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난 일등신부감의 세컨드였나?

..200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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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틀 사이에 이렇게 많은 리플이 달릴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휴...

 

일단은 제가 그만 교직에 계신 여자분들을 싸잡아 비난했다는 듯한 인상을 드린 것 사과드립니다. 다만, 제 변명을 하자면... 제가 아래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교직에 계신 분들에 대한 환상이라면 환상이라고 할 수 있었던 이미지가 너무나 좋았던 탓에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충격이 너무나 컸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얘기도 있잖습니까... 아이들 가르치는 사람이, 똘망똘망한 맑은 눈망울의 아이들 앞에선 엄격한 도덕성의 잣대를 기준으로 선한 가르침을 베풀 사람의 이면에 이런 모습이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어디 별나라 달님얘기같으니 실감이 안나시겠죠.

 

그리고 코끼리공장씨, 님 생각이 그렇다면 제가 제안을 하나 하죠. 당신의 여자친구 내지는 애인을 저에게 친구로 소개시켜주는 것은 어떻습니까? 단지 성관계만 맺지 않고, 키스부터 해서 이런저런 패팅 수준의 관계만 맺는다면, 뭐 님 말대로 성관계도 맺지 않고 단순히 설왕설래한 것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어떻습니까? 그래도 괜찮겠지요? 그런 정도는 단순한 친구 사이라면서요? 단지 아는 정도의 사이라면 가능하다면서요?

 

당신은 친구들 사이라면 아무 여자나(혹은 아무 남자들이나) 다 그 정도 관계는 맺을 수 있는가봐요? 정말로 그렇습니까?

 

순간적인 울분에 제가 발끈해서 여기에 말을 함부로 한 것은 인정합니다만... 강건너 불구경이라고 남의 입장, 당하는 사람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쉽게쉽게 말을 하실 수 있다는건...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로선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랍니다. 이해안되시나요?

 

님께선 장래까지 생각한 사람이 제 경우와 똑같이 뒤통수치는듯한 일을 님에게 안겨드린다면... 말 그대로 쿨하게 그냥 넘어갈 자신 있습니까?

 

그리고 저보고 늙은 남자라고 비아냥거리시는데, 저 나이든 것 맞긴 합니다만... 그여자의 다른 남자들도 다 제 또래입디다. 많아야 한 살 많은 정도이긴 하지만... 오히려 다른 남자분들이 저보다 많더군요. 그리고 저는 내후년이면 사회에 나가서 사회생활 가능합니다. 제가 보건계열 아닌 메디컬계열이라고는 했지만, 의대생이라고는 안했습니다.

 

말 그대로 이제는 제가 세컨드였다는 것을 조금씩 현실 인정하고 있습니다만... 왜 세컨에게 "오빠, 나 언제 데려갈거야? 우리 결혼은 언제해?" 이런 말은 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내가 학생이라 애기 분유값도 못버는데, 나 졸업할때까지만 기다려라...^_^" 이렇게 얘기한게 잘못이었을까요? 제 대답이 확신을 심어주기엔 부족했던 걸까요? 이제 대학생활 시작한 예과 1, 2학년이라면 남은 세월이 꽤 많기에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제 본과 생활도 어느 정도 끝이 보입니다. 군대로 치면 병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서로 같이 한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짧은데 그 시간 기다려달라는게 그렇게 힘이 들었는지...

 

제 대답이 부족해서였는지, 그래서 이쪽저쪽 저울질하다가 결국엔 퍼스트 쪽으로 마음 기울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으로선 차라리 잘 되었다고 생각은 듭니다.

 

지금은 저혼자 조용히 맘 추스리면서 가라앉힐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못나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 당하는데... 예전에 비슷한 일 당하고도 또 당한다는게, 단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지금도 골이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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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께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달아주셨는데..

 

일단 몇 가지 사실 확인을 해드리자면, 그여자 교사 맞습니다. 모 초등학교에서 일하고 있고.. 그 학교에서 일하는 것 본지 햇수로 3년째 되니 기간제 교사는 아닌듯 합니다.

