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그 손을 분지르지 못했을까.

젠장200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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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로만 듣던 성추행을...눈 앞에서 보았다.

 

 ...오랜만에 대학 교수님들과 과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1차 갈비집에서 맛있게 먹고

2차로 노래방에 가서 다들 신나게 불렀다.

 ...교수님은 세분 오셨는데 이중 한분은 초빙 강사였다.

지방 신문의 편집주간. 50대이니...신문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나는 그 강사를 내가 존경하는 스승님과 아는 사이고 한때 내가 수업도 들었던 사람이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하고...열심히 수업을 가르치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친구 한명이 술이 심하게 취했다. 이 친구 술버릇이 술이 많이 취하면 옆 사람에게 안긴다.

다행이 우리 과는 여자들이 많아서 (남자선배 거의 없다. -_- 사실 남자선배도 왕언니가 된다 여기선)

그 친구가 술에 취해 안겨와도 뭐 귀엽게 봐주고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우연찮게 친구 옆에 강사가 앉았고...친구가 강사와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실 할아버지뻘 이기때문에 친구 입장에선 아무런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_- 술도 취했고)

다른 사람들은 노래부르고 장단맞추느라 정신없었고

나는...기분이 이상해서 친구와 강사쪽을 자주보았다.

 

그런데..세상에..그 늙은 강사가 내 친구 어깨를 얼싸안고 거의 끌어안고 속닥거리는거다.

젠장 여기가 룸사롱이냐.

순간 화가 나서 친구에게로 갔다. 친구의 어깨를 끌어안고 내게 기대게 했다.

그래도 내겐 선생이란 사람이고 우선은 친구라도 멀리 떨어뜨려 노을 심산이었다.

늙은 강사의 표정..참 떨떠름하더군.

 

암튼 계속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고 내가 잠시 나가서 노랠 부르는 사이

그 강사가 다시 내 친구를 끌어안고 있었다. 내 친구가 술에 취해 그 강사에게 안긴 것도 문제였다.

나는 다시 내 친구 옆에 가서 다시 떼어놓고 ....

나중에 잠시 내가 자리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니..

젠장...그 늙은 인간이 내 친구 등에 손을 넣고 있었다.

순간 그 인간 머리에다 맥주병을 때리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내 손으로 그 인간 손을 내 친구 등에서 잡아 끌었다.

그리고 눈 똑바로 보고 말해주었다.

이러지 마시라고. 한번만 더 이르면 나도 가만있지 않겠다고. 법적 대응하겠다고.

 

그러자 이 늙은 능구렁이...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한다.

역시 신문계에서 일하는 사람들 노는 게...좀 심하다더니..

어떻게 지가 가르치는 여학생을 술집 여자처럼 허벅지를 더듬고 등을 만질까...

더러운 인간...

 

다른 교수님들만 없었다면 그 자리에서 그 인간에게 사과하라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망신주겠다고 했어야 했다.

 

사실 내 친구 행동거지도 문제였다. 그런 일을 당하는데도 계속 그 늙은 인간 옆에 앉아있고 기대니!

정말...순간 내 친구 뺨을 때리고 싶었다.

 

암튼 계속 내 친구 옆에 붙어서 늙은 늑대의 마수에서 지켜냈다.

나중에 친구를 다른 자리로 옮기고 나와 그 늑대가 앉아있었다.

그러자 그 늑대 왈.

" ** 학생은 참 이쁜데...이뻐서 그런가..경계심이 많은 거 같애. "

순간 욕지거리가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  여자가 몸 가짐을 바로 해야지요. 특히 술자리에서는요. 어떤 인간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 그래..그렇지."

 

정말... 환멸을 느낀다.

그동안..내가 세상을 편하게 살아왔던 건가.

내가 만나온 남자들...어른들은 다들 차분하시고 예의를 아시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는데

 

한시간전까지만 해도...좋게 봐왔던 선생이 한순간에..변태새끼로 판명되다니.

 

....내 친구도 걱정이다. 나도 아직 학생이고 사회생활이란걸 겪어보질 못했다.

그래도 술자리에 남자가 있거나..어른들이 있으면 술을 많이 안마시려고 한다.

설사 취해도 취할 수록 허리를 꼿꼿이 하고 허투로 보이지 않으려 한다.

 

세상은 아직도 여자에게 불리한 것이 많고

여자의 행동에 조금의 허점이라도 있으면 그것을 노리고 어찌해보려는 남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난 그래도..우릴 가르치는 강사이기 때문에 설마했다.

확실히..외부에서 초빙한 강사여서 그런가.

 

우리 교수님들은 여학생들 어깨에 손도 안올리고 접촉 한번 하신적 없는데 말이다.

 

할수만 있다면 그 강사를 퇴출시켜버리고 싶다.

하지만 증거도 남기지 못했고 당사자인 내 친구가 피해자인줄 모르니

괜히 나만 열내다 이상하게 될것 같아...그냥저냥 넘어가게 되었다.

 

분명 그 늙은 늑대가 내 친구를 성추행한 것인데

나는 내 친구에게 술취하면 행동 조심해라고 화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서글프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