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1년된 새댁2005.02.15
조회1,078

저는 내일 이사합니다~

신랑 직장이 멀리멀리 이사를 해서요 .. 그래서 근처로 이사를 간답니다 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낼 이사가는데~ 울 시부모님 어제부터 오셔서 계십니다.. 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오시기 전에 부담스러워서 싫은 내색 했더니 신랑이 서운해라 하더군요..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그래서.. 맘을 편히 갖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하지만.. 워낙 일을 찾아서 하시는 분들이라 역쉬~~ 홀라당 뒤집으십니다..

포장이라서 할것도 별로 없는데.. 그리고 일년 쩜 넘은 살림이라 버릴것도 엄꾸..

암튼.. 그렇습니다..

그런데.. 울 시모께서 시이모.. 그니까 시모 동생이라 통화를 하시더군요..

"얘네 이사한다고 해서 어제왔어.. 아침부터 일하고 있다.."

헉.. 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내가 하시지 말라고.. 포장이사니 그런거 하실 필요 없다고..오시기 전부터 말씀드렸었는데..

근데.. 시이모께서 뭐라고뭐라고 하시자~

"그래? 하나도 안해도 되는거야? 에이~ 그럼 하지 말아야겠다.. 야!! 하지말란다.. 아무것도.."

"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아니.. 제가 그렇게 말씀드릴때는 콧방귀도 아니뀌시더니만..

"제가 계속 말씀드릴떄는 들은 척도 안하시더니~"라고 볼멘소리를 했더니..

"야.. 맘이 놓여야지.."

도대체.. 내가 한두살먹은 어린애도 아닌데 ㅜㅜ

참고로.. 울 신랑 서울서 혼자 5년간 자취할때.. 아무것도 할줄 모른다며.. 10일에 한번씩 올라오셔서 빨래.. 청소 와이셔츠 다리기.. 기타등등을 빠짐없이 해주셨던 분들입니다.

일년에 두번씩 해외 출장 갈때마다 오셔서 그 가방까지 싸주셨던 분들이지요..

암튼..그렇게 한참 통화하시더니.. 문득 들리는 한마디!!

"그럼 니가 와라.."

헉.. 두분 와계신것도 부담스러운데.. 시이모까지~ 거기다 딸까지 데려온다고 하시네요.. 허거덩~

아니.. 낼 이사할집.. 안그래도 맘 심란한데.. 도대체..

그러면서 한마디 더.. "자구가!!"

어디서 자라는 말씀일까?? 정말.. 내 생각은 조금이라도 하시고 말씀하시는건지.. 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그러면서 저를 힐끗 쳐다보시데요.. 저 무표정으로.. 웃지도 않고 그냥 있었더니..

그냥 별 말씀 없으시더군요..

저.. 순간 열이 올라왔지만.. 다시 웃었습니다..

내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남편의 부모님들 이시니까~
근데.. 같이 있기가 숨막히데요~ 그래서 ~~ 내린 결정은.. 두분을 영화를 보시러 가게 하는거였습니다 .. 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저번부터 어머님꼐서 보시고 싶어하셨는데.. 워낙 돈을 안쓰시는 분들이라서~

그래서 "어머님.. 할일도 없는데 영화 보러가세요~"

"그럴까?" - 어머님

"셋이?" - 아버님

"아뇨~ 두분이 가세요~" - 나

"그럴까?~" - 두분..

영화보러.. 30년 만에 처음가신다면서 울 시모 너무 좋아하시데여~~

근데.. 가면서.. 어머님.. 우산으로 제 흉골 부분을 우산으로 툭툭~ 치시며..

"야.. 너 이렇게 아줌마 처럼 하고다니지 마라.."

기분 나쁘데요.. 제가 어린애도 아니고.. 왜 치시는건지.. 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그래도.. 내색 안하고 그랬어요..

"저도 처음에 이러고 못다녔는데요.. 한번 해보니까.. 편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래서 요즘에 종종 이러고 다녀요.. 호호호"

제가 생각해도 저 너무 요물스러운거 같아여주문을 외우자.. 나는 착한 며느리다...

 

드뎌~ 영화관 도착..

"내가 표 끊을께~" - 아버님.

"아니에요~" - 나..

ㅎㅎ 우리 시부모님들.. 절대 두번  권하지 않으십니다 ㅎㅎ

 

두분.. 지금 "말아톤" 보고 계세요~

집으로 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데여~~

우리 엄마가 아시면.. 막내딸 고생한다고 속상해 하시겠지?

그래도.. 내가 이렇게 시부모님들께.. 잘하면.. 우리 신랑이 기분 좋아하겠지?

그러면.. 우리 부모님들께도 잘하겠지??

그러면.. 모두가 기분 좋겠지??

그래.. 내가 잘해서 모두가 웃을 수 있으면.. 내가 참고 잘하자...

내가 사랑하는 내 남편의 부모님이시니까.. 웃으면서 잘 해드리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글부글 끓어오를때.. 정말.. '내가 오늘을 꼭 맞받아 쳐야지"라고 벼르고 있을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이러면 나만 손해인데.. 스트레스 받으면 나만 병 생기는데.. 웃자.. 웃어.. 내가 웃으면.. 다 웃는건데.. 웃자...."

 

시댁 식구들땜에 열받으세요? 그냥.. 이렇게 생각하세요..

"불쌍한 사람들... 그냥 내가 봐준다.. 내가 착하니까.. 내가 정말 착하니까.. 봐준다..

 나는 왜케 착한지 몰라.. "

글구나서~ 한번 웃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