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춤 87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23

내글[影舞]200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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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춤(影舞) 87 - 제3장 다시 세상으로 23 - 내글 -      

- 세월은 만남의 기쁨을 더하기도 하지만, 쌓아놓은 세월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23


‘동방상제가 나에게 화를 내고 있다는 말인가?’

‘너? 글쎄…, 하지만 나에게 대단히 화가 나 있는 건 사실이다. 내가 너를 찾아오기 전에 조그만 충돌이 있었다. 그들을 치러 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신수들을 앞세워 놓고는 영 협조를 하지 않더라고. 화가 나서 손을 썼지. 그 신수들 중에 동방상제가 가장 아끼는 신수를 그냥 괴수로 만들어 버렸지, 후후!’

‘그렇다면, 이곳에 있던 괴수도 동방상제의…?’

‘그래, 동방상제는 신수에서 괴수로 변한 그놈을 이리로 보내서 이곳을 지키는 신수로 삼았지. 하지만 그놈을 보낸 이유는 그게 아니더라고. 이제 보니 이곳을 망쳐 놓는 일을 시킨 거였어. 덕분에 처음 깨어난 나는 이곳을 복원 시키느라 이렇게 힘을 다 쓰고 매가리 없는 꼴이 되었지. 게다가 네가 또 이렇게 날뛰면서 망가뜨리고 있으니…. 참, 그놈이 산다의 할미가 되지 아마. 내가 손을 쓴 덕분에 영생 불사하던 놈이 육천 살이 되면 알을 낳고 죽게 되었고, 모습도 괴상하게 망가 졌거든. 동방상제는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자에게 사자로 보네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고 복을 받는 징조로 삼곤 했는데, 내가 손을 쓴 후로는 불가능 해진거야. 그러니 나에게 화가난건 분명해, 하하하!’

‘그래, 그런데 나에는 화를 낼 이유가 뭐야? 동방상제가 너의 존재를 안건 천 년 전에 일어나 사건 때문이었는데…?’

‘그 이유야 많이 있지.’

‘이유가 많다니?’

‘첫째로, 넌 감정을 가진 영이기 때문이었고, 둘째로, 내가 준 두 가지 선물이 갖고 싶었을 것이고, 세 째로는 하늘님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또…!’

‘아, 알았다. 그만해라! 연정도 포함되어 있겠지.’

‘잘 아네!’

‘그래, 이젠 정신 차려야겠군. 제일먼저 지하상제부터 깨워야 하겠는 걸! 그래야 동방상제를 대하기 수월해질 것이니….’

‘어라…, 원래 네가 아닌 것 같다!’

‘또 비꼬는 거냐?’

‘미안, 미안, 하하하!’

‘참, 연이가 온다고 했지…. 이곳을 정리해야겠군.’

‘히히, 애비라고 창피하긴 한 모양이군!’

‘…!’ 

‘헤헤헤, 농담…! 감정가진 영이 주는 소름 돋는 이 기분 때문에 상제들이 작당을 했을 거야. 같이 붙어 있는 나도 못 견디겠는데, 다른 것들은 말할 필요가 없겠군.’

정민은 말없이 일어나 밖으로 나섰다. 지하 광장 이곳저곳에는 정민이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소동을 일으켜 벌여 논 흔적들이 흉하게 펼쳐져 있었다. 망가진 지하광장의 풍경을 보고 정민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잠시 지하광장을 둘러보던 정민은 몸을 나려 신단수가 잘려져 평평해진 꼭대기에 올라서 가운데에 자리 잡고 앉아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어이, 너무 무리하지마라! 나도 힘이 없는데 너까지 그럼 되겠냐.’

‘잔소리 말고 가만있어라!’

‘야, 이거 잘못되면 영원히 회복불능이 될 지도 모른다고…’

‘후후, 네 말을 실험해 봐야겠어.’

‘뭐?’ 

‘감정을 가진 영의 힘을 확인해야겠다. 그래야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이러지 말자. 이건 너무 무모하다고!’

‘그럼 지금까지 네가 한 말이 다 거짓이란 말이냐?’

‘그, 그건 아니지만…!’

‘그럼, 가만있어 봐라. 지금까지 동방상제에게 당한 걸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단지 자신의 화를 풀기위해 나의 수련을 방해해 왔다는 것을 생각하니, 더 이상 참다간 내가 폭발할 것 같다. 그러니 이거라도 해서 해소해야겠다.’

정민은 동방상제에 대한 화와 정연을 위한 사랑, 그리고 자신이 저질러 온 행동에 대한 후회와 화까지 담아 힘을 쏟아 냈다. 거대한 광장 전체를 울리는 큰 진동음이 울리고 광장을 밝게 비추던 천정의 빛이 그 빛을 잃고 광장 전체가 어둠에 묻혔다.

정민은 잠시 정신을 잃고 있다가 어둠속에서 눈을 떴다. 정민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어둠속에 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민의 눈에 들어온 광장의 모습은 별로 변화된 게 없어 보이자 바로 얼굴에 실망의 빛이 떠올랐다.

‘이런 실패인가?’

