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가 끌리는 이유 (7)가까이 한 걸음 더

瓚禧200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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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가 끌리는 이유

 

 


(7)가까이 한 걸음 더




보랏빛으로 세상이 물들어가는 새벽까지도 우신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채련이 걱정스러웠다. 그 감성이 풍부한 아이가 혹 자신 때문에 아파하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는 우신이었다. 그날 우신이 있는 그 어느 곳에도 채련의 향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날 때 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채련을 찾아볼 수 없었다. 우신은 핸드폰을 꺼냈다. 거기엔 아직도 채련이 보낸 문자가 있었다.


[책은 다 읽으셨나요? 앞으로 좀더 재미난 일이 기다릴꺼예요. 우리의 약속된 백일이 지나도 아저씨가 저를 놓치기 싫을 정도로 재미난 일 말이예요. 앞으로 나 아저씨를 변화 시킬꺼예요. 두고 보세요! 좀더 감성적인 남자로 만들테니깐요-조련사 채련]



우신은 그 글자들을 외울 때 까지 보고 또 보았다. 그 문자가 마치 채련인양, 우신은 그렇게 그 문자를 보며 주문을 외웠다.



‘제발 한번만, 이번 한번만 다가와줘. 그럼 다음엔 내가 다가갈 테니......’




자신이 아무리 이렇게 생각해봤자 이미 소용없는 일이란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쉽사리 단념이 되지 않는 우신이었다. 채련의 집 근처로 걸음이 옮겨질 때마다 애써 자신을 다 잡은 우신이었다.



“이봐. 이러지 마. 늙은 아저씨 추책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테니깐......”



그렇게 자신에게 중얼거려봤자, 마음은 정리 되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 새삼 채련이 자신에게 그렇게 많은 것을 주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텅 빈 오피스텔 복도를 바라볼 때도, 그의 집 앞에서 채련이 앉아서 기다리던 그 곳에서도, 회사 앞에서도 온통 채련의 그림자뿐이었다. 우신은 고층 오피스텔 건물을 바라보았다. 한동안 없었던 쓸쓸함 때문에 건물 전체가 암흑처럼 보였다. 옮겨지지 않는 걸음으로 터벅터벅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새산 반겨주는 이 하나 없는 집에는 꼬박 꼬박 들어가서 뭐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 오늘까지만 그녀를 기다리리라 우신은 다짐했다.



“제발, 제발, 제발”



그녀가 있길 바라며, 우신은 천천히 모퉁이를 돌았다. 모퉁이 너머 채련의 모습이 보였다. 우신은 채련의 모습을 보고 나서야 잠시 멈추었던 숨을 쉬었다. 그가 그녀의 곁으로 가기 전 채련은 이미 그를 알아보았다.  채련은 아무렇지도 않게 우신의 곁으로 와서는 말했다.




“기다렸다고요. 연락이 오길 기다렸어요. 여자가 먼저 항상 연락하는 게 자존심이 상해서요. 하지만 여전히 아저씨는 연락이 없던걸요……. 하지만 속상해 하지는 않을래요. 이번이 마지막이니깐요. 다음번엔 아저씨가 한걸음 다가와 주기예요.”



채련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야기를 했다. 그녀의 말속에 빠져 마치 며칠동안 일어났던 일들이 물거품처럼 기억 속에서 지워지는 기분이었다. 종알거리며 우신을 다그치듯 말하는 채련의 입술이 달콤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우신이었다. 그녀에게 다가가 종알거리는 그녀의 입술을 막고 자신만의 향기로 그녀를 채우고 싶다는 욕망이 불같이 일어났다. 달콤해 보이는 그녀의 입술은 어떤 맛일까? 어떤 향기일까? 우신의 시선은 그녀의 입술에 박혀 있었다. 그런 우신을 아는지 모르는지 채련은 새초롬한 숙녀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예전처럼 우신의 팔짱을 끼지도 않았고, 우신에게 매달리지도 않았다. 막상 그녀가 새초롬한 숙녀처럼 행동하니 더 애가 닳는 우신이었다. 뒤돌아 가려는 그녀의 팔을 우신이 잡았다.  의외라는 듯 우신을 빤히 쳐다보는 채련의 입술을 가지고 싶어 조바심이 나기까지 했다. 우신은 그녀의 볼을 부여잡았다. 살짝 닿는 피부의 감촉이 아기 같았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던지 차가운 온기만이 남아있는 그녀의 볼을 잡고 그대로 자신을 유혹하는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여자를 이렇게 까지 원했던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키스로 이렇게 미칠 듯한 감정을 느껴본적도 없었다. 그동안 숱한 여자들을 만나면서 인사처럼 키스를 해댔던 그였다. 하지만 지금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이 어린 아이에게서 느끼는 성스러운 물처럼 조심스러웠고, 달콤했다. 한동안 시간이 멈춘 듯, 그렇게 우신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은 듯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빠르게 그녀의 입속을 헤집기도 했으며, 그녀의 수줍은 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거부할 줄 알았던 그녀도 제법 그를 받아들였다. 더 이상 숨쉬기 곤란해질때 까지 사춘기 소년처럼 우신은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떨어진 그녀의 입술은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다. 그제야 순간 정신이 들었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것 인가? 이봐. 김우신. 넌 미쳤어. 미친놈이라고!]



욕망에 사로잡힌 미친놈이었다.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겼다가 아침에 일어 났을때처럼 당황스러웠다. 채련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해 우신은 땅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그녀에게는 첫 키스였을텐데, 이렇게 예고도 없이 빼앗아 버리다니.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입술을 잘라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미...........”

“미안하다는 말 하지말아요. 그럼 정말 화가 날꺼 같아요.”



입을 열려는 우신의 말을 자르며 채련이 말했다. 그리고는 모퉁이를 돌아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스르륵 열리고 그녀가 안으로 들어갔다.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 밖의 우신을 보며 그녀가 말했다.




“소중한 이여. 괴로워 마라. 그대의 잘못이 아니니. 그대의 욕망이 내 앞에서만 일기만을 소망할 뿐이니.”



채련은 그 말을 중얼거리더니 엘리베이터의 문을 닫아버렸다. 우신은 채련이 떠난 자리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녀는 어색하고 미안해 할 그를 알고 있었다. 그 어린 꼬마 계집아이는 자신을 배려했던 것이다. 우신은 비로소 깨달았다. 그녀는 특별한 여자라는 걸. 더 이상 꼬마 계집아이가 아닌 자신만의 특별한 여자라는걸.




“이제 슬슬 너에게 길들여져 가는 것 같군. 이젠 또 어떻게 나를 바꾸어 놓을텐가? 조련사 아가씨.”




우신은 숨을 깊이 들여 마셨다. 이제 인정해야 할 것 같았다. 우신은 서서히 자신의 마음속에 잠긴 자물쇠를 그녀에게 넘겨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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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조금씩 풀려가네요.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