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해요

연경2005.02.18
조회253

충분히 이해하죠.

다른 님들은 님이 철이없다느니 할지 몰라도 사실 사람이 모두 같은 생각으로 사는것도 아니고

가난을 감지하는 기준도 다르구요..그럴수 있다고 생각듭니다. 저도 예전에 그랬으니까요.

 

저희집은 한옥입니다. 다세대 주택이죠. 지금 저 나이 27인데 저 초등학교때부터 이집에 삽니다.

나이거 들어 남친을 만났고 님 남친처럼 제 남친도 제가 사는 집에 와서 구경도 하고 밥도같이먹고

하고싶어하길래 너무 부담되어 부모님이 집에계신날이 많다는 핑계를 대며 집엔 못오게했습니다.

오래된 한옥집이라서 청소해도 티도안나고 해서 손님이 오시는것도 사실 별로 맘이 불편한 저였으니까요.

 

어느날 남친과 약속을 하곤 제가 늦잠을 자서 남친이 밖에서 오래 기다려야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저 그때 생각햇어요.

이제 더이상 숨기기엔 힘들다고..집을 보여주기 싫어하는. 저. 가난이 챙피한게 아니라

그런 제 모습이라도 솔직하게 모두 보여주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싫더라구요.

 

남친에게 집으로 오라고했습니다. 많이 기다려야하니까 내 방에서 기다리라구요.

남친 매우 놀라는, 기뻐하는 표정으로 정말 그래도 되냐고 기뻐하더군요.

제가 밖에서 혼자 너무 오래 기다릴순 없잖아 들어와. 갑자기 오게되서 청소도 못했으니 그렇게 알고.

하며 기쁘게 남친을 집에 초대했습니다.

 

그뒤엔요..

남친이 절 더욱 가깝게 여기고 만날때마다 우리집에 오고싶어하고 심지어 부모님이 진짜 계신날에도 들어가서 인사드리고 있으면된다고 우길정도로 우리집을 편하게 느꼈습니다.

그때 전 느꼈어요. 자신을 비참하고 초라하게 만드는건 바로 자기 자신이란걸.

그때 제 나이 22이었어요.

 

지금은 헤어진 남친.

오래 떨어져 있는 날이 길어지면 남친은 제게 이렇게 이야기햇습니다.

니가 너무 보고싶다.

니가 너네집에 찾아온 날 반기며 대문을 열어줬을때..

화장도 안하고 헌 츄리닝 바지에 머리를 질끈 묶어 웃으며 날 반기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고요.

 

그런 남친이 정말 고마웠고 남친은 제방을 참 많이 좋아했었습니다. 제 방 겨울에 우풍 정말 심한데.

남친 그런 제방에서 떨면서도 난로옆에서 잠시라도 자는걸 좋아했습니다. 제방에 컴퓨터에 앉아

밤새 컴퓨터를 하던적도 있었죠...

 

님의 맘은 이해해요. 그리고 남친에게 처음부터 숨긴거라 지금 이야기하긴 아마 너무힘들겁니다.

저 처럼 챙피하긴 하지만 집위치까지 숨기진 않으셨어야 했는데. 집위치까지 숨기고 남친만나는게

힘드시겠죠..하지만 님이 숨기는 집위치. 아마 남친도 알고있을겁니다. 거의 100%. 눈치챘겠죠.

 

서로 알면서 서로 그것에 쉬쉬하고있는거죠..적당한 날을 잡아서 남친에게 집바로 앞에 바려다 달라세요.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집앞에 그러세요

여기가 우리집이야. ^^ 오빠알고있었지?

그리곤 적당한 분위기로 말하세요. 예전 집에서 살다가 형편이 갑자기 안 좋아져 좁은 집으로 이사오니 사실 주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거나 남친에게조차 솔직히 이야기하는게 맘이 상했다고..

가득이가 집 형편이 안좋아져서 내내 우울했는데 그걸 보여주는건 이런 형편을 완전 인정해버리고

내가 다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듯 해서..처음부터 말 안한건 미안했다고.

 

아마 님은 이 이야기하는 내내 창피할겁니다. 진짜집을 밝히는 챙피함도 있겠지만. 아마

그런걸로 거짓말한 자신이 챙피할꺼에요. 그래도 겪을건 겪어버리고 그후에 님 님친이 님에게

실망한다면 그러면 헤어지세요. 님 말처럼 어차피 헤어질거라면 고백하고 헤어지나 안하고헤어지나

같아요. 님은 어차피 헤어지는데 그리 좋지않은 모습 보여줄 필요있겠나 하시겠지만 아닙니다.

 

그리곤 남친을 집에 초대도 해서 편한옷입능 님을 보여주고 라면도 끓여먹고 과자도 먹고 그렇게 놀아보세요. 지금의 남친과 헤어지게 되더라도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님은 많은 다른걸 분명히 느낄겁니다.

확신해요. 그리고 좋~~게 생각하세요.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건 바로 자기 자신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