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통이 물에 잠겼다가 나온 터라 시골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벌통 청소도 다 해주어야했고, 방역도 철저히 해야했으며, 단도리 해야할 일이 많았다. 그래서 랑은 다시 짐을 싸들고 잠시 들어온 형과 같이 시골 산타페로 향했다. 새로 이사 온 동네는 복잡했다. 주거지역에만 살다가 상가지역으로 오니 아파트 단지내에 모든 게 다 있어 편하기는 했지만 정신이 없었다. 아파트 밑에는 상가가 형성되어 있어서 없는 게 없었다. 슈퍼마켓, 정육점, 과일가게, 생선가게, 야채가게, 미장원, 옷가게, 다이어트와 건강식품 취급소, 그리고 스파게티 국수를 즉석에서 반죽해서 빼주는 젖은 국수 파는 가게도 있었다. 스파게티의 재료가 되는 파스타(국수)의 종류도 많고 모양도 가지 각색이다. 색도 다양해서 그 가게 앞에 가서 구경만해도 재미났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그 국수를 사다가 스파게티를 해먹었지만 난 그 국수를 사다가 짜장도 해먹고 짬뽕도 만들어 먹었다. 국수 자체가 맛있어서 삶아서 버터에 한 번 볶아서 애들을 주어도 잘 먹었다. 시골에 있는 랑에게 일주일마다 김치를 담고 음식을 해서 보내곤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서 뚜꾸만으로 가는 버스에 화물로 실어서 보냈다. 우리 동네에서 시외버스 터미널까지는 7불 정도 되는 거리이다. 그 중간에 한국 사람들이 옷가게를 많이 하는 온세라는 지역이 있다. 거기로 가면 보통 3불 50정도 되는 거리였다. 김치를 부치고 집으로 오려고 생각하니 친구 로미나가 보고 싶어졌다. 로미나는 온세에서 살았다. 그 집으로 놀러가자 싶었다. 시외 버스 터미널 앞에는 택시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줄 서 있는 택시들을 안타고 터미널 밖으로 가서 택시를 탔다. 아가를 업고 아들 윤희는 걸려서 거기 밖까지 걸어가서 택시를 탄다는 게 귀찮고 왜 안에서 택시를 안 타는지 몰랐다. 암튼 그 중에 깨끗해 보이는 차를 골라서 탔다. 온세 지역으로 가자고 했다. 택시는 곧바로 출발을 했다. 미터기는 고장이 났는지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한 블럭 지날 때마다 찰칵거리며 올라가는게 아닌가. 참말로 택시 운행을 하려면 미터기부터 고쳐서 다니지 저 운전사는 도대체 어케 계산을 하려고 저런 고장난 미터기를 갖고 다니나 싶었다. 한 10분 가니 온세 지역이 다 다랐다. 미터기를 보니 39불이 나와 있었다. 아무래도 저 미터기는 0 이라는 숫자가 하나 더 붙었나부다 싶어서 거슬러 받으려고 5불짜리를 냈다. "야! 너는 저 미터기가 보이지도 않냐? 숫자를 못 읽냐?" 운전사는 버럭 화를 내며 나보고 39불 내라고 했다. 허거걱. 기가 막힌 나도 화가나서 소리를 질렀다. "야! 넌 저 미터기 고장난 거도 모르고 운전하고 다니냐?" 운전사는 절대로, 하늘에 맹세코 고장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보고 사기꾼에 자기 돈 떼먹으려고 무임 승차했다고 경찰서에 집어넣어야 정신을 차릴 꺼라고 했다. "야 내가 사는 지역까지는 여기 온세보다 두 배되는 거리다. 거기까지가 7불 나오는데 여기 온세를 나보고 39불 내라고? 너 미쳤냐?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네가 사기꾼이다. 경찰서 가자." 그 택시 운전사는 나보고 이래서 동양의 더러운 돼지들 치노(중국인)와 꼬레아노(한국인)들은 이 나라에서 추방해야한다. 다 바다로 밀어 넣어서 빠져 죽여야 저 것들이 정신을 차리지. 걸레들에 창녀들만 와서 우리 나라를 더럽힌다. 그러면서 욕을 해댔다. "너 영주권도 없는 불법 체류자지? 내가 딱 보니까 그렇다. 너같은 것은 경찰서에 잡혀 들어가서 바로 추방되어야 할 인간 쓰레기야. 치나(중국여자)야 너 돈 빨리 내라 엉" 내 머리에서 김이 나는 듯했다. 화가 너무 나서 말도 안나왔다. "너 사람 잘못 걸렸다. 경찰서에 잡혀서 고생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다. 너같은 인간 때문에 이 아르헨티나가 욕을 먹고 너같은 인간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잘못되고 있는거다. 