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의 러브스토리...

삐질이2005.01.22
조회3,601

우선 리플달아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한테 해주신 좋은 말씀들처럼

 

님들이 그 백배의 행복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행복하게 알콩달콩 잘 실겠다고 다짐하고 약속했던 저희들도 부부싸움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티격 태격 '나 잘났다 너 못났다' 하면서도 이렇게 싸우지도 않는다는 건 애정도 없는거란

 

말도 안되는 논리하에 지금도 티격 태격 거리고 있습니다 ^^;;

 

가끔 저희의 유일한 외식인 오뎅을 먹으러 가서도 티격 태격 하다보면 어느새 주인 아저씨가

 

저희를 보고 빙그레~~ 웃고 계십니다. 대략 민망...^^

 

주로 제가 '아휴... 추워 날씨 무자게 춥다' 그러면 삐쟁이가 '늙어서 그래 나 봐라 얼마나 팔팔 하냐

 

솔직히 말해! 너 나이 속였지? 내가 내가 그럴줄 알았어 흑흑... 속았어 속았어'

 

'웃겨!!!! 오빠가 더 나이 많잖아'  '뭐가 많아 방년 25센데'

 

'입은 삐뚫어 졌어도 말은 바로하랬다 10년 전에 그랬겠지!!'

 

뭐... 대략 이러고 티격 태격 거립니다 ^^

 

이런 저희도 처음 크게 부부싸움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울 삐쟁이의 14년간의 러브스토리

 

때문이였습니다.TT  울 삐쟁이가 고등학교때 만나 대학입학, 군대입대, 그녀의 유학.... 그리고

 

그녀와의 헤어짐... 그녀와 함께 했던 이 모든 시간을 너무 쉽게 알았던... 제가 다 감싸줄수 있다고

 

믿었던 저의 오만이였습니다. 울 삐쟁이의 '처음'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많은 행동들을 그녀와 함께

 

했었다는걸... 전 너무 쉽게... 생각했던것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찔끔 눈물이 나올만큼 서러웠던 사건이 발생한 그날...

 

발단은 한 TV프로그램이였습니다. 거기서 첫키스한 장소를 묻는 말에 저는 당연히 기억력없는

 

울 삐쟁이가 기억할리는 없다는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심리란게 그렇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은근슬쩍 물어봤습니다. 역시나... 모릅디다 ㅡㅡ;; 에효... 그런데 처음에는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더니 차츰 차츰 서럽더군요. 가끔 삐쟁이는 그녀와 있었던 일을 예기합니다.

 

'너한테 미안한 예기 하나만 해두 돼?'

 

'뭔데? 해봐'

 

'예전에 그사람하고 어떤일이 있었는데....'

 

가끔 술취해서 그녀 이야기를 할 때면 '그녀는 나에게 참 고마운사람'이였습니다.

 

삐뚤어지는 그를 바로 잡아주었던 사람... 그래서 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준 사람...

 

그리고 붉어지는 눈... 그랬습니다. 그녀는 삐쟁이에게 너무나 소중한... 고마운 사람

 

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녀를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대략 이런 생각들이 갑자기 뇌리를 스쳐지나가니까 갑자기 한없이 슬퍼지고 마치 제가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 비약에 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말이 쉽지 14년동안을 한여자만 바라보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지 않았었다면 그토록 원하던 그녀와 결혼을 했을 사람입니다.

 

저보다 더 오랜시간을 그녀와 했던 사람이라는 생각... 오랜기간의 사랑이 이제는 정이 되어

 

어쩌면 그녀가 다시 돌아와 너무나 간절하게 그를 바란다면....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는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게 되자 저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만큼

 

슬럼프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동안 삐쟁이가 했던 말들이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았지만

 

마음속엔 하나하나 상처가 되어 있었나 봅니다. 그러다가 정말 제 가슴에 비수를 꼽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메일을 켜 놓고 다른 일을 하던 삐쟁이... 저는 잠시 컴을 뒤적 거리다가

 

우연히 메일함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녀에게 보낸 메일이 있더군요. 저희가 여기 내려와서

 

살게된 한달 후 쯤에 보낸 메일이였습니다.

 

'너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온다. 그래서....' 라는 제목이였습니다.

 

물론 내용은 보고싶은 생각도 없었고 거기에서 전 떨리는 맘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그냥 메일함을 닫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메일은 벼랑끝에 선 저에게 절벽으로

 

떨어지라 말하는 가슴아픈 그것이였습니다.

 

그렇게 몇일동안 삐쟁이와 말도 하기 싫었습니다. 잠도 오지 않고 먹는것도 귀찮고 밤에 삐쟁이가

 

잠이들면 저는 혼자 슬픈 영화를 틀어 놓고 입을 막고 울었습니다. 그러다 잠들면 삐쟁이가 그녀를

 

따라가는 꿈을 꾸고... 정말 지옥이였습니다. 

 

지옥은 다른곳에 있는게 아니라 내 맘속에 있는게 지옥이다 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저대로 삐쟁이는 삐쟁이대로 그렇게 쌀쌀 맞게 행동하는 저를 보며 도대체 왜 그러는지

 

알지를 못했었나봅니다. 그녀와 사귀는 14년 동안... 단 한번도 싸울일이 없었다는 그의 말...

 

또 한번 제 가슴을 찌르더군요. 원망스럽고 서럽고 눈물만 났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저도 도저히 견딜수가 없어서 새벽에 소주를 두병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평상시 제 주량은 소주 두잔입니다 ㅡㅡ;; 워낙 술을 못하는 저 였지만 그날은 술에 취하지 않고는

 

도저히 안될것 같아서 술을 두병 사와서는 술한잔 하자고 했지요.

 

술을 한 반병정도 콜라에 타서 벌컥 벌컥 마셔버렸습니다. 그러고는 속에 있던 말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지금.... 우리 둘이 사는게 아니라 셋이 사는거 같아'

 

삐쟁이... 이해를 못합니다. 그리고는 엉뚱한 말을 합니다.

 

'니가 왜 그런 예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학원선생하고 형제처럼 지내는걸로 그런다면

 

니가 크게 잘못생각하고 있는거다. 난 한번 뱉은 말... 쉽게 돌리지 않아. 서울에서

 

내려와서 아는 사람이라곤 우리 뿐인데 잘해주는게 문제가 될수는 없지'

 

삐쟁이는 아직도 제가 화내는 이유를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그런걸 말하는게 아니야'

 

'그럼 뭔데? 나는 한동안 니가 나에게 하는 행동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눈물만 났습니다. 가슴이 메어지고 그냥 서럽기만 했습니다.

 

에휴...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긴 마찬가지이네요

 

지금 울삐쟁이는 제가 자기 험담(?)을 하는지도 모르고 이불밖으로 발만 떡 하니 내 놓고

 

쿨쿨 잠을 자고 있습니다. 숨 안막히는지 원...

 

이제 그만 삐쟁이 한테 가서 발가락이나 간지럼 태우며 골려줄렵니다^^

 

다음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올릴께요. 저도 잠깐 자고 일나서 할일이 많네요^^ 좋은 꿈들

 

꾸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