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 군사 창현은 변위와 문산 사이에서 20만 대군을 운집시킨 연의 대군이 어디를 먼저 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대장군이 허장선이 말했다.
“군사 저것을 보시지요.”
“젠장… 정말로 군사를 나누어 상성으로 갈 요량이군요. 연의 군사는 정말 제정신 인가? 대군을 뒤에 남겨 두고 진격하다니…”
“어찌 하시겠습니까?”
“쫓아야죠.”
“정말 쫓아도 되겠습니까?”
“보시죠. 군량을 실은 마차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미 야음을 틈타 많은 병사를 미리 이동시켜 놓은 후에 우리 눈 앞에서는 작은 군사를 움직이는 것으로 착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분명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이미 상당히 많은 대군이 움직이고 있을 것입니다.”
“…”
“만약 그리 된다면 상성의 군사만으로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연의 대군을 무의 대군이 쫓기 시작했다. 그리고 군사 창현이 몸소 추격에 나섰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허장선은 걱정스러웠다.
‘군사(軍師) 된 자가 공을 다투어 몸소 추격하다니…’
허장선은 허유기와 창현이 관계를 생각하며 한탄했다.
‘이 전쟁에서 무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무는 연의 남은 대군이 어느 성을 먼저 칠 것인가를 가늠하다가 연의 대군이 그대로 상성으로 진군하므로 해서 그만 허를 찔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더 깊은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연의 담달은 무에게 심리전으로 많은 군사가 움직이는 것으로 속이고 빈 마차를 몰아 5천의 정예병과 3백의 기병으로 두 성의 중앙을 가로질러 곧장 상성으로 진군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군이 움직이는 것으로 오인한 군사 창현은 변위성에서 6만의 군사를 남겨둔 채 스스로 6만 대군으로 이를 추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단 5천의 정예병을 6만의 대군은 따라잡은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연의 5천 정예병은 속도를 조절하며 무군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성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젠장,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추격이 지체되자 6만의 대군은 행군속도가 제각각 이라 행군의 열이 길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3백여 연의 기마대가 길어진 행군 대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런, 낭패가 있나?”
연의 기마대는 기습과 도주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무의 기마대는 길어진 진영 사방에서 공격하는 연의 기마대를 쫓지 못하고 있었다.
“젠장…”
그때, 연의 주력군은 6만의 대병이 빠져 나가므로 해서 군사의 수가 현격히 줄어든 변위성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10만의 대 병이 있는 문산성의 무군은 성 밖을 나올 수가 없었다. 문산성은 산에 둘러 쌓여서 성을 빠져나가 변위성에 이르는 길목이 좁으므로 해서 연군은 단 1만으로도 충분히 그 길목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방어는 쉽지만 공격이 어려운 구조였던 것이다. 사실 두 성에 비슷한 수의 군사를 배치한 것은 창현의 큰 실수였던 것이다. 평지에 있는 변위성과 달리 험준한 문산자락에 자리잡은 문산성을 지키는 데는 1만 미만의 병사로도 충반한 것이었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6만이었던 무의 추격 군은 밤, 낮을 가리지 않는 기습에 점점 정신이 혼미해 지고 있었으며, 그 수도 현격히 줄고 있었다. 그리고 낙오하거나 탈영하는 병사가 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무군은 결국 6만의 군사로도 5천의 군사를 당해내지 못하고 그 숫자가 줄고 있으며, 또 사기도 땅에 떨어져감에 따라 마치, 자신들이 퇴각하는 군대가 된 형세가 되어 있었다. 그때, 이미 인강에서는 연의 수군이 시위를 하고 있었으며, 때로는 첩자를 통해 연의 진을 혼란 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무리를 하면서 때때로 상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무의 서군은 군사 허창의 명이 없이도 대부분 발이 묶여 버렸다. 그리고 변위성을 비롯한 전장의 이러한 소식은 파발로 황도에도 전해졌다.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황제의 이 물음에 대신들은 묵묵 무답 이었다. 바로 그때 또 다른 찬담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전하!”
“또 무엇인가?”
“목진군이 남쪽의 국경을 넘고 있다 합니다.”
“뭣이?”
