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현관이 타통되고 환골탈태한 효연의 몸에 이런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자들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네 곳의 뼈가 부러지고 단전마저 파괴되기 직전의 상처를 입었다. 신의는 이런 상태를 확인하자 돌연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허나 효연이 이렇게 다치게 된 것은 범의 공격에 의하여 강기막이 뚫린 이후에 당한 상처인 것을 알지 못하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신의는 바쁘게 손을 놀려 효연의 전신에 금침을 꽂기 시작했고 그 효과를 더하기 위하여 침을 놓은 자리에 자신의 처방에 의한 약재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파란 연기가 향처럼 타들어가며 침의 색깔을 바꾸기 시작하였고 침이 서서히 깊게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마치 누가 조심스럽게 누르는 것처럼........
거의 침두만 남을 때까지 기다리던 신의는 침을 약간씩 흔들고 돌려가며 뽑기 시작하였고 그때마다 의식을 잃은 효연의 몸은 푸들푸들 떨기 시작했다. 어떤 고통이기에 무의식중에도 저럴까?
한번의 시침이 끝나자 신의는 마치 땀으로 목욕이라도 한 듯 흠뻑 젖어서 늘어지는 것이었다.
“휴~......... 내가 여기에 없었더라면 이 아이가.......”
천우신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약 신의가 귀도가 아닌 천무장에 있었다면 효연은 단전이 파괴되어 죽어갔을 것이었다. 다행히 나찰녀들을 돌보기 위하여 이곳 귀도에 온 것이 효연을 살리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석실로 들어가려는데 도와주던 아주머니가 신의를 급하게 찾았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지금 나루터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배를 띄우려 한다는 전갈인데 급하다고 합니다.”
“알았소.”
신의가 뛰어나와 나루를 보니 삼십 여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귀도에 들어오려 강제로 배를 띄우는 것 같았다. 신의는 즉시 수부를 내 보내어 다가오지 못하게 막고 아예 수장 시켜 버리라 명하였다. 그리고 귀도에 남아있는 모든 인원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명을 내렸다.
청룡, 주작단원 중 남아있던 이십 여명이 진중으로 들어가고 수부는 물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끝내고 그들의 배가 뜨면 즉시 입수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었다. 모두가 강전과 석뇌 강궁 등으로 무장을 하고 귀도를 사수할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인원으로 과연 온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긴장을 하여 나루 쪽을 보던 중에 배를 타고 건너려던 사람들이 갑자기 배에서 내리더니 어디론가 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휴~ 다행히도 저들이 이곳으로 오지 않는군.....”
사실 유혼교의 입장에서 보면 귀도가 의심스럽긴 하였으나 그동안 관병들이 계속 진주하여 왔기 때문에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있었고......
하지만 언제 있을지 모를 유혼교의 도발에 대비하여야 하기 때문에 모두가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무철은 부림과 함께 전부 흩어졌다가 다시 합류한 대원을 독려하여 유혼교도를 멀리 유인하고 있었다.
전부라고 해야 이십 여명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번의 습격으로 청룡, 주작단원의 대부분을 잃었지만 오직 귀도의 안전을 생각하여 위험을 감수하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단장님! 이렇게 도망만 다닐게 아니라 무슨 수를 내야합니다.”
“나도 그리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주공의 소식도 없고 우리 인원의 대부분을 잃어......”
“이젠 제법 멀리까지 왔으니 전부 추슬러 한번 붙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대로 도망 다니다간 전부 지쳐서 다음에 어떤 상황으로 전개될지는 뻔한 것 아닌지요?”
“음...... 흩어졌던 단원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계속 암호를 남기며 완화계 까지만 움직여 봅시다.”
“알겠습니다.”
부림은 되돌아가 후위에서 단원들을 다독이며 발걸음을 완화계로 옮기게 하였다.
유혼교도들의 추적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일단은 최대한 빨리 피하여 계속 따라오도록 해야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판단을 하였고 이것이 신의에게는 아주 귀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되었다.
이들의 행동이 귀도로 들어가려던 유혼교도의 발길을 막는 결과가 되었고 그로 인하여 그들은 더욱 힘이 드는 상황이 되었지만 철저한 정신무장이 되어있는 청룡단을 주축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도피로를 확보하는지라 유혼교도의 추적에도 잘 견디면서 움직여나갔다. 와중에 부림이 약간의 부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오히려 합세하는 인원이 생겨서 무리는 삼십 명 정도로 늘어났다.