 

혹시나 그 여교사의 애인들(?)이 이 글을 볼 수도 있기에 겉으로만 얘기하자면.. 남자 한분의 이름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한 스포츠스타의 이름과 같습니다. 다른 한분은 우리나라의 돈을 장악하고 있는 성씨에 이름에 '재'자가 들어갑니다. 다른 한분의 성은 앞의 돈을 장악하고 있는 성씨만큼 많은 성씨에다가 ... 이름에 '수'자가 들어가더군요. 그 여자 역시 우리나라 4대성씨 중 하나입니다.

 

네이트온 (이것은 비번이 달랐기에 힘들게 힘들게) 풀어서 알아낸 남자분들의 전화번호는... 전부 011로 시작하더군요. 한분은 네자리 국번이고, 다른 두분은 세자리 국번이었습니다.

 

이 여자는 p로 시작하는 아이디를 즐겨쓰며 종종 자기 이름으로 만든 아이디를 사용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실만으로 왜 비난받아야 하는지, 왜 이런 일을 당하는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얘기하시는건지... 채팅 사이트에서 비롯된 만남을 쉽게 쉽게 보는 세태가 그러하니 어느정도 이해가 가긴 하지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 당연하다는 식으로 비난을 받는다는건 좀 그렇네요.

 

어떤 분께선 의처증을 운운하시는데, 제가 가졌던 의구심 정도로 미래에 정신병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건 지나치지 않습니까? 솔직히 한 두 번도 아니고, 그러한 일들이 심심치 않게 반복된다면 의구심가질만 하지 않나요? 사소한 것들이라도 그게 쌓이고 쌓이면 큰 것이 되는 법이고, 제가 의구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예전에 배신 때린 여자가 보였던 행동과 너무나 흡사한 행동들을 하였기에 그랬던 것입니다.

 

90년대 중반쯤에 군생활하신 남자분들이라면 머리속으로 상상만 하는 것으로도 그 상황이 쉽게 그려지실 겁니다. 작대기 하나 달고 막 자대배치받아 각잡고 있는 이등병 눈에, 짬밥 1년반 차이나는 병장 정도 되면 그 이등병 눈에 병장이 어떻게 비칠지... 어느 이등병이 쫄다구 시절에 같은 부대 같은 중대에서 자기 여친의 남친을 병장 고참으로 모셨다고 한다면...그리고 그 사실을 몇 개월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면... 너무나 드라마틱하지 않습니까? 정말 소설 속의 일 같죠? 그 논픽션의 주인공이 접니다.

 

어떤 분께서 모른척하고 쉽게 즐기는 사이...섹스 파트너...로 만나면 되지 않냐고 하셨는데, 그 여자 엿먹으라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복수가 되긴 하겠습니다만, 아래 글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방학 때 어디 놀러가자고 했다가 미혼남녀가 가기는 어딜 가냐고 퇴짜를 맞은 전력에서 보는 것처럼, 상당히 요조숙녀인 척 하는걸 즐기는 여자입니다. 알게 된 기간까지 치면 만 2년이 되어가는데 그동안 진도(?)를 나간게 잘 쳐줘야 상반신 부분까지 입니다. 가깝게 지낸 시간도 오래되었고... 솔직히 관계를 시도한 적이 있긴 했지만, 자기는 혼전에 이런 것 싫다는 거부의 말에 지조가 강한 여자이구나...하고 오히려 내심 반가운 마음에 저로선 지켜준다고 그 여자 말에 지금까지 따르고 있었지요. 참, 지조가 강하긴 개뿔이 강한 여자입니다... 아니, 그 여자의 퍼스트에게는 지조를 지킨 것이 되겠으니, 참으로 아름답고 향기로운 지조라 할 수 있겠지요.

 

나에게는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애교를 떨기에 거기에 넘어가서 없는 용돈 쪼개가고 과외 알바한 돈 아껴써서 구두 사주고 옷사주고 그랬는데, 퍼스트로 생각되는 사람에겐 이것저것 잘 사다가 바치면서 오빠 때문에 이번달 카드값 빵꾸났으니 알아서 해! 란 메일을 썼더군요. 어이가 없어도 너무나 없어서 말문이 막힙디다.