황도의 분위기는 더욱 참담해지고 말았다. 그때 상성의 자택에서 그렇게 풍전등화에 놓인 무국의 상황을 접한 허유기는 지위가 없음에도 흰 옷을 입고 황제에게 나나가 목을 내어놓을 각오로 진언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대책이 없는 대신들은 이번에는 그의 말을 듣기만 하고 있었다.
“적은 지금 우리 무의 영토에 와 있습니다. 지금 무의 서군은 계속 도발을 해 오는 연군의 이중 전략으로 혼란해 하고 있으나, 그 자리를 지키고 패하지만 않는 다면, 서를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어허 허유기 그것이야말로 적이 원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서군을 묶어놓기 위한 시위인줄 알면서도 서군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1년 전에 적의 계략에 넘어간 것입니다. 적이 해로를 원했을 때 서군을 보강한 것부터가 이미 적의 계략이었던 것입니다. 적은 북으로 침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서군을 돌린다면, 홍수에 둑이 터진 것 처럼 적이 물물 듯 몰려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대의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가 승리할 길은 군세를 유지하는 것 뿐입니다. 그리하면 연의 침략에 흐트러지고 이반되었던 민심은 다시 돌아설 것입니다.
“어찌 그리 확신하는가?”
“그 이유는 일사분란 하게 군령을 따르면 무의 지방 제후들을 연이 일시에 복속시키지 못하기 때문 입니다. 이 전쟁이 길어질수록 연이 무보다 강하다는 것을 심리적으로 제후들에게 인식시키기 못하므로 해서 연에 돌아서려 했던 자들조차 마음을 연에 돌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 되면 비록 흩어졌다 하더라도 군사들도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자신의 땅에 침범한 적병을 처음에는 두려워 할지 모르나, 차츰 미워하게 될 것입니다. 적병은 많은 군사의 군량을 확보하기 위해 틀림없이 정벌한 땅에서 초소한은 군량을 징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리하여 백성과 탈영한 병사들의 반감이 늘어나면 그들은 다시 아직 굴복하지 않은 성으로 모여들기 시작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이 땅이 연군에게는 적진이기에 가능한 일인 것입니다. 단, 각 성주들이 군령을 엄히 따라서 눈에 보이는 피해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자신의 영지에서 군세를 지킬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연의 주력군이 군세를 규합하여 적의 본진을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황제는 그의 눈물 어린 진언을 받아들였고, 허유기는 황명으로 파발을 띄워 전 국토의 모든 장수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라 군령을 내렸다. 그러나 허유기는 초조했다. 그의 전략의 성공은 각 지방의 제후들이 영을 따라주었을 때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허황된 공명심에 군사를 움직인다면 큰 낭패를 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엄한 군령을 다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06
창현이 이끄는 6만은 대군은 어느새 흩어져서 4만여가 되고 말았다. 연의 5천 군사는 무군과 몇시간의 간격을 유지하며 드디어 상성으로 진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에서 허유기의 예상대로 빠른 이동을 위해 애초에 군량을 확보하지 않은 연군은 각 지방에서 군량을 징벌하는 일을 일삼고 있었다. 이를 염려한 연의 장수 도차(徒嵯)가 담달에게 말했다.
“군사! 이렇게 가는 곳마다 군량을 징벌하면 민심을 잃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빠른 행군을 위해서는 어찌할 수 업습니다. 다만, 민심이 완전히 돌아서기 전에 이 전쟁을 마치는 것이 관건입니다.”
사실 담달도 초조하고 마음이 급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이었다. 연군은 허유기의 예상대로 지나가는 마을마다 군량을 징발하고 있었으므로, 백성의 원성을 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양국의 군사(軍師)가 이러한 것을 서로 알기에 연은 화급하고 무는 담담해야 했던 것이다. 허나, 예상을 넘어서 뜻밖에 연군이 상성에 까지 파죽지세로 이르게 되자 서군과 동군을 지휘하는 제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연의 계속되는 내습으로 서부군을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지만 동부군은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고 있었다. 이것이 그만 무에 큰 독이 되고 말았다. 동의 제후들은 그만 군령을 어기고 군사를 몰아 상성을 향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이것은 숨어서 기다리는 목진에게 먹이를 내어 준 결과였다. 이러한 대규모 동부군의 이동은 곧바로 길목을 지키는 첩자들에 의해 목진의 진영에 보고 되었다.
“때가 된 듯 합니다.”
