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 77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13

내글[影舞]200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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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影舞) 77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13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13


‘아, 알았어! 앞으로 조심 할게. 근데 이 아저씨는 진짜로 산에서 있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 그렇다, 작은 주인! 그는 전혀 기억 못한다. 기억을 해 봤자 좋은 일은 없다. 앞으로도 저 사람과 산에서 있었던 일은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그때 일을 말하면 저 사람만 혼란을 겪는데 그치지 않고 작은 주인에게도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정연은 신수 산다의 말에 유물을 정신없이 살펴보는 준성을 쳐다보며 고개를 저였다.

그날 저녁, 정연과 신수 산다는 준성의 집에서 세 여자의 호기심에서 오는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정연은 준성의 아내인 주연에게 붙들려 꼬치꼬치 캐묻는 온갖 물음에 답을 해야 했고, 신수 산다는 준성의 두 딸 선정과 선영 자매가 신수 산다의 귀여운 모습에 반해 서로 차지하려고 난리를 피웠다. 결국 대가 센 동생 선영이 언니인 선정을 울리고 신수 산다를 자신의 품에 안았고, 결국 준성이 나서고 나서야 소동은 멈추었다.

- 하이고야, 웬 여자들이 이렇게 난리를 피우는지 모르겠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후후,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데! 그러지 말아, 난 아줌마한테 붙들려서 말하느라고 혼났다. 다음부터는 네가 간단하게 처리해라. 다신 그런 일 겪기 싫어!”

정연과 신수 산다는 주연이 마련해준 방에 누워 저녁때 있었던 소동을 떠올리며 서울에서의 첫 밤을 맞이하고 있었다. 준성의 집은 2층 양옥집으로 방이 1층에 3개, 2층에 2개로 전부 5개나 되었고, 거실도 1층과 2층에 모두 있었다. 정연과 신수 산다가 쉬고 있는 방은 1층에 있었고, 2층에는 선정, 선영 자매가 지내는 방이 있었다.

준성과 주연은 의논 끝에 두 딸의 방을 1층으로 옮기고 2층을 정연의 공간으로 해주기로 했다. 정연이 가져온 금덩이는 당연히 그렇게 해주어야 할 금액에 해당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고, 준성이 2층의 방 하나를 앞으로 발표할 연구 논문을 정리할 공간을 원했다. 선정, 선영 자매도 더 큰방으로 옮겨진다는 것에 불만이 없었다.

- 잠깐, 작은 주인!

“왜 그래?”

정연은 돌연 신수 산다의 긴장하는 모습에 놀라 물었다.

- 이곳으로 이상한 기운이 몰려오고 있다. 이제부터는 겉으로 말하지 나라!

“…!” 

신수 산다는 이미 원래의 모습으로 변해서 창문을 향해 다가섰다. 정연도 옷을 조심스럽게 챙겨 입고 하얀 봉을 손에 쥐고 신수 산다의 뒤를 따랐다.

- 이곳에서 싸움이 나면 여러 사람이 다칠 수 있다. 우리가 먼저 저들을 한적한 곳으로 유인해야겠다.

‘알았어!’ 

정연은 창문을 열고 나섰다. 정연은 극양의 기를 몸에 돌리기 시작했다. 잠시 뒤 정연의 몸이 떠올랐다.

- 가자!

신수 산다가 하늘로 떠올라 날기 시작 했고, 그 뒤를 정연이 쫒았다. 순식간에 정연과 신수 산다는 한강변에 도착했다. 밤늦은 시간이라 강변에는 사람의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다. 잠시 뒤, 정연과 신수 산다의 앞에 한 사람이 이상하게 생긴 동물을 데리고 이미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나타났다.

- 드디어 나타나셨군!

“후후, 너는 어찌하여 상제님을 배신하고 그의 부하가 되었느냐?”

- 나는 배신한 적이 없다. 난 주인님의 뜻에 의하여 다시 태어났을 뿐이다. 배반을 한건 너의 주인 동방상제다. 하늘님의 뜻을 어긋나게 하려하지 않았느냐?

신수 산다는 담담하게 도발하려는 사내의 말을 받아 넘겼다. 사내는 신수 산다의 대답에 도리어 흥분하기 시작했다.

“너를 낳아 준 어미가 듣는다면 꽤나 좋아하겠군.”

- 후후, 나 같은 신수에게는 낳아 준 어미란 의미가 없다는 건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나는 위대한 영이신 주인님의 뜻에 의하여 다시 탄생한 전혀 다른 나다.

순간 당당하게 서 있던 사내는 놀라는 표정으로 신수 산다와 정연을 번갈아 보았다.

“위대한 영이라니…! 그럼, 이미 그가 영을 깨웠단 말인가?”

- 후후후, 그렇지 않으셨다면 나의 모습이 이렇게 변화될 수 있다고 보느냐?

“그, 그럼 이미 상제님의 뜻도…?”

사내는 당황한 얼굴로 신수 산다를 쳐다보며 말을 맺지 못했다. 사내의 당황하여 어쩔 줄 모르는 모습에 정연은 산에서 내려오기 직전 자신의 꿈에 나타나 자신을 안아주고 격려하던 정민의 모습이 떠올라 불숙 대화에 끼어들었다.

