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 걱정이 되네요...

동생2005.02.03
조회1,899

집에 오빠가 하나 있습니다.

이미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저지만, 오빠는 두살 연상에 아직 결혼을 안 했습니다.

이제 서른다섯이네요...우리 나이로....

 

집에 오빠는 지금 쉬고 있습니다.

여기 제목대로 백수입니다.

자그마한 가게를 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죠.

그렇다고, 가게를 도와주냐...그것도 아닙니다.

 

엄마말에 따르면, 그냥 아침 늦게... 거의 점심이 되어 일어나

부모님이 나가셨을 때는 안방에 누워 TV를 보다가

두 분 중 한 분이 쉬시러 들어오면 슬그머니 자기방으로 들어가

소설책이나 컴퓨터를 한다고 합니다.

 

저희오빠 당구 못합니다. 중독될까바 안한다고 아주 예전에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고스톱도 최근에 방법을 배웠구요. 그렇다고 음주가무 즐기는 것도 아닙니다.

한마디로 중독될 만한 거는 안한다고 합니다. 자기가 빠져들까봐...

지금 오빠의 모습을 보면 다행이다 싶습니다.

게임도 안하구요. 그 작은 방에서 뭘 하는 걸까요...

그렇게 밖에도 안 나가고 그냥 집에만 있습니다.

 

차를 몰지만 부모님께 매번 손벌리는게 미안한지 어느순간

안 몰더군요. 가끔 나갈때, 가게에 들려 몇만원씩 받아 나간다고 합니다.

외박도 없구요, 여자도 안 만나구요...

20대 후반때 사업한다고 집안돈을 한 팔천정도 썼거든요.

없는 살림에 오빠 장가밑천이라 모아둔 돈... 다 쓰신거죠.

다혈질인 엄마...더 이상 밀어줄 돈 없다 선언했죠.사실이구요....

집한채 겨우 남았는데 아버지 간암이시면서 이식수술 안하신다 하세요.

이유가 수술들어가면 한채 남은 이 집 처분해야한다는 거죠.

살만큼 사셨고.(살만큼이라니요... 아직 60대중반인데요.. 늘 가슴이 아픕니다.)

자식에게 재산 줄 순 없지만 부담은 더더욱 싫다...그렇게 집을 소중하게 생각하세요.

그런 부모님들이니 오빠에게 더 이상 밀어줄수 없다 말씀하신것... 저 백번 이해합니다.

오빠도... 더 이상 말 못합니다.

그러고는, 누가 자기랑 결혼하겠냐... 본인이 결혼자금 마련할 때까지 결혼안한다 하더니

그 고집불통... 여지껏 여자도 안 만나고 그렇게 지냅니다.

지방의 단독주택이지만 2층과 별채로 되어있어,

양해만 해주면 시부모 모시는 형태가 되겠지만 독채에서 살수 있는데

오빠는 싫은가 봅니다. 아니,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겠죠...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직장을 안 다닌 건 아닙니다.

전문대를 나와 직장도 다녔습니다.

하지만, 월급도 작고 몸이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그만두더군요....

사실, 힘든 직장... 나 더 힘들게 다니고 있다고 큰소리 칠 수 있겠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오빠를 보면 제가 미안해지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괜시리~ 말입니다.

 

말이 길어지네요... 직장 구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고(몸으로 부딪치는 건 아닙니다. 웹사이트에 훌~쩍 둘러보는 수준?) 사업하고 싶다고 이야기도 했었다지만 아까 적어놓은 이유로 부모님은 지원할 수 없다 말씀하셨구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 오랜시간이 흘렀습니다.

 

오늘도 서른다섯 총각 우리오빠는....

집의 4평짜리 작은 자기 방에서 책만 내리보며 생기없는 모습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엄마는 답답하다... 폐인이다... 하시지만

저는 무기력한 오빠의 그 모습에서 혹시... 요즘 말하는

그 우울증.... 이런게 아닐까 걱정을 합니다.

생기없이 그냥 왔냐...고 슬쩍 한마디하고는 다시 자기방으로 들어가고,

사소한 일에 쉽게 짜증을 내는 오빠.... 예전처럼 무섭지도 않고

불쌍한 생각도 듭니다.

 

우울증일까요? 아님, 원래 그런걸까요....

옆에서 지켜보기 너무 안타깝고 힘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