첩보를 통해 무의 동부군이 상성으로 이동한 것을 알게 되자 문경에 집결해 있던 목진군이 무의 국경을 넘기 위해 진격하고 있었다.
한편, 상성을 향하던 연의 군사 담달은 상성의 지척에서 갑자기 군사를 돌려 다시 문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러한 보고를 받은 창현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사실이냐?”
“그렇습니다. 연군이 상성의 목전에서 다시 회군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당황한 창현은 군사를 더욱 재촉했고… 그러할수록 행군대열은 더욱 길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창현이 상성에서 연군을 쩟아 다시 군사를 돌릴 즈음 변위성이 무에 무너지고 있었다.
“좀 더 버텨야 한다. 곧 원군이 도달할 것이다.”
대장군 허장선은 군사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문산성에 있는 부장 허창에게 전서조를 띄우고 있었다.
“이곳을 절대로 내어줄 수 없다. 절대로…”
허장선이 오지 않는 원군을 기다리며 항전한지 이미 여러 날이 지나고 있었으므로, 병사들 사이에서는 이이 오지 않은 원군으로 인한 불안감이 만연해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그렇게 진행된 전투는 사실상 이미 절반은 패전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군사가 성을 비우고 없다는 것이 변위성의 군사를 더욱 나락에 빠뜨리고 있었다.
“내 좀더 허유기의 진언을 받아들여 칼을 들어서라도 창현을 막았어야 했는데…”
그러나 허장선의 그러한 후회는 이미 늦은 것이었다. 길목이 막힌 문산성의 원군은 아직도 성을 나서지 못하고 있었으며, 상성까지 갔다 회군하는 창현의 군사도 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행군이 더욱 늦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사태 소에서 곧 변위의 4개 성문이 붕괴되며 연의 대군이 몰려들고 있었다.
“내 이곳에 오늘 뼈를 묻게 되겠구나…”
대장군 허장선은 마지막까지 항전하다가 그렇게 허무하게 변위성에서 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러한 소식은 곧 문산성의 허창과 회군하는 군사 창현에게도 전해졌다. 행군 중에 이 소식을 들은 창현은 더욱 다급해 졌고, 그럴수록 진은 길어지고 병사는 계속 줄고 있었다.
“이놈… 담달!”
계속되는 게릴라전 속에서 군사의 7할을 잃는 창현이 문산에 도달했을 때 그를 따르는 병사는 겨우 1만 8천 이었다. 그는 이미 잃은 변위성을 포기하고 문산성으로 향했으나 문산의 입구에서 문산을 둘러싼 연군에 의해 문산성에 들어서지도 못하고 문산성 앞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럴 수가…”
결국 창현은 문산에 진을 친 연군에 쫏기어 겨우 살아남은 6천의 군사를 몰아 다시 황도인 상성으로 회군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어처구니 없게도 문산성의 허창은 군사에게 버려진 신세가 되어 버렸다.
“이럴 수가… 군사가 우리를버리고 황도로 돌아갔단 말인가…?”
“장군…”
그것은 창현을 비롯한 문산성에 남은 병사들에게는 무력감과 허무함으로 다가왔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그 시각 황도의 허유기는 그만 허탈한 광경을 목격했다. 그것은 동부에 있어야할 대군이 황도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아… 어찌 이리 군령이 서지 않는단 말인가…? 어찌 이리…”
허유기는 그만 통곡하고 말았다.
‘원통하구나…’
허유기가 이리 침통해 하던 그때 이미 군세가 기운 문산성의 허창이 이끄는 군사는 철옹성 같은 문산을 지키지 못하고 허무하게 함락되어 버렸다. 그러한 북쪽 전선과 동쪽 전선에서의 참담한 소식들은 속속 전서조를 타고 다른 전선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사실 연과, 목진은 이러한 전서조와 전언들을 저지하지 않고 있었다. 모든 전선에서의 패전 소식은 궁지에 몰린 무국을 패닉상태로 빠뜨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황을 들은 서군도 결사항전의 의지가 그만 꺾이고 있었다. 이리하여 창현이 군사를 몰아 상성에 입성할 즈음 동은 목진군이 이미 동백산까지 이르고 있었다.