완화계와는 거리가 좀 있으나 무철은 잠시 지체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여 격전을 치를 준비를 하였다.
추적하는 무리들을 상대로 일전을 꾀하려는 행동이었고 무작정 도피만으로는 사태를 반전시킬 수 없다는 절박함에 의한 행동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부림으로 하여금 이십 명을 매복 시키고 자신이 이들을 유인하면 그 배후를 치고 그때에 다시 자신도 역습하는 것을 계획하니 모두가 의기투합하여 일전을 불사하자는데 동의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쫒기는 입장에서 어려운 결정이긴 하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전불사를 외치니 한번 시도해보기로 결정하였다.
완화계와 오백여리 떨어진 오구곡이란 곳에 완벽하게 매복을 시키고 신호수 한명만을 남기고 오리정도 더 간곳에서 대기를 하며 신호를 기다리다 급습하기로 하니 무철의 마음이 오히려 차분해지는 것이었다.
‘우리가 크게 한번 떨쳐야 이들의 이목을 돌리게 되고 그래야 기습이 실패한 것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독한 마음으로 추적자들을 기다리게 된 것이었고........
귀도에서 신의는 급한 마음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두 번째 침을 시술하기로 하였다.
그 험한 부상을 당한 효연의 생명력도 끈질기게 이어져 서서히 단전에 진기가 모여들기 시작하였고 놀랍게도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었으니 신의는 놀랍기도 하고 또 기쁘기도 하여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치료를 도왔다. 효연의 혈맥에서는 강한 진기의 흐름이 생기면서 부러진 뼈마저 끌어당겨 붙이는 공능을 보이고 신의가 꽂아 넣은 사침을 스스로 밀어내며 혈류를 조절하기 시작했으니 참으로 신비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허!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자가 치료가 가능하단 말인가?”
그랬다. 효연이 의식이 없는 상황이었으니 천부무서의 기경은 서서히 동작하기 시작하여 스스로를 치료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었고 이는 의리와는 전혀 거리가 먼 현상이었으니 신의가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리라.
혈맥이 스스로 위치를 바꾸기도 하여 혈류를 조절하고 있는 등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계속보이더니 부러졌던 뼈 부위가 약간씩 부어오르는 것 같더니 그 부기가 가라앉았다. 신의는 그런 현상이 이해가되지 않아 뼈를 살펴보니 완전하게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누워있던 효연이 벌떡 일어나 앉더니 무서운 기세로 운공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예전에도 운공하는 것을 몇 번 보았지만 지금 같은 예는 없었기에 놀란 것이다. 처음에는 바른 자세로 운공했으나 잠시 후에는 근골이 약간씩 뒤틀리는 것 같더니 물구나무를 서서 운공하기도하고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요상운공을 하니.......
몇 차례 자세를 바꾸며 운공하더니 다시 바른 자세로 돌아와 서서히 평온을 되찾기 시작하였다.
금방 죽을 것 같았던 몸이 언제 그랬냐하는 모양을 보이고 신의는 놀라 벌린 입을 다물 생각도 못하고 바라보기만 했다.
효연이 살며시 눈을 뜬다.
“어? 내가 왜 여기에 있지요?”
“허어! 아직 사태파악이 안되었는가?”
“아! 우리 단원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이사람, 아직 한명도 돌아오지 않고있네.”
“헉! 이거...... 빨리 나가 보아야겠습니다.”
“자넨 지금 금방 죽을 것 같은 몸으로 돌아왔어. 그런데 빨리나가겠다고?”
“우리가 산장을 기습한 것이 실수였습니다. 그들이 함정에 빠진 결과가 되어서......”
“그래도 지금은 나갈 수 없네. 우선 자신부터 추스르고 자넨 네 곳의 뼈가 부러지고 단전까지 파괴될 지경으로 돌아왔어.”
“그랬습니까?”
“금비가 자넬 끌고 오지 않았고 또 내가 이곳에 없었다면 지금쯤 구천을 헤매고 있을 것이야.”
“음..... 그런데 전 지금 아무렇지도 않으니 무슨 요술이라도 부리신겁니까?”
