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수다 - 완결

이끼200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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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남자들은 첫번째는 어렵고 그 다음부터는 마치 제것인양 아주 쉽게 구는걸까...? ]





미연이의 질문에 나와 가혜 누구도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많은 남자들을 만나고 겪어봤지만...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왜 그런건지...





[ 그 이후부터는 그냥 아주 자연스럽게 찬혁오빠가 원하면 응해주는 모드로 되어버렸어.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말이지... ]





[ 계속 찬혁이란 놈을 좋아하긴 했던거야? ]





가혜가 짜증난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리고 물었다.





[ 뭐,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긴 했지만... 그 설레이는 감정은 그날로서 죽어버렸다고 봐야지. ]





[ 아마 남자들은 이런 얘기 들으면 좋아하는 사람하고 한건데 그게 왜 강간이냐고



강간이 아니라 화간이라고 박박 우길껄~ !! ]





[ 맞어. ]





내가 격분해서 소리치자 가혜가 고개를 끄덕였다.





답답한 일...





정말 속 터지는 이야기다...





[ 어느날... ]





미연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 어느날... 친했던 친구 하나가 나한테 어쩔줄 몰라하면서 그러더라구...



" 나, 어젯밤에 그거 ♡ 했어. " 라고... ]





슬픈 미소가 미연이 얼굴에 떠올랐다.





세월이 10년 가까이 흘렀는데...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슬픈 일은 슬픈 일로 기억되는걸까...





나까지 우울해지고 있었다.





[ 걔가 그러더라고...



"너, 정찬혁... 우리학교 전교 1등, 그 샤프한 오빠 알지? 그 오빠랑 노래방에서 했어.



꺄아.. 나 어떻게 하지? 나보고 사랑한대... 고등학교 학교 졸업하자마자 결혼해버릴까?"



이러더라... ]





헉...





[ 그 새끼 상습범이네!!! ]





다혈질인 가혜가 화르륵 흥분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소주병이라도 눈앞에 있으면 단박에 깨버릴 기세였다.





[ 맞아. 상습범이었어. 그 쇼킹한 가운데... 이리저리 알아보니까...



4명 정도가 더 나오더라구... ]





[ 쓰벌... 개새끼... ]





가혜는 연신 욕설을 퍼부었지만... 난 누군가가 자꾸 떠올라서





그저 침묵을 지키고 담배만 피워댈 뿐이었다.





[ 억울하더라... 왜, 남자는 그러고 돌아다니는건지... 솔직히 그 때는 어릴 때라,



나도 그 오빠랑 잤으니까 결혼을 해야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긴 했었거든...



그 상황에서 그 얘기들을 알고나니까... 너무 배신감이 드는거야...



그리고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지... ]





[ 어떻게? ]





[ 나도 다른 남자랑 했어. ]





허거걱...





고등학교 때 말인가??





미연이의 고등학교 1학년이 나의 대학교 1학년 보다 경험치가 많단 말인가... ㅡ.ㅡ





이거... 같은 시대 사는 애들 얘기 맞어? 왜 이렇게 갭이 큰거야~!





[ 진짜 했어? ]





가혜가 정말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





[ 응. ]





[ 어떻게? ]





가혜의 질문에 미연이가 웃었다.





[ 야, 수퍼가서 간장사오는거보다 쉬운게 남자랑 자는거더라.



이건 뭐, 나 너랑 하고싶어... 이렇게 말하면 다 알아서 하던데 뭐. ]







. . . . . . ⊙ 0 ⊙ 할 말이 없다...





그랬겠지... 미연이가 로또로 보였을꺼다.





[ 그 찬혁이란 인간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데? ]





[ 내가 직접 말했지. ]





미연이가 또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대꾸했다.





[ 그럼 효과가 떨어지지않아? ]





[ 후후후... 그다지~ ]





















[ 미연아, 찬혁이다. 전화받아라. ]





[ 알았어요. ]





미연이는 조용히 수화기를 들었다. 용건은 하나겠지...





[ 여보세요. ]





[ 나야. ]





[ 알고있어, 오빠인지...]





[ 올래? 나 공부하다 좀 쉬려고 그러는데... ]





[ 쉬던가... ]





[ 우리 본적 좀 되지 않았어? 보고싶다. 와라. 집 비었어. ]





걍 대놓고 "하고싶어" 이렇게 얘기를 하지 그래...





미연이는 가볍게 콧움음을 치고 있었다.





[ 알았어, 오빠. 갈께. ]





[ 빨리와. 대문 열어놓을께. ]









잠시 뒤, 미연이는 찬혁이의 침대에 누워있었다.





물론 다 벗고...





찬혁이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미연이의 위에서 운동을 하고 있을 뿐,





미연이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찬혁이 하던 동작을 멈추었다.





[ 하아... 너 오늘 왜 그렇게 반응이 없는거야? ]





왔구나!!





