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없음'의 무서움 - 'visitor Q'를 보다

백승권2005.02.22
조회807

어떤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그들과 한집에 살게 된다.
모든걸 지켜본다.아무렇지도 않게...

소년은 이지메를 당한다.
밤마다 그의 방을 향해 던져진 불꽃놀이용 폭약이 유리창을 깨고 들어온다.
학교가는 길엔 매일 구타를 당한다.
중년남자가 캠코더로 그 장면을 찍는다.
특종이라도 발견한듯이.기대에 찬 눈을 커다랗게 뜨고 .
소녀는 집을 나와서 거리에서 몸을 판다.교복 비슷한 옷을 입고..
소녀가 상대하는 사람중엔 중년남자도 있다.
중년남자는 남모를 컴플렉스가 있다.
중년남자는 소녀를 상대하며 절실히 느낀다.
중년여자는 소년에게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제발 얼굴만은 때리지 말아달라며 울부짖는다.
중년남자는 식탁에서 그 소릴 들어가며 밥을 목구멍으로 넘긴다.
중년여자의 몸은 소년이 때린 상처로 만신창이가 되어있다.
중년 남자는 자신이 찍은 소년의 이지메 당하는 장면을 아는 여자에게 건네며
방송내보내면 대박일거라고 흥분한다.
아는 여자는 말도 안된다며 무시하고
중년남자는 자신의 컴플렉스때문에 자길 무시한다며 아는 여자를 끌고가 죽인다.
그후 범한다.그후 손질한다.정육점에서 쓰는 도구로
중년남자는 소년에게 이지메를 가하던 이들을 죽인다.
정원손질용 가위로.
중년남자의 표정은 점점 밝아진다.
증년여자는 몸을 흐느적거리고 있다.어떤 남자 앞에서

어떤 남자.
이 모든걸 지켜본다.
아무렇지도 않게..

시체를 처리하며 중년남자,중년여자는 예전과 다르게 가까워진다.
중년여자는 삶의 활력을 찾은듯한 움직임을 보인다.
소년은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어떤 남자앞에서 다짐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모든걸 지켜보던
어떤 남자는 떠난다.
소녀는 어떤 남자에게 다가간다.가격을 흥정하며.
어떤 남자는 소녀 앞에서 자신의 머리만한 돌을 들어올린다.
아무말도 없이.
..
소녀는 집에 들어온다.시퍼렇게 멍투성이 얼굴을 한채.
중년남자와 중년여자가 다정한 포즈(?)로 함께 있는것을 발견한다.
소녀는 감격스런 눈물을 흘린다.
해맑은 동요같은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13일의 금요일'에 캔디 주제가를 얹힌듯한 분위기..
노래소리가 커진다.
화면이 어두워진다.
...end


늦은 밤시간, 'visitor Q'를 보았다.

이런 건 정말 처음이다.차라리 붉은 피 솟구치는 스플래셔 무비가 나을 뻔했을 것을...

등장인물들을 깡그리 파묻어버리고 싶었다.

"희망없는 일본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라는 영화 첫마디만 없었어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을 것이다.

영화 제목을 잡지에서 언뜻 접한것 같아서

지난 4년간 꽃아놓은 잡지를 모조리 헤집었지만..관련 기사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중년 남자, 중년 여자, 소년, 소녀

이들이 가족이라니..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이라는 따뜻한말 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일본의 가족..어디까지 허구로 ,어디까지 실제로 인정해야 하나..

제작된지 2년은 되었을법한데...일본의 현실이 이리도 처참하게 썪어있었단 말인가.

그것도 사회의 최소단위라는 가족에서부터..

치가 떨린다.

건조한 표정들과 끔찍한 웃음들..

살인코드를 통하여 분열된 가족이 하나로 뭉친다니..

감독은 일본의 희망을 어디에서 찾으려고 했단말인가..

'희망없음'이라는 비참하게 뒤엉킨 실타래같은 문제제기만 관객에게 던져주면 그게 끝이냔 말이다..

망설이다가 겨우겨우 보긴 했지만 불쾌함이 가시질 않는다.

아무에게도 권하고 싶지않다.

이런 내용의 영화를 봤다고 재미삼아 이야기할 거리로 삼기엔 설정이 너무 섬뜩하기에.

제발 국내에 개봉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영화는 존재 자체로도 충분히 악하니까.

아무리 개방화가 되었다고한들 국내 정서로는 이해의 한계가 있을듯하다.

다양한 문화 경험이 좋다곤 하지만..이건 아니다.

모르는게 약일수도 있음을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 .

컬트 매니아들이야 어떤 수로든 경로를 만들어 확인하겠지만 난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정말..나쁜 영화다..

정말..참을수 없을 정도로.

정말.. 이해할 수없는.

더러운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