“그걸 한꺼번에 설명하기는 쉽지 않군.......”
“어쨌거나 지금 전 이전보다 오히려 가뿐함이 느껴지니 빨리 나가서 그들을 살펴야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절대로 무리해서 싸우면 안 되네.”
“알겠습니다.” 금비를 불러 올라타고 급하게 이동을 하며 유혼교도나 청룡단원의 흔적을 따라가기 시작하였다.
곳곳에 무철이 암호를 남긴 것이 있어서 추적하기 어렵지 않았고 많은 유혼교도들이 죽어 있는 것으로 보아 쫒기면서도 계속 유혼교를 괴롭힌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많은 단원들의 주검도 함께 있어서 효연의 가슴속에선 분노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단원들은 귀도가 아니라 완화계 방향으로 피하고 있었고 유혼교도들의 추적이 집요하게 이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아!”
십리 정도 되는 앞에서 일대 혼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백 명의 유혼교도가 스무 명 남짓의 청룡단원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었는데....... 완화계 방향에서 갑자기 십여 명의 청룡단원이 무철과 함께 급습하여 유혼교도를 가르며 전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효연은 신의의 당부가 생각이 나자 금비에서 내리지 않고 날아다니며 자신의 유엽비도를 날려 위급한 상황에 몰린 단원을 응원하기 시작하였다.
금비도 이를 아는지 가끔씩 낮게 날며 도와주었으니 순식간에 전세가 돌변하여 오히려 유혼교도들이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무철과 부림 그리고 단원들 모두 효연이 금비에 타고 자신들을 지원하는 것을 보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이들은 효연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환호작약하며 유혼교도를 도륙해나가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쫒기 던 그들의 울분이 한꺼번에 풀리는 듯 거의 십대일의 상황이었음에도 이들은 거침없이 밀고 나갔고 이 기세에 밀려나던 유혼교도들은 산산이 부서지는 모래성처럼 흩어지며 도망치기에 바쁘게 되었으니......
“와아!”
“주공!”
“그래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무철은 말도 못하고 오직 효연의 두 손을 꼭 잡고 있기만 했고 부림의 눈에서는 물기까지 번져 나왔다.”
자신들을 도망시키느라 혼자서 악전고투하다 쓰러지는 것을 보았지만 그냥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멀쩡하게 자신들 앞에 나타나 그 신위를 보이니.......
모두가 집결하여 살펴보니 주작단원은 거의 전부가 보이지 않았고 청룡단원만이 고군분투하며 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무공의 차이에서 주작단원들이 몸을 미처 빼지 못하고 전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래도 스물여덟명의 생존자를 확인하였고 이직 많은 인원이 집결하지 못하고 흩어져 헤맬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서 위안을 삼으며 다시 조를 편성하여 성도 쪽으로 더듬어가며 단원들의 생사를 확인하며 집결하기로 하였다.
효연은 이들과 헤어져 생존자를 수색하며 움직이기로 결정하고는 높은 하늘에서 넓게 보며 수색을 시작하였고 천만다행으로 주작단원 여섯 명이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하여 그들에게 무조건 성도방향으로 가며 단원들과 합류하라고 하였다.
모든 단원들이 흩어졌기 때문에 쉽사리 모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바빠지게 되고 금비는 이런 효연의 마음을 하는지 부지런히 움직이며 생존자 수색을 도와주는 것이었다. 하지만.......기다리는 것은 대부분 싸늘한 주검이었고 겨우 다섯 명의 인원만을 더 찾아내어 성도에서 집결하도록 알려주었을 뿐이었다.
독자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이제야 여러분들을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그간 아버님의 마지막길을 지켜드리기 위하여 아무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1월 11일 운명하시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염려하여 주신 덕분인지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정말 잠들듯 돌아가셨지요. 삼우를 치루고 나니 이번에는 집사람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여 또 제 혼을 빼어 버리는 군요. 오늘에야 겨우 안정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醜面游龍 (154)
생사현관이 타통되고 환골탈태한 효연의 몸에 이런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자들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네 곳의 뼈가 부러지고 단전마저 파괴되기 직전의 상처를 입었다. 신의는 이런 상태를 확인하자 돌연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허나 효연이 이렇게 다치게 된 것은 범의 공격에 의하여 강기막이 뚫린 이후에 당한 상처인 것을 알지 못하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신의는 바쁘게 손을 놀려 효연의 전신에 금침을 꽂기 시작했고 그 효과를 더하기 위하여 침을 놓은 자리에 자신의 처방에 의한 약재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파란 연기가 향처럼 타들어가며 침의 색깔을 바꾸기 시작하였고 침이 서서히 깊게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마치 누가 조심스럽게 누르는 것처럼........
