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포대로 눈썰매를 탔던 어린시절

오렌지200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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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우리 경남 지역에도 눈이 많이 왔었어요..
지금은 눈구경하기가 참 힘들지만...그때는 그래도 눈이 많이 와서 눈사람도 만들고 눈썰매도 탔던 기억이 납니다..
"야~~눈온다아~~!!"
하면서 친구들이 불러내어서 밖으로 나갔죠.
처음엔 눈사람을 멋들어지게 만들다가 언덕이 있는 곳에 올라가
눈썰매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마땅한 눈썰매를 탈 것이 없었던 우리는 집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비료포대를 가지고 와서 눈썰매를 탔습니다.
내려오는 중간중간에 보면 돌맹이도 하나씩 튀어나와 있어
울퉁불퉁해서 엉덩이가 많이 아팠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보다는
눈썰매를 타는 재미가 더 좋았으므로 정말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썰매를 탔습니다~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동안은 참 재미있었지만 다시 올라가는건 어찌나 싫었던지....^^
그런데...그만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다가 방향을 잘못 잡는 바람에 옆으로 미끄러지고 말았죠..그래서 눈썰매로 길을 만들어 놓은 곳이 아닌 돌과 흙으로 가득 덮여 있는 눈밭에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떼구르르 구르면서 온몸에는 눈과 흙..돌이 뒤범벅이 되었고 머리는 깨질듯 아파왔습니다.
친구들이
"은주야...괜찮나...엉?? 일어나 봐라.."
이러면서 깨우는 소리는 들리는데..점점 정신은 혼미해지고
얼핏
"죽은거 아니가.........피난다.."
하는 소리와 정신을 잃고 말았죠..
깨어나보니..병원에 있었습니다.
글쎄 나무 기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서 기절을 했던 것이지요.
다행스럽게도 큰 부상은 당하지 않았구요 머리에 난 상처를 3바늘 정도 꿰맨 것으로 눈썰매 사건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우리 동네에선 눈이 와도 눈썰매를 절대 못타게 어른들이 제재하셨구요 그로 인해 친구들에게 많은 원성을 들어야 했습니다. 괜히 다쳐서 자기네들도 눈썰매를 못타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눈썰매의 유혹은 다친후에도 중독처럼 계속 되었고 우리 동네에서 못타게 하니까 다른 동네에 비료포대를 하나씩 들고 원정까지 갔답니다~~ 물론 다친 이후로는 조심스럽게 타긴 했지만 막상 타다보면 그런 기억도 다 잊어버리곤 한답니다~~
정말 해맑게 뛰어놀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어서 행복하답니다.^^ 그때 꿰맨 3바늘의 자국은 머리카락 속에 숨어 있어서 이제는 찾을수도 없구요~~
이번 겨울에는 가까운 놀이공원에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한번 멋지게 눈썰매를 타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