정민은 몸을 일으켜 신단수에서 어둠에 싸인 광장으로 한 번에 뛰어 내려섰다. 정민은 몸에 이상이 있는지 다시 살폈다.

‘어라, 몸은 이상이 없는데? 그럼 이게 뭐야…?’

‘어이, 축하한다. 이젠 여기가 완벽하게 복원됐다. 지금은 밤이니까 이렇게 어두운 거고 밖에 해가 뜨면 여기도 밝아질 거다.’

‘그래 맞아, 하하하!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도 그랬었지, 하하하!’

‘허파에 바람 들었냐, 그만 웃고 불이나 켜자. 이거 어두워서….’

‘뭐로?’ 

‘너 바보냐? 아님, 다 잊었냐?’

‘…!’ 

‘그렇지, 다 잊었겠군! 동방상제가 널 그냥 잠들게 했을 리가 없지. 이렇게 분리된 영으로 지내면 네가 잃어버린 기억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어서 하나의 영으로 동화되어야 한다.’

‘어떻게 하지?’

‘간단해 나를 인정하면 된다.’

‘어허, 그렇게 간단해?’

‘후후, 생각만큼 간단치 않을 걸…. 넌 고집이 세잖아. 그 고집 때문에 연정이도 고생 시켰잖아. 그리고 천 년 전에 도, 또 6천 년 전에도 그랬잖아. 멀리 갈 것도 없군, 최근에도 그 고집으로 죽으려고 들었으니…, 쯔쯔쯔, 하여간 구제불능 이야!’

‘이게 정말, 말이면 다하는 줄 알아!’

‘넌 수양이 부족해. 앞으로도 문제에 닥치면 그렇게 감정을 앞세우거나 고집을 앞세우면 안 된다.’

‘허, 언젠 내 감정이 나의 진정한 힘이라며…?’

‘그건 차가운 이성과 지혜를 가진 감정일 때 이야기다. 그 두 가지가 빠진 감정은 스스로를 죽이는 힘 밖에는 되지 않는다. 내가 이 세상에 남아 너와 하나가 되고자 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하늘님은 너를 선택하여 이 세상에 보내신 목적을 이루어야 된다. 그러자면 너의 힘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거 완전 히 시어머니잖아!’

‘헤헤, 폼 좀 잡아 봤다!’

‘참, 불은 어떻게 켜지?’

‘바보야, 수액에다 불을 붙이면 되잖아!’

‘음…! 근데 수액에 어떻게…?’

‘우아, 열 받네! 너 진짜 그러기냐?’

‘헤헤, 이제 보니 나보다 네가 더 감정 있는 영인 것 같다!’

‘에고…! 그만 두자. 손가락 끝에 극양의 기를 모으면 되잖아.’

기를 모으려는 정민의 혼과 몸은 두 조각난 영의 다툼으로 인해서 혼란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움직임이 이상했다. 정민은 처음 하는 것처럼 어정쩡한 자세로 기를 모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질 않고, 기는 흩어 졌다. 선택받은 영이 앞뒤 가리지 않고 미쳐 날뛸 때는 쉽게 했던 기의 운용이, 선택받은 영이 각성을 하고나니 오히려 뜻대로 되지 않고 처음 하는 것같이 모든 것이 어색하고 서툴렀다.

‘야,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하냐! 이렇게 해야지.’

‘에이…, 제기랄 네가 해라!’

‘야, 난 아직 힘을 쓸 수가 없단 말이야. 아직은 네가 해야 돼!’

‘그럼, 국으로 가만있어라.’

정민은 몇 번의 실패 끝에 집게손가락 끝에 붉은 색의 불꽃같은 빛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후우, 힘들다! 이래서야….’

‘어이구, 정신없을 땐 불덩어리를 만들어 던지던 놈이 기껏 촛불 하나 켜는데…, 이 땀 좀 봐라, 하하하!’

‘이상하네, 아까 이곳을 복원 시킬 때는 쉽게 한 것 같은데, 지금은 왜 이리 맘대로 되지 않는 거지?’

‘후후, 그거야 간단하지. 그땐 순간적으로 너만 혼자서 몸을 다루었기 때문이고, 지금은 이렇게 따로 몸에 영향을 주고 있으니 그런 거다.’

‘그럼, 네가 가만히 있으면 쉽게 된다는 말이잖아.’

‘그, 그건 아니고, 네가 혼과 몸의 의식을 순간적으로 지배했기 때문이란 말이다. 한 마디로 네 감정이 나의 이성을 눌렀다는 말이지. 지금은 그런 극단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거란 말이야, 알겠어?’

‘에…, 또 잘난 척하는 군. 이젠 그만 하자.’

정민은 몸을 움직여 괴수의 뼈에 수액을 묻히고 손가락의 기로 불을 붙였다. 주위가 환해지며 광장의 전경이 정민의 눈에 들어왔다. 황량하기만 했던 지하광장에 생명의 기운이 차오름을 느낀 정민은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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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잘 보내셨겠죠?

또 주말이네요. 월요일에 다시 오겠습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한글을 사랑 합시다.

내글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