거의 침두만 남을 때까지 기다리던 신의는 침을 약간씩 흔들고 돌려가며 뽑기 시작하였고 그때마다 의식을 잃은 효연의 몸은 푸들푸들 떨기 시작했다. 어떤 고통이기에 무의식중에도 저럴까?
한번의 시침이 끝나자 신의는 마치 땀으로 목욕이라도 한 듯 흠뻑 젖어서 늘어지는 것이었다.
“휴~......... 내가 여기에 없었더라면 이 아이가.......”
천우신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만약 신의가 귀도가 아닌 천무장에 있었다면 효연은 단전이 파괴되어 죽어갔을 것이었다. 다행히 나찰녀들을 돌보기 위하여 이곳 귀도에 온 것이 효연을 살리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석실로 들어가려는데 도와주던 아주머니가 신의를 급하게 찾았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지금 나루터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배를 띄우려 한다는 전갈인데 급하다고 합니다.”
“알았소.”
신의가 뛰어나와 나루를 보니 삼십 여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귀도에 들어오려 강제로 배를 띄우는 것 같았다. 신의는 즉시 수부를 내 보내어 다가오지 못하게 막고 아예 수장 시켜 버리라 명하였다. 그리고 귀도에 남아있는 모든 인원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명을 내렸다.
청룡, 주작단원 중 남아있던 이십 여명이 진중으로 들어가고 수부는 물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끝내고 그들의 배가 뜨면 즉시 입수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었다. 모두가 강전과 석뇌 강궁 등으로 무장을 하고 귀도를 사수할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인원으로 과연 온전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긴장을 하여 나루 쪽을 보던 중에 배를 타고 건너려던 사람들이 갑자기 배에서 내리더니 어디론가 급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휴~ 다행히도 저들이 이곳으로 오지 않는군.....”
사실 유혼교의 입장에서 보면 귀도가 의심스럽긴 하였으나 그동안 관병들이 계속 진주하여 왔기 때문에 크게 마음에 두지 않고 있었고......
하지만 언제 있을지 모를 유혼교의 도발에 대비하여야 하기 때문에 모두가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다.
무철은 부림과 함께 전부 흩어졌다가 다시 합류한 대원을 독려하여 유혼교도를 멀리 유인하고 있었다.
전부라고 해야 이십 여명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번의 습격으로 청룡, 주작단원의 대부분을 잃었지만 오직 귀도의 안전을 생각하여 위험을 감수하고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단장님! 이렇게 도망만 다닐게 아니라 무슨 수를 내야합니다.”
“나도 그리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주공의 소식도 없고 우리 인원의 대부분을 잃어......”
“이젠 제법 멀리까지 왔으니 전부 추슬러 한번 붙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대로 도망 다니다간 전부 지쳐서 다음에 어떤 상황으로 전개될지는 뻔한 것 아닌지요?”
“음...... 흩어졌던 단원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계속 암호를 남기며 완화계 까지만 움직여 봅시다.”
“알겠습니다.”
부림은 되돌아가 후위에서 단원들을 다독이며 발걸음을 완화계로 옮기게 하였다.
유혼교도들의 추적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일단은 최대한 빨리 피하여 계속 따라오도록 해야 시간을 벌 수 있으리라 판단을 하였고 이것이 신의에게는 아주 귀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되었다.
이들의 행동이 귀도로 들어가려던 유혼교도의 발길을 막는 결과가 되었고 그로 인하여 그들은 더욱 힘이 드는 상황이 되었지만 철저한 정신무장이 되어있는 청룡단을 주축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도피로를 확보하는지라 유혼교도의 추적에도 잘 견디면서 움직여나갔다. 와중에 부림이 약간의 부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오히려 합세하는 인원이 생겨서 무리는 삼십 명 정도로 늘어났다.