영웅 (1부 13막 : 천하삼분(天下三分) #05 & #06)
#05
무의 군사 창현은 변위와 문산 사이에서 20만 대군을 운집시킨 연의 대군이 어디를 먼저 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대장군이 허장선이 말했다.
“군사 저것을 보시지요.”
“젠장… 정말로 군사를 나누어 상성으로 갈 요량이군요. 연의 군사는 정말 제정신 인가? 대군을 뒤에 남겨 두고 진격하다니…”
“어찌 하시겠습니까?”
“쫓아야죠.”
“정말 쫓아도 되겠습니까?”
“보시죠. 군량을 실은 마차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미 야음을 틈타 많은 병사를 미리 이동시켜 놓은 후에 우리 눈 앞에서는 작은 군사를 움직이는 것으로 착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분명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이미 상당히 많은 대군이 움직이고 있을 것입니다.”
“…”
“만약 그리 된다면 상성의 군사만으로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연의 대군을 무의 대군이 쫓기 시작했다. 그리고 군사 창현이 몸소 추격에 나섰다. 그리고 그것을 보며 허장선은 걱정스러웠다.
‘군사(軍師) 된 자가 공을 다투어 몸소 추격하다니…’
허장선은 허유기와 창현이 관계를 생각하며 한탄했다.
‘이 전쟁에서 무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무는 연의 남은 대군이 어느 성을 먼저 칠 것인가를 가늠하다가 연의 대군이 그대로 상성으로 진군하므로 해서 그만 허를 찔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더 깊은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연의 담달은 무에게 심리전으로 많은 군사가 움직이는 것으로 속이고 빈 마차를 몰아 5천의 정예병과 3백의 기병으로 두 성의 중앙을 가로질러 곧장 상성으로 진군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군이 움직이는 것으로 오인한 군사 창현은 변위성에서 6만의 군사를 남겨둔 채 스스로 6만 대군으로 이를 추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단 5천의 정예병을 6만의 대군은 따라잡은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연의 5천 정예병은 속도를 조절하며 무군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성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젠장,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추격이 지체되자 6만의 대군은 행군속도가 제각각 이라 행군의 열이 길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3백여 연의 기마대가 길어진 행군 대열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런, 낭패가 있나?”
연의 기마대는 기습과 도주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무의 기마대는 길어진 진영 사방에서 공격하는 연의 기마대를 쫓지 못하고 있었다.
“젠장…”
그때, 연의 주력군은 6만의 대병이 빠져 나가므로 해서 군사의 수가 현격히 줄어든 변위성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10만의 대 병이 있는 문산성의 무군은 성 밖을 나올 수가 없었다. 문산성은 산에 둘러 쌓여서 성을 빠져나가 변위성에 이르는 길목이 좁으므로 해서 연군은 단 1만으로도 충분히 그 길목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방어는 쉽지만 공격이 어려운 구조였던 것이다. 사실 두 성에 비슷한 수의 군사를 배치한 것은 창현의 큰 실수였던 것이다. 평지에 있는 변위성과 달리 험준한 문산자락에 자리잡은 문산성을 지키는 데는 1만 미만의 병사로도 충반한 것이었다.
한편 시간이 지나면서 6만이었던 무의 추격 군은 밤, 낮을 가리지 않는 기습에 점점 정신이 혼미해 지고 있었으며, 그 수도 현격히 줄고 있었다. 그리고 낙오하거나 탈영하는 병사가 늘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무군은 결국 6만의 군사로도 5천의 군사를 당해내지 못하고 그 숫자가 줄고 있으며, 또 사기도 땅에 떨어져감에 따라 마치, 자신들이 퇴각하는 군대가 된 형세가 되어 있었다. 그때, 이미 인강에서는 연의 수군이 시위를 하고 있었으며, 때로는 첩자를 통해 연의 진을 혼란 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무리를 하면서 때때로 상륙을 시도하고 있었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무의 서군은 군사 허창의 명이 없이도 대부분 발이 묶여 버렸다. 그리고 변위성을 비롯한 전장의 이러한 소식은 파발로 황도에도 전해졌다.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황제의 이 물음에 대신들은 묵묵 무답 이었다. 바로 그때 또 다른 찬담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전하!”
“또 무엇인가?”
“목진군이 남쪽의 국경을 넘고 있다 합니다.”
“뭣이?”