 

고민중입니다. 그 여교사랑은 일단은 제쪽에서 연락 끊고 지내는 중인데, 전화번호도 알고 있으니... 다른 남자분들께 사실을 알릴까 하는 생각도 들고 하는데, 저만 이상한 놈 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있고, 다른 남자분들도 저처럼... 어쩌면 저 이상으로 상처받을 것이라는 것이 자명하지 않습니까... 해서 아직 뒤죽박죽인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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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전까지 제 여자친구라고 생각했던 여자도 여기 사이트에 자주 드나들기에 명칭이나 지역명 등을 약간 바꿨습니다.)


저는 올해 삼십대 초반의 늦깎이 대학생입니다.

 

고교시절, 당시 많은 학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적당히 점수 맞춰서 S대(서울대는 아니구요..^^;) 공과대학에 진학했다가, 군 제대 후 고교시절부터 꿈이었던 길로 가고 싶어서 그만두고 메디컬계열로 재입학을 한 케이스지요.

(공대 무시하는거냐? 돈 보고 메디컬계열 갔네 어쨌네 등의 악플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저 나름대로의 꿈이 있었고 나름대로 예비 의사로서의 소명 의식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지금의 학교를 다니다가 조금전까지 여자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편의상 그냥 여친이라고 하겠습니다)

 

제 여친은 이십대 후반의 직장인입니다. 흔히들 일등신부감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인 여교사이지요.

 

다소 내성적이고 과묵한 편인 저와는 다르게, 여친은 발랄한 성격에 애교도 많고 제가 보기엔 나름대로 귀여운 면도 많고... 그런 편입니다. 사실, 제가 가지고 있지 않는 그러한 면에 끌려서 만남을 계속 가지고 있었던 면이 크긴 합니다.

 

자기가 가진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히 강하고, 예전에 지나가는 얘기로 슬쩍 물어본 적이 있는데 저 만나기 전에 만났다는 사람들도 전부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국정원 무슨무슨 직책의 공무원 등등 일반적으로 꽤 괜찮다고 평가될만한 직업군들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는군요.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제가 다니는 학교와 여친이 출퇴근하는 학교는 조금 떨어진 편이라서 평일이나 학기 중에 자주 만날 수 있는 형편은 못되고, 주로 방학 때나 주말에만 보는 편입니다.

 

이렇게 여자친구와 만남을 가져온지도 그럭저럭 1년 반이 되어가는데...

 

남자에게도 ‘감’이라는게 있잖습니까...

 

평소엔 연락이 잘 되다가도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전화 꺼져있고, 나중에 물어보면 배터리 꺼져있다고 하거나 시골에 내려가서 전파 통하지 않는 곳에 있다는 말을 하고... 어떤 때는 나랑 약속 잡았다가 갑자기 급한 약속 있다면서 약속 펑크내고 그럴 때면 꼭 전화 꺼져있고...

 

같이 있다가 문자 같은게 오면 어떨 땐 내가 보여달라고도 말한 것도 아닌데 응...우리 엄마에게서 왔네? 어휴~~ 얜 왜 이렇게 문자 자주 보내지? 하면서 자기가 먼저 나서서 잘 보여주면서, 어떨 땐 지나가는 말투로 뭐야?하고 물어보면서 힐끗 보려는 시늉만 해도 전화기 휙 뒤로 빼면서 왜 남의 것을 보냐고 짜증을 내고 그러는 적도 많고...

 

처음 한 두 번은 그러려니 했지만, 그러한 일이 자꾸 반복이 되고 누적이 되니 짜증이 나더군요. 솔직히 의심도 들구요. 예전에 다른 여자에게 크게 데인 적이 있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차츰 호기심도 생기고, 의심이 들기도 하고... 해서 결국에는 여친의 이메일을 살펴봤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나도 그다지 보여주고 싶지도 않고 내 개인적인 것이니 숨기고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 보고 싶으면 봐도 별 것 없으니 내 메일을 봐도 된다...하는 편인데, 여친은 사람마다 개인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그 정도 절대적인 비밀은 있어야한다는 주의죠.

 

당연히 이런 여친이 메일 비번을 알려줄 리는 없고, 전화번호부터 해서 생일 등을 조합하여 한참을 이리저리 짜맞추니 결국엔 나오더라구요. 이름하고 주민등록번호 조합한 비번이었습니다.