완화계와는 거리가 좀 있으나 무철은 잠시 지체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여 격전을 치를 준비를 하였다.
추적하는 무리들을 상대로 일전을 꾀하려는 행동이었고 무작정 도피만으로는 사태를 반전시킬 수 없다는 절박함에 의한 행동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부림으로 하여금 이십 명을 매복 시키고 자신이 이들을 유인하면 그 배후를 치고 그때에 다시 자신도 역습하는 것을 계획하니 모두가 의기투합하여 일전을 불사하자는데 동의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쫒기는 입장에서 어려운 결정이긴 하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전불사를 외치니 한번 시도해보기로 결정하였다.
완화계와 오백여리 떨어진 오구곡이란 곳에 완벽하게 매복을 시키고 신호수 한명만을 남기고 오리정도 더 간곳에서 대기를 하며 신호를 기다리다 급습하기로 하니 무철의 마음이 오히려 차분해지는 것이었다.
‘우리가 크게 한번 떨쳐야 이들의 이목을 돌리게 되고 그래야 기습이 실패한 것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독한 마음으로 추적자들을 기다리게 된 것이었고........
귀도에서 신의는 급한 마음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두 번째 침을 시술하기로 하였다.
그 험한 부상을 당한 효연의 생명력도 끈질기게 이어져 서서히 단전에 진기가 모여들기 시작하였고 놀랍게도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었으니 신의는 놀랍기도 하고 또 기쁘기도 하여 자신의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치료를 도왔다. 효연의 혈맥에서는 강한 진기의 흐름이 생기면서 부러진 뼈마저 끌어당겨 붙이는 공능을 보이고 신의가 꽂아 넣은 사침을 스스로 밀어내며 혈류를 조절하기 시작했으니 참으로 신비스러운 현상이 아닐 수 없었다.
“허!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자가 치료가 가능하단 말인가?”
그랬다. 효연이 의식이 없는 상황이었으니 천부무서의 기경은 서서히 동작하기 시작하여 스스로를 치료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었고 이는 의리와는 전혀 거리가 먼 현상이었으니 신의가 놀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리라.
혈맥이 스스로 위치를 바꾸기도 하여 혈류를 조절하고 있는 등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계속보이더니 부러졌던 뼈 부위가 약간씩 부어오르는 것 같더니 그 부기가 가라앉았다. 신의는 그런 현상이 이해가되지 않아 뼈를 살펴보니 완전하게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이.....이런...... 허! 놀랍기만 한일이야.” 놀라면서도 신의는 부목을 제거하고 묶어놓았던 헝겊까지 풀어내었다.
놀라운 일은 그 다음이었으니.......
누워있던 효연이 벌떡 일어나 앉더니 무서운 기세로 운공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예전에도 운공하는 것을 몇 번 보았지만 지금 같은 예는 없었기에 놀란 것이다. 처음에는 바른 자세로 운공했으나 잠시 후에는 근골이 약간씩 뒤틀리는 것 같더니 물구나무를 서서 운공하기도하고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요상운공을 하니.......
몇 차례 자세를 바꾸며 운공하더니 다시 바른 자세로 돌아와 서서히 평온을 되찾기 시작하였다.
금방 죽을 것 같았던 몸이 언제 그랬냐하는 모양을 보이고 신의는 놀라 벌린 입을 다물 생각도 못하고 바라보기만 했다.
효연이 살며시 눈을 뜬다.
“어? 내가 왜 여기에 있지요?”
“허어! 아직 사태파악이 안되었는가?”
“아! 우리 단원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이사람, 아직 한명도 돌아오지 않고있네.”
“헉! 이거...... 빨리 나가 보아야겠습니다.”
“자넨 지금 금방 죽을 것 같은 몸으로 돌아왔어. 그런데 빨리나가겠다고?”
“우리가 산장을 기습한 것이 실수였습니다. 그들이 함정에 빠진 결과가 되어서......”
“그래도 지금은 나갈 수 없네. 우선 자신부터 추스르고 자넨 네 곳의 뼈가 부러지고 단전까지 파괴될 지경으로 돌아왔어.”
“그랬습니까?”
“금비가 자넬 끌고 오지 않았고 또 내가 이곳에 없었다면 지금쯤 구천을 헤매고 있을 것이야.”
