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8 그 첫 데이트 이후로 최민수와 나는 주위 사람들이 놀랄 만큼 친해졌다. 학생 식당에서 나란히 앉아서 밥도 먹고 동아리 모임 전에 만나서 가고 전화와 문자를 서스름없이 주고받으며 히히덕 거렸다. 알고 보니 우리는 참 통하는 구석이 많았다. 중간 고사 기간에 나는 민수의 자리를 잡아주고 민수는 소스와 족보를 얻어다 주곤 하면서 우리 둘은 더욱더 관계를 돈독히 해갔다. “야 너 어떻게 된거냐?” “뭐가?” “어허~”“ “솔직히 말해 무슨일 있은거야. 최민수가 여자 친구랑 헤어지기라도 한거야?“ “그런거 아니야” 옆에서 자꾸 보채는 지나 때문에 집중이 안된다. “야, 공부나 해. 나 출석 안 좋아서 시험에서 만회해야돼.“ “야, 이러기야,, 역시 우정은 사랑앞에서 무너지는구나“ “그런거 아냐 .. 그냥 친해졌어. 너 우리과 동기 남자애들이랑 히히덕 거리듯이 나도 최민수랑 히히덕 거리는거야“ “이거 이거 수상해” 사실 최민수랑 많이 친해지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친한 선배 , 후배 그 이상은 아니었다. 사실이 그랬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한마디씩 툭툭 던지며 입에 우리 둘 이야기를 하나씩 올려놓자 뭔가 진짜 있는 것처럼 되 버렸고 그런 분위기 때문에 나 역시 속아 버렸다. 혹시 최민수가 날 좋아하지는 않나? 혹시 최민수가 여친이랑 헤어진건 아닌가? 뭐 이런 생각이 무수히 많이 나왔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잡아준 맞은편 자리에 앉은 최민수의 뒤통수를 쏘아 보고 있었다. 그 기운 때문일까? 민수가 흠찟 몸을 떨더니 뒤를 돌아봤다. 눈이 딱 마주쳤다. 그는 예의 그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밖으로 나가자고 손짓을 했다. “야 커피 한잔 하고 싶으면 말을 하지 .. 뭐 째려 보냐?“ “zz 굳이 말 안해도 텔레파시 보내니까 바로 보잖아요.“ “zz 그렇긴 하네” “공부는 잘 되가요?” “워낙 , 기본도 되놓고 머리도 되나서..” 순간, 이 자식의 뻔뻔함에 흠찟 했다. 이런 저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어가려는 순간, 최민수를 불러세웠다. “오빠., 저기여.. 저기여... 여자친구랑 싸웠어요?“ 잠시 아주 잠시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무 일 없어. 공부나 하셔” 돌아서는 최민수의 등이 너무 써늘해보였다. 정말 소문처럼 그녀와 무슨 일이 있는걸까? 내가 조금 기대를 해봐도 되는 걸까? 드디어 중간고사도 끝나고 또 다시 대학생활의 파라다이스가 왔다. “야 ,, 민수선배 애인이랑 헤어졌다는 소문이 있더라” “뭐?” “야 .. 솔직히 나 같으면 고백한번 해보겠다.” “뭐?! 고백!” “그래.. 요즘 너 같이 짝사랑 때문에 징징거리는 사람 어디 있냐?“ 안다..나도 내가 한심하다는거.. 하지만..차이면... 최민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이 않다면 그 성격에 선후배로서도 보지 못 할거다. 그럼..어떻하나... 며칠 밤을 생각 또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결심했다. 그래! 쿨하게 한번 해보자.. 그래! 미친척 한번 해보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최민수에게 당장 전화를 걸었다. 내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이것저것 서랍에서 옷도 고르고 화장도 해보고 향수도 뿌려보고 인터넷에서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도 외워보고 성공하는 고백 방법도 정독하고. .. 그렇게 오늘이 왔다. 고백하는 날... 