 

보고나니 그냥 멍하더군요. 제가 다음 메일을 보고 알게 된 것만 세 다리입니다. 메일 내용에 자세한 직업이나 그런 얘기는 나와 있지 않았기에 무슨 일하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는데, 적게 나마 언급된 내용을 가지고 추측해보건데, 한 명은 공무원 내지는 회사원 쪽인 것 같고, 다른 한 명은 저와 같은 메디컬 계열, 다른 하나는 고시나 그 비슷한 것을 준비하는지 공부한다는 사람입니다.

지역도 다 다릅니다. 한 사람은 서울(아니면 수도권), 한 사람은 광주, 한사람은 대전.

 

기가 막혔습니다. 해서 세이클럽, 네이버메일 몇 군데 더 봤습니다. 대부분 같은 비번을 썼기에 어렵지 않게 통과되더군요.

 

세이클럽엔 뭔 남자들에게서 쪽지를 그리 많이 받았는지... 가끔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때 전화해서 뭐하냐고 물어보면 인터넷으로 친구랑 얘기하니깐 다음에 전화해..하던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게 다 다른 남자들이랑 얘기하느라 그랬나봅니다.

 

한 명이랑은 여름에 같이 휴가도 다녀오고, 이번에도 어디로 같이 놀러갔다왔더군요. 메일 속에서 주고 받은, 휴가중에 가진 성관계를 암시하는 음탕한 글귀들도 있었는데 그것까진 차마 못올리겠습니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그 세남자 중, 아니 저까지 포함하면 넷이겠네요. 그 넷 중에, 제가 퍼스트도 아니고 잘 쳐줘봐야 세컨드, 아니면 셋째, 넷째 정도 되는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연락 주고 받은 것을 보니 둘은 저랑 만나기 전부터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고, 다른 하나는 최근 한 두 달 사이에 연락을 주고 받은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집으로 전화 걸지도 못하게 했는데, 다른 남자들 중 어떤 이는 이번 명절 때 양가 부모님들께 선물까지 했더군요.

 

보니깐 예전에 잠깐 얘기했던, 전에 만나다가 헤어졌다는 사람과 비슷했습니다. 헤어졌다는게 거짓말이든, 아니면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것이든지 제가 당사자는 아니니 그런 것까지는 모르겠고..

 

여친이 쓰는 휴대전화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통화목록 조회를 해봤습니다. 저랑 대화한 것은 새발의 피였습니다. 저랑 한 2분하면 다른 사람이랑은 20분도 좋고 30분도 좋고...그랬더군요. 커플전화 하자는걸 슬금슬금 뒤로 미룰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것인데...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인지 오히려 냉정해졌습니다. 마음이 이상할 정도로 착 가라앉더군요.

 

아무 것도 모르는 척 전화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다가 지나가는 얘기로 물어봤습니다.

 

예전에 사귀던 사람 지금은 뭐하고 산다고 하던? 이런 식으로요.

 

바로 짜증을 냅니다. 왜 지난 일 가지고 사람 짜증나게 하냡니다. 자기는 원래 성격이 그래서 한 번 끊으면 미련 없이 칼 같이 끊는다나요? 뒤도 안돌아본다나요?

그래서 몇 번 다시 조심스럽게 되물었습니다. 정말 그렇냐고... 예전에 만나던 사람들이랑 연락 안하냐고..

 

처음에는 웃으면서 잘 받아주다가 제가 몇 번 꼬치꼬치 캐묻자 짜증이라도 났는지, 자기를 그렇게 못믿냐고, 자기가 그렇게밖에 안보이냐고, 하늘이 무너져도, 하늘에 맹세코 절대 그런 일 없답니다.

 

그러는 년이 양다리도 아니고 세다리 문어다리냐! 고 욕지거리 올라오는 것 참고 몇마디 하다가 또 물어봤습니다.

어, 나 지금 배터리 떨어져가는데... 우리 오랜만에 세이클럽에서 대화나 할까?(세이클럽에서 채팅으로 여친을 만난 케이스입니다)

자기, 오빠(저를 말하는 것이지요) 만난 뒤로는 세이클럽 안들어가서 들어가본지 한참 되었답니다.