황도의 분위기는 더욱 참담해지고 말았다. 그때 상성의 자택에서 그렇게 풍전등화에 놓인 무국의 상황을 접한 허유기는 지위가 없음에도 흰 옷을 입고 황제에게 나나가 목을 내어놓을 각오로 진언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대책이 없는 대신들은 이번에는 그의 말을 듣기만 하고 있었다.
“적은 지금 우리 무의 영토에 와 있습니다. 지금 무의 서군은 계속 도발을 해 오는 연군의 이중 전략으로 혼란해 하고 있으나, 그 자리를 지키고 패하지만 않는 다면, 서를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어허 허유기 그것이야말로 적이 원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 서군을 묶어놓기 위한 시위인줄 알면서도 서군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1년 전에 적의 계략에 넘어간 것입니다. 적이 해로를 원했을 때 서군을 보강한 것부터가 이미 적의 계략이었던 것입니다. 적은 북으로 침입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서군을 돌린다면, 홍수에 둑이 터진 것 처럼 적이 물물 듯 몰려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대의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가 승리할 길은 군세를 유지하는 것 뿐입니다. 그리하면 연의 침략에 흐트러지고 이반되었던 민심은 다시 돌아설 것입니다.
“어찌 그리 확신하는가?”
“그 이유는 일사분란 하게 군령을 따르면 무의 지방 제후들을 연이 일시에 복속시키지 못하기 때문 입니다. 이 전쟁이 길어질수록 연이 무보다 강하다는 것을 심리적으로 제후들에게 인식시키기 못하므로 해서 연에 돌아서려 했던 자들조차 마음을 연에 돌리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 되면 비록 흩어졌다 하더라도 군사들도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자신의 땅에 침범한 적병을 처음에는 두려워 할지 모르나, 차츰 미워하게 될 것입니다. 적병은 많은 군사의 군량을 확보하기 위해 틀림없이 정벌한 땅에서 초소한은 군량을 징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리하여 백성과 탈영한 병사들의 반감이 늘어나면 그들은 다시 아직 굴복하지 않은 성으로 모여들기 시작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이 땅이 연군에게는 적진이기에 가능한 일인 것입니다. 단, 각 성주들이 군령을 엄히 따라서 눈에 보이는 피해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자신의 영지에서 군세를 지킬 때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연의 주력군이 군세를 규합하여 적의 본진을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황제는 그의 눈물 어린 진언을 받아들였고, 허유기는 황명으로 파발을 띄워 전 국토의 모든 장수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라 군령을 내렸다. 그러나 허유기는 초조했다. 그의 전략의 성공은 각 지방의 제후들이 영을 따라주었을 때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허황된 공명심에 군사를 움직인다면 큰 낭패를 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엄한 군령을 다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06
창현이 이끄는 6만은 대군은 어느새 흩어져서 4만여가 되고 말았다. 연의 5천 군사는 무군과 몇시간의 간격을 유지하며 드디어 상성으로 진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에서 허유기의 예상대로 빠른 이동을 위해 애초에 군량을 확보하지 않은 연군은 각 지방에서 군량을 징벌하는 일을 일삼고 있었다. 이를 염려한 연의 장수 도차(徒嵯)가 담달에게 말했다.
“군사! 이렇게 가는 곳마다 군량을 징벌하면 민심을 잃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빠른 행군을 위해서는 어찌할 수 업습니다. 다만, 민심이 완전히 돌아서기 전에 이 전쟁을 마치는 것이 관건입니다.”
사실 담달도 초조하고 마음이 급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이었다. 연군은 허유기의 예상대로 지나가는 마을마다 군량을 징발하고 있었으므로, 백성의 원성을 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양국의 군사(軍師)가 이러한 것을 서로 알기에 연은 화급하고 무는 담담해야 했던 것이다. 허나, 예상을 넘어서 뜻밖에 연군이 상성에 까지 파죽지세로 이르게 되자 서군과 동군을 지휘하는 제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연의 계속되는 내습으로 서부군을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지만 동부군은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고 있었다. 이것이 그만 무에 큰 독이 되고 말았다. 동의 제후들은 그만 군령을 어기고 군사를 몰아 상성을 향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이것은 숨어서 기다리는 목진에게 먹이를 내어 준 결과였다. 이러한 대규모 동부군의 이동은 곧바로 길목을 지키는 첩자들에 의해 목진의 진영에 보고 되었다.