드디어 나의 고백하는 날... 멀리서 최민수가 보인다. 한 발 내디면서 그의 마음이 나와 같기를 한 발 내디면서 그가 나를 좋아해주기를 한 발 내디면서 그와 연인이 될 수 있기를 “뭐야? 오늘 무슨 날이야? 왠 치마야!“ “어 그냥 오빠한테 잘 보일라구요” “어.” 그래 ,, 한솔! 꾸물거리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최민수와 근처 커피숍으로 갔다. 구석 자리를 잡고 뜨거운 커피도 원샷하고.. 카페인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저 오빠 좋아해요” 민수는 살짝 당황하더니 씨익 웃는다 “그래 .. 좋아하지 ..나도 너 좋아해 너는 나 안 좋아했냐?“ 거절이었다. 명백한 거절... 잠깐 여러 생각 들이 오갔다. 그래 그냥 나도 여기서 웃으면서 아무 일 없는 척 할까.. 그를 선배로나마 계속 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국 내 자신을 더 이상 속이지 말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아니요,, 그런거 말고요.. 남자로서요..남자로서 오빠 좋아해요.. 아니 사랑해요... 오빠 뒤통수만 봐도 가슴이 떨리고 오빠 웃음 소리에도 소름이 나고 오빠 손짓 하나에도 잠 못이뤄요.. “야 솔아..” “아니... 오빠 못본대도 좋아요.. 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딴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좋은 후배 , 좋은 동생 싫어요. 좋은 여자 하고 싶어요.“ 한 동안 정적이 흘렀다. 최민수가 담배를 꺼냈다. 한 갑으로 일년을 핀다는 그 담배였다. 진짜 도저히 못 참을 만큼 답답하고 힘든 상황에 핀다는 그 담배였다. 그는 한 개피의 담배를 피고 나를 보고 똑똑히 말했다. “그만 보자.” 그는 일어났고 나는 무너졌다. 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경기가 일어날 만큼 두려웠다. 진짜 끝이구나.. 진짜 the end구나.. 진짜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었구나..
첫사랑-8
첫사랑-8
그 첫 데이트 이후로 최민수와 나는
주위 사람들이 놀랄 만큼 친해졌다.
학생 식당에서 나란히 앉아서 밥도 먹고
동아리 모임 전에 만나서 가고
전화와 문자를 서스름없이 주고받으며
히히덕 거렸다.
알고 보니 우리는 참 통하는 구석이 많았다.
중간 고사 기간에
나는 민수의 자리를 잡아주고
민수는 소스와 족보를 얻어다 주곤 하면서
우리 둘은 더욱더 관계를 돈독히 해갔다.
“야 너 어떻게 된거냐?”
“뭐가?”
“어허~”“
“솔직히 말해 무슨일 있은거야.
최민수가 여자 친구랑 헤어지기라도 한거야?“
“그런거 아니야”
옆에서 자꾸 보채는 지나 때문에
집중이 안된다.
“야, 공부나 해. 나 출석 안 좋아서
시험에서 만회해야돼.“
“야, 이러기야,, 역시 우정은 사랑앞에서
무너지는구나“
“그런거 아냐 .. 그냥 친해졌어.
너 우리과 동기 남자애들이랑 히히덕 거리듯이
나도 최민수랑 히히덕 거리는거야“
“이거 이거 수상해”
사실 최민수랑 많이 친해지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친한 선배 , 후배 그 이상은 아니었다.
사실이 그랬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한마디씩 툭툭 던지며
입에 우리 둘 이야기를 하나씩 올려놓자
뭔가 진짜 있는 것처럼 되 버렸고
그런 분위기 때문에 나 역시 속아 버렸다.
혹시 최민수가 날 좋아하지는 않나?
혹시 최민수가 여친이랑 헤어진건 아닌가?
뭐 이런 생각이 무수히 많이 나왔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내가 잡아준 맞은편 자리에 앉은
최민수의 뒤통수를 쏘아 보고 있었다.
그 기운 때문일까?
민수가 흠찟 몸을 떨더니 뒤를 돌아봤다.
눈이 딱 마주쳤다.
