월에 정년퇴직을 하시고 새로운 삶을 향해 새출발을 하고 계세요.
개별화물일을 시작하셨는데 새벽5시부터 밤8시까지 일하는 고된 일이지만 적성에도 맞다하시고, 무엇보다도 35년간 했던 일과 전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셔서인지 몸은 피곤해도 늘 활기가 넘쳐 보이셔서 옆에서 보기에도 너무 좋아 보이세요.
이제부터는 그동안 맘속에 담아만 두었던 말, 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꼭 표현하면서 살아야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