알고나 있냐 이 인간 쓰레기야" 고함을 지르며 내가 이야기 하니까 그 운전사도 나보고 얼굴이 벌개져서 말했다. "그리따(고함) 지르지마! 그리따는 니 남편에게나 가서 질러라. 내가 니 남편이냐~! 돈이나 내!" "너 사람 잘 못 만났다. 난 죽어도 돈 못준다. 경찰서 가서 따지고 네가 나한테 사과하기 전에는 너 영업 못하게 할 꺼고 이 나라 신문사 찾아가서 네 차 넘버와 네 이름 밝혀서 이런 영업 못하게 고발 할꺼다." 이렇게 소리지르며 싸우는 걸 차가 설 때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봤다. 얼굴이 벌개진 운전사와 두 아이를 안은 작은 동양의 깡마른 여자는 택시 안에서 그렇게 입에 거품을 물며 싸웠다. 그렇게 차는 쉬지않고 거의 한 시간을 돌아다녔다. 운전사가 이제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야 나도 이제 영업해야해. 내가 돈 안받을테니 그냥 내려라." "싫다. 경찰서 가자." 그렇게 실랑이를 벌였다. 차는 경찰서 앞을 지나게 되었다. "야 차 안세워? 차 세워! 여기가 경찰서 앞인데 어디 가냐?" 운전사는 마지못해 차를 세웠다. "내가 차 주차시켜 놓고 올테니 너 경찰서 먼저 들어가 있어." "알았다. 너 오늘 나한테 사과하기 전에는 영업 다한 줄 알아라." 분이 안풀려 씩씩거리며 아이둘을 안고 업고 내렸다. 택시는 그렇게 우리를 경찰서에 내려주고 도망쳤다. 그 운전사가 고개를 내밀고 뭐라고 욕을 했다. 거기 택시 뒤꽁무니에 대고 손권총을 해서 쏘는 시늉을 했다. "메롱이다. 이놈아." 하도 뺑뺑거리며 온 시내를 돌아다녀서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도 몰랐다. 다시 다른 택시를 타고 집에 가자고 했더니 1불도 안나오는 거리에 있는게 아닌가. 씩씩거리며 집에 와서 그 얘기를 랑 친구 알렉한드로와 로미나에게 전화로 말했더니 겁도 없다고 다음부터 절대로 그러지 말고 그냥 돈 주고 내리라고 했다. 싫다고 했다. 그 사람들이 그 유명한 '택시 마피아'라나.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86. 택시 마피아
벌통이 물에 잠겼다가 나온 터라 시골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벌통 청소도 다 해주어야했고, 방역도 철저히 해야했으며, 단도리 해야할 일이 많았다.
그래서 랑은 다시 짐을 싸들고 잠시 들어온 형과 같이 시골 산타페로 향했다.
새로 이사 온 동네는 복잡했다. 주거지역에만 살다가 상가지역으로 오니 아파트 단지내에 모든 게 다 있어 편하기는 했지만 정신이 없었다.
아파트 밑에는 상가가 형성되어 있어서 없는 게 없었다.
슈퍼마켓, 정육점, 과일가게, 생선가게, 야채가게, 미장원, 옷가게, 다이어트와 건강식품 취급소, 그리고 스파게티 국수를 즉석에서 반죽해서 빼주는 젖은 국수 파는 가게도 있었다.
스파게티의 재료가 되는 파스타(국수)의 종류도 많고 모양도 가지 각색이다. 색도 다양해서 그 가게 앞에 가서 구경만해도 재미났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그 국수를 사다가 스파게티를 해먹었지만 난 그 국수를 사다가 짜장도 해먹고 짬뽕도 만들어 먹었다. 국수 자체가 맛있어서 삶아서 버터에 한 번 볶아서 애들을 주어도 잘 먹었다.
시골에 있는 랑에게 일주일마다 김치를 담고 음식을 해서 보내곤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택시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서 뚜꾸만으로 가는 버스에 화물로 실어서 보냈다.
우리 동네에서 시외버스 터미널까지는 7불 정도 되는 거리이다.
그 중간에 한국 사람들이 옷가게를 많이 하는 온세라는 지역이 있다. 거기로 가면 보통 3불 50정도 되는 거리였다.
김치를 부치고 집으로 오려고 생각하니 친구 로미나가 보고 싶어졌다.
로미나는 온세에서 살았다.
그 집으로 놀러가자 싶었다. 시외 버스 터미널 앞에는 택시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줄 서 있는 택시들을 안타고 터미널 밖으로 가서 택시를 탔다. 아가를 업고 아들 윤희는 걸려서 거기 밖까지 걸어가서 택시를 탄다는 게 귀찮고 왜 안에서 택시를 안 타는지 몰랐다. 암튼 그 중에 깨끗해 보이는 차를 골라서 탔다.
온세 지역으로 가자고 했다.
택시는 곧바로 출발을 했다.
