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그 너머에는....

이야기 상자200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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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그 너머에는....나이트 근무가 끝나고 다시 데이 근무가 걸린 서경은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하고 마지막으로 남친이 사준 옷을 입기 위해 옷장을 열었다가 거의 실신 직전까지 갔다가 사태의 심각성에 경악하고 말았다.

 "꺄아아아아."

  서경의 외침에 신문을 보고 있던 아빠는 놀라 일어서다 엄마가 아끼는 카펫트에 커피를 엎질렀고, 공들여 아이라이을 그리던 언니의 얼굴에는 검은 줄이 관자놀을 지나 이어지고 말았다.

 "야? 정서경 또 뭐야?"

 "서경아 무슨 일이냐?"

 "이게 뭐야? 나 몰라. 오늘 이거 입고 윤학씨 만나기로 했단 말이에요."

 아빠는 서경이 들고 나오는 누더기를 보고 들고 있던 신문을 놓치고 말았고, 잔뜩 화가 나서 방 밖으로 나왔던 언니도 서경에게 한소리 하려는 것을 그만 두고 말았다.

 "어머니이?"

 아빠 역시 걸레로도 쓸 수 없게 되어버린 서경의 옷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는지 본인이 먼저 할머니를 찾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문제의 할머니는 주방의 식탁 밑에 움크린체로 앉아 있었다.

 "어머니? 제가 애들 옷에 가위질 하지 말라고 했죠. 이번이 도대체 몇번째 입니까. 아이들 보기 부끄럽지 않으세요."

 "저리가. 이놈아. 난 국군 숨겨준적이 없다니까."

 할머니는 아버지의 말에 동문서답을 하더니 이런 소란속에서도 잠자코 식구들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엄마의 옆으로 도망을 갔다.

 "여보쇼. 나좀 숨겨줘. 빨갱이 들이 날 잠으려고 해."

 "후우. 어머니 가서 앉으세요. 금방 진지 차려 드릴께요."

 "엄마?"

 "여보?"

 엄마의 태도에 화가난 부녀는 동시에 소리를 쳤다.

 "그만들 해요. 아까 서경이 네가 소리 친것만으로도 오늘 하루는 충분했다. 그러길래 내가 뭐라고 했니. 방문은 항상 잠그고 다니라고 했지."

 서경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있었고, 엄마와 할머니를 향해 원망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어떻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그 짓을 해."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할머니가 치매라는 걸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넌 노인병원에서 일한다는 애가 그런 것도 이해못해."

 그렇게 말한 엄마도 서경의 옷을 한번 바라보더니 자신의 시어머니께 주의를 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엄마의 말을 잘 듣는 할머니라고 얼마간일 뿐 이런 일들은 항상 반복되었다.

 할머니는 아빠의 물건을 망가트릴 때에는 항상 넥타이를 가위질 해놓아 비싼 넥타이는 이미 사라졌고, 엄마 것은 항상 폐물을 손을 대서 엄마 역시 악세서리 하는 것은 포기 한 상태였다.

 언니인 서희를 괴롭히고 싶을 때는 언니가 아끼는 화장품으로 언니의 방에 그림을 그렸고, 서경을 괴롭히고 싶어지면 항상 그녀의 옷에 문제를 일으키고는 했다.

 "얼른 다른 옷 입고 와서 밥먹고 가."

 "싫어 입맛 없어."

 "서경아!"

 "걱정마세요. 배고프면 병원에서 먹으면 되요.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 나 갔다 올게."

 하는 수 없이 다른 옷을 골라 입고 서경은 집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