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코 자살 사건의 이면... 유가족 입장

화나네200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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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뉴스 초기 자살로 판정한 기사

 

포스코 직원, 쇳물 운반 장비에 투신 자살(종합) [연합뉴스 2005-03-02 10:34] <자살전 움직임 추가>

(포항=연합뉴스) 이윤조.이강일 기자 = 지난 달 28일 낮 12시 4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 2제강공장에서 직원 이모(48.기계설비부)씨가 섭씨 1천도가 넘는 쇳물을 퍼 옮기는 장비인 '래들'에 뛰어들어 숨졌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직원 최모(27.크레인 기사)씨는 "이씨가 사다리를 타고 래들 위쪽으로 올라간 뒤 갑자기 작업용 점퍼를 벗고 래들 속으로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래들은 작업을 하지 않아 쇳물은 거의 없었으나 내부 온도가 섭씨 1천도에 가까워 이씨의 신체는 두개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불 탔다.

래들은 용광로에서 쇳물을 퍼 담아 필요한 부서로 옮기는 것으로, 높이 15m, 지름 10m 정도의 대형 장비다.

장비 물품 담당자인 이씨는 지난 달 24일 회사 감사실에 불려가 물품 소모와 관련,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의 부인 고모(43.포항시 남구 효자동)씨는 "남편이 일주일 전부터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은 채 누군가의 투서에 의해 회사서 조사를 받았다 며 몹시 괴로워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의 자살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포스코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yoonjo@yonhapnews.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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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의 입장

 

보도내용 삭제 및 정정 요청
2005.3.2(수)

무책임한 포스코와 언론사는 고인을 두 번 죽이지 말라!

< 포스코직원, 쇳물 운반 장비에 투신자살 보도 > 에 대하여

우리 유가족들은 갑작스런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고인을 생각하며 깊은 슬픔에 잠겨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애도의 시간을 가질 틈이 없습니다.
회사 측의 무성의한 태도와 경찰 측의 일방적인 수사태도에 맞서 싸우기도 벅찬데, 오늘은 인터넷 사이트 뉴스에는 근거도 없는 자살보도가 나와 우리 유가족들은 분노와 충격에 휩싸여 있습니다.
불의의 안전사고로 변을 당한 고인은 가정에서는 두 딸의 자상한 아빠였고, 금슬 좋기로 소문난 다정한 남편이었습니다.
또한 직장에서는 부하직원에게 자상하고 성실한 직원으로 존경받아온 사람으로, 사고 당일 아침 출근길에 웃으며 가족에게 잘 다녀오겠노라는 인사까지 하고 나갔던 그런 책임감 있는 가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한순간 고인은 형태도 알아볼 수 없는 싸늘한 시신이 되어 우리 곁에 남아 있습니다.
고인이 당한 가슴 아픈 사고를 근거와 확인도 없이 자살로 몰고가는 것은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그는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고인은 고등학교 졸업시부터 천주교인이었습니다. 일찍 영세를 받고 스테파노라는 영세명을 가진 독실한 신자였으며, 가족도 모두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천주교에서 가장 큰 죄악은 자살입니다.
누군가의 투서에 의해 회사의 감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내용은 정확히 확인할 길은 없으나 이것이 자살 추정동기는 되지 못합니다. 이미 회사측의 감사결과 납품 관련 의혹이 무혐의로 결론이 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의 평소 성품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절대 남의 재물을 탐하거나 불로소득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회사 측에서 자살로 몰고 가고자 하는 유일한 근거는 사고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크레인 기사의 목격담입니다.
그러나 그는 회사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사건 현장에서의 유가족과의 진술과정에서는 자살행위로 볼 수 있는 장면을 목격한 바가 없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즉, 당시 고인은 호루라기를 불며 현장 작업을 지휘하고 있었는데, 크레인 기사는 고인의 작업 신호인 첫 번째 호루라기 소리와 약 2초후의 두 번째 호루라기 소리에 따라 작업을 하고 나서 고인이 있던 곳을 보니 사라지고 없어, 랜들에 빠진 것으로 판단하고 후속조치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습니다.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행위 전에 흔적을 남긴다고 합니다. 아직 어린 두 딸과 사랑스런 아내를 둔 50대 초반의 가장이 유서 한 장, 사전에 말 한 마디 없이 또 아무런 사전 증상 없이 그런 일을 저지를리 만무합니다.
최근에 자살했다는 탤런트 이은주씨, 현대 아산회장 정몽헌씨, 안상영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박태영 전남지사, 이준원 파주시장 등 누구를 봐도 유서와 우울증세 등 사전에 자살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당일까지도 총무직을 맡고있는 난 동호회의 난 전시회(05.3.5예정) 준비를 하였고, 사고 직전에는 직원들과 점심까지 같이 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자살을 앞두고 난 전시회를 준비하고 태연하게 밥을 먹는단 말입니까?
우리 유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회사측과 경찰이 있는 그대로 사실을 정확하게 밝혀주는 것입니다. 또 언론사에서는 정 보도를 하고 싶다면 있는 그대로, 현재 밝혀진 것에 근거하여 보도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지 우리 가족이었던 고인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에게건 닥칠 수 있는 사고이며, 이런 억울한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어느 회사가 공식 발표상으로만 무재해 1000일이면 뭐합니까? 실제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다치지 않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내 최대의 제철기업에서는 자기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안전사고를 당한 근로자를 자살로 몰고, 격무에 시달리며 피곤한 경찰은 이들의 말만 믿고 자살로 사건을 대강 처리하고,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확인 보도를 버젓이 내놓는 언론사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을까요?
포스코와 경찰, 언론사의 책임있는 행동과 대응을 기다리겠습니다.



유가족일동