바로 며칠전에 다른 남자에게서 받은 쪽지를 조금 전에 제가 확인했습니다.

 

다른 얘기로 돌렸다가 또 물어봤습니다.

나 왜 만나니? 나의 어디가 좋니? 이런 식의 질문이었죠. 그랬더니 저의 질문을 곡해했는지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자기가 표현을 잘 못해서 내가 오해할 수도 있고 기분 나쁠 수도 있겠는데, 내가 앞으로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가질 사람이기에 만나는 것 절대 아니랍니다. 자기 요즘 세상에 일등신부감인 것 모르냡니다. 그래서 잘 안다고 했죠. 했더니, 오빠도 아는 것처럼 요새 여교사라고 하면 남자들이 줄을 서는 일등신부감인데, 솔직히 자기는 그렇게까지는 생각안하는데, 나름대로 먹고 살만큼 월급도 받고, 앞으로 수십 년 더 정년 보장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자녀 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그래서 나름대로 보람된 직업같다면서 그렇기에 자기는 오빠가 가질 ‘사’자 직업 안부럽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물어봤습니다. 멀쩡한 친구 녀석 하나 이름 팔아서 그 녀석 일이라고 했죠.

 

그녀석 애인이 있는데, 그 애인이 자기 남자친구 두고도 이 남자, 저 남자 막 만나는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죠.

 

자기라면 절대 그렇게 대책 없이 행동안하는데, 그래도 이해는 간답니다. 어차피 만난다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더 좋은 조건의 사람을 찾는건 당연한 것 아니냐.. 그리고 혼인전에는 되도록이면 여러 사람들을 폭넓게 만나봐야 한다는군요.

 

그랬나봅니다. 저는 이 여교사의 조건을 따지는데 필요했던 하나의 소품에 불과했나봐요. 여러 사람 폭넓게 만나는데 필요했던 들러리에 불과했던 것이죠.

 

이미 밝혀질 것은 밝혀졌고, 더 이상 뭐라고 할 힘도 안나더군요.

 

그냥 몇마디 주절거리다가 끊었습니다.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인터넷에 어디어디 초등학교에 무슨무슨 여교사가 이러한 난잡한 생활을 했다..고 글을 올릴까 하는 생각도 들고, 모르는척 만나자고 불러내서 뺨이나 시원하게 때려주고 끝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조금전의 나처럼 이 여자의 실상에 대해서는 까맣게 모를 나머지 사람들에게 이 여자의 됨됨이를 발가벗겨서 알려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동안 미심쩍었던게 하나 둘 맞춰집니다. 저도 나이가 있는 편이고, 그만큼 그전에 다른 사람 안사귀어본 것도 아니고 해서, 지난해 겨울 방학이나 여름방학 같은 때 여친이랑 단 둘이 오붓하게 놀러가기를 희망하고 그랬던 적이 있는데, 어디 결혼도 안한 미혼 남녀가 단둘이 놀러가긴 어딜 가냐고 펄쩍 뛰던 모습이 생각나는데... 그냥 우습네요.

 

그러는 여자가, '이번에 해변에서 오빠와 단둘이 오붓하게 뜨거운 밤을...' 어쩌고 저쩌고... 꼭 어디 애로소설에서 따온 글귀같죠? 아닙니다. 이 여교사가 다른 남자랑 주고 받은 글귀의 일부입니다.

 

아무리 잘 쳐줘도 난 세컨드밖엔 안되었는데, 세컨 주제에 딴 남자의 여자 데리고 놀러갈 생각을 했다니... 우스운 것이겠죠.

 

중학교 때 내심 사모했던 여선생님 이후로 여교사에 대한 환상이 너무 컸는지... 현실 돌아가는 꼴도 모르고, 자기 여자(내 여자라고 말할 수 있을지...) 뒤로 호박씨 얼마나 까는가도 모르는 바보가 무슨 할 말이 있는지...

 

그냥...머리속이 복잡하네요. 나름대로 정붙이면서 살았는데... 나름대로 결혼까지 생각도 했었는데... 그냥 머리가 멍합니다.

 

횡설수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