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해도 될까요? 힘들어 하는 그 사람에게...

박상민200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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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여기서 도둑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분의 순수함,용기에 많은 감명을 받고

저도 용기내어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순간 망설여지네요...

상황이 갑자기 변해버렸어요..

 

작년 11월 말 쯤..10여 년 동안 보지 못했던 동창이었던 그녀를 처음 봤습니다.

고등학교 때 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오랜만에 돌아온 거죠..

만나기 전부터 싸이홈피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다가 그녀가 한국에 놀러왔을 때

다른 친구들과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와 다름없이 밝고 순수한 모습에 전 빠져버렸고 그 뒤로 그녀와 자주

연락을 했습니다.

 

한 달 뒤 12월 동창회 정모가 있어서 그녀를 불렀고 거기서 여러 다른 동창들과

만났는데 유독 한 아이가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때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그것이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음악을 하던 그녀가 몸이 좋지 않아서 음악을 포기하게 되었고

결국 한국에 남아서 번역일을 하며 지내기로 했는데

그 녀석이 번역을 해달라는 것을 핑계로 그녀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 뒤로 이 녀석(A라 칭함)이 자기랑 가장 친한 선배를 소개시켜준다는 핑계로 셋이서

만나고 그 과 선배(B라 칭함)라는 사람과 그녀가 서로 좋아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 때가 1월 초였죠. 전 12월 달에 몇 번 그녀와 같이 식사를 같이 하며 만나고는

했지만 제가 요령이 없어서 제 마음은 표현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B는 그녀와 만나기 전 헤어짐을 겪었고 그녀도 예전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기에 금새 가까워졌던 것 같았습니다.

저로선 통탄할 노릇이었죠.

 

그 때부터 전 차라리 옆에서 그녀를 응원해 주자,편안하게 해 주자라고 마음 먹고

그녀와 채팅할 때마다 통화할 때마다 제 주위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중심으로  

재미있게 분위기를 이끌어가려 했습니다.

그녀도 그런게 즐거웠는지 거의 매일 밤에는 1시간 정도 그녀와 채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슬슬 B의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B의 생일이 코 앞인데

무엇을 해줄까..B의 이상형이 자기가 아니라는데 어떡하면 되나 등등..얘기를 말이죠

평소 자기 얘기를 잘 하지 않던 그녀이기에 그런 반응은 기분좋았지만

그 B얘기를 한다는 것이 절 가슴 아프게 했습니다.

전 그저 그녀를 응원만 해 주고 말이죠..

 

1월이 지나고 2월이 지나 봄의 계절인 3월..그녀는 그 사이 몸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자주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평생 해오던 음악을 포기해야 했고

그로 인해 무척 힘들어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달 22일 주치의한테 어떤 충격적인 말을 들었는지

갑자기 싸이홈피도 닫아버리고 모든 연락을 끊은채 잠적해버렸죠.

우연히도 그녀와 전 같은 병원에서 마주쳤었는데 그녀는 저를 보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었죠.

그 때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잠적까지 할 줄은 몰랐었습니다.

 

그 뒤 그녀가 잠적했을 때 A와 B가 그녀문제로 싸움을 했고 그로 인해 7년동안 알고 지내던

둘은 절교를 했습니다. 원래 A를 밀어주려 B가 가짜 소개팅자리에 응한건데 B가 사랑을 뺏은

경우가 되었나 봅니다. 이 사실을 저한테 말하던 A는 저보고 도와달라면서 자신을 배신한

B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A는 이미 제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요.

제가 그녀와 자주 연락을 했던 것도 A가 알고 있었나 봅니다.

A는 아직 B와 그녀 사이가 좋아보여도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지금 끝내야 그 둘을

헤어지게 할 수 있다면서 자기를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페어플레이 하면서

그녀의 사랑을 얻자고..

처음엔 솔깃했습니다. 단순히 그녀의 그림자만으로 머물기엔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했기에..

하지만 이성을 잃은 그에게서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꼈고 그 제안을 거절했죠.

 

이 일을 친한 친구에게 말했더니...A나 저나 똑같다면서..차라리 먼저 고백을 하라고

조언을 했습니다. 저도 이제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고백을 하리라 마음을 먹고

시간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런 일이 있은 후 하루가 지나서..그녀가 제게 갑자기 전화를 했습니다.

평소 술을 먹지 않던 그녀가 친구랑 둘이서 집에서 술을 한 잔 한다고..

그것도 새벽 2시에 말이죠..무슨 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그냥 마시는 거라면서

안 그래도 술 마셔서 B한테 많이 혼났다고 저까지 잔소리를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술에 취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더 이상 그 이유는 묻지 않고 가만히 들어주었습니다.

요즘 잠을 못 잔다는 등,몸이 좋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무언가로 인해 그녀가 무척 힘들어한다는 것을 느끼고 전 고백하려는 그 마음을 접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말하지 않으면 나중엔 못할 것 같기도 하구요..

 

친구 녀석은 저보고 바보라면서, 병신이라면서 차라리 포기하라고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의 우유부단함이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것을 알지만..고백해서 그녀를 잃고 싶지 않았고

또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더 부담을 줄 거라는 생각이 미치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만 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백을 하는 것이 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