미터기는 고장이 났는지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한 블럭 지날 때마다 찰칵거리며 올라가는게 아닌가.
참말로 택시 운행을 하려면 미터기부터 고쳐서 다니지 저 운전사는 도대체 어케 계산을 하려고 저런 고장난 미터기를 갖고 다니나 싶었다.
한 10분 가니 온세 지역이 다 다랐다.
미터기를 보니 39불이 나와 있었다. 아무래도 저 미터기는 0 이라는 숫자가 하나 더 붙었나부다 싶어서 거슬러 받으려고 5불짜리를 냈다.
"야! 너는 저 미터기가 보이지도 않냐? 숫자를 못 읽냐?"
운전사는 버럭 화를 내며 나보고 39불 내라고 했다.
허거걱.
기가 막힌 나도 화가나서 소리를 질렀다.
"야! 넌 저 미터기 고장난 거도 모르고 운전하고 다니냐?"
운전사는 절대로, 하늘에 맹세코 고장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보고 사기꾼에 자기 돈 떼먹으려고 무임 승차했다고 경찰서에 집어넣어야 정신을 차릴 꺼라고 했다.
"야 내가 사는 지역까지는 여기 온세보다 두 배되는 거리다. 거기까지가 7불 나오는데 여기 온세를 나보고 39불 내라고? 너 미쳤냐? 아무래도 내가 보기엔 네가 사기꾼이다. 경찰서 가자."
그 택시 운전사는 나보고 이래서 동양의 더러운 돼지들 치노(중국인)와 꼬레아노(한국인)들은 이 나라에서 추방해야한다. 다 바다로 밀어 넣어서 빠져 죽여야 저 것들이 정신을 차리지. 걸레들에 창녀들만 와서 우리 나라를 더럽힌다. 그러면서 욕을 해댔다.
"너 영주권도 없는 불법 체류자지? 내가 딱 보니까 그렇다. 너같은 것은 경찰서에 잡혀 들어가서 바로 추방되어야 할 인간 쓰레기야. 치나(중국여자)야 너 돈 빨리 내라 엉"
내 머리에서 김이 나는 듯했다. 화가 너무 나서 말도 안나왔다.
"너 사람 잘못 걸렸다. 경찰서에 잡혀서 고생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다. 너같은 인간 때문에 이 아르헨티나가 욕을 먹고 너같은 인간 때문에 아르헨티나가 잘못되고 있는거다. 알고나 있냐 이 인간 쓰레기야"
고함을 지르며 내가 이야기 하니까 그 운전사도 나보고 얼굴이 벌개져서 말했다.
"그리따(고함) 지르지마! 그리따는 니 남편에게나 가서 질러라. 내가 니 남편이냐~! 돈이나 내!"
"너 사람 잘 못 만났다. 난 죽어도 돈 못준다. 경찰서 가서 따지고 네가 나한테 사과하기 전에는 너 영업 못하게 할 꺼고 이 나라 신문사 찾아가서 네 차 넘버와 네 이름 밝혀서 이런 영업 못하게 고발 할꺼다."
이렇게 소리지르며 싸우는 걸 차가 설 때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봤다.
얼굴이 벌개진 운전사와 두 아이를 안은 작은 동양의 깡마른 여자는 택시 안에서 그렇게 입에 거품을 물며 싸웠다.
그렇게 차는 쉬지않고 거의 한 시간을 돌아다녔다.
운전사가 이제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야 나도 이제 영업해야해. 내가 돈 안받을테니 그냥 내려라."
"싫다. 경찰서 가자."
그렇게 실랑이를 벌였다. 차는 경찰서 앞을 지나게 되었다.
"야 차 안세워? 차 세워! 여기가 경찰서 앞인데 어디 가냐?"
운전사는 마지못해 차를 세웠다.
"내가 차 주차시켜 놓고 올테니 너 경찰서 먼저 들어가 있어."
"알았다. 너 오늘 나한테 사과하기 전에는 영업 다한 줄 알아라."
분이 안풀려 씩씩거리며 아이둘을 안고 업고 내렸다.
택시는 그렇게 우리를 경찰서에 내려주고 도망쳤다. 그 운전사가 고개를 내밀고 뭐라고 욕을 했다. 거기 택시 뒤꽁무니에 대고 손권총을 해서 쏘는 시늉을 했다.
"메롱이다. 이놈아."
하도 뺑뺑거리며 온 시내를 돌아다녀서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도 몰랐다. 다시 다른 택시를 타고 집에 가자고 했더니 1불도 안나오는 거리에 있는게 아닌가.
씩씩거리며 집에 와서 그 얘기를 랑 친구 알렉한드로와 로미나에게 전화로 말했더니 겁도 없다고 다음부터 절대로 그러지 말고 그냥 돈 주고 내리라고 했다.
싫다고 했다.
그 사람들이 그 유명한 '택시 마피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