“음..... 그런데 전 지금 아무렇지도 않으니 무슨 요술이라도 부리신겁니까?”
“그걸 한꺼번에 설명하기는 쉽지 않군.......”
“어쨌거나 지금 전 이전보다 오히려 가뿐함이 느껴지니 빨리 나가서 그들을 살펴야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더라도 절대로 무리해서 싸우면 안 되네.”
“알겠습니다.” 금비를 불러 올라타고 급하게 이동을 하며 유혼교도나 청룡단원의 흔적을 따라가기 시작하였다.
곳곳에 무철이 암호를 남긴 것이 있어서 추적하기 어렵지 않았고 많은 유혼교도들이 죽어 있는 것으로 보아 쫒기면서도 계속 유혼교를 괴롭힌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많은 단원들의 주검도 함께 있어서 효연의 가슴속에선 분노의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하였다.
단원들은 귀도가 아니라 완화계 방향으로 피하고 있었고 유혼교도들의 추적이 집요하게 이어지는 것으로 보였다.
“아!”
십리 정도 되는 앞에서 일대 혼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백 명의 유혼교도가 스무 명 남짓의 청룡단원을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었는데....... 완화계 방향에서 갑자기 십여 명의 청룡단원이 무철과 함께 급습하여 유혼교도를 가르며 전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효연은 신의의 당부가 생각이 나자 금비에서 내리지 않고 날아다니며 자신의 유엽비도를 날려 위급한 상황에 몰린 단원을 응원하기 시작하였다.
금비도 이를 아는지 가끔씩 낮게 날며 도와주었으니 순식간에 전세가 돌변하여 오히려 유혼교도들이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하였다.
무철과 부림 그리고 단원들 모두 효연이 금비에 타고 자신들을 지원하는 것을 보게 되었음은 물론이고 이들은 효연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환호작약하며 유혼교도를 도륙해나가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쫒기 던 그들의 울분이 한꺼번에 풀리는 듯 거의 십대일의 상황이었음에도 이들은 거침없이 밀고 나갔고 이 기세에 밀려나던 유혼교도들은 산산이 부서지는 모래성처럼 흩어지며 도망치기에 바쁘게 되었으니......
“와아!”
“주공!”
“그래 얼마나 고생이 많았소?”
“무철은 말도 못하고 오직 효연의 두 손을 꼭 잡고 있기만 했고 부림의 눈에서는 물기까지 번져 나왔다.”
자신들을 도망시키느라 혼자서 악전고투하다 쓰러지는 것을 보았지만 그냥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멀쩡하게 자신들 앞에 나타나 그 신위를 보이니.......
모두가 집결하여 살펴보니 주작단원은 거의 전부가 보이지 않았고 청룡단원만이 고군분투하며 모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무공의 차이에서 주작단원들이 몸을 미처 빼지 못하고 전멸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자....
그래도 스물여덟명의 생존자를 확인하였고 이직 많은 인원이 집결하지 못하고 흩어져 헤맬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서 위안을 삼으며 다시 조를 편성하여 성도 쪽으로 더듬어가며 단원들의 생사를 확인하며 집결하기로 하였다.
효연은 이들과 헤어져 생존자를 수색하며 움직이기로 결정하고는 높은 하늘에서 넓게 보며 수색을 시작하였고 천만다행으로 주작단원 여섯 명이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하여 그들에게 무조건 성도방향으로 가며 단원들과 합류하라고 하였다.
모든 단원들이 흩어졌기 때문에 쉽사리 모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바빠지게 되고 금비는 이런 효연의 마음을 하는지 부지런히 움직이며 생존자 수색을 도와주는 것이었다. 하지만.......기다리는 것은 대부분 싸늘한 주검이었고 겨우 다섯 명의 인원만을 더 찾아내어 성도에서 집결하도록 알려주었을 뿐이었다.
독자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이제야 여러분들을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그간 아버님의 마지막길을 지켜드리기 위하여 아무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1월 11일 운명하시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염려하여 주신 덕분인지 아주 편안한 모습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정말 잠들듯 돌아가셨지요. 삼우를 치루고 나니 이번에는 집사람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여 또 제 혼을 빼어 버리는 군요. 오늘에야 겨우 안정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아직 머리속이 정리가 안되어 제대로 쓸 수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몇줄 적어보았습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흐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