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바꾸어 생각해 보기

종손 며느리2005.02.25
조회172

님의 입장에서 충분히 속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만약에 그 녀석이 결혼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데

부모님 생신날 미역국도 안 끓이고 찬밥 드셨다면 울끈~~ 화가 났을 거에요.

시부모님이든 친정부모님이든 상관없이

나와 내가 사랑하는 남편을 낳아서 길러주신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충분히 해 드릴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생신날 아침상을 <당연히>며느리가 차려야 한다는 건 옳지 않다고 봐요

어떤 님이 말씀하셨듯,

님께서 먼저 준비하셨어요 될 일이었고, 또 같이 하자고 할 수 도 있었을거에요

아마 님께서는 평소 새언니가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 어디 보자.... 하는 심정이지 않았나요?

며느리가 알아서 준비해 드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고마운 것>이죠.

가끔.. 결혼해서 시댁가서 밥하고 설겆이하고 시부모님께 복종하고... 그러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 같아요. 며느리들이 무슨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 것도 아닌데, 왜 시댁가서 하는 모든 일들이 당연하게 여겨지지요? 예전처럼 먹고살기 힘들어 어렸을 적에 민며느리로 들어가서 얻어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며느리이기 전에 우리들도 다 한 가정의 소중한 자녀였고,

여자가 호적을 파서 그 집에 들어가는게 아니라, 한 집의 소중한 딸이 다른 집의 소중한 아들을 만나서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거에요. 그러니까 우리집, 친정, 시댁은 하나의 고리로 이어진 동시에 별개의 가족인거죠. 그걸 인정하는게 왜 그렇게 시댁 식구들한테는 어려울까요? ^^

 

그리고 님의 글을 읽으면서 한 편으로 좀 같은 며느리 입장에서 섭섭한게...

결혼할때 300만원도 안 들었다고 몇번이나 강조하시는데...

며느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남들 다 얻어주는 전세집이나 월셋방 하나 얻어주지 않았고,

게다가 결혼전부터 시누이 빚갚을 생각하면... 저 같아도 많이 섭섭했을거에요.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며느리가 태어나면서 부터 무슨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시댁에 들어가 놀구 먹으며 빌붙는 것도 아닌데... 돈을 싸가지고 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요?

 

저 결혼할 때

울 남편 딸랑 천만원 있었고, 그 돈으로는 월셋방 구하기도 힘들다 하였더니

시댁에서 4~5천 정도 보태주시겠다고 하더이다. 사실 저도 욕심 많아서 작은 아파트 전세 정도는 얻어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워낙 어려운 집이다 보니 감사히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2천 보태 주시더이다.

총 3천 가지고 남편과 제 직장 중간쯤 집 구할려니 옥탑방 밖에 없어

눈물 머금고 고금리 이자의 연립 반지하 사서 대출금 갚고 있습니다.

울 시댁에서는 두고두고 미안해 하십니다.

시어머니 시아버지께서 항상 미안하다 말씀하시고,

제 친정 어머니 친정 아버지 생신때마다 작은 선물이라도 보내주시고

명절이면 시아버지 친정아버지 만나서 소주 한 잔 하시면서

서로 부족한 자식이라 봐달라고 부탁하십니다.

시댁에서 그리 신경 써 주시니까 저도 첨에 섭섭했던 맘 지금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알고보면 좋은 분들인데,

내 남편 똥오줌 못가리고 기어다닐때 이렇게 키워주셨으니 나도 잘 해드려야지 생각합니다.

물론 잘 못하지만....ㅋㅋㅋㅋ

 

정이란게 그런게 아닐까요?

돈 3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우리 집에 들어와서 하는 일도 제대로 없다 말씀하시기 전에

조금만 참으시고,

집 한칸 못해주고 빚까지 갚느라 나랑 동갑내기 새언니가 맘고생 많겠구나 먼저 함 배려해 주세요

그러면 아마 새언니도 달라질거에요.

 

그리고... 한 가지 보너스를 드리면...

원래 새로 살림 시작하면 살림에 취미가 있던 없던 자기 손으로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 있어요

나물 무치고 밥하고 이러는거 서툴러도,

님이 먼저 나서지 마시고 뒤에 한 걸음 물러나서

<뭐 도와줄거 없어요?>하면서 부드럽게 접근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