“하하하, 아버지는 이미 온전하신 분이 되셨지, 몰랐냐? 머지않아 지하상제 아줌마와 이 세상으로 나오실 것이다. 난 그때까지 아버지랑 지낼 곳을 알아보기 위해 산다와 함께 미리 나온 거야, 이것도 몰랐지, 하하하!”

“넌 조용히 해라! 하찮은 영이 감히 어디에 끼어들어 까불고 있느냐?”

정연이 웃으면서 대화에 끼어들자 사내는 벽화에 나옴직한 신장(神將)의 모습으로 변화되며 정연의 기를 죽이려는 듯 큰소리로 외쳤다. 순간 정연의 얼굴에서 웃음을 사라지며 눈에 핏발이 서기 시작했다.

“야 아~! 너 뭐라고 했어~!”

정연은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영의 검에서 칼날을 몽둥이 형태로 만들어 내고는 사내에게 달려들어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졸지에 당한 사내는 피할 여유도 없이 정연이 휘두르는 몽둥이를 고스란히 맞았고 그의 곁에 있는 괴수는 멍청하니 쳐다 만 보고 있었다. 10여분이 흐른 뒤 정연은 만신창이가 된 사내를 앞에 두고 분이 들 풀린 듯 씩씩거리고 서 있었다. 신수 산다는 말릴 틈도 주지 않고 일을 벌인 정연을 쳐다보고 혀를 찼다.

- 끌끌, 네 잘못이다! 네놈이 우리 작은 주인님의 성질을 건드린 것이 문제지. 작은 주인 됐다, 그만 돌아가자.

“싫어, 이놈은 영원히 사라지게 할 거야! 다신 그따위 말을 못하게 해주어야 해.”

정연은 단호했다. 정연은 잠시 여유도 주지 않고 영의 검을 변화 시켰다. 그리고 정연은 손을 뻗어 겨우 일어서려는 사내를 향해 거리낌 없이 찔러 넣었다. 순간 새내의 몸에서 바로 쳐다보기 힘든 빛이 나오며 처절한 비명이 허공에 울려 퍼졌고 정연은 순간 눈이 부셔 눈을 질끈 감았다.

- 작은 주인, 그만 자고 일어나라. 첫 날부터 늦잠을 자면 어떻게 하냐!

“으응! …어, 어떻게 된 거야? 그 놈은 어디로 갔지? 내가 어떻게 여기에…?”

정연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해 내곤 신수 산다를 쳐다보았다. 정연은 분명 신장을 처치하기 위해 영의 검을 신장의 몸을 찌르는 순간 강렬한 빛을 바로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뒤로 기억이 없었다.

- 작은 주인은 너무 흥분을 잘해서 탈이다. 그놈이 작은 주인과 함께 죽으려고 했다. 다행이 작은 주인이 입고 있는 호구 때문에 큰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몸 안에 충격을 받았다. 다음부터는 가려서 상대해라. 내가 회복시키는 데도 한계가 있다. 자주 이런 일이 일어나면 곤란하다. 우선 이걸 먹어라.

“알았어!” 

정연은 신수 산다의 입에서 나온 것을 받아 삼켰다.

“으, 쓰다! 쓰지 않게 만들어 주면 안 되나?”

- 후후, 그러면 작은 주인은 조심하지 않을 거니까 앞으로 더 쓰게 만들어 줄 거다.

“말도 안 돼!”

정연은 약을 삼키면서 쓴 약을 먹는 것이 싫어서라도 조심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괴수는?”

- 그놈은 고이 보내 주었다, 동방상제에게 경고하는 의미에서. 당분간은 동방상제도 가만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작은 주인!

“이봐요, 연이학생! 일어났어요?”

주연이 정연의 방 앞에 와 정연을 깨우려는 듯 정연의 이름을 불렀고, 바로 신수 산다는 모습을 바꾸며 정연을 재촉했다. 정연은 짜증스런 얼굴로 신수 산다를 쳐다보았다.

- 빨리 대답하고 나가자, 작은 주인!

“응…, 아니 네, 아주머니!”

정연은 반말로 대답을 하려다가 어제 준성과 한 약속을 떠올리고 말을 바꾸었다. 정연은 앞으로 다른 사람들과 쓸데없는 충돌을 막기 위해서 정연보다 세 살 이상 많은 사람에게는 말을 조심해서 쓰기로 했고, 주연에게는 무조건 높임말을 쓰기로 약속을 했었다.

“야, 앞으로도 이렇게 지내야 되냐?”

정연은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으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신수 산다는 이런 정연의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가로 저을 수밖에 없었다.

- 후후, 작은 주인은 사람이다. 사람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려면 규범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인님은 겸손하신분이다. 작은 주인처럼 쓸데없는 곳에 자존심을 세우시지 않는 다. 작은 주인은 어머니의 말을 잘못이해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주인님과 주모님의 진정한 뜻을 깨달을 때가 됐다.

“에이, 알았어!”

정연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산에 있을 때는 그렇게 바깥세상이 보고 싶었지만 막상 밖으로 나와 보니 그렇게 좋기만 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정연은 특히 사람들과의 관계설정이 문제가 되었다. 정연이 산속에서 홀로 지낸 시간이 너무나 길었던 것이다.

- 작은 주인, 이제부터는 더욱 조심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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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