미연이는 찬혁이가 눈치채지않게 살짝 의미 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 그러게... 오빠랑만 할때는 느낌이 있었는데, 딴 사람이랑 하고 나니까



오빠가 아무 느낌이 없네... 왜 그럴까... ]





[ 뭐... 뭐라고? ]





예상대로 찬혁이가 인상을 쓰고 소리를 질렀다.





[ 왜 오빠 반에 정민오빠 있잖아. 그 오빠는 정말 파워가 좋더라...



그 오빠 별명이 에너자이저라면서?



그리고 우리 학년 킹카라는 그 5반 반장 상효있잖아. 걘 진짜 물건크기가 장난이 아니야.



아, 또... 어제 정학당한 석구오빠 있지. 그 오빤 경험이 많아서 테크닉이 죽이더라고... ]





















[ 너 진짜 그렇게 얘기했어? ]





내가 눈을 크게 뜨고 가혜에게 물었다.





[ 응. ]





[ 섹스하다 중간에? ]





[ 응. ]





[ 그 때가 고등학교 1학년때라고? ]





[ 어? 어... 그랬구나... 내가 그 때 고등학교 1학년이네... 후훗...]





미연이가 아까 내 얘기가 생각났는지 쑥쓰럽다는 듯이 웃었다.





[ 반응이 어땠어? ]





가혜가 물었다.





[ 그냥 가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나왔지. 거의 뭐... 뒷통수에 기관총 세례 받은 표정이더라. ]





[ 그 다음은? ]





[ 그 오빠랑 다시 하는 일은 없었지. 그런데~ 내가 그 때부터 생각이 완전히 바뀐거지.



어차피 한국 남자들 한 여자랑 평생 하겠다는 남자도 없잖아? ]





미연이가 가볍게 웃었다.





[ 그래서 프리섹스주의자가 되었다? ]





[ 응. 굳이 왜 프리섹스냐고 물으면 그 이유가 그러지.



뭐... 그것 뿐이겠어? 여러가지 복합적인거지... ]





미연이의 가치관이 틀렸다고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모든 사람은 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거니까...





[ 돈 받고 했다는건 모야? ]





가혜가 미연에게 물었다.





[ 뭐 하다보니 그런 경우도 생기더라고. 내가 돈을 목적으로 작정하고 몸을 판건 아니야. ]





미연이가 연신 여성스럽게 호호거리며 웃었다.





그러고 보니, 미연이의 겉모습은 정말 여성스럽기 그지 없는데...





[ 근데, 미연이 넌 외적으로는 정말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로만 다니잖아. ]





[ 그건 편견이야. ]





내 질문에 미연이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 프리섹스주의자는 뭐 맨날 란제리룩입고 야시시 화장하고 다리 걷고 돌아다녀야 되냐~



글구... 남자들한테는 그런 이미지보다는 내 이미지가 더 잘 먹혀.



그래서 이러고 다니는 거지. 편하기도 하구... ]





[ 장난아니군... ]





가혜가 미연이의 말에 혀를 내둘렀다.





나도 가혜와 동감이었다. 평소에 정말 미연이는 여성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춘향이, 신사임당... 뭐 그런 것을 연상케 하는 애였는데...





[ 야야... 그만 놀라고 이제 입 좀 다물어라.



내가 뭐 길가는 남자 다 집어다가 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난 내가 하고 싶을 때 마음에 맞는 남자가 있다면 할 수 있다는 얘기일 뿐이야.



부부, 또는 애인이라고 해서 내가 원하지 않을 때 의무적으로 섹스할 필요는 없잖아.



그리고 하고 싶은 경우 그 상대가 꼭 내 애인, 내 남편이란 법은 없다는 소리라고.. ]





미연이 말이 끝나고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프리섹스...





과연 어떤걸 프리섹스라고 하는걸까...





어쩌면 난 "프리섹스 = 난잡성교" 라고 그렇게 사고방식을 못 박고 살아왔는지도 모르곘다.





[ 난... 미연이 니가 우리 셋중에 제일 먼저 시집가서 애를 낳을꺼라 생각했어. ]





가혜의 말에 미연이는 조개먹다 돌 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 끔찍한 소리...



난 40살 이전에는 결혼할 생각도 없고, 내 배로 애를 낳을 생각도 없어. ]





몇 년이나 친구로 같이 했는데도... 정말 알 수 없는 애다...





대체 저 조그만 머리속에는 뭐가 들어있담...





[ 야, 좀 있으면 날이 밝겠다. 막잔 비우고 한숨자야 놀던지 하지~ ]





가혜가 술잔을 들었다.





[ 그랴, 언능 한숨 자자. 이제 슬슬 졸리다... ]





[ 건배~ ]





기분좋게 술을 담은 종이컵 세개가 부딪혔다.





그런 일들이 있고, 그런 놈들을 만나서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있는거지...





안 그래?








---------------------------------------------------- 여자들의 수다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