“때가 된 듯 합니다.”
첩보를 통해 무의 동부군이 상성으로 이동한 것을 알게 되자 문경에 집결해 있던 목진군이 무의 국경을 넘기 위해 진격하고 있었다.
한편, 상성을 향하던 연의 군사 담달은 상성의 지척에서 갑자기 군사를 돌려 다시 문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러한 보고를 받은 창현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사실이냐?”
“그렇습니다. 연군이 상성의 목전에서 다시 회군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당황한 창현은 군사를 더욱 재촉했고… 그러할수록 행군대열은 더욱 길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창현이 상성에서 연군을 쩟아 다시 군사를 돌릴 즈음 변위성이 무에 무너지고 있었다.
“좀 더 버텨야 한다. 곧 원군이 도달할 것이다.”
대장군 허장선은 군사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문산성에 있는 부장 허창에게 전서조를 띄우고 있었다.
“이곳을 절대로 내어줄 수 없다. 절대로…”
허장선이 오지 않는 원군을 기다리며 항전한지 이미 여러 날이 지나고 있었으므로, 병사들 사이에서는 이이 오지 않은 원군으로 인한 불안감이 만연해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그렇게 진행된 전투는 사실상 이미 절반은 패전한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군사가 성을 비우고 없다는 것이 변위성의 군사를 더욱 나락에 빠뜨리고 있었다.
“내 좀더 허유기의 진언을 받아들여 칼을 들어서라도 창현을 막았어야 했는데…”
그러나 허장선의 그러한 후회는 이미 늦은 것이었다. 길목이 막힌 문산성의 원군은 아직도 성을 나서지 못하고 있었으며, 상성까지 갔다 회군하는 창현의 군사도 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행군이 더욱 늦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사태 소에서 곧 변위의 4개 성문이 붕괴되며 연의 대군이 몰려들고 있었다.
“내 이곳에 오늘 뼈를 묻게 되겠구나…”
대장군 허장선은 마지막까지 항전하다가 그렇게 허무하게 변위성에서 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러한 소식은 곧 문산성의 허창과 회군하는 군사 창현에게도 전해졌다. 행군 중에 이 소식을 들은 창현은 더욱 다급해 졌고, 그럴수록 진은 길어지고 병사는 계속 줄고 있었다.
“이놈… 담달!”
계속되는 게릴라전 속에서 군사의 7할을 잃는 창현이 문산에 도달했을 때 그를 따르는 병사는 겨우 1만 8천 이었다. 그는 이미 잃은 변위성을 포기하고 문산성으로 향했으나 문산의 입구에서 문산을 둘러싼 연군에 의해 문산성에 들어서지도 못하고 문산성 앞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이럴 수가…”
결국 창현은 문산에 진을 친 연군에 쫏기어 겨우 살아남은 6천의 군사를 몰아 다시 황도인 상성으로 회군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어처구니 없게도 문산성의 허창은 군사에게 버려진 신세가 되어 버렸다.
“이럴 수가… 군사가 우리를버리고 황도로 돌아갔단 말인가…?”
“장군…”
그것은 창현을 비롯한 문산성에 남은 병사들에게는 무력감과 허무함으로 다가왔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그 시각 황도의 허유기는 그만 허탈한 광경을 목격했다. 그것은 동부에 있어야할 대군이 황도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아… 어찌 이리 군령이 서지 않는단 말인가…? 어찌 이리…”
허유기는 그만 통곡하고 말았다.
‘원통하구나…’
허유기가 이리 침통해 하던 그때 이미 군세가 기운 문산성의 허창이 이끄는 군사는 철옹성 같은 문산을 지키지 못하고 허무하게 함락되어 버렸다. 그러한 북쪽 전선과 동쪽 전선에서의 참담한 소식들은 속속 전서조를 타고 다른 전선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사실 연과, 목진은 이러한 전서조와 전언들을 저지하지 않고 있었다. 모든 전선에서의 패전 소식은 궁지에 몰린 무국을 패닉상태로 빠뜨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황을 들은 서군도 결사항전의 의지가 그만 꺾이고 있었다. 이리하여 창현이 군사를 몰아 상성에 입성할 즈음 동은 목진군이 이미 동백산까지 이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