그는 예의 그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밖으로 나가자고 손짓을 했다.
“야 커피 한잔 하고 싶으면
말을 하지 .. 뭐 째려 보냐?“
“zz 굳이 말 안해도 텔레파시 보내니까
바로 보잖아요.“
“zz 그렇긴 하네”
“공부는 잘 되가요?”
“워낙 , 기본도 되놓고 머리도 되나서..”
순간, 이 자식의 뻔뻔함에 흠찟 했다.
이런 저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들어가려는 순간,
최민수를 불러세웠다.
“오빠., 저기여.. 저기여...
여자친구랑 싸웠어요?“
잠시 아주 잠시 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아무 일 없어. 공부나 하셔”
돌아서는 최민수의 등이 너무 써늘해보였다.
정말 소문처럼 그녀와 무슨 일이 있는걸까?
내가 조금 기대를 해봐도 되는 걸까?
드디어 중간고사도 끝나고
또 다시 대학생활의 파라다이스가 왔다.
“야 ,, 민수선배 애인이랑 헤어졌다는 소문이 있더라”
“뭐?”
“야 .. 솔직히 나 같으면 고백한번 해보겠다.”
“뭐?! 고백!”
“그래.. 요즘 너 같이 짝사랑 때문에 징징거리는
사람 어디 있냐?“
안다..나도 내가 한심하다는거..
하지만..차이면...
최민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이 않다면
그 성격에 선후배로서도 보지 못 할거다.
그럼..어떻하나...
며칠 밤을 생각 또 생각을 했다.
그리고는 결심했다.
그래! 쿨하게 한번 해보자..
그래! 미친척 한번 해보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최민수에게 당장
전화를 걸었다.
내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이것저것 서랍에서 옷도 고르고
화장도 해보고 향수도 뿌려보고
인터넷에서 사랑하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도
외워보고
성공하는 고백 방법도 정독하고.
..
그렇게 오늘이 왔다.
고백하는 날...
드디어 나의 고백하는 날...
멀리서 최민수가 보인다.
한 발 내디면서
그의 마음이 나와 같기를
한 발 내디면서
그가 나를 좋아해주기를
한 발 내디면서
그와 연인이 될 수 있기를
“뭐야? 오늘 무슨 날이야?
왠 치마야!“
“어 그냥 오빠한테 잘 보일라구요”
“어.”
그래 ,, 한솔! 꾸물거리지 말고 단도직입적으로..
최민수와 근처 커피숍으로 갔다.
구석 자리를 잡고
뜨거운 커피도 원샷하고..
카페인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 두근두근 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저 오빠 좋아해요”
민수는 살짝 당황하더니 씨익 웃는다
“그래 .. 좋아하지 ..나도 너 좋아해
너는 나 안 좋아했냐?“
거절이었다.
명백한 거절...
잠깐 여러 생각 들이 오갔다.
그래 그냥 나도 여기서 웃으면서
아무 일 없는 척 할까..
그를 선배로나마 계속 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국 내 자신을 더 이상 속이지 말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아니요,, 그런거 말고요..
남자로서요..남자로서 오빠 좋아해요..
아니 사랑해요...
오빠 뒤통수만 봐도 가슴이 떨리고
오빠 웃음 소리에도 소름이 나고
오빠 손짓 하나에도 잠 못이뤄요..
“야 솔아..”
“아니... 오빠 못본대도 좋아요..
딴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딴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좋은 후배 , 좋은 동생 싫어요.
좋은 여자 하고 싶어요.“
한 동안 정적이 흘렀다.
최민수가 담배를 꺼냈다.
한 갑으로 일년을 핀다는 그 담배였다.
진짜 도저히 못 참을 만큼
답답하고 힘든 상황에 핀다는 그 담배였다.
그는 한 개피의 담배를 피고
나를 보고 똑똑히 말했다.
“그만 보자.”
그는 일어났고 나는 무너졌다.
그의 차가운 목소리에 경기가 일어날 만큼
두려웠다.
진짜 끝이구나..
진